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력이 있는 것들은 변화한다. 올해 긍정적인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 새 체제의 출범을 계기로 무엇보다 당당한 선주협회가 되어주기를....”


1월 23일 있었던 한국선주협회의 정기총회에 참석한 신평식 해운물류국장은 오랜만에 선주협회를 방문한 감회와 함께 솔직한 소견을 이렇게 밝혔다. 아울러 그는 “공무원이 존경하고 국가에도 당당한 협회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선사들이 사회환원 사업에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선주협회의 위상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말이다. 우리 외항해운업계가 보유한 선대규모가 최근 연평균 11%씩 증가해 1,542만톤을 상회했고 해운업계가 벌어들인 외화가 작년기준 280억달러였으며 올해는 300억달러를 예상하고 있는 지금의 위상이, 단지 업황이 좋아서 개별선사의 경영노력에 의한 것만이 아님을 꼬집는 발언이다. 톤세제도와 국가필수선박제도, 선박특구등 잇달아 도입된 선진해운제도가 뒷받침해주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국가와 국민이 지원하고 있음을 강조한 말로 해석된다.


외항해운업계는 사상 최대의 호황을 전후로 여러 선진제도를 도입했고, 이로써 호황기에 선사들의 성장이 배가되는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었던 게 사실이다. 중대형 선사들은 이미 사회기여 사업을 음양으로 벌이고 있고 최근 급성장한 선사들도 조금씩 관심을 보이고는 있으나, 업계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을 부인할 수 없는 듯하다. 해운업계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이 객관적인 견해이다.


‘당당한 선주협회’의 주문 속에는 세계 5위국을 바라보고 있는 업계의 국제적 수준에 걸맞는 협회의 ‘위상 높이기’와 ‘조직의 거듭나기’도 들어있는 것으로 본다. 세계 8위의 해운국이지만 국내에서는 제조업 위주의 경제정책과 해운산업 합리화 등 부정적인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사회적 인식이 낮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 해운업계의 큰 발전과 함께 그 위상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작년 ‘무역의 날’에는  21개 해운기업들이 당당히 ‘수출 탑’의 수상대열에 끼었고, 금융권의 시선도 예전과 사뭇 다르게 호의적이다. 이렇듯 변화한 환경은 선주협회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현실을 협회는 직시하고 적극 대응해야 한다. 선주협회가 거듭나기 위해서는 협회를 바라보는 선사들의 태도가 바뀌어야 하며, 사무국은 자체적으로 업무능력을 강화해 세계적인 조직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협회의 본분이 회원사의 권익보호이지만, 한국해운의 대표단체인 선주협회는 협회 그 이상의 중요성을 가진다. 따라서 그 위상과 기능도 세계적이여야 마땅하다. 이를 위해선 회원사들이 보다 더 애정을 갖고 협회의 힘을 키워주어야 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잘한 일은 격려하고 잘못하는 일은 지적해 개선토록 관심을 가지는 것은 물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신임 회장께서 사무국 직원들이 긍지를 가지고 업무에 정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노라 밝힌 것은 그런 면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협회 사무국도 냉정한 ‘자기성찰’을 통해 불합리한 점을 타파하고 우리 해운산업의 위상에 걸맞는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자구노력’을 강구해야 한다. 많은 제도들이 선진화된 현 시점에서 남은 과제의 해결과 동시에 현행 제도를 더욱 발전시켜 해운산업을 나라의 핵심산업으로 정착시키는 것은 사무국의 중요한 사명이다.

 

 이를 위해 조직의 재정비와 더불어 맨파워 향상이 절실하다. 하나된 팀웍도 요구된다. 한국해운이 국외적으로 세계 5위국 반열에 오르고 국내에서는 국가의 효자산업으로 자리잡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모색해 실천해나가야 할 시기이다.


이렇게 중차대한 시점에 새 협회장을 맞이한 선주협회의 변화에 기대의 시선이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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