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금융도 연비가 핵심지표가 되고 있으며, 독일 수출입은행 Kfw IPEX-Bank는 기존의 해운 포트폴리오 뿐 아니라 선박금융 평가에 EEDI 평가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마리나배이샌즈 쇼핑센터 내부
마리나배이샌즈 쇼핑센터 내부
저속운항의 한계
최근의 조선 해운시황 움직임은 연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 3년간 선사들은 연료비 절감과 늘어나고 있는 선복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저속운항을 시행했었다. 3년이 지난 현재 연료비 부담은 더욱 증가되었고 선박 인도량은 내년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물동량은 줄어들어 운임 약세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게다가 더 이상 속도를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료 소모량 1톤을 줄이는 것이 과거에는 큰 의미가 없었겠지만 현재로서는 비용구조를 개선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해운시황 개선은 해체량이 늘어야 가능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최단거리 뱃길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수에즈운하를 통과해야 한다. 즉, 구주노선의 실시간 물동량은 수에즈운하 통과실적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다. 수에즈운하 이용실적은 지난 2007년 초와 비교해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동안 상선 인도량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선사들은 계선을 늘리는 방법으로 선박공급을 조절해 운임인상을 여러 차례 시도하고 있지만, 단기적인 운임상승은 계선된 선박들의 운항 투입을 유발해 해운시황 악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해운시황이 개선되려면 수요회복과 더불어 경제성이 훼손된 중고선박 해체가 늘어야 한다.

 

시황 개선과 무관한 일시적 운임 상승
최근 BDI가 강세를 보이며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흑해와 지중해를 오가는 MR탱커 노선 운임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발틱해를 운항하는 MR탱커 노선은 동반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최근 몇몇 운항 노선의 운임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해운시황 개선과는 무관한 일시적인 상승이다.


중국은 올해 9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저가 혹은 저품위 철광석 수입을 늘리고 있다. 흑해 지역에 위치한 터키는 원유비축 기지이므로 겨울철 난방수요 증가와 최근 유가하락을 이유로 원유 차익거래가 발생해 이 지역 MR탱커 운임이 단기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일시적으로 운임이 상승하면 계선된 선박이 운항에 투입돼 운임은 오히려 하락압력이 높아지게 된다. 수요 증가만으로 해운시황 개선을 바라보기에는 선박공급과잉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연비를 중심으로 해운·조선산업 재편될 전망
세계 농산물 시장의 큰손인 카길(Cargill)이 앞으로 연료 효율성이 낮은 선박은 용선계약을 중단할 것을 시사했다. 탱커선 용선주인 독일 정밀화학기업 Huntsman과 중국 최대 석유 트레이더인 Unipek U.K 역시 선박의 연료 효율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선박 용선계약을 체결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요인은 선박의 성능과 더불어 연료 소모량이다. 선박브로커들 역시 선대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은 연료 효율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중고선 거래영역은 15년 이하로 제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중고선 거래시장에서는 연비가 우수한 선박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중국이 크게 잠식한 벌크선의 중고선 시장에서는 연비가 우수한 일본 벌크선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선박금융도 연비가 핵심적인 지표가 되고 있으며 독일 수출입은행 Kfw IPEX-Bank는 기존의 해운 포트폴리오 뿐 아니라 선박금융 평가에 EEDI(에너지효율설계지수) 평가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선박투자의 두 가지 선택권
10년 된 젊은 배는 해운시황 약세와 고유가가 겹치면서 경제성이 훼손된 노후선이 되었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부터 한국 조선업체를 중심으로 수주된 선박은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더라도 연료 소모량 자체를 줄일 수 있는 친환경선이 대부분이다.


당분간 해운시황 약세와 고유가는 고착화될 전망이다. 선박투자는 두 가지 선택권이 있다. 중고선과 신조선이다. 시황이 강세일 때는 중고선 투자가 늘어난다. 지금은 시황의 약세와 고유가 시기에 최적화된 신형 선박투자가 필요하다. 연료 효율적 친환경선은 지난해부터 투자가 시작되었으며 용선주와 선박브로커, 선박금융업자와 화주들은 친환경선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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