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성장 속에서 영업이익은 ‘뚝’떨어져
물량증가 없이 단가경쟁만 심화

 

각 물류사들의 지난해 영업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직전 사업연도에 비해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답보상태가 무척 양호한 실적이라고 평가될 만큼 절반이하로 떨어지거나 적자를 실현한 곳도 눈에 띈다. 각 사별로 열심히 뛰긴 했지만 실속은 전혀 없었던 꼴이다.

 

(주)한진 영업익 60% 감소
한솔 CSN 역시 26.6% 감소
각 사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영업실적이 가장 호전을 보인 곳은 역시 대한통운. 국내 물류사 중 매출액 기준 매년 톱을 차지하는 대한통운이 작년 한해에도 가장 많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대한통운은 타 물류사들과 다르게 매출액이 미미하게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더 상승하는 ‘기이한’ 성적을 냈다(▲06년 매출액 1조1,703억원, 영업이익 601억원 ▲05년 매출액 1조1,717억원, 영업이익 586억원).


대한통운이 이러한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비교적 장기계약 체제를 갖추고 있는 항만하역 사업부문이 다른 물류사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작년 한해 택배시장과 3PL시장은 지속적으로 심화되는 단가경쟁으로 수익률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여기에 유가가 오르는 등의 상황은 모든 물류사들이 실속을 챙길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간 것.


이 와중에 대한통운은 ‘선택과 집중’의 측면에서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던 유통업을 과감히 폐쇄하는 결단력을 보였다. 작년 한해, 대한통운 마트 전주와 춘천 점을 폐쇄한 것. 이로 인해 매출액은 다소 감소했지만 되려 영업이익은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앓던 이를 시원하게 잘 뺀 셈이다. 


동방이 지난해 매출 3,210억원, 영업이익 180억원을 달성하며 직전 사업연도(매출 2,864억원, 영업이익 163억원)와 비슷한 실적을 보인 가운데 매출액 8,025억원을 달성해 매출액 기준 순위 2위에 랭크한 (주)한진의 영업이익이 현저히 떨어졌다. 영업이익이 96억원에 머무른 것. 7,427억원 매출에 26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던 직전연도에 비하면 60% 수준이나 감소한 수치이다. 한진이 이렇게까지 저조한 영업이익을 실현한 것은 시장 전반의 단가인하 요인과 함께 대전 터미널에 많은 금액이 투자돼 매출원가가 급격히 상승한 탓으로 분석된다.


한편 한솔 CSN은 작년 한해 매출액 2,515억원에 60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그러나 이는 직전 사업연도에 비해 매출액은 11.6%가 상승한 반면 영업이익은 24.6%가 감소한 수치이다.

 

아웃소싱 물량 증가 없이 3PL사만 증가
동종계열 수주 꺼리는 화주사들도 문제
지난 한해 물류사들이 매출액의 증가폭 대비 영업이익률이 저조했던 요인에는 역시 치열한 단가경쟁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물류사들은 사업규모를 막론하고 3PL 시장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종합물류업 인증제도 시행 등 정부정책에 의한 결과로 3PL 사업의 영위가 새로운 화두이자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아 갔기 때문이다. 결국 물류사들은 없는 살림에 인프라를 확충하거나 M&A를 강행해서라도 3PL을 영위하고자 체제를 변화시켰지만, 워낙 국내에서 창출되는 제조사들의 물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물량에 대한 3PL 물류기업간 경쟁만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을 낳은 것이다. 여기에 국내에 내로라하는 제조사들은 정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2자물류사 혹은 특정 물류사와의 거래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3자물류시장의 파이를 키워 3자물류사의 경쟁력을 향상시킨다는 당초의 정부정책과 시장상황은 전혀 다른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것.


3PL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더 많은 영업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대형화주의 경영마인드. 공동물류의 이점이 사회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지만 아직까지도 대량물량을 가지고 있는 한마디로 ‘힘 있는’ 화주들은 기업정보 유출 등을 이유로 3PL사업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동종계열의 다른 화주와의 계약을 꺼리고 있다. 이런 상황이 결국 3자물류를 처리함으로써 물류사들이 창출할 수 있는 이익의 수준을 제한적으로 묶어두고 있는 것.


실제로 물류사들은 주요 거래선으로 새로운 고객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솔루션이나 물류센터 등 결코 적지 않은 부담을 물류사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각기 다른 고객사의 구미를 모두 맞춰가며 수주를 위한 수주를 고집할 수도 없는 일. 화주들과의 3PL 계약이 1년 단위로 이루어지는 것이 대세이기 때문에 자칫 회사의 존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수익창출을 위한 투자로 보고 마냥 몸집을 불릴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현재 물류사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벙어리 냉가슴’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A사 관계자는 “3PL을 지금보다 더 확대해 나가려는 노력은 지속할 것이지만, 3자물류 사업으로 많은 이익을 창출하기는 힘들고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다른 방향으로의 사업구상이 필요하며 실제로 이에 대해 회사전체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택배시장 더 거센 경쟁수위 예상    
물류사들의 고전이 3PL시장의 과다경쟁에만 기인한 것은 아니다. 대한통운과 한진, 현대택배, CJ GLS 등 택배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는 물류사들은 그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까지 택배사업에서는 톱으로 랭크돼 있던 현대택배는 3월 22일 현재 지난해 3분기까지의 영업실적만을 공시해 놓고 있는데 이 자료에 의하면 3,690억원의 매출에 109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이는 4,664억원의 매출에 14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직전연도에서 답보상태의 실적을 보이고 있을 뿐, 큰 폭의 성장세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


더욱이 지금도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택배사들의 단가경쟁은 지난 2월말 훼미리택배를 전격 인수하면서 4월 1일부터 ‘동부익스프레스 택배’로 택배시장에 뛰어든 동부익스프레스와 신세계와 이마트를 계열사로 둔 세덱스가 영업소 확충에 더욱 역량을 집중시키며 성장을 꾀하는 상황이어서 그 양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우리홈쇼핑을 전격 인수한 롯데그룹이 이에 힘입어 택배사업을 진출할 것이라는 게 점쳐 지는 상황이어서 올해 택배시장에서의 경쟁은 그야말로 ‘난투 戰’이 될 공산이 크다.


물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국가의 新 성장동력으로까지 여겨지고 있는 물류산업. 더구나 세계적 공장인 중국시장에서의 선점을 위해서라도 물류사들의 경쟁력 강화는 계속해서 주문되고 있지만 그 기반이 되어야 하는 국내 시장에서의 영업상황이 악화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사회전반은 물론 국가차원에서의 심각한 고민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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