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어려워도 절대 포기하지 말아달라”

장기 불황에 개별선사의 자구노력만으로 한계가 있다. 회원사간 ‘소통’을 통해 다양한 의견의 ‘중지’를 모아 해운위기 조기극복을 위한 정부 정책지원과 금융권과 협조를 이끌어내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

 
 
한국선주협회가 2월 중순경 30년 터전이던 당주동을 떠나 여의도 신사옥 시대를 열게 됐다. 아울러 동 협회는 1월 4일 정기총회를 통해 이윤재 흥아해운 회장을 제 28대 회장으로 맞았다.

신임 이윤재 선주협회 회장은 1970년 흥아해운에 평사원으로 입사하여 동경사무소장과 본사 영업부장 등을 거쳐 회장직에 오른 ‘입지전적’ 경영인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부산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한 非해운계 대학 출신으로써 45년간 오로지 해운업에 올인해온 정통 해운인이다.

이 회장은 한일항로를 비롯해 한중, 동남아 항로 등 근해 컨테이너항로 서비스를 주력사업으로 영위하면서 틈새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하며 신규항로를 개발하는 등 흥아해운을 국내 9위의 중견해운기업으로 성장발전시켜온 장본인이다. 또한 그는 한국 해운업계의 염원이던 KP&I의 초대회장을 맡아 지난 13년간 동 조합을 가입선박 899척, 연간보험료 3,000만불, 지급준비금 300억원에 달하는 국제적 P&I클럽으로 성장시켰다. 이처럼 국내 해운산업과 흥아해운의 발전에 공헌한 이 회장의 공로는 2005년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해양관련 최고의 영예인 금탑산업훈장 수훈으로 공인을 받기도 했다.

이 회장은 90년대 중반 근해수송협의회 회장직 수행을 비롯해 94년이후 줄곧 선주협회 부회장직을 수행해 왔고 2004년부터 5년간 부산항만공사 항만위원을 지낸 바 있으며, 2003년 이후 한국해사재단의 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이처럼 해운 관련단체에서 중책을 맡으며 ‘관련업의 사정’에 ‘정통한’ 이윤재 회장의 선주협회 회장 취임에 대해 업계도 반기는 분위기이다.

근해 해운기업들은 사업의 규모로는 중소형급이나 긴 세월 고난의 세월을 잘 헤쳐가며 영속해왔으며, 최근 수년간 극심한 불황 중에도 선전하는 모습을 통해 한국의 중견선사임을 당당히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중견 근해선사의 한 회사인 흥아해운과 명운을 같이해온 이윤재 회장이 올해부터는 해운업계의 역경을 극복해나가는 ‘더 큰 사명’의 선봉장이 된 것이다.

이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합심하고, 투철한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해 위기관리에 주력한다면 작금의 어려움은 극복될 수 있다”고 말하고 “이를 위해 개별기업에서 내실경영과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하며, 기업체질을 강화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해운불황 극복에는 개별선사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전제하고 “정부의 정책지원과 금융권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한 뒤, 해운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지원과 금융권 협조를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윤재 회장은 취임후 기자들과 가진 ‘막간’ 간담회를 통해 취임소감과 선주협회의 역점사업, 사옥 이전 일정 등 짧은 질의답변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해운업계에 “아무리 어려워도 절대 사업을 포기하지 말라”는 당부를 거듭했다.

또한 그는 그간 대형선사 일변도의 업무 경향이 있었는데 향후 중견선사들의 정책지원에 대해 신경써 줄 것을 요청하는 기자들의 지적에 대해 “내가 중견선사 출신인데...”라는 말로 중견및 중소선사들을 지원하는 정책개발에도 주력할 방침을 너즈시 표명했다. 아울러 그는 회원사 간의 ‘소통론’을 재차 언급하며, 서로 다른 처지와 입장을 가진 회원사 간의 소통이 먼저 이루어져야 협회 차원의 중지가 모아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취임소감

2013년은 장기불황에 처한 해운경기가 지난해보다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지만, 선박공급 과잉현상 지속으로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처럼 어렵고 중차대한 시기에 부족한 제가 협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고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사명감을 느낀다. 그러나 회원사 대표 여러분께서 저를 믿고 중책을 맡긴 만큼, 미약하나마 작금의 어려움을 조기에 극복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 다행히 대통령 당선인도 해양수산부 부활과 함께 선박금융공사 설립과 수출입은행 금융지원 확대를 공약한 만큼 해운산업 정책우선순위가 높아지고 선박금융전문기관 설립도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역점사업

협회장 재임 기간 중에 해운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의 정책지원과 금융권의 협조를 이끌어내는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친환경 녹색해운과 해기사 수급문제도 꼭 챙겨야 할 사안이어서 한국상선대의 국제경쟁력 제고차원에서 계속 추진하려 한다. 해운관련산업의 동반발전을 위해 해양관련단체들간 결속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금융과 조선, 그리고 대량화주와 상생의 협력관계를 구축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나가겠다. 더불어 중견 및 중소선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개발에 주력하고 해운산업 대국민 이미지 개선을 위한 사회협력사업과 해운홍보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겠다.

이러한 협회의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회원사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필요하다. 신뢰와 화합을 바탕으로 해운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으고, 우리 해운이 국민들로부터 두터운 믿음과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뜻하는 바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해운 위기극복 추진방향
무엇보다도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회원사 간의 소통이 우선이다. 소통을 통해 의견을 집약해 하나의 의견을 만들어서 정부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지원을 유도하려 한다.

-선박금융공사의 방향
선박금융공사는 조금 더 보완 연구가 필요하다. 해운과 금융이 동반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해운기업이 오퍼레이션으로 창출된 수익은 그간 해운기업의 몫이었다. 어려울 때만 금융권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이제 안된다고 본다. 앞으로는 좋은 수익을 해운과 금융권이 함께 향유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해수부 신설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께서 해수부 부활이 아닌 신설로 공약사항을 내건 것으로 안다. 과거와 아주 다르게 해수부를 이끌어갈 것 같아 기대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은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국토해양부가 워낙 많은 일을 모아놓은 대부처이다보니 우리 해운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대변할만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러한 측면에서 새로운 해양수산부가 생기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 신설 해수부가 힘을 얻으려면 조선이나 물류, 기상 등이 통합돼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본인은 개인적으로 인수위 작업시간이 촉박한 현 시점에서는 국토해양부의 2차관 관할 업무를 그대로 전환하고, 수산과 기상, 조선 등의 분야를 덧붙이며 좋을 것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해수부의 입지에 대해
해수부의 입지는 부산이나 목포가 아닌 세종시나 서울이 좋다는 의견이 해운업계의 대체적인 여론으로 알고 있다. 

-STX팬오션과 대한해운의 매각관련
해외매각은 모두 반대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들 선사를 매입할만한 기업은 대량화주나 해운기업들이 주주가 되고 국민이 투자하는 공기업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대량화주의 해운업 진출관련
선주협회는 기본적으로 반대이다. 대량화주들이 화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량화주가 해운업에 진출한다면 인더스트리얼 캐리어이지 커머셜 캐리어는 아니다. 그런데 우리 선주협회는 커머셜 베이스의 기업이 모인 집단이니 당연히 반대입장이다.

-사옥 이전시기
2월중순 경이 될 것 같다. 리모델링 공사는 1월말 경에 끝나 마무리작업을 하고 나면 구정이 닥친다. 따라서 물리적으로 2월 중하순경에 이사하고 입주식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KP&I 회장직은?
사의를 표시해놓았으니 KP&I 이사회에서 결정해서 조만간 통보가 올 것이다. 겸직에 대한 의견을 내는 분이 있는데, 가급적이면 나눠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현재 이사분들중 누가 해도 좋을 이사진 구성을 갖추고 있다.

-해운업계 당부의 말
절대 사업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져가 달라. 해운업에 종사해온 45년간 배운 결과이다. 지금 너무 어렵다고 포기하면 안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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