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방산업간 상생*협력으로 위기극복”

 

4월 16일 서울 P&S 타워, 3개 산업 관계자 300여명 모여 성황

해운*조선산업 ‘연비’ 강조, 2014년 이후 시황회복 전망

 

 
 

한국선주협회*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한국철강협회가 4월 16일 오후 3시 서울 역삼동 P&S타워에서 ‘2013 조선*철강*해운 동반성장 세미나’를 개최했다. 해운*조선*철강업계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한 동 세미나는 장기적인 경기불황에 따른 해운*조선*철강 산업의 동반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3개 산업간 동반성장과 협력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세미나를 공동 주최한 3개 협회 대표자들은 인사말을 통해 각 산업간 밀접한 관계를 통해 상생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영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부회장은 “조선*철강*해운산업은 태생적으로 파트너 관계에 있다. 그러나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인해 3개 산업이 모두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의 고효율*친환경선박 수주 증가는 조선*철강*해운산업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오일환 한국철강협회 부회장은 “지난해 4월에 이어 올해도 침체국면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돼 뜻 깊다”며 “21세기는 융합의 시대이고 정부도 경제부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있는 지금 철강*조선*해운이 수요창출의 고리를 찾아야 한다. 수요회복 뿐 아니라 상생과 협력방안을 모색함으로써 미래성장을 선두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전무는 “해운*조선*철강은 오래전부터 동반성장을 고민하고 추진해왔다. 그러나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모두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위기 속에서도 서로 협력하고 상생한다면 위기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박무현 이트레이드 증권 책임연구원이 ‘연비, 조선 해운업 방향성 결정’을, 장원익 포스리(POSRI) 박사가 ‘2013년 철강 및 조선 경기 전망’을,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이 ‘해운전망과 산업간 협력전략’을 발표했다.

 

박무현 책임연구원은 “해양플랜트의 경쟁강도가 심해지면서 싱가폴 Oil Rig Builder들의 수익성이 하락하는 가운데, 상선시장은 연비가 좋은 에코십을 중심으로 신조선 발주가 늘어나고 있다”며, “선주들의 관심은 연비에 쏠려 있으며, 이는 상선시장에서도 고마진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이며, 연비 기술이 좋은 우리 조선업계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장원익 포스리 박사는 "선진국 경제가 부진함에 따라 신흥국 역시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며, "지금 철강업계는 성장이나 경쟁보다 살아남아는게 우선이며, 강한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생각으로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황진회 KMI 센터장은 "현 해운시황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거의 없으나, 에코십 출현을 계기로 시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국내 선사의 경우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불황시기에 에코십을 보유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해운시황을 전망했다. 또한 황 센터장은 산업간 상생전략에 대해 ”그간의 협력사업이 업계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고, 해운사의 경우 화주인 철강사의 물류비 절감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 “에코십 신조선 발주 증가 예상, 해양플랜트 기대감 낮아지고 있다” 박무현 이트레이드증권 책임연구원

 
 
과거에서 부터 조선업의 규제는 타이타닉호 침몰 후 진행된 안전규제에 이어, 최근의 환경 규제로 이어져 왔다. IMO의 EEDI 규제가 올해부터 시작됐으며, 향후 북극항로가 개발된다면 선박 배기가스에 포함돼 있는 PM(Particulate Matter)에 대한 규제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규제는 조선업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끄는데, 최근 환경규제와 맞물리면서 에코십 신조선 발주가 나타나고 있다. 북극항로 개발은 LNG추진선박 출현을 앞당길 수도 있다.

 

2015년부터 SOx(황산화물)에 대한 규제는 중고선에도 적용될 정도로 강화된다. 이에 대한 회피방법은 기존 선박에 SOx Scrubber를 장착하거나, 추진 연료를 현 HFO에서 황비율이 적은 MGO로 변경하는 것, 마지막으로 ME-GI 엔진(LNG추진)이 탑재된 신조선을 발주하는 것이다. 현재 신조선 가격이 역사적 저점이라는 점, 그리고 MGO 생산량 증가가 제한적이라는 점은 신조선 발주가 중고선 개조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올해 해운업계의 연료 소모량은 지난해보다 2.2% 늘어난 12억 배럴로 추정되며, 벙커가격은 톤당 620달러 수준으로 주요 선종이 올해 지불해야 할 연료비는 2,000억 달러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사의 연료비 부담은 결국 연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이다. 에코십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선종은 MR PC탱커, LNG선, 컨테이너선, 자동차 운반선이다. 특히 국내 조선산업이 연비 경쟁에서 우위에 있기 대문에 한국조선산업의 세계 점유율은 5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같이 연비 경쟁은 선사의 상선발주 동인마저 변화시키고 있다. 그간 상선발주는 선대확충 등 수요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상선 발주는 선사의 비용절감과 환경규제 회피가 이유이다. 중고선 거래가격도 연비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으며, 평균 선령도 15년 미만으로 하락됐다. 선령 20년 미만의 선박 해체량이 증가되고 있으며, 공급과잉이 여전함에도 불구하고 신조선 발주는 오히려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선박의 ‘연비’가 해운시황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지난해 글로벌 선사의 실적을 살펴보면, 10년전부터 꾸준히 에코십에 투자했던 Maersk의 3-4분기 실적은 ‘컨’물량 감소에도 불구 호조세를 보였다. 또한 에코십을 선점하고 있는 Scorpio Tankers와 D'amico 등은 주가 전고점에 도달했다. 결국 에코십 보유 여부가 해운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며, 기존 선대도 모두 에코십으로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해양플랜트의 기대감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강도가 치열해지면서 싱가폴 오일리그빌더(Oil Rig Builder)들의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다. 상선수주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조선업계에 연비 기술로 인한 상선 발주증가는 좋은 신호로 여겨진다. 우리와 경쟁을 펼치고 있는 중국 조선업은 연비에 대한 기술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에, 상선 연비경쟁으로 국내 조선업이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다.

 

 

철강: “자동차*조선 부진으로 최악 상황, 살아남아야 한다” 장원익 포스리(POSRI) 박사

 
 
2013년 세계 경제의 최대 리스크는 유로존 재정위기이다. 미국 경기가 소폭의 회복 조짐을 보이는 반면, 남유럽의 재정위기는 계속되고 있고, 중국*인도 등 주요 신흥국도 선진국 경기침체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철강산업의 주요 수요산업인 자동차*건설산업도 최악의 상황이다. 자동차의 경우, 올해 글로벌 자동차 생산은 3.4% 증가에 그칠 전망이고, 국내 동향도 내수침체, 수출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건설산업도 전년대비 1.5%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철강동향을 살펴보면 우선 수요산업의 침체로 수요가 부진한데 반해 생산능력은 중국이 조강능력을 늘리면서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재고량인데, 미국 등 선진국은 재고를 조정하고 있으나 수요 부진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중국은 재고조정을 이미 완료했으나 춘절 이후 실수요가 부진하면서 올 3월 사상 최고의 재고량을 보이는 등 철강경기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철강 원료인 철광석도 경기 침체로 인해 약세를 나타내고 있어, 올해 세계 철강 수요는 전년대비 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산업의 경우 올해 수주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전년도 수주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2~3년간 건조량은 감소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산업의 최대 수요처는 조선산업이다. 그러나 조선침체로 인해 후판 수요가 부진하고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국내 후판 수요의 65~70%를 차지하는 조선산업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전까지는 수요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대형 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 중심으로 수주전략을 바꿈에 따라 고급재에 대한 니즈가 증가해 절대물량의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후판 수요는 전년대비 6%이상 감소할 전망이며, 중장기적으로 2015년까지 연평균 8%의 감소세가 예상된다. 이처럼 철강 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성장보다 생존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생각으로 위기를 버텨야 한다.

 

 

해운: “국내선사 유동성 확보 절실, 금융지원책 강구돼야 해운*조선 산다” 황진회 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

 
 
해운시장이 불황을 겪으면서도 시장의 선박들은 늘어나고 있다. 이는 불황이 계속될수록 선주들의 원가 압박이 늘어나고, 더 좋은 선박을 내놓으면서 경쟁우위에 서겠다는 전략 때문이다. 올해 선박발주가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가장 좋은 선박을 가장 싼 가격에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코십이 시장에 출현하면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 상황에서는 해운시황 개선의 여지가 거의 없다. 그러나 한국 선사들은 얼마나 많은 에코십을 확보하고 있는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한국선사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신조선을 확보한 선사는 거의 없다. 어쩌면 지금의 불황 이후에 한국 해운시장은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선종별 시황을 전망해 보자면, 우선 컨테이너 시장은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된다. 중장기적으로 2014년 기점으로 ‘컨’시장의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초대형선과 에코십이 원양선사의 주요한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선사들은 초대형선 확보 등을 통한 비용절감 및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며, 위한 단기*중기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

 

벌크선은 상당히 안좋은 상황이다. 화물 수요는 중국의 철광석과 석탄 수입량이 유지되고 있고, 곡물도 견조세를 보이고 있어 건실하지만 문제는 선대 과잉이다. 특히 벌크선은 자유 경쟁 시장으로 ‘컨’시장과 같은 운임조절 여지가 없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2009년부터 벌크 선복량이 물동량을 초과했으며, BDI는 3월 11일 평균 847p로 낮은 수준이다. 2014년부터 수급 증가율이 균형을 맞출 것으로 보이며, 운임 역시 수급지표가 저점을 통과하는 2014년부터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해운*조선*철강산업의 협력 방안에 대해 생각해 보자면, 우선 국내 산업간 협력 실태를 살펴봐야 한다. 중국과 일본이 국적 선사의 선박을 자국의 조선소에서 건조해 조선소의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하고 있고, 특정 선사와 특정 조선소가 장기계약에 의한 표준선 건조를 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실질적인 협력이 매우 미약하다. 이는 국적선사의 니즈와 국내 조선소의 주력 선종이 다르기 대문이다. 국내 조선소 수주량 중 국내 선주 발주 현황을 보면 2012년 4%대에 불과하다.

 

급격한 경기 변동과 중국조선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해운과 조선의 연계전략이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정책금융기관과 국내 금융기관 공조를 통한 과감한 금융지원책이 강구돼야 한다. 해운과 철강산업도 선화주 협력강화 및 전용선*장기운송계약이 확대되어야 한다. 특히 해운사는 철강업계의 물류비 절감을 위한 솔루션을 적극 개발해야 하는 등의 혁신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그간 해운*조선*철강 산업간 협력사업 제안은 많이 있었으나, 사실상 진행된 사례는 적다. 각 산업의 요구사항이 사업에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향후 해운*조선*철강협회의 공동 TF를 운영하고, 공동사업을 발굴하는 등 융복합 관점에서의 새로운 발전 전략이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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