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품질을 빨·녹 시스템으로 관리

新 배송품질관리 시스템으로 가시성 높여
빠른 배송은 철저한 선행 작업에서부터

 

QCC 내부 직원들이 QSMS 모니터를 보며 작업을 하고 있다
QCC 내부 직원들이 QSMS 모니터를 보며 작업을 하고 있다

모든 일에는 ‘선순환’과 ‘악순환’이 있는 법. 외국자본의 국내 유입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가 직접 할 수 없는 것을 외국기업으로부터 서비스 받아 국내의 연관 산업이 발전하고 적지 않은 규모의 고용창출까지 이루어낸다면 이는 분명 선순환일 것이다. 

 

 특송사의 한국진출이 바로 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이들 기업들은 직접적인 자본 투자를 통해 인프라를 확충하고 인력양성에 힘쓸 뿐만 아니라 물류프로세스 상의 노하우와 경영마인드를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장으로까지 활용되고 있다. 단 이와 같은 선진기업들에게만 의존하는 것은 국내시장 잠식 측면에서 경계해야 할 부분이지만 선순환의 원천으로 활용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있다.


이제 CDMA 스캐너를 사용하는 것은 많은 물류사에 보편화되어 있다. 각 물류사들은 이 CDMA 스캐너를 통해 고객들에게 위탁한 물건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이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곳이 바로 DHL이다. DHL은 기존의 스캐너와는 달리 전국에 깔려있는 CDMA 네트워크를 이용함으로써 전국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배송직원이 DHL의 네트워크로 정보제공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착안, SK텔레콤과 제휴해 국내 최초로 CDMA 스캐너를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고객은 배송의 진행과정을 확인할 수 있고 물류사는 언제 어디서나 발생될 수 있는 배송과정상의 문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DHL은 이에 더 앞서 물류통제센터를 오픈하고 배송품질관리시스템을 통해 화물배송 과정상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그 위급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 놓았다. 

 

작년 9월 배송품질관리시스템 전격 도입
“사후가 아닌 사전에 문제 파악한다”
DHL은 2005년 물류통제센터(QCC, Quality Control Center)를 오픈했다. 전 배송과정에 대한 가시성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다. 물품이 위탁되는 순간부터 단계별로 체크포인트를 발생해 DHL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이 원한다면 배송과정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 현재 일반 물류사들이 취하고 있는 서비스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배송상태를 별도의 확인절차를 거쳐야만 알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즉 물건의 배송과정상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인지하고서야 확인절차를 통해 발생된 문제를 파악할 수 있는 것. 이러한 문제에서 착안된 것이 물류통제센터이다. 이 통제센터는 관할 사무소의 현장상황을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기자가 찾아간 곳은 강북센터로 마포구 등 강북지역에 위치해 있는 사무소의 현장상황이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되고 있었다. 특히 이 강북센터에는 지난해 9월 획기적인 배송품질관리시스템(QSMS: Quality Shipment Monitoring System)이 도입돼 그 역량이 한층 강화됐다.


배송품질관리시스템은 물품에 대해 QCC 직원들이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원리는 이렇다. 수출물품의 경우 DHL 배송직원이 작성된 운송장에 인쇄되어 있는 바코드를 지니고 있던 스캐너로 읽으면 그 즉시 해당 운송장에 대한 정보가 DHL 네트위크를 통해 내부 시스템으로 전송되면서 DHL 내부직원이 해당물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시작한다. 이후 물품은 DHL 서비스센터에 내려질 때, 다시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 가는 차에 실릴 때,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내려질 때, 비행기용 컨테이너에 실릴 때 등 각 단계마다 배송직원이 스캐너로 바코드를 읽어 체크포인트를 발생시킨다. 이 단계별 체크포인트가 정해진 시간 안에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여부가 스크린에 자동으로 표시되는 것이다.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물품은 노란색으로 그렇지 않은 물품은 빨간색으로.


이 시스템은 해당 직원이 확인작업을 따로 해야만 배송상황을 알 수 있는 종전의 시스템과는 180도 다른 개념일 뿐만 아니라 배송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문제를 미리 파악하고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사전 대응 전략을 구사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실제로 QCC 내부에는 대형강단 안에 있는 칠판만한 크기의 대형스크린이 여러 가지 상황을 보여주고 있었다. 왼쪽으로는 관할 사무소의 상황이, 오른쪽에서는 코드별 물품의 배송상황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물품의 배송상황을 알려주는 스크린에는 간혹 빨간색으로 표시된 것이 보였는데, 시간이 조금 지체된 경우가 바로 이렇게 표시되고 있었다.  상황이 해결되면 다시 녹색으로 변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간이 오랫동안 지체되는 경우에는 위급 표시등이 나타난다.


또 스크린 중간에는 서울 전지역의 교통상황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모니터가 마련돼 있었다. 정시 혹은 더 빠른 배송을 최우선으로 하는 물류사에 교통정보는 가장 중요한 서비스의 관건. 특히 교통체증이 심한 서울시내를 사방팔방으로 가로질러야 하는 물류사들의 애환이 엿보이기도 했다.


 X-ray 검사대까지 완비, 선행작업 철저
강북센터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X-ray 검사대. DHL은 강북센터에 들어오는 모든 수하물에 대한 보안검사를 자체적으로 수행하고 있었다. 이 시스템은 DHL의 배송서비스를 2시간이나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DHL 자체에서 이미 보안검사를 철저하게 수행하고 있는 것이 인천공항 세관은 물론, 각국 관련 기관에 인지되어 있기 때문에 비행기 출발시간 4시간 전에 도착해야만 모든 수속을 끝내고 비행기에 적재시킬 수 있는 타 사의 경우와는 달리 2시간 이전에만 도착해도 적재가 가능한 이점이 있다. 테러의 위험에 전세계가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 자체적으로 최첨단의 X-ray 검사대를 완비해 놓고 위험 수하물에 대한 격리를 선행하고 있는 것. 이런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적지 않은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DHL의 모든 사무소가 이렇게까지 완벽한 선행작업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무소에서 이런 작업을 수행하지 못한 물건들은 인천공항의 DHL 화물터미널에서 수행하는데 수하물의 적체를 막기 위해 24시간 통관작업을 수행하는 곳도 DHL뿐이다. 


잠깐 동안이나마 DHL 강북센터를 둘러보면서 일련의 배송단계 마다 숨겨져 있는 섬세한 노하우 위에 획기적인 시스템이 더해져 세계적인 물류사라는 명맥을 이어가고 세계 각지로의 익일배송을 가능케 하고 있었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