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

윤형주, 1970년 여름 대천해수욕장서 즉흥 작곡·작사
2005년 3월 노래비 세워져 관광객들에 ‘추억의 명소’


 
 
랄 라라라라라라 랄 라라라라라라
랄 라라라라라라 랄 라라라라라라(전주)

조개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
불가에 마주 앉아 밤새 속삭이네
저 멀리 달그림자 시원한 파도소리
여름밤은 깊어만 가고 잠은 오질 않네
랄랄라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 라라라라

아침이 늦어져서 모두들 배고파도
함께 웃어가며 식사를 기다리네
반찬은 한두 가지 집 생각나지만은 
시큼한 김치만 있어주어도 내게는 진수성찬
랄랄라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 라라라 라라 라라 라라 라라라라

밥이 새까맣게 타버려도 못 먹어도
모기가 밤새 물어도 모두 웃는 얼굴
암만 생각해도 집에는 가야할 텐데
바다가 좋고 그녀가 있는데 어쩔 수가 없네
랄랄라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 라라라 라라 라라 라라 라라라라

왕성상
왕성상
바캉스의 계절 여름이다. 산과 바다, 섬과 강, 계곡에 피서객들이 북적이고 흥겨운 노랫소리가 들린다. 해수욕장 백사장에 빙 둘러 앉아 기타반주에 손뼉을 치며 노래를 부르는 젊은이들 모습이 정겹다. 젊은이들에겐 뭐니 해도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바다가 인기다. 
“조개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 오랜만에 들어보는 ‘라라라 송(Song)’이다. 이 노래는 한 때 피서지의 대표곡이랄 정도로 많이 불렸던 건전대중가요다. ‘조개껍질 묶어’로 더 잘 알려진 이 곡은 여름철 해변을 찾은 젊은이들이 즐겨 부르던 노래로 한동안 통기타문화를 이끌었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포크음악을 이끌었던 가수 윤형주씨의 유명세도 한몫했다.

친구들과 돌림노래 부르기 위해 작곡
윤형주가 작곡, 작사하고 노래까지 부른 ‘라라라 송’은 지금으로부터 43년 전에 만들어졌다. 세월이 그렇게 흘렀지만 중·장년층들은 지금도 여름철만 되면 옛 추억을 떠올리며 흥얼거리게 된다.  
국민가요 ‘라라라 송’의 탄생은 1970년 8월 여름 어느 날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에서 시작된다. 통기타를 들고 포크음악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윤형주는 친구들과 우연히 충남 대천을 찾았다. 더위를 식히며 우정을 다지기위해 였다. 해수욕장에선 우연히 또래의 여대생들도 만나 자리를 함께 했다.
윤형주는 일행들과 해변에서 캠핑을 하며 신나게 놀았다. 그러나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노래가 빠질 수 없는 것. 그는 여학생들 마음에 들어 보이면서 친구들과 돌림노래로 부르기 위해 즉흥으로 작사, 작곡했다. 노래는 1971년 김세환과 함께 한 스필릿 앨범 ‘별밤에 부치는 노래 씨리즈 3집’을 통해 공식 발표됐다.

 
 
남녀청춘들이 해변에서 캠핑을 하며 노는 모습이 동영상처럼 떠오른다. 바닷가에서 주운 조개껍질로 목걸이를 만들어 여자친구 목에 걸어주는 남자친구, 모닥불을 피워놓고 여름밤을 보내는 장면 등이 아련하게 그려진다.
그렇게 이슥하도록 신나게 놀다 늦잠을 자는 바람에 아침식사가 늦어졌고 별다른 반찬 없이도 맛있게 밥을 지어 먹는다는 내용이 노래 속에 담겨 있다. 바닷가를 찾는 보통 젊은이들의 하계캠핑장면이 그림을 보는 것 같다.

 
 
4분의 4박자로 율동을 하며 부를 수 있는 체조노래로도 안성맞춤이다. 약간 빠른 템포여서 기타반주에 맞춰 손뼉을 치며 흥겹게 합창할 수 있는 캠프송의 단골이기도 하다.
‘라라라 송’은 그 뒤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곡으로 떠올라 크게 히트했다. 각종 연수회나 MT, 야유회 땐 이 노래가 필수 곡으로 등장했고 지금도 애창되는 장수노래다.
노래탄생 배경지가 된 대천해수욕장엔 2005년 3월 4일 노래비가 세워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포크송 노래가 세워진 그날 오후 5시 제막식에 이어 밤 7시부터 보령문화예술회관에선 보령시 주최 ‘추억과 낭만을 찾아 떠나는 보령음악회콘서트’도 펼쳐졌다. 윤형주, 김세환, 송창식, 유심초 등 가수들이 출연했다. 그해 8월초엔 대천해수욕장에서 한국포크페스티벌도 열려 눈길을 모았다. 그 뒤 노래비는 대천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추억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대천해수욕장은 서해안 최대 물 놀이터
대천해수욕장은 서해안 최대 물 놀이터이자 관광휴양지로 지난 6월 15일 개장됐다. 3.5km에 이르는 패각분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 속 야영장 등을 갖춘 국내 최고피서지로 한해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는다.

해수욕장 개장기간 중엔 갖가지 볼거리와 즐길 거리들이 이어진다. 7월 19일~28일 세계적 축제로 발돋움한 ‘제16회 보령머드축제’가 열렸다. 아름다운 바다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조형물, 야간경관조명들도 시민탑 광장에 설치됐다. 분수광장엔 4명이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는 ‘짚 트랙’이 지난해 준공돼 멋과 낭만의 피서지시설로 인기다.

 
 
보령머드축제는 △24시간 보도채널 CNN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온라인저널리즘인 미국 허핑턴포스트HUFFINGTON POST △호주의 배낭여행자를 위한 여행안내 잡지회사사이트 티앤티 매거진TNT magazine △베트남의 미인대회사이트인 으오이사오 사이트(7월5일자) △태국 데일리뉴스(6월23일자) 등 세계 유명언론들에 소개돼 눈길을 끈다.
관할관청인 보령시는 자동제세동기 3대를 갖다놨고 물놀이안전시설 예방 폐쇄회로CCTV 2대, 고압멸균소독기 1대를 더 갖추는 등 관광객편의시설도 보강했다.

‘라라라 송’ 노래 주인공 윤형주는 1947년 11월 19일 서울서 태어나 경기고를 거쳐 연세대 의대(1966학번)에 입학했으나 2년 뒤 경희대 의대로 전학했다. 그는 1967년 송창식과 남성 뚜엣 트윈폴리오를 결성, 가요계에 데뷔했다. 1970년부터는 솔로가수로 방향을 바꿔 1971년, 1973년엔 라디오매체인 동아방송DBS에서 활동했다. 시인 윤동주의 6촌 동생이기도 한 그는 ‘우리들의 이야기’, ‘두개의 작은 별’ 등의 많은 히트곡들을 갖고 있고 1400여곡의 CM송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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