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타개 SMART 전략 논의

11월 15~16일 양일간, 총 5개 세션 주제.. KR 신사옥서 개최
해사전망, 그린십, 해상보험, 오프쇼어 등 다양한 주제 다뤄


 
 
한국선급(KR)이 매년 개최하고 있는 SIMS(Seoul International Maritime and Shipbuilding Conference) 2012가 11월 15~16일 양일간 새롭게 마련된 KR의 부산 신사옥에서 막을 올렸다.
‘Mapping SMART Strategies for the Future’를 주제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는 해사 산업계의 미래 전략을 위한 논의를 중심으로, △국제해운시장 전망 △녹색 해운시장 △국제 해상보험시장의 트렌드 △오프쇼어 시장의 기회 △해사업계 주요 이슈를 주제로 한 5개 세션이 진행됐다. 국내외 해사업계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이번 컨퍼런스에서 오공균 KR 회장은 “처음으로 부산 신사옥에서 SIMS를 열게돼 기쁘다”면서, “불황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노력과 협력을 계속해야 하고, 특히 국제 해운시장에서 아시아 해사업계의 지위 향상을 위한 상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황호 국토해양부 해사안전정책관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의 축사를 대독하면서 “위기속에는 항상 기회가 있다”면서, “절전지훈(折箭之訓)이라는 말이 있듯 현재 해사산업계도 조선과 해운, 기자재 등 해사 관련 업계가 힘을 합쳐 위기를 해쳐나가야 하며,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처럼 스마트한 미래 전략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건화물 시장 부정적 전망 “2013년 공급과잉 절정 이를 것”
‘국제해운시장: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진행된 제 1세션에서는 건화물 시장의 동향과 중국 건화물 시장 및 해운시장 전망, 해사업계에서 바라본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제이옌두 크리스나(Jeyendu Krishna) Drewry Maritime Service 부장은 건화물 시장의 미래에 대해 “건화물 시장이 국제 경기의 불안정성과 선박 과잉공급이란 악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로 인해 많은 선사들은 선박 운영을 줄이고 있으나 이는 지속가능한 전략이 아니며, 실제로 산코기선 등 몇몇 해운회사들은 재정적 불안정성 속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크리스나 부장은 “친환경선의 도래와 평형수 관리 시스템의 새로운 규제, 그리고 EEDI는 구형 현존선의 운영비용을 더욱 높일 것이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폐선 증가와 저속운항 트렌드의 강화는 건화물선 시장에 다소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2013년 말까지는 공급과잉이 증가해 절정에 이를 것”이라면서 건화물시장의 더딘 회복을 예측했다.

 
 
이어 연사로 나선 제프리 랜스버그(Jeffrey Landsberg) Commordore Research & Consultancy 회장은 중국 건화물 시장을 집중 탐구하며 “호주와 브라질의 철광석 생산량 증가로 중국에서 철광석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는 케이프 시장에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의 해안 석탄 무역 역시 중국 항구와 발전소가 근접해 있어서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중국의 전략적인 해안, 강, 운하 석탄기지 이용 등 많은 이슈들이 건화물 운송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채진일 한국선급 정책연구팀장은 해사업계의 시작에서 바라본 국제 경제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한국의 경제상황은 점점 저성장 기조로 향하고 있다”면서, “혁신·신시장 개척·M&A가 필요하며 시장적인 측면에서는 BRICs 시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세션의 마지막 연사로 나선 리 강(Li Gang) 상하이 국제해운연구센터 사무차장은 중국 해운 산업 분석을 통해 “중국 해운업계 불황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향후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리 광 사무차장은 CSPI(Chinese Shipping Prosperity Index)와 CSFI(Chinese Shipping Confidence Index)를 인용하며, “양 지수 모두 하향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 해운업계 종사 자 중 73%가 2015년 이후에나 되서야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그린십 비용 들지만 가격 적합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
‘깨끗한 지구 환경보전을 위한 노력’을 주제로 해사업계의 그린십 이슈를 논의한 2세션에서는 코지 지노우치(Koji Jinnouchi) NYK 기술고문, 김만응 KR 신성장산업본부장, 쥬젠타오(Zhu Zhen Tao) 상하이 BESTWAY 기술감독이 발표자로 참여해 한중일 3국의 그린십 기술 및 동향을 소개했다.

코지 NYK 기술고문은 “NYK는 모든 선박의 주 디젤엔진에 영구적인 압력 터보차저(pressure turbocharger)를 장착했고, 증기터빈 발전기 시스템과 배기가스 절약 장치, 연료소비 축발전기 등을 적용했다”면서, “향후 엄격한 환경 및 배출규제가 보편화됨에 따라 환경친화적인 선대 보유와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신 시스템의 개발이 비용이 많이 들지만, 가격이 점점 적합한 수준으로 맞춰짐에 따라 시스템의 초기 비용을 완만히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만응 KR 본부장은 “선박에서의 대기오염 배출을 줄이기 위해 조선업계와 해운업계가 기술력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산화탄소 저감장치, 연료 전지 등 친환경 선박에 대한 대응과 저성장 기조로 인한 경제성 확보까지 해사업계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전했다.
CSSC Group 중국 상하이 조선소의 수석 엔지니어를 역임한 바 있는 쥬젠타오 상하이 BESTWAY 기술감독은 “BESTWAY가 최근 새로운 그린십 Emerald Series 39k BC를 개발했다”며, “동 선박은 선형의 최적화, 에너지 절약 기구의 적용, 프로펠러 최적화, 선체저항의 최소화, 무게 조절, 기관 장비의 합리화 등 그린십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선박”이라고 소개했다.

“독점 규제 강화, 보험관리 리스크 관리 필요”
컨퍼런스 첫째 날, 마지막 세션으로 진행된 제3세션은 ‘국제해상보험시장의 최신 트렌드’를 주제로 매튜 레빗(Matthew Levitt) Hogan Lovells 변호사, 사이먼 스톤하우스(Simon Stonehouse) 런던 Lloyd Salvage Group 자산보험 대표. 칼 룸버스(Karl Lumbers) Thomas Miller P&I 이사가 연사로 나섰다.

매튜 레빗 변호사는 “세계적으로 반독점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 해운 분야는 반독점 규제 감시가 강할 수 밖에 없다”며, “유럽연합이 2011년 5월 유럽내 선사들의 독과점 금지규정 위반 사항을 조사하기 위해 선사 사무실을 조사했고, 선급 분야에 대한 조사도 이어지는 등 해운업계에 대한 감시가 이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노력과 대응전략 마련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쟁법의 발전이 국제적인 흐름이고, 이로 인해 해운 종사자들은 다양한 법률체제를 따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복잡한 전략을 궁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이먼 스톤하우스 Lloyd Salvage Group 자산보험 대표는 “최근 국제 해양보험조합에서 선체보험에 대한 통계자료를 발표했는데, 그에 의하면 지난 16년간 선체보험이 수행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운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배출가스, 선원, 북극해 무역패턴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 등에 대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해운업계와 보험업계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칼 룸버스 Thomas Miller P&I 이사는 해상보험업계도 어려움을 겪는 현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소개했다. 그는 “리스크는 빈도×결과로 정의할 수 있으며, 리스크 관리자는 분석을 통해 리스크를 우선시하고 이러한 청구(claim)을 야기한 위협요소가 무엇인지 측정한다”고 전했다. 칼 이사는 “Thomas Miller P&I는 주요 위협요소를 76가지를 정의하고 이를 줄일 수 있는 450개 방안을 만들었다”며, “이를 통해 책임 청구를 위한 보다 과학적인 접근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북극해 운송 선박, 해양설비 화재·폭발 관리, 선원, 해적 등 이슈도 다뤄져
이튿날인 11월 16일 진행된 컨퍼런스에서는 새로운 기회이자 희망으로 떠오른 오프쇼어 시장에 대한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고, 해사업계의 주요 이슈를 다루는 시간을 가졌다.
‘오프쇼어 시장이 주는 기회’ 세션에서는 쇠렌 엘러스(Soehen Ehlers)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 교수가 북극항로 개척에 따른 선박 설계 변화 양상을, 백점기 부산대 교수와 저지 츄코(Jerzy Czujko) 노바텍E&C 사장이 해양플랜트 폭발과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한 엔지니어링과 설계 규정을 발표했으며, 김경희 삼성중공업 부장과 칭 유(Qing Yu) ABS 수석엔지니어도 발표자로 참여했다.

쇠렌 교수는 북극해 선박설계에 대해 “북극해 항로를 따른 운송 운용을 위한 저층빙해 선박(lower polar classes)의 경제적 타당성 조사가 논의될 것”이라면서, “상층 북극에서의 운용의 안전성 확인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적절한 설계 계획과 규정 그리고 필요한 안전수준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규제 결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백점기 교수와 저지 츄코 노바텍 사장은 해양 설비의 화재 위험에 대해 “해양석유와 가스설비 사고의 70% 이상이 탄화수소 폭발과 화재로 인해 폭발하는데 이들 사고의 대부분은 인적과오 때문”이라면서, “사고를 줄이기 위해, 기자재와의 작업체계를 인적요인 공학원칙에 따라 설계해 그 가능성과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백 교수는 “그간 인적요인에 따른 위험성 기반 접근은 해양석유와 가스 프로젝트에 광범위하게 적용됐지만, 탄화수소의 폭발 및 화재 위험의 양적 평가 및 관리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도전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경희 삼성중공업 부장은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의 트렌드를, 칭 유 ABS 수석 엔지니어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의 설계 기준에 대해 발표했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해사업계 주요 이슈’를 주제로 선원 및 해적, 해양환경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마이크 바넷(Mike Barnett) 사우스햄튼 솔렌스 대학 해사아카데미 연구소장은 7일간 가상 항해동안 다양한 모의실험과 상이한 당직패턴, 업무조건을 사용해 피로도가 교량 및 엔진실 당직선원들의 인지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HORIZON’ 프로젝트에 대해 발표했다. 바넷 연구소장은 “실험기간동안 당직 능률 유지정도와 경계수준이 측정됐고 이 결과를 통해 피로위험 관리 시스템을 더욱 효과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 OCIMF(국제정유사 해양포럼, Oil Companies International Marine Forum) 기술자문은 “해적의 증가로 OCIMF는 강력한 해적대응책에 골몰해왔다”면서, “2009년부터 ‘소말리아지역 해적들로부터 안전을 지키기위한 방법’을 출간해 용선회사 및 선주들에게 연습사례를 제공했으며, 현재 4번째 판까지 발간됐다”고 전했다. 그에 의하면, OCIMF는 2011년 업계의 지원을 받아 씨타델 안내지를 출간했고, 현재 해적들의 공격에 대비해 선체를 경화하는 새로운 설계기준 제시를 위해 작업조직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세기는 곧 스마트 시대입니다. 스마트 시대에선 단지 하나의 분야에서 뛰어나다고, 혹은 기술 하나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해답은 융합 기술이며, 이를 위해선 각 업계의 파트너십이 중요합니다.”
오공균 KR 회장이 11월 16일 열린 SIMS 2012 기자간담회에서 융합기술과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SIMS 컨퍼런스의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오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SIMS의 가장 큰 목적은 국내외 해사 산업계의 기술교류의 장을 만들기 위함”이라면서, “조선 1위, 해운 6위의 우리나라에 걸맞는 컨퍼런스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SIMS 2012의 주제인 ‘Mapping SMART Strategies for the Future’에 대해 오 회장은 “지금의 위기가 해사업계의 과당경쟁으로 인한 공급과잉 때문이지만, SMART 시대에선 과당경쟁이 아닌 파트너십이 강조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 회장은 “도래할 스마트 시대는 위기의 연속이라고 봐야한다. 조금만 정체돼도 무너질 수 있다”면서, “과당경쟁을 피하고 업계간 협력을 통합 파트너십을 강조해 융합의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회장은 또한 앞으로 KR의 전략에 대해 “KR은 검사권과 가격을 갖고 타 선급끼리 가격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KR만의 프라이드가 있다. 세계 최고의 선급이 되기 위해선 단 몇 푼 갖고 경쟁해선 안된다. 업계가 어렵다면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지원할 순 있지만 가격을 낮추면서 스스로 자긍심을 깎는 행태는 보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 회장은 SIMS와 같은 컨퍼런스를 통해 아시아 해사산업이 더욱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회장은 “해상보험에서 50% 이상이 아시아 시장인데 국제 규약을 제정할때 아시아쪽에는 의견을 묻지도 않는다”면서, “아시아 권 해사업계가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생각과 전략을 나눌 매개체가 필요하고, 힘을 뭉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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