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물류분야 일감 몰아주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포워더 업계의 불만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이 같은 포워더 업계의 위기의식은 지난해 말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설립한 일명 ‘GFA(Good Forwarder Association)’의 설립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GFA는 현재 30여개의 주요 포워더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매달 정기모임을 갖고 국제물류협회와 공동으로 머리를 맞대어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실질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가 기존의 관망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2자물류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고 공동 대응방안 마련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동안 포워더 업계가 서로 뭉치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를 볼 때 2자물류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극에 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2자물류회사들은 모기업 물량을 힘입어 덩치를 키우고 있는 반면 대다수 중소 포워더들은 경영 악화일로에 놓여있다. 2자물류사에게 모기업 물량을 재하청 받는 포워더 업체들 대부분이 ‘가격 후려치기’를 겪으며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는 것. 한 업체 관계자는 “일부 2자물류업체들 간에는 물량을 서로 주고 받는 ‘카고 스와핑(Cargo Swaping)’을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포워더는 소위 ‘똔똔’이어도 경영을 아주 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업체들의 개별적인 하소연이 하나로 뭉치게 된 것은 최근 2자물류사들이 공격적인 영업 확대를 통해 중소 포워더들의 시장에 진입하면서부터다. ‘더 이상은 안된다’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GFA에 속한 포워더 업체 관계자는 “2자물류사들이 포워더의 미미한 물량까지 노리면서 영업을 하는 것은 대기업이 동네 골목 상권마저 초토화시키는 것처럼 상도덕에 어긋난다”면서 “우리가 말 안하고 가만히 있으니 ‘봉’인 줄 알고 무시한다. 국회에서 2자물류 반대 일인시위라도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GFA는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단순한 규제논리를 뛰어넘어 중소물류업체에 대한 저리의 정책자금 지원 등 물류시장 구성원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으며 동일한 뜻을 가진 업체들을 계속 모집하고 있다.
포워더 업체들이 물류시장에서 대기업 2자물류사의 ‘봉’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순수한 3자물류 전문업체로서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인지 앞으로 GFA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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