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에 세계 경제 살릴 해법 있다

제7회 세계해양포럼 9월 11~13일 서울서 열려
해양경제, 선박금융, 오프쇼어 등 주요 이슈 다뤄

 

올해 제 7회를 맞은 세계해양포럼이 ‘변화의 파도를 넘어 기회의 바다로- 21세기 동북아시아 신해양질서’라는 주제로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해양수산부, 부산광역시, (사)해양산업협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제 7회 세계해양포럼은 해양분야 세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동북아 해양의 나아가야할 방향과 전략을 짚어보는 자리였다.

 

 
 
2007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세계해양포럼은 부산지역 포럼이라는 인식을 극복하고 폭넓은 참여 분위기 조성을 위해 올해는 서울에서 첫 개최됐으며 해양분야 국내외 3,000여명의 석학 및 전문가, 해양관련 기업,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12일 개막식에서 김재철 세계해양포럼 조직위원장은 “2013년 동북아시아는 주변국의 리더십 대전환을 맞이했고 신해양질서의 헤게모니 선점을 위한 새로운 질서가 형성됐다”면서 “해양을 중심으로 한 신경제가 주목되면서 해양거버넌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제 7회 세계해양포럼이 동북아시아와 세계해양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해주길 바란다”고 개최선언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독(김영석)을 통해 “올해 해양수산부가 출범한 후 처음 맞이하는 해양포럼은 그동안 대한민국 최대의 해양지식포럼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세계 각국이 바다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양에 깊은 관심과 지원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해양수산부 윤진숙 장관은 “2013년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5년만에 해수부가 해양통합행정부처로 부활한 뜻 깊은 해”라면서 “한국 정부는 해수부 부활을 계기로 해양산업과 바다를 미래성장이자 번영의 핵심동력으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어 “바다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해서는 민간, 정부, 학계를 아우르는 국제적 수준의 오션 거버넌스(Ocean Governance) 구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부산시 허남식 시장은 “동북아 해양수도를 지향하는 부산시는 기존 패러다임을 전환해 해양신산업 육성, 해양경제특구 도입을 통한 항만공간의 창조적 이용 등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면서 “해양의 역할과 중요성이 한층 높아가는 이 때 해양산업 분야에서 각국의 역할과 상호협력을 논의하는 이번 포럼은 뜻 깊고 유익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식의 축하공연에는 팝핍현준과 국악인 박애리씨가 ‘국악과 팝핀의 만남’이라는 무대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동북아 신국제질서, 해양의 역할은
이번 세계해양포럼에서는 △동북아 해양 경제의 잠재력 △신 해양산업을 통한 창조경제 실현 △해양과학의 현재와 미래 등 해양의 메가트렌드를 조망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11일 오후 환영리셉션을 시작으로 12일 개막식과 함께 해운, 해양플랜트, 해양환경, 선박금융, 수산분야 등 해양의 주요 이슈들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본격적인 세션이 진행됐다. ‘동북아 해양경제의 잠재력과 기회 그리고 도전’, ‘동북아의 지속가능-친환경적인 수산업’, ‘오프쇼어 플랜트 산업의 R&D 프론티어’, ‘연안과 해양환경의 주요 이슈’, ‘해운 및 선박금융시장의 글로벌 전략’ 등 5개의 메인세션이 진행됐으며 ‘신해양산업을 통한 창조경제의 실현’, ‘해양과학의 현재와 미래’, ‘한-중 해양경제 라운드 테이블’ 등 3개의 스페셜 세션이 13일까지 이틀 간 진행됐다.


특히 오프닝세션에서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메가트렌드(Megatrend)’의 저자이자 저명한 미래학자인 나이스빗 부부(John Naisbitt and Doris Naisbitt)가 성장 정체에 놓여있는 세계경제의 해법이 해양에 있다는 ‘오션 메가트렌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으며 세계해양포럼 조직위원회 운영위원장이자 공동의장인 홍승용 덕성여대 총장의 사회로 문해남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 히토시 호타 일본해양과학기술센터JAMSTEC 사무총장, 크래그 맥클린 미국국립해양대기관리청NOAA 부청장보 등이 참여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나이스빗 부부(좌측2명)와 오프닝세션 참가자들
기조연설을 맡은 나이스빗 부부(좌측2명)와 오프닝세션 참가자들

“동북아 메가 트렌드는 ‘해양 新경제’”
나이스빗 부부 기조연설
동북아 지역의 국제적 변화와 영향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하는 결론은 각종 보고서와 자료를 통해 모두가 자체적인 결론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인간은 인지경향에서 편향적이다. 자신의 의견과 원치 않는 다른 의견은 배제하는 경향이 있으며 자기만의 의견을 고집하는 선입견으로 가득 차 있다. 과거에 집착하기도 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아이슈타인은 원자력을 부수는 것보다 편견을 깨는 것이 어렵다는 명언을 남겼다. 우리는 이처럼 새 것을 받아들이고 수용하기 보다는 과거에 집착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 따라서 가까운 미래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집을 버리고 오픈마인드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는 것이다. 미래라는 것은 현 순간에 내재되어 있으며 모든 현상과 사건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우리는 이 부분에서 주요 키포인트 6가지를 정리했다.


첫째, 새로운 세계 질서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세계 질서는 밑에서부터 위로(bottom-up) 진행되고 있다. 환경적인 착취와 오염적 피해가 가해지고 전 세계 어느 곳이던 실용적인 개혁에 관한 움직임과 목소리가 존재한다. 16세기 후반 마틴루터는 95건의 논제를 발표했는데 이는 당시 부패하고 제 기능을 갖지 못한 가톨릭 교회에 대한 시위이자 반역이었고 현재 우리 상황과 유사하다. 금융시장, 환경착취, 오용된 거버넌스, 빈부격차, 반부패 등 다양한 현상에서 이 같은 저항을 느낄 수 있다. 오늘날 서양 헤게모니의 종식과 개혁의 목소리가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경제글로벌화가 경제시스템을 바꾸고 있고 과거 진부한 거버넌스 모델에 대한 개혁이 요구되고 있다. 가톨릭 헤게모니의 붕괴는 유럽의 사람들의 생활의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500여년전 개혁에 대한 목소리에서 가톨릭 헤게모니가 무너졌고 그 여파는 종교를 초월했다. 권력의 상실과 과학의 부상을 이끌며 근대로 나가는 돌파구가 된 것이다. 이를 볼 때 서양의 헤게모니 종식도 나아가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줄 것이라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세계 최고라는 아집과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미국은 마치 전 세계의 리더인 냥 지속적으로 훈계하고 있으며 특히 태평양 지역에서도 여전히 자국이 우위한 국가라고 믿고 아시아나 다른 국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 서양은 아직까지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며 경제적 문제, 거버넌스에 있어서도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아집에 사로잡혀 있다. 이것이 잘못됐다는 것은 유럽 금융위기에서 판명됐다.
21세기는 특히 경제 이데올로기 부분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큰 우위를 점하고 있다. 우리가 아시아 특히 중국에서 강의할 때 아시아 국가들은 학습 열정이 어마어마하다. 무엇이든 유용한 정보가 있으면 실용적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유럽 같은 경우는 실제로 강의하는 문화, 훈계하는 문화에 익숙해 있어 잘 들으려 하지 않는다는 허점이 있다.


한국은 50여년 전만해도 70%가 문맹이었으나 오늘날 한국은 전 세계 교육부문에 있어서 톱 3에 진입했다. 한국에 대한 교육의 질은 계속해서 나아질 것이다. 중국은 단기간 내에 빈곤에서 탈피했고 남미도 향후 10년 동안 대략 5억~6억명의 인구가 중산층으로 이동할 것이고 이는 전 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이다.

 

 
 
글로벌 협력과 해양전략의 변화
둘째, 서방의 헤게모니는 글로벌 다각화와 글로벌 영향에 의해서 대체될 것이다. 서구가 주도하던 세상은 변화할 것이다. 전 세계에서 미국이 최대 경제를 자랑하고 미국이 지니는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명령할 수는 없다. 실제 미국인의 평균 소득이 축소되고 있다. 미국 중산층의 규모가 줄어들고 많은 중산층이 저소득층으로 이동하고 있다. 통계결과에 의하면, 아메리카 푸드뱅크를 통해 5,000만명에게 음식이 제공되고 있다. 이런 하락세는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2020년 신흥개발도상국들은 전 세계 GDP에서 서구 세계를 능가하게 될 것이다. 신흥국가들은 서구에 비교하여 자신들의 경제적·정치적 제도에 대해 돌아보고 역사와 문화를 가늠하고 있다. 이들은 더 이상 전 세계의 의사결정에서 서구의 지시만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다. 서구 주도에서 권력이 분산되면서 다양한 국가들이 목소리를 키워내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쇠락하고 많은 국가들이 부상하고 있다.
셋째, 경제적 실용주의는 이데올로기보다 더 우위를 점할 것이다. 전 세계는 20세기 이념에 의해 2개의 진영으로 나눠졌다. 서구 민주주의의 반대편에 공산주의와 계획경제가 있었고 대다수 정부는 2가지 진영 중 하나에 서 있었다. 하지만 계획경제는 기업환경의 성장을 갖고 오지 못했다. 이에 21세기 국가들은 이념에 의해서가 아니라 경제적 성과에 의해서 자신의 위치를 자리잡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정부의 역할, 거버넌스의 역할이 늘어나게 됐다.


따라서 21세기 우리의 과제는 경제의 글로벌화 기회와 과제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다. 기업활동과 경제활동은 글로벌화되어 있지만 정부는 지역을 기반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 이에 각국의 정부는 경제 글로벌화에 적응해야 한다. 이 균형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어떤 국가는 조화에 성공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정부 지배구조의 개혁은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 해양경제는 블루이코노미다. 많은 극동지역에서 해양산업이 GDP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저소득층의 약 10억명이 해산물을 주 영양원으로 섭취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현실을 인식하지 않고 바꾸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글로벌 기관과 국가 정부는 우리 시대의 요구와 긴밀하게 연결되지 않고 뒤처지고 있다. IMF, WTO 등은 서구에 의해 설립된 기관들이지만 글로벌화는 서구가 주도하는 국가기관의 움직임보다 빠르다. 수천 건의 조약이 조인되었지만 조약이 실질적인 효과를 낳은 경우는 거의 없다. 21세기에는 기후변화, 오염, 사이버보안, 인구 이중문제, 금융위기 등의 문제들이 만연하다. 따라서 글로벌 차원에서 공동의 행동이 필요하다. 글로벌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는 곳은 항공부문이다. 모든 국가가 항공을 통해 다른 국가로 이동하고 있으며 공항에 착륙할 때 다른 항공기와 충돌하지 않게 조율이 필요하다. 이처럼 글로벌 협력은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의 사고방식과 의견은 방어막을 치면서 자신의 이해만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거나 협력을 하지 않고 있다.


넷째, 새로운 경제동맹체제는 전 세계 무역의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다. 많은 개도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부상하면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어업, 해운, 관광, 정치적 역할 등 동아시아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인 경제적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또한 정치적인 국면보다는 경제적인 이해가 우리의 결정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서구의 도움이 없이도 자립할 수 있고 새로운 파트너십과 무역환경에서 글로벌 협력을 이루고 있다. 아시아 뿐 아니라 아프리카 중남미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중국과 아프리카의 무역규모는 2011년에 1,660억달러가 되었다. 2,000개 이상의 중국기업과 150만명의 중국인들이 아프리카에서 활발하게 경제활동에 기여하고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의 최대 무역상대국이 되어서 2010년 미국을 넘어섰다. 중남미도 새롭게 자신감을 갖고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미국에의 의존에서 벗어나 자신의 목소리와 꿈, 운명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다섯째, 해양전략의 변화이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해양발전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북극해 북동항로를 이용해 대련에서 로테르담까지 항행했으며 이를 통해 대서양이나 지중해보다 훨씬 더 많은 거리를 단축할 수 있었다. 특히 북해는 항로 뿐 아니라 에너지 탐사에도 많은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와 중남미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향후 남반구의 항로도 더욱 활발히 이용될 것이다. 중국 기업가 왕진 회장은 400억달러의 운하공사권을 니카라과에서 따냈다. 왕진 회장은 향후 100년 동안 운항권을 받았고 개발하게 될 것이고 니카라과 운하는 파나마운하를 대적할 운하가 될 것이다.


새로운 항로와 새로운 경제활동들이 생겨나는 가운데 더 중요한 것은 근대의 무역형태가 바뀐다는 점이다. 과거에 국내에서 생산하던 제품들은 이제 글로벌화에 의해 다양한 국가에서 조립하는 형태가 된다. 글로벌 공급망이 발전하는 것은 예전 역사에서 보지 못한 현상이고 이는 우리 해양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여섯째, 경제적인 통합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문화 민족주의가 펼쳐질 것이다. 한중일은 동북아시아 협력의 가장 중요한 국가들이다. 하지만 역사적인 요인과 이해충돌은 지역적 협력관계의 구축에 장애가 되고 있다. 3국의 역사관이 다르기에 국수주의와 민족주의적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정치와 경제분야 협력에 감정이 기반하고 있기에 협력이 저해될 수 있다. 하지만 동북아시대의 협력은 가장 복잡하지 않은 이슈부터 해결해나가면 점차 개선될 것이라 본다.


동북아시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경제 공동체를 이루면서 많은 지역들이 공동으로 글로벌 경제에 참여하게 되고 종합적, 지역적 협력을 이루는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끝으로 두 가지 질문을 드리겠다. 역사가 여러분을 지배하도록 할 것인가. 아니면 여러분이 미래를 이끌 것인가. 이것은 여러분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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