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업자의 연계 정책으로 배후지 화물 흡수

 

로테르담항이 위치한 Maasvlakte 반도의 모습. A가 ECT 델타 터미널, B가 ECT 바지 터미널, C가 APMT 터미널, D가 유로막스 터미널의 위치다.
로테르담항이 위치한 Maasvlakte 반도의 모습. A가 ECT 델타 터미널, B가 ECT 바지 터미널, C가 APMT 터미널, D가 유로막스 터미널의 위치다.

유럽 최대의 컨테이너항이자 세계 7대 항만인 로테르담은 지난해(2006년) 또 다시 960만 TEU를 처리했다. 이 중 70%를 ‘유럽 컨테이너 터미널(ECT)’이 처리했는데, 그 비결 중 하나는 적극적으로 수입업자(importer)와 수출업자(exporter)를 연결해 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자들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선사보다 화주를 설득하는 데에 더 신경을 써야하는 것일까? 이 두 방법은 완전히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판단은 유보된 상태이다.


몇몇 하역회사(stevedore)들은 선사를 설득해내면 그들의 선박이 접안하는 건 당연한 것으로 믿기 때문에, 화물 유치에 주력하기 보다는 선사의 설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비록 몇몇 항만은 타항만들과 다른 환경에서 운영을 하고 있긴 하지만, 오늘날 해운업계의 세계적 추세에서 획일적인 서비스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극소수의 항만들만이 이웃항만과의 경쟁보다 내부적 경쟁에 좀 더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로테르담항 ECT의 관계자는 “배후지의 화물은 우리 외에도 많은 경쟁 터미널들이 유치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배후지에 있는 화물을 우리 쪽으로 끌어들이는 데 항상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ECT의 행보는 배후지 화물을 끌어들이기 위해 평범한 복합운송의 발전을 넘어서서 무엇을 더 할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작년, 파업·시스템 문제도 극복

비록 ECT가 지난해 발생한 파업과 더불어 재앙이라 부를만한 ECT 델타 터미널의 새로운 전자식 컨테이너 터미널 관리 시스템이 일으킨 문제 때문에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내륙의 물류창고들을 통해 더 많은 배후부지 화물을 흡수한다는 전략은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먼저 이 전략은 뒤스부르크(Duisburg)의 가장 큰 내륙 컨테이너 터미널인 DeCeTe에서의 점유율을 27%에서 52%로 끌어올림으로서 주도권을 쥐게 해주었다. 더불어 로테르담까지 운행하는 독일의 삼자물류 시설의 바지선 서비스도 한 단계 더 발전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뒤스부르크는 라인-루르(Rhine-Ruhr) 공업지역을 위한 독일의 주요 화물 발생지역으로, 이곳의 화물들을 유치하기위해 브레머하펜(Bremerhaven), 앤트워프(Antwerp), 제브뤼헤(Zeebrugge) 등의 항만들이 경쟁하고 있다.


ECT는 또한 네덜란드의 벤로(Venlo)에 바지선 화물처리를 위한 내륙 철도 터미널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한 시설은 아직 건설 중이며 2008년 초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 시설은 독일국경에 인접해 있어 루르 남부 지방의 화물집적소로 활용하기 좋은 위치이다.

 

로테르담-벤로간 철로 B/L 서비스

비록 ECT가 다년간 로테르담과 벤로 간의 철로 서비스를 해 왔지만, B/L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여 그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네덜란드 세관과 논의한 결과 올 연말부터는 B/L서비스도 가능하게 될 예정이며, 뒤스부르크도 곧이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ECT 벤로의 관계자는 “이로써 선사들도 국제적으로 널리 우리의 서비스를 알릴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우리에게 큰 진전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네덜란드 내륙 서비스의 일부일 뿐이었으므로 많은 해외 화주들이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에 주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一日 3대의 컨테이너 블록 트레인을 운행하고 있는데, 주간 열차는 2~3시간에 걸쳐 벤로의 수입화물을 수집한다. 컨테이너들은 야간열차에 실려 밤10시에 도착하여 대개 밤새도록 정차해 있으며, 이 화물들은 오전 6시에 수집될 수 있도록 새벽 3시 열차를 이용하여 운송된다.


ECT 측은 “더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려는 수입업자들로 인해 우리는 더욱 성공할 수밖에 없다. 수입업자들은 효율성을 위해 우리들이 제공하고 있는 믿을만하고 더욱 빠른 통합서비스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항만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컨테이너를 필요할 때까지 보관해 줄 수도 있다. 이 서비스는 하나의 선박에서 하역된 수많은 컨테이너가 한 번에 모두 필요할 리는 없으므로 로테르담과 같은 큰 항만에게 아주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흥미롭게도 화물이 벤로에 체제하는 시간은 6일 정도로 이는 선사들이 2004년 로테르담의 물량 폭주를 보관료의 인상과 'Free-time' 법칙을 엄격히 준수하는 것을 통하여 완화시킨 로테르담 ECT의 체제시간과 비슷하다. 여기서 제시하는 것은 수입업자들이 지속되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그들의 공급 사슬을 통해 크고 안전한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비록 화주들이 100km 이상의 장거리 서비스에는 대개 자체적으로 트럭 운송 서비스를 구하긴 하지만, ECT 벤로는 on-carriage 트럭운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로테르담에서 벤로의 트럭까지 실리는 데에까지 드는 합리적인 가격은 약 105유로(USD140)/40ft 정도로, 여기에 로테르담에서 발생하는 선사의 THC까지 합치면 컨테이너 당 드는 비용은 137유로(USD182)에 이른다.


벤로의 모든 시설은 2007년 중순까지 철저한 보안이 유지되는 안전한 무역시설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에 대한 일환으로 모든 트럭 기사의 핸드 스캐닝이 3월 말부터 시행됐다. 가격을 비교할 때에는 이러한 고가의 항만 서비스가 다른 저렴한 항만 서비스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강조하게 된다. 예를 들어 선사들에게 있어서 THC는 화물상자가 선박의 레일로부터 터미널 입구의 트럭에까지 실리는 과정에 드는 비용으로 나중에 빈 상자를 하차시키는 것을 포함해도 보통 길어야 300m를 넘지 않는다. 반면에 로테르담에서부터 벤로까지의 거리는 약 200km이다.

 

내륙 마케팅으로 화물 유치

ECT는 또한 벨기에의 브뤼셀과 앤트워프 사이에 위치한 윌브록(Willebroek)에도 비슷한 삼자물류(trimodal) 내륙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시범적으로 일본의 가전 기업 JVC가 이 시설을 근처 붐(Boom)지역에 위치한 유럽물류센터의 집하기지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컨테이너는 일본에서 출발하여 로테르담을 거쳐 온 것으로 바지선에 실려 윌브록으로 운송되어, 필요한 때 붐으로 공급한다.


ECT 측은 그들의 내륙 전략에 대해 “큰 난제 중 하나는 우리가 내륙에서 제공하는 이러한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을 하는 것이 항만에서 마케팅을 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는 점이다. 로테르담에서 우리는 때때로 한 해운선사 서비스를 통해 연간 10만 TEU 이상도 유치할 수도 있었던 데에 반하여, 내륙 시설에서는 우리의 모든 고객이 보유한 화물들을 거의 다 모아야 그 정도 물량이 창출될 수 있다. 아마도 이러한 이유 때문에 대부분의 하역사들이 좀 더 쉬운 방향인 선사 유치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ECT는 지난 몇 년간 이런저런 골치 아픈 문제들도 많이 겪어야만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했던 건 2001년 허치슨 포트 홀딩스(HPH)가 ECT의 지분 60%를 취득하고 2004년 초까지 그 양을 98%까지 높였던 일이다. HPH가 ECT의 진로에 장애가 되지는 않았지만, 이 내륙 정책으로 명성을 얻지도 못했다.

 

HPH의 지분참여, 폭증한 중국화물에 대응

그 다음에는 결과적으로 2004년 모든 유럽 항만에 부분적 적체를 가져왔던 폭발적인 중국발 화물량에 대응해야만 했다. 이 와중에도 ECT는 거의 정기적으로 로테르담항에서 독점은 받아들여질 수 없으며, 이는 반드시 분쇄되어야 한다는 규탄을 접해야만 했다.
ECT는 2005년에 항만내의 3/4에 달하는 해외 컨테이너 물동량(560만TEU)을 처리하면서 거의 독점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선사들은 자매사인 머스크 라인을 최대의 고객으로 유치하고 있는 유럽최대의 컨테이너 관문 APM터미널(APMT)이 좀 더 첨예한 경쟁을 일으켜주길 바라고 있다. 2005년 APMT의 처리량은 175만TEU에 그쳤지만, 2006년에는 그해 2월 머스크 시랜드와 P&O Nedloyd가 운항일정을 합친 것에 힘입어 11월경 200만TEU를 돌파했던 것이다.


ECT관계자는 이렇게 독점적 지위를 경계하는 시각에 대해 “로테르담 주변에는 앤트워프나 제브뤼헤, 암스테르담, 브레머하펜 등 많은 경쟁 항만들이 있다. 때문에 우리는 높은 시장점유율에 만족하고 있을 수 없다. 만약 조금만 허술한 서비스를 제공해도 모든 것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흥미로운 점은 HPH가 처음으로 ECT의 지분을 획득했을 때 ECT가 보유하고 있던 APMT 델타 터미널의 지분을 다시 APMT에 팔 수 밖에 없었으며, 독점의 공포가 결과적으로 환적화물에 주목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HPH는 영국에 펠릭스토항과 템즈항에서 경쟁 컨테이너 항만도 운영하고 있으며, 환적화물이 로테르담항의 전체 컨테이너 처리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


2005년에 환적화물은 로테르담항에서 가장 급증한 화물 분야로 26%의 성장세를 보여줬으며, 항만의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26.5%를 차지했다. 영국과 아일랜드가 최대의 환적 시장으로 자리 잡으면서 그 물동량은 21%의 성장세로 56만2,000TEU에 이르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아시아로부터 온 원양 화물이다.


EC는 선사들에게 하역을 위한 또 다른 옵션을 제공하겠다는 목적에서 로테르담의 새로운 컨테이너 터미널을 PONL과 공동으로 소유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ECT에 대한 추가조치를 중단했다.


때문에 AP 몰러-머스크 그룹이 2005년도에 PONL을 인수한 데에 이어 ECT가 지난해 APMT 유로막스 시설 지분의 절반을 인수했다고 발표했을 때는 모두가 깜짝 놀랐다.
ECT는 향후 더 많은 물동량 유치를 위하여 유로막스 터미널이 절실한 입장이었다. 한 관계자는 “물론 내륙 물류 전략도 우리에게 중요하지만, 좀 더 많은 물동량을 유치하기 위해선 선사들의 요구도 무시할 수 없다. 이미 많은 특정 서비스를 바라는 선사들이 이에 맞는 정박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서둘러 확장해야만 했다”고 밝혔다.


계획에 의한 것이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떠밀린 것이든, ECT는 CKYH 얼라이언스가 49%의 지분을 가지고 유로막스 터미널을 공동운영하는 것에 합의하여, 독점적 상황을 불안하게 여기던 일부 선사들을 안심시켰다.


남아있는 문제는 유로막스 터미널의 완공이 너무나도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 터미널은 원래 2007년 중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지금은 2008년 언제쯤 개장하게 될 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로막스 터미널 완공지연
ECT 소유의 델타 바지 터미널 08년 개장

지난해 Maasvlakte에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로테르담 컨테이너 터미널(RCT)이 개장함으로서 좀 더 많은 바지 터미널 캐퍼시티를 확보하게 되었지만 이로 인한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지 못하다. 아마 ECT는 RCT의 운영방식과 채산성에 불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독립적으로 운영되다보니 여전히 컨테이너는 RCT와 ECT 델타 터미널 사이를 수동 조작되는 차량을 통해서 오가고 있으며, 이는 하르텔하펜(Hartelhaven)의 다른 바지 터미널과 연계하는 것보다 비용적으로만 약간 나은 효과밖에 불러오지 못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점은 ECT 소유의 델타 바지 터미널이 2008년 초에 개장한다는 것이다. ECT 델타 터미널의 끝자락에 위치한 바지 터미널은 총연장 800m의 부두를 통해 바지선들이 외항선에 방해받지 않고 드나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로테르담 항만공사 측에서는 “이것은 큰 전진이 될 것이다. 우리가 지금 건설하고 있는 부두가 완성되어 로테르담 컨테이너 터미널과 연결되면 연간 270만 TEU가 추가되고, ECT와 APMT의 물량까지 연합하면 연간 900만 TEU에 육박하게 된다. 또한 물량이 쏟아져 들어와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하게 될 경우 APMT 부두 쪽에 200m 가량의 여유 공간도 있다. 우리는 또한 ECT의 홈 터미널과 RST의 연근해 터미널이 연간 300만TEU, 다른 터미널들이 연간 100만TEU의 여유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중기적으로 물량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확장의 다음 단계에서는 유로막스 터미널이 1,500m의 부두와 16.65m의 수심, 77ha의 포장된 부지를 갖추게 될 것이다. 이 터미널은 최대 1,800m까지 확장될 것이며 연간 290만 TEU를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Maasvlakte 반도와의 계약도 2014년까지 연장되어 있다.


APMT는 이미 연간 최대 450만TEU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Maasvlakte II의 첫 번째 원양 컨테이너 터미널의 경영권을 따놓고 있으며, ECT도 현재 두 번째 터미널 운영권 입찰에 참가하고 있다.


ECT가 로테르담 항과 그들의 배후부지에서 거둔 승리에 만족하여 안주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최근 로테르담 항 주변에서는 다른 항만들이 물동량을 가져갈 모든 준비를 마치고 있는 상황이다.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작년 앤트워프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로테르담의 두 배에 이르는 증가추세를 보이며 700만 TEU를 기록하였다. 뿐만 아니라 암스테르담 항만에 새롭게 등장한 세레스 파라곤(Ceres Paragon)컨테이너 터미널도 주목받고 있으며, 제브뤼헤도 지난해 건설된 APMT의 새로운 터미널을 등에 업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ECT는 방심할 틈도 없이 새로운 일전에 대비해야만 할 것 같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