“조선시장의 새 지평 우리가 연다”

 

현대중 新시장 진입 = 해저 LNG터미널·GTL 공사
대우조선해양, 국내 최초 잠수함 기술 특허 등록
삼성중 수익원 창출 = 노하우 수출로 로열티 수입


세계 조선시장에서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한국조선은 국가경쟁력을 성장시키고 있는 견인산업으로 자부할만하다. 하지만 원천기술 부재 등을 비롯해서 내실화에 대한 지적은 잇따르고 있다.

 

첫술에 배부르지는 않는 법. 오대양을 누비는 ‘대한민국표’ 선박이 많아지는 만큼 국내자체 기술도 점차 축적되고 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직접적인 기술력 확보는 물론 근로자들을 위한 작업환경 개선에 이르기까지 경쟁력 유지를 위한 한국조선업계의 노력이 계속된 결실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9월까지의 건조량 실적을 살펴보면 전년 동기비 18.5%가 증가했다.


보다 나은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조선강대국을 유지하고 경쟁국과의 격차를 더욱 벌이는 것인 만큼 국내 조선업계의 관련동향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형조선소(현대·대우·삼성)를 중심으로 올 한해 기술개발의 성과로는 어떠한 것들이 있었는지 정리해 보았다.   

 

◇ 현대중공업
조립 갯수 대폭 줄여 LNG선 원가절감 ‘톡톡’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은 올 한해 LNG선 관련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최근 세계 최초로 해저 LNG 터미널용 탱크를 제작해 성공리에 출항시킨 것을 비롯해 8월에는 멤브레인형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건조에 필요한 스카폴딩(Scaffolding)을 업계 최초로 총조립화(Module Unit/總組立)해 탑재하는데 성공한 것. 이 기술로 현대중공업은 척당 1억 5,000만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건조일수 감소+안전사고 예방 효과
그렇지 않아도 고부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 LNG선이지만 그 ‘재미’를 더욱 쏠쏠하게 해준 이 기술은 이렇다.


스카폴딩이란 건물의 천정공사나 선박의 탱크(TANK) 내부 등 높은 곳에서의 작업을 위해 설치하는 흔히 족장이라고 부르는 임시 가설물. 이 가설물은 재료운반이나 작업자의 이동 및 발판 역할을 하는 중요한 구조물로 기존에는 척당 소규모로 256개를 제작해 탑재했다. 이것을 16개로 대폭 줄이는데 성공한 것. 이를 통해 조립, 운반, 크레인 탑재횟수가 현격하게 감소했고 척당 충족시킬 스카폴딩을 만드는데 14일이 걸리던 설치일수가 11일로 3일 이상 앞당겨졌다. 무엇보다 협소한 선박 내에서의 설치작업이 거의 없어져 안전사고 예방에도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은 이 스카폴딩을 총조방식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지난해 7월부터 세우고 올해부터 가동에 들어간 울산 남구 용연공장에 1만 2,000여평의 조립장 부지로 확보하는 등 착실히 준비해왔다.

 

용접기 개발, 비용절감+품질 향상 ‘일석이조’
대형선박의 형체를 갖추는 데 있어서 용접은 절대적인 기술로 꼽힌다. 즉 용접기술은 선박안전에 또 다른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때문에 각 조선소마다 용접기술에 대한 연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연구의 결실로 현대중공업은 올해 새로운 용접기와 용접공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3월 디지털타입의 CO2 용접기와 6월 슬라이딩 기법을 개발한 것. 기존 아날로그 타입의 용접기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CO2 용접기의 특징은 지금까지 문제로 지적되어 온 전압 변동에 따른 아크(ARC) 및 와이어 송급 속도 불안, 전력제어용 스위칭 소자(SCR)의 잦은 파손, 복잡한 구조로 인한 유지 보수의 어려움 등을 말끔히 해결했다. 특히 이 용접기는 입력 전원과 전압이 고르지 않더라도 항상 일정한 전압이 유지되도록 설계돼 있어 아크 출력과 와이어 송급 속도가 안정적이다. 또 제어회로를 아날로그 타입에서 디지털 타입으로 바꾸면서 주요 부품인 기판(機板)을 1장으로 줄이고 유접점(留接點)도 최소화해 고장을 없애는 등 내구성을 크게 높였다. 장비 중량도 260kg에서 170kg으로 줄여 이동 및 설치가 한결 수월해졌으며, 복잡한 내부 구조를 단순화하고 전력 절감기능을 내장해 전력비용도 크게 줄였다.


새로 개발한 용접기는 대당 구입비용이 기존의 용접기보다 약 10만원 정도 줄일 수 있게 되었음은 물론 전력비용도 대당 연간 약 15만원 정도 절감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내년까지 연차적으로 현재 가동 중인 기존의 용접기를 CO2 용접기로 교체할 경우 약 4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용접기법 보완한 슬라이딩 공법 개발
새로운 용접기법은 동(銅) 지그(JIG)를 이용한 슬라이딩(Sliding) 공법. 수직 자동용접 기법인 EG 용접기법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이 용접기법은 기존에 사용해 오던 용접부 뒷면 비드(beed) 형성을 위한 세라믹 백킹(backing)재가 필요 없어 이로 인해 발생하던 용접부위 과열 현상도 말끔히 해소돼 용접 품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 EG 용접은 조선 및 해양 철구조물 생산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전기와 이산화탄소(CO2)를 이용한 수직 자동 용접기법으로 지금까지는 용접부 뒷면 비드 형성을 위해 세라믹 백킹재를 사용해 왔으나 이번에 현대중공업이 새로 개발한 기법은 뒷면에 백킹재 대신 백킹재 역할을 하는 구리로 만든 틀이 쇳물을 감싼 채 계속 미끄러지면서 비드를 형성하도록 되어 있다.

 

‘천연가스 액체석유화 설비’ 新 시장 진입
신 시장 진입에도 성공했다. 8월 일본 치요다(Chiyoda Co.,)사와 컨소시엄으로 다국적 석유회사인 쉘(shell)사로부터 플랜트 부문의 블루오션인 ‘천연가스 액체석유화(GTL) 설비’를 수주한 것. 카타르 라스 라판(Ras Laffan)시에 2010년 완공될 예정인 이 설비는 1조7,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가스공정 플랜트이다.


이 공사는 천연가스를 원료로 이용하여 하루 14만 배럴 규모의 초저유황 경유, 나프타, LPG, 등유 등을 생산하는 ‘GTL(Gas To Liquids)’공사로 2010년까지 전 세계에서 50조원 규모의 20여개 동종 프로젝트가 발주될 예정이어서 각국이 첨예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일본의 도요(Toyo)엔지니어링 컨소시엄 등과 치열한 경쟁 끝에 프랑스 테크닙(Technip)사, 일본·미국·이탈리아 3개국 컨소시엄인 JKS 등에 이어 수주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전 세계 가스 매장량의 15%를 차지하고 있어 세계 가스 산업의 중심지로 불리는 카타르에서 미래 설비로 각광받는 GTL 설비를 수주함으로써 후속 수주 전에서도 우위에 서게 됐다”고 의의를 밝혔다.


천연가스전 개발은 그간 액화, 재기화 설비 및 운송수단 등 천문학적인 시설투자를 회수할 수 있는 대형 가스전 위주로 이루어졌으나 GTL 설비의 등장으로 세계 가스전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매장량 0.03㎥이하의 소규모 가스전 개발이 가능해졌다. 오일 머니 유입으로 시설 투자가 활발한 중동지역의 플랜트 시장은 80조원 규모의 석유가스설비, 7조원 규모의 발전설비, 2조원 규모의 담수화 설비가 매년 발주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GTL 설비 시장의 출현으로 규모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 대우조선해양
잠수함 건조기술 ‘공인(公認)의 해’
올 한해 대우조선은 무엇보다 잠수함 관련 기술동향이 두드러졌다. 대우조선은 ▲209급(장보고급) 잠수함 9척 인도 ▲3,000톤급(KDX-Ⅰ) 한국형 구축함 3척 인도 ▲4,000톤급(KDX-Ⅱ) 전투 구축함 건조 ▲방글라데시 전투함 수출 ▲인도네시아 잠수함 성능개량사업 등 국내 방위산업과 관련 각종 최초 기록을 갖고 있다.


이런 대우조선의 잠수함 건조기술은 올해 국내 기업으로서 최초로 4건이 특허등록되면서 공인됐다. 특허로 인정된 기술 중에서도 ‘수중 항해 중 배기배출 구조를 갖는 잠수함’ 특허는 중형급 잠수함 이상에 적용되는 것으로 수중 항해시 외부로부터 공기를 공급받지 않고 추진기관을 구동할 수 있는 공기불요장치인 ‘비외기추진장치(AIP System)’ 관련기술이 포함돼 파급 효과와 가치면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잠수함 기술분야는 엄격한 군사보안과 제한경쟁체제로 특허 등록을 기피해 왔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독일 하데베(HDW)사를 비롯해 프랑스, 네덜란드 등 잠수함 건조 선진국들이 한국 조선소의 잠수함 독자개발에 대처하고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국내 및 관련국가에 2004년 이후 현재까지 약 30여건의 관련 특허를 등록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시급한 상황이어서 대우조선의 최근 동향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대우조선은 함정건조 관련기술력 향상에도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 진수 전 육상에서 발전기(Diesel Generator)를 가동시킴으로써 공정 단축은 물론 장비 고장으로 인한 손실을 사전 예방할 수 있게 한 것.

 

진수 전 발전기 가동시켜 장비고장 예방
지금까지 함정의 발전기는 진수된 뒤 약 1개월 정도가 지나서야 발전기를 가동, 그 뒤 장비조정 및 자체 시험과정을 거쳐 각종 테스트를 해왔다. 그러나 이 과정은 전원공급이 불안정해 고가의 전투체계·무장장비의 고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외국 시스템 엔지니어가 항상 대기해야 하는 등 공정 진행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었다. 하지만 대우조선이 시도한 것은 발전기 전원의 급작스런 차단으로 전투체계·무장장비의 주요 고장원인이 사라졌고 발전기 시험 일정 단축, 진수 관련장비 및 무장 지원장비의 조기 가동이 가능해졌다. 또 진수시에도 발전기가 가동돼 호선 조명이 가능해졌고 계선기 사용으로 안전한 안벽 계류가 실현됐다. 고정관념을 깬 개선혁신 활동의 사례가 된 셈이다.

 

印尼 잠수함 성능개량 완료, 해군에 인계
6월 대우조선이 인도네시아에서 수주한 잠수함 성능개량사업을 성공리에 마쳐 인도한 것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원천 기술보유사인 독일의 하데베(HDW) 조선소와의 입찰경쟁에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대우조선의 기술을 높이 샀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우조선은 독일 하데베 조선소 외에 전 세계에서는 유일하게 209급 잠수함의 건조 면허를 보유하고 있고 9척의 잠수함을 단 한번의 지연 없이 한국 해군에 인도한 실적을 가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발주한 내용은 23년이 지난 구형 209급 독일 잠수함을 최신 성능으로 탈바꿈시키는 성능개량작업. 대우조선은 이 잠수함을 지난 2004년 5월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에서 인수받아 레이다, 음파 탐지기 등 주요장비를 신형으로 교체하고 선체를 절단하여 탑재장비를 분해·정비하는 등 대대적인 성능개량 작업을 펼쳐 성공리에 인도했다.

 

환기구 설계시스템 개발에 성공
선박 건조시 필수적인 설비인 환기구(벤트 덕트) 도면설계를 쉽게 할 수 있는 ‘덕트 설계 시스템’을 조선업계 최초로 대우조선이 개발했다. 선박의 통풍 환기장치인 ‘덕트’는 장기간 해상을 운항하는 선실의 숨구멍으로 선실은 물론 기관실 등 공간이 있는 모든 구역에는 반드시 설치된다. 제작을 위해 들어가는 부재수만도 1,000여개가 넘어 설계작업에 많은 시간이 투입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기계장비설계팀과 선실설계팀, 정보기술 R&D팀 등 대우조선해양 각 설계팀 엔지니어들이 1년반동안의 노력 끝에 순수 자체기술로 개발한 DVDS(DSME Ventilation Design System)는 선박 내부 공간에 환기구를 설치할 때 전후좌우 크기에 구애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도면을 작성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 시스템은 설계자가 환기구를 설치할 위치에 따라 구역별 크기를 지정해주면 크기의 변화에 따른 환기구 형상을 자동으로 완성해 주는 강력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 원하는 단위로 간단하게 각종 부재를 구성할 수 있는 기능, 제작도면을 간편하게 생성하는 기능 등으로 입체화 된 구조 보기에서 도면 제작까지의 일관된 작업을 할 수 있다.


대우조선이 개발한 이 시스템을 사용하게 되면 덕트 설계 자동화율이 상선설계의 경우 35%에서 95%로 껑충 뛰어올라 설계 능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 삼성중공업
新 수익원 창출로 국내 조선업계에 귀감
삼성중공업은 선박 수주외에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데 성공해 귀감이 되고 있다. 7월 국내 최초로 브라진 수아페지역에 조선소 건설을 위해 4개 업체로 구성된 컨소시엄인 ATLANTICO측과 조선소 건립 및 운영, 선박건조용 도면제공에 대한 기술지원 계약을 체결한 것.

 

삼성중공업은 이를 통해 ▲선박도면 수출 ▲조선소 건립 및 운영노하우 제공 등으로 총1,400만불에 달하는 로열티수입마저 올리게 되었으며 ▲중남미시장 진출 위한 교두보 확보 ▲글로벌 생산체제 시동 ▲기술에서 앞서 나가는 기업이미지를 확고히 구축하는 효과 또한 보게 되었다.


삼성중공업이 기술을 제공하게 될 ATLANTICO 조선소는 총 2억불을 투자하여 브라질 동부 Suape 산업단지內 30만평부지에 年 10만톤 규모의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360m짜리 도크를 08년까지 건설하게 되는데, 삼성중공업은 ▲조선소 레이아웃 ▲크레인 등 기계장비류 설치 ▲전기, 가스, 용수설비 적용 등 조선소 건설에서 운영에 이르기까지 제반기술을 구체적으로 제공하게 된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조선소 완공後 ▲선박건조용 도면 제공 ▲선박건조 공법지도 ▲품질, 안전, 구매 등 운영노하우 제공 ▲현장작업자 기량향상을 위한 각종 교육 실시 등 조선소 조기전력화를 위한 활동 또한 전담하게 된다.


삼성이 이와 같이 기술을 수출하게 된 계기는 브라질 국영해운사인 트랜스페트로社가 조선업의 부흥을 위해「自國선박 自國건조」원칙을 수립後 브라질內 조선소를 대상으로 80여척에 달하는 선박발주를 추진 중이며, ATLANTICO는 최근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선박건조와 관련된 모든 기술용역을 제공받는 조건으로 16만톤급 유조선 10척을 수주함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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