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체 기술력확보 ‘청신호’
올한해 조선업체 4개 제품 산업기술상 수상
건조현장 신기술로 효율적인 업무처리 기대

국내 조선업체가 세계 선박건조시장에서 오늘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성장에 성장을 거듭

해 최고가 됐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핵심기자재에 대한 자체기술력 부재는 절름발이 성장이라는 평가를 면할 수 없는 국내 조선산업의 이면이기도 하다. 


그런 중에 최근에는 각 조선업체별로 제반시설의 국산화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건조경험이 누적되는 만큼 현장에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반시설의 개발 및 업그레이드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 특히 올해는 우수 신기술을 선정해 포상하는 ‘IR52 장영실상’에 현대중공업을 선두로 한진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이 줄이어 수상하는 영예를 안아 우리 조선업체들의 기술력이 향상되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11월말 현재까지 IR52 장영실상 수상제품으로 선정된 조선업체의 4개 제품을 소개한다.

 

현대중공업 = 파이프라인 자동 용접시스템

IR52 장영실상으로 29주차에 선정된 것은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파이프라인 자동 용접시스템(모델명 HHI-AWS-OFFSHORE). 파이프라인 자동 용접시스템은 해저에 부설하는 파이프라인을 해상의 바지(Barge)선상에서 용접할 수 있도록 하는 설비이다.
 
세계최초 자가 고장진단 기능
현대중공업의 이 용접시스템은 세계 최초로 자가 고장진단 기능과 ‘원터치 방식’의 사용자 편의성과 오류진단이 포함된 원격제어시스템, 레이저 센서를 이용한 파이프 용접선 자동 추적 기능 등을 두루 갖춘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자동 용접시스템이다. 또한 이 장비는 현대중공업에서 자체개발함으로써 원가를 수입가 대비 1/3로 감소시켰다.
현대중공업은 이 시스템의 개발을 성공함에 따라 자체 기술과 장비를 이용해 독자적으로 해저 파이프라인 부설 공사를 수행할 수 있게 됐으며 한해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 항해자료ㆍ기록 저장장치

44주차 IR52 장영실상 수상제품으로 선정된 것은 현대중공업의 실시간 선박 항해자료ㆍ기록 저장장치. 이 장치(이하 VDR)는 비행기로 치면 블랙박스에 해당한다.

 

비디오와 오디오 통합과 동시에 원가절감
VDR는 해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선박의 사고 및 침몰/조난 등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운항정보, 레이더 영상 정보, 휠 하우스의 음성 정보를 12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기록하는 장치로 기록된 데이터는 실시간 온라인 재생기(PlayBack)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장비이다. 이 장비는 국제해사기구(IMO)규정에 의해 2001년부터 건조되는 선박에 의무적으로 탑재되고 있다.
이번에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VDR는 레이더 영상 정보와 오디오 음성신호가 개별적으로 작동하던 종전 방식에서 탈피해 비디오와 오디오를 통합한 것이 그 특징이며, 이를 통해 원가절감을 실현해 가격경쟁력 또한 확보했다. 또 데이터 압축과 복원 기술을 채택해 제한된 용량임에도 메모리 저장을 극대화할 수 있게 했다.
현대중공업은 또한 고화질ㆍ고음질 고속 디지타이징 보드 설계 기술을 자체 개발해 HD TV급 화질과 스테레오 수준의 오디오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게 했다.

 

한진중공업 = 후판 전용 자동 수직 용접기

36주차 IR52 장영실상 수상제품으로 선정된 것은 한진중공업에서 개발한 후판전용 자동 수직 용접기(모델명 HW-EG2). 이 제품은 40회 이상 반복적으로 용접해야 하는 70mm이상의 두꺼운 강재를 1~5회 만에 용접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작업시간 10배 이상 단축 효과
소형 경량화로 취급 편리
용접두께를 설정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는 한진중공업의 동 제품은 대형선박을 선호하면서 부재 또한 두꺼워지고 있어서 선박건조현장에서는 획기적인 작업효과가 기대되는 제품이다. 실제로 이 제품을 이용하면 선체 중 75mm의 고장력 후판 10미터를 용접하는데 종전 300시간이 소요되었다면 30시간 이내로 10배 이상 단축시킬 수 있다. 더욱 그동안 작업자가 사다리 위나 고소차에서 매달려 수작업으로 장시간 작업을 해야 했던 수직 용접작업을 이 용접시스템은 자동으로 처리해 작업시수를 획기적으로 단축함은 물론 품질의 향상도 기대되고 있다. 
또한 25kg대의 종전 모델보다 가벼운 14kg대의 소형 경량화를 실현해 작업자가 편리하게 취급할 수 있도록 했으며, 작업현장의 조건을 고려해 디지털 원거리 통신제어기술과 용접 아크의 상태를 자가 판단하는 첨단기술을 개발해 적용함으로써 작업의 정량화와 품질의 최적화를 이룩했다.
한진중공업에서는 현재 8,100TEU급 컨테이너선을 본 용접시스템을 적용해 건조 중에 있다.

 

공기 단축 등 유형적 파급효과 커
한진중공업에서는 이 제품의 개발로 작업자의 직접인건비 절감은 물론 도크기간 단축에 따른 경영기여 효과와 5년간 유형적 파급 효과가 900여억원으로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장비의 경량화로 최근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근골격계 등 재해예방 차원과 고효율 고품질의 용접기술을 인정받음으로써 수주경쟁력 차원에서도 크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이 제품은 올해 9월 과학기술부가 인정하는 신기술인정(KT마크)도 획득했다.

 

대우조선해양 = 액화천연가스 재기화운반선

36주차 IR52 장영실상 수상제품으로 선정된 것은 대우조선해양의 액화천연가스 재기화운반선박(이하 LNG-RV)으로 이 선박은 대우조선해양에서 개발해 상용화까지 성공한 것으로 LNG-RV의 건조기술은 전 세계에서 대우조선해양만이 독보하고 있다.

 

재기화 설비 탑재로 해상서 가스 공급
대우조선해양의 LNG-RV(Liquefied Natural Gas Regasification Vessel)는 천연가스를 액화된 상태로 실어 나르기만 하던 기존의 LNG선 위에 LNG 재기화 설비를 탑재, 해상에 정박한 채 액화천연가스를 공급할 수 있는 배이다. LNG-RV는 특히 대우조선해양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신기술이어서 액화천연가스 공급시장의 신기원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척당 가격 2억6,000만달러나 되는 고부가가치선이다.
LNG-RV에는 LNG 재기화 시스템과 위치제어시스템(MAPS ; Manoeuvering Aids & Positioning System), 재기화 및 MAPS, 모의 시험장치(Simulator), 해상에서의 선박 계류 및 가스 공급장치 등의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이는 육상 LNG 공급기지에 설치된 LNG 기화, 공급설비의 역할을 1척의 배가 수행하는 것으로 막대한 시설투자비와 공사과정의 환경파괴 등을 일거에 줄이는 획기적 신기술이다. 또 소규모 공급 지역의 LNG 공급과 테러 위험의 회피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02년 벨기에 엑스마사에서 이 선박 2척을 수주, 올해 1월과 5월 각각 인도했다.
또 지난 9월 미국 뉴올리온즈에 불어 닥친 태풍 카트리나로 주변 가스공급 시설 대부분이 가동을 중단한 가운데에서도 가스공급을 계속하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해 선주사 사장으로부터 감사편지를 받기도 했다.

 

■ IR52 장영실상이란?

산업기술상으로 매주 1개 제품 선정

IR52 장영실상은 91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산업기술상으로서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와 매일경제신문사가 공동주관하고 과학기술부가 후원하고 있다. 
이 상은 조선조 세종대왕 시절 세계 최초의 측우기 등 뛰어난 과학기술을 발명하는데 일등공신으로 공헌했던 장영실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마련돼 우리기업과 기술연구소에서 개발한 우수신기술 제품을 선정ㆍ포상함으로써 기술개발자의 사기를 높이는데 그 의의를 두고 있다. 또한 명칭 중 IR은 Industrial Research의 약자로 산업기술연구, 52는 1년 52주 동안 매주 1개 제품씩을 시상한다는 의미를 각각 담고 있다.
이 상의 심사는 국내에서 개발한 제품으로 신청 접수한 제품 중 예비심사(면접심사)와 본심사로 2단계 심사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예비심사는 1995년부터 전자·전기기기 분과를 비롯해 컴퓨터·정보통신, 기계, 화학, 고분자, 섬유소재 등 6개 분과 12개 위원회로 세분화해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심사기준은 △제품의 경제성 △기술적 독창성 △관련산업 파급효과 △기술적 노력도 등이다.
한편, 2004년에는 삼성중공업이 25주차와 39주차에 자항추진 내빙 FPSO와 벽면 흡착식 진공 Blasting Robot으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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