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금융 접목한 투자가 살 길이다”

 

전병조 국제기획관.
전병조 국제기획관.

글로벌물류네트워크 구축사업, 발상은 수년전 시작됐지만 해수부가 지난해부터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성 정책이다.

 

이 사업계획이 정식 발표된 1년전 냉담했던 물류·금융·건설사들이 지금은 관련 협의체로 모여들어 이를 채널로 세계의  물류시설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사업을 타진하고 있다.


제조기업이 아닌 물류기업들이 세계로 뻗어나가 그곳에서 발생시킨 수요를 한반도의 물류중심과 연계시킨다는 구상이다.

 

얼핏 보면 “뜬 구름잡는 理想”인 것같다. 그러나 세계의 물류기업과 금융은 진작부터 움직이고 있고 그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글로벌물류네트워크를 서둘러 동시다발로 추진하는 연유이다. 실제 70개가 넘는 관련 기업과 단체들이 동 사업에 동참하기 위해 모여들고 있어 이 사업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글로벌 물류네트워크 구축사업은 ‘글로벌물류사업단’ 단장이자 국제기획관인 전병조 국장이 주도하고 있다. 전 국장은 재정경제부에서 20여년을 근무해온 인물로 지난해 해수부 안전관리관으로 공개 선임됐고, 지금은 국제기획관을 겸임하고 있다.

 

 재경부 시절부터 물류와 금융을 결합한 산업이 장차 한국의 미래산업이라고 여겨온 그는 해수부로 옮겨와 현재 사업을 총괄하면서 “더 이상 제조업을 유지할 수 없는 시대를 맞아 기업이 한국을 떠난다고 안타까워하기 보다는 ‘고자본 초교육 시대에 걸맞는 미래지향적인 산업을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소신을 정책으로 펼치고 있다.


그는 “물류기업만의 의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정부가 앞장선다고 되는 것도 아니며 돈만 있다고 되는 것도 아니기에 ‘정부+금융+물류기업’이 3위일체가 되어 네덜란드와 싱가폴이 하고 있는 고부부가치 물류산업을 핵심산업으로 지향해야 한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또한 영국금융 강국인 배경에는 해양국이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영국의 금융이 조선과 해운을 지원하기 위해 생겨났고 금융이 강하다보니 해양강국이 될 수 있었던 역사를 볼 때, 물류와 금융의 결합은 한반도의 물류허브 전략과 결코 별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전병조 국장에게 이 사업의 추진경과와 방향을 들었다.     


 

◇글로벌 물류네트워크 구축사업의 비전에 대해.
“글로벌 물류네트워크 구축 개념은 벌써부터 있었다. 문제는 무엇을 내용으로 담아내느냐 였다. 재경부 지역경제과장 시절 해외출장이 잦았다. 항공여행을 하다보면 싱가폴을 경유하는 일이 다반수다. 세계의 항공기와 선박이 싱가폴로 몰려드는 흡인력의 요인이 물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해수부에 물류와 금융을 결합시킨 투자개념을 글로벌 물류네트워크 구축사업방안으로 제안했었다. 결국 대통령께도 이 사안이 보고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이다. 처음 아이디어를 냈지만 이렇게까지 발전할 지는 사실 몰랐다.” 

 

◇투자협의체에 참여기업의 면면을 보면 금융기관의 참여가 주목할 만하다. 물류업에 대한 금융권의 인식이 많이 변한 것같다. 어떤 요인이 작용했다고 보는지
“금융권에서의 반응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 업무를 맡은 이후 금융계 인사들을 수시로 만났다. 금융동아리 활동이나 금융권 CEO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통해 물류와 금융의 결합 투자에 대해 계속 알려왔다. 그 결과 상당히 많은 금융사들이 이 사업에의 참여를 희망했고, 사모펀드 조성도 이미 착수에 들어갔다.”

 

◇사모펀드 조성 경과와 윤곽이 드러나는 시기는 
“현재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국민은행이 사모펀드 조성사로 참여하고 있다. 사모펀드는 복수로 갈 것이다. 펀드는 다다익선이라 생각한다. 공식 제안서를 제출받아서 사모펀드 참여 금융사를 지정했다. 또다른 금융사도 조건이 되면 참여시킬 것이다. 펀드는 사업성 검증을 통해 투자가 결정되면 곧바로 일으킬 수 있다. 사모펀드에 출자할 수 있는 정부 예산은 100억원이 확보돼 있다. 사업이 성사되면 그 규모의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 현재 70여개사가 국제물류투자협의체에 가입했는데 공식발족 일정과 운영스케줄
“동 협의체는 민간기업간의 투자클럽 형식이기 때문에 공식발족의 형식은 없다. 투자대상으로 실사를 마친 건에 대한 정보공유와 관련회의는 지금도 실시하고 있다. 특별한 스케줄은 없다. 그러나 세계의 물류시장에 대한 물류기업들의 움직임이 너무 빨라서 불과 수개월전의 정보가 구문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현지에 가보면 이미 유수의 글로벌 물류기업이 투자를 확보한 경우가 몇건 있다. 이것이 바로 이 사업을 동시다발로 진행하는 이유이다. 한시가 급하다.” 

 

 ◇글로벌 물류네트워크 구축사업의 사업성에 대해
“ 개인적으로 물류서비스 사업밖에 우리가 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제조업 시대는 이미 갔다. 초교육국이 되어 있는 지금 제조업은 아니다. 네덜란드와 같이 서비스산업만이 살길이다. 장차 국제 물류산업은 교육수준이 높은 우리국민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5만불 시대의 미래를 위해서 물류와 금융을 접목한 산업은 꼭 필요하다. 지금 우리사회는 분위기가 나빠 투자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것이 현실임을 직시해야 한다. 자본축적도가 높은 상태에서 투자선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3위일체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정부와 금융, 물류기업의 3박자가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외교적인 노력으로 먼저 사업의 물꼬를 터주면 금융은 자금을 대고 물류기업은 사업을 구상하는 개개의 역할을 유기적으로 해야 한다. 현재 문제는 자금이 아니라 투자대상이다. 항만과 배후지등 다양한 대상을 발굴해 놓았지만 실상 해당국 정부에서 관련투자를 수용하는데는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정부간의 협력과 교류관계를 통해 투자의 물꼬를 트는 게 우리가 하는 일이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