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화주 기업 공동참여 물류개선 프로젝트 / 시행 5년차 45개 기업 성과, 3자물류 활성화로 이어져야...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물류부문의 대규모 기업집단 계열사 간 내부거래 실태에서 2자물류 비율이 80%를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돼 관련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이같은 대기업 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 관행은 ‘동반성장’, ‘공생발전’ 등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추진해온 정부정책 방향에 반하는 결과이기 때문. 이와 관련 국토해양부의 정책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국무역협회의 기업별 3자물류 컨설팅 사례를 통해 올해로 시행 5년째에 접어든 3자물류 전환 정책의 그간 정책성과를 점검하고 3자물류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향후 해결과제를 모색해 봤다.

 

 

3자물류 전환 유도, ‘컨설팅’ 사업 적극 지원
국내 45개 수출입 제조·무역·유통사 19억원 수혜
3자물류 컨설팅 서비스는 3자물류 전환정책의 일환으로 국토해양부와 한국무역협회가 공동으로 시행하고 있는 국내 물류기업과 화주기업 대상의 물류지원사업이다. 3자물류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선진 물류기업들의 물류비 절감과 물류환경 개선 등의 실질적인 성과를 통해 일찍이 도입이 시급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그러나 지난해 무역협회가 국내 물류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3자물류 도입과 관련된 설문조사 결과, 국내 기업의 3자물류 활용률은 약 56%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대 80%의 비중을 기록한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가의 사례에 비해 턱없이 낮은 기록으로, 국내 기업의 3자물류에 대한 인식저조와 정보부족 등이 그 원인으로 지적됐다.

 

 

 
 

백병성 물류협력실 3자물류 지원사업추진 전문위원은 국내 기업의 3자물류 미활용 원인에 대해 “물류비 절감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내부적으로 물류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업체의 경우 자사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3자물류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따라 3자 물류 컨설팅 지원사업은 각 기업이 동 사업을 통해 3자물류 전환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바꾸는 한편 실질적인 물류비 절감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마련됐다. 2008년부터 개시된 동 서비스를 통해 지금까지 국내 45개 수출입 무역업체와 유통업체, 그리고 제조기업이 19억원에 달하는 컨설팅 수혜를 받았다.

 

 

 
 

 

3자물류 활용비중 최근 3년간 16% 늘어..
물류비 절감액만도 2배 성장 기록
지난 4년 동안 3자물류 전환계약액은 연 평균 1,267억원, 물류비 절감액은 약 148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컨설팅 사업이 시행된 후 3년 동안 국내 화주기업의 3자물류 이용 비중은 2009년 48.3%에서 2010년 52.1%, 2011년 56%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물류비 절감액 역시 2011년 말 51억원을 기록해 도입 첫해 기준 실적인 24억원 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


무역협회는 올해 3자물류 컨설팅 수혜대상을 보다 확대하기 위해 화주 고객사의 니즈에 보다 효과적인 컨설팅 업무가 가능한 전물물류기업 Pool을 구축, 운영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 국내 물류기업의 컨설팅기관 참여 신청은 지난달(5월) 10일, 화주기업의 신청은 31일을 기점으로 상반기 컨설팅 사업 참여절차가 일단락된 상태다.


이번에 컨설팅 사업 등록을 한 물류기업은 동부익스프레스, 동원산업, 범한판토스 등 총 15개사이며 이 가운데 범한판토스와 선진해운항공, CJ GLS, KCTC, 해우지앨에스, 현대로지스틱스 등 6개 업체가 신규 컨설팅 기관업체로 참여했다. 무역협회 측은 “물류기업의 3자 물류 컨설팅 기관 참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대기업의 3자물류 컨설팅 사업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어 향후 3자물류 전환정책의 청신호를 밝힐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올해로 5년차에 접어든 동 컨설팅 사업 진행 경과에 따르면, 동부익스프레스를 비롯한 4개 사가 우수 컨설팅 물류기업으로 선정됐다.

 

 

 

최근 6개 물류사 컨설팅 기관 신규 등록,
동부 익스프레스 등 4개사 사업 ‘우수’ 평가

 

동부, 자동차부품제조사 (주)캐프와 물류컨설팅 네트워크 구축

 
 

동부익스프레스는 자동차부품제조 전문 업체인 (주)캐프와 물류 컨설팅 네트워크를 구축해 물류 센터 운영관리 및 유통가공, 재고관리 등의 문제점 개선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양 기업은 공동 프로젝트 팀을 구성해 물류통합전략을 수립했다. 3PL 컨설팅을 통한 물류-화주 기업 간 공동 프로젝트는 화주사의 사업특성을 중심으로 현황파악, 물류개선 전략방향 및 운영방안 수립 등의 단계적인 진행절차를 밟았다.

 

이들 프로젝트 팀은 자동차 산업이 해외 부품 조달, 국내 부품 조달·생산, 국내 부품 판매, 완성차 국내 판매, 완성차 수출, KD 수출, A/S, 부품 수출 등의 8가지 물류활동으로 구성되는 특징을 파악해 자동차 부품 물류사업의 범위를 체계화했다. 동 프로젝트 팀은 캐프의 발주현황과 운영시스템을 분석해 캐프의 주요 벤더 업체 분포 및 물동량이 각각 60%~80% 가까이 집중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캐프의 벤더업체 직송 비용이 증가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는 시사점을 얻었다. 또한, 창고운영 현황분석을 통해 작업 면적 및 설비 위치에 따른 장거리 이동 동선, CIC 물류 장비 부족 등의 문제점을 도출했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동부익스프레스-캐프 프로젝트 팀은 △재고관리 시스템 도입 △신 물류센터 건립 △신 물류센터에 부합하는 운영전략 및 물류프로세스 표준화 등의 물류활동 개선방향을 마련했다. 이를 위한 세부 추진과제는 WMS, TMS 등의 물류 운영관리 시스템 및 물류통합 관리조직 구축, 물류전문 인력 및 장비 도입, 물류전문업체 아웃소싱, 물류허브센터 운영 및 집하차량 운영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생산성과 물류 운영 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물류 운영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고, 운영조직을 통합해 재고차이 및 판매 기회 손실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초기 물동량이 증가하기 전까지는 허브센터를 운영하고 물동량과 벤더가 증가되는 시점에서 수도권 DC운영에 들어가는 것이 적합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를 통한 운송비 절감효과는 연간 약 8.3%로 5,400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창고 보관의 효율성 향상을 위한 굴절 지게차 도입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이같은 물류 컨설팅 프로젝트를 통한 기대효과는 연 평균 운송비 5,400만원, 인건비 1억 2,200만원, 시스템 개발비 약 1,800만원 등 총 14억 5,400만원의 물류비가 절감될 것으로 전망됐다.

 

 

삼영, 식품제조·유통사 C사, M사와 컨설팅 지원사업

 
 

삼영물류 역시 식품제조·유통업체인 C사와 MRO 유통업체인 M사의 컨설팅 지원사업을 통해 성공적인 3자물류 활용모델을 제시했다. 삼영물류는 M사의 사업현황과 MRO산업 환경 분석을 통해 핵심 물류 현안을 파악하고, 물류원가 조사와 물류비 항목을 분석해 물류비 산정기준을 수립했다. 동사는 KPI 분석을 통해 물류담당 업무를 분석, 물류조직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한편, 출고·차량·재고 분석 등을 통해 물류 프로세스 관리의 선진화 방안을 마련했다.


M사 주요 상품군은 총 40여가지의 대분류를 통해 개인보호구, 사무용품, 기계공구 등으로 분류됐으며 물류흐름 분석 결과, 재고금액 기준 위탁 점유율이 약 30%에 달하며 당사의 전체 벤더 중 약 89%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이 파악됐다.

 

 
 
삼영물류와 M사의 물류 개선 프로젝트는 M사의 물류 거점 재설계를 중심으로 추진됐다. 이와 관련 M사의 약 800평 부지에서 단독물류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인천 DC를 중심으로 충남 청원, 경북 대구, 전남 광주 등지에 총 280평에 달하는 공동물류 형태의 거점방식을 수립토록 했다.

동사는 또한 아웃소싱을 통한 차량 및 인력운영 재설계를 추진토록 했다. 이에 따른 물류비 절감 규모는 창고 임대료 4,000만원, 창고 운영관리비 약 1,000만원, 운송비용 2,700만원 등 총 1억 1,700만원 가량의 비용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사 역시 삼영물류의 컨설팅을 통해 물류 프로세스 항목별로 상품파손, 재고분실, 장비사용 부문에서 연간 총 870여만원을 줄일 수 있으며 수·배송 부문을 포함해 총 1억원의 물류비 절감이 기대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세방, 제일모직·리홈 등과 물류컨설팅

 
 

그밖에도 세방은 상신브레이크와 제일모직, 리홈 등의 화주기업 물류 컨설팅을 통해 물류거점 확보 솔류션을 제시하는 한편 생산공정 및 재고합리화 방안을 마련했다. 동사는 수출입 개선을 의뢰한 A사의 수출입 업무과정 현황을 통해 수출입 포워딩 및 내륙운송 서비스와 화물창고 운영, 내수화물 운송 및 국내물류센터 관리 등의 물류 서비스 범위를 산정했다. 또한 선적 스케쥴 및 화물 위치추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물류 개선 과제를 추진했다.

 

 
 

동사는 A사의 선적항을 부산항에서 광양항으로 변경해 연간 40%의 컨테이너 운송료를 절감시켰다. 또한 B사의 수·배송 활동 현황을 통해 물류센터가 전국에 분포되어 있어 재고가 분산되는 문제점과 물류관련 전산시스템의 부재에서 발생되는 애로사항을 파악해 물류개선 서비스 활동 범위를 산정했다. 이에 따라 물류 거점을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차량 배차 시스템을 개선해 배송상의 업무 효율화를 높였다. 이와 관련 B사는 연간 30%의 창고보관면적 향상을 확보하고 50%의 인력 및 시설 관리 비용을 줄였으며 약 10%의 운송비용을 절감했다.

 


한솔CSN, 디자인제품제조사 오로라월드 물류프로세스 개선

 
 

한솔CSN은 디자인 제품 제조 전문 기업인 오로라월드의 물류흐름 개선을 위해 프로세스, 시스템, 관리 항목에 따른 8개 개선과제를 선정해 운영관리기준 등을 제안하고 의뢰사의 물류 정보 시스템 보완을 위한 물류모듈을 개발토록 했다. 동사는 또한 이같은 물류 개선 방안을 통한 의뢰사의 향후 관리방안에 중점을 맞춰 단계적으로 해결과제를 진행하기 위한 단기-중기-장기 플랜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같은 일부 기업의 컨설팅 성과에 대한 실효성은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3자물류 활성화를 위한 국내 화주사들의 3PL 이용 비중이 어느 정도 향상될 것인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중앙정부의 추진 정책으로 꾸준히 무역협회 측의 3자물류 컨설팅 사업 예산은 투입됐으나 2010년을 기점으로 지원금액이 5억원에서 4억 5,0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백병성 한국무역협회 물류협력실 전문위원은 3자물류 컨설팅 사업에 대해 “사실상 3자물류 전환대상이 한정돼 있어 아직은 ‘과도기’를 겪고 있다”면서도 “동 서비스 개시 이래 현재까지 화주-물류 기업간 거래 관계가 약 80% 이상 지속되고 있다”고 밝혀 각 물류 이해 당사자의 공동 참여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당사자 간의 신뢰관계가 선행돼야 3자물류 시장의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구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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