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민의 해운업 인식제고가 시급하다”

⊙ 참석패널 : 박현규 한국해사문제연구소 이사장(해양한국 발행인), 이윤재 흥아해운 회장(한국선주협회 회장), 신태범 KCTC 회장(전 항만하역협회 회장), 마상곤 협운그룹 회장(전 국제해운대리점협회 회장), 정은구 삼영익스프레스 회장(전 국제복합운송협회 회장), 최재수 전 선주협회 전무(전 교통부 외항과장)

⊙ 사회·정리 : 이인애 해양한국 편집국장
⊙ 진행 : 김승섭, 강미주 기자
⊙ 좌담안건 : △해사산업계 입문시기와 해당업종 상황 △어려웠던 때와 보람있었던 때 △고난극복의 개인적·사회적인 동력 △세계 5위 한국해운의 성장동력과 現 위기 원인 △향후 해사산업계의 발전에 필요한 것 △후배 해운인들에 들려주는 말 △해양한국과의 인연

⊙ 일자 : 9월 16일 오전 9시 30분-12시 30분
⊙ 장소 : 서울 명동 로얄호텔 제이드홀
 

 

 
 

사회= 이제 한국해운이 세계 5위로 성장한 성장동력은 무엇인지, 그럼에도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대의 위기에 처한 요인과 극복을 위해 필요한 고견을 말씀해주시고 해운계 종사자들에게 꼭 하고싶은 말씀도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박현규 이사장님께서 먼저 한국해운의 문제점과 발전방향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해운법의 폐지 위기를 막고 한국선급협회 창설 제안
박현규 이사장=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4번 변할 정도의 긴 역사를 한꺼번에 표현하다보니 시간이 부족합니다. 저도 그간 해운업계에 종사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점을 간단히 말씀드리겠어요. 그 첫째가 해운업법입니다. 초대 해운항만청장인 한준석 청장과 포항제철의 박태준 회장이 의논해서 후원하는 학교를 만들어 지원하는 해운회사를 만들겠다고 합의하는 과정에서 제가 “해운을 팔아먹으려 하느냐”며 이의를 제기해 중단시킨 바 있고 그 이후에도 해운업법을 통해 포철 등 대량화주가 해운업을 못하도록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해운업법 폐기의 위기시에도 해운업법의 존속에 대한 의견을 진언해 유지시키도록 했습니다. 김선길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국회까지 넘어간 사안에 대해서 호남정유의 사례를 들어 인더스트리얼 캐리어의 문제점을 지적해 해운업법 폐기를 중단시킨 바 있습니다. 그래서 해운업법이 지금도 살아있는 것입니다. 지금도 인더스트리얼 캐리어는 늘어날 징조가 보입니다. 인더스트리얼 캐리어가 많아지면 전문선사인 커먼 캐리어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여기 선주협회 회장께서도 참석해 계신데 앞으로 신경써야 할 사안입니다.
 

한국선급협회는 제가 해운공사 해무과장 시절에 배를 해외에서 도입하는데 그 때 필요한 검사규정이 노르웨이, 프랑스 등 각국 언어로 하니 도저히 처리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나라도 해운을 세계적으로 발전시키려면 선급협회를 독자적으로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선급협회 창설에 대한 아이디어를 착안해서 당시 해운항만청장에게 직접 제안해 성사시켰습니다.

 

한국해법학회 창설 기여, 해상법 개정에 대한 제언등
또다른 보람은 해상법의 발전에 나름의 기여를 했다는 점입니다. 최근 발간된 해상법 50년사에 자세히 나와있습니다만, 육상근무에서 해운의 상행위를 규제하는 해상법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아서 은행과 해운사가 손해를 많이 봤습니다. 이같은 일을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서 해상법을 공부를 하고 서울 법대 학장이던 서돈각씨와 변협의 사무총장을 지낸 박원서씨, 그리고 한국해양대학의 학장이던 이준수 교수 등 3인이 제 방에서 해상법회를 발족해 제1차 총회를 해양대학 연습선에서 했습니다. 이것이 지금 한국해법학회의 전신입니다. 제주 라이너에 선장으로 승선했을 당시 우리나라도 독자적인 해상법을 만든다는 신문을 보고 우리 해운업을 위해 해상법의 개선방안에 대해 원고지 100매 분량의 건의문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그 건의문이 해상법 심의에서 상당히 문제가 되고, 그 때 참여했던 이균성 교수가 해법학회 30주년 기념식에서 가보로 갖고 있던 것을 되돌려주어서 받은 바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해운의 성장에서 기여한 행적들은 우리가 잘나서 그런게 아니라 제일 먼저 해운을 시작했기에 이러한 개척적인 일을 불가피하게 하게된 것이라는 것을 여러분들이 이해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렇듯 고생해서 번 돈을 마상곤 회장은 11억을 모교인 한국해대에, 5억은 가난한 학생에 도와주는 장학금으로 기부했습니다. 정은구 회장께서도 국내 포워딩업계의 창시자이고 1등 공신입니다. 좀전에 퀸앤나겔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우리나라에서 화물이 가장 많은 재벌들이 자사의 독자적 포워딩업을 영위하고 있어요. 짐이 가장 많은 재벌들을 전문 포워딩업자를 통하지 않고, 자기소속의 자회사에 위임하기 때문에 쉥커나 퀸앤나겔같은 포워딩회사가 나오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선주협회 회장님은 중심으로 전체 해운업계가 이의 개선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 우리 해운업계가 왜 어려우며 어떻게 극복해야 하느냐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해운산업은 국제 경쟁력과 자본의 방대성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우리 해운은 세계 해운과 경쟁을 하는게 아니라 제일 가까운 일본과 경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일본의 여러가지 선진 해운정책이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모방도 못하고 뒤따라가지도 못하고 있어서 오늘날 해운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우리나라도 일본도 모두 배가 없는데, 일본은 현재 선복량이 1억 8,000만dt. 우리는 6,000만dt이니 엄청난 차이죠.

 

일본은 선박을 늘리기 위해 해운만을 위한 개발금융 같은 기구가 있어요. 그 개발금융에서 다음에는 무슨 배가 필요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예측해 가장 싼 이자로 자금을 공급해 선박을 건조합니다. 지금의 세계적인 선복량에 공헌한 것이 이 개발은행입니다. 타산업에서 왜 해운업에만 저렴한 이자 혜택을 주느냐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일본정부는 이자보전법을 제정해 국회에서 통과시켜서 이를 유지시켰습니다. 일본은 아시다피시 국토는 좁고 부존자원도 부족해서 무역을 통해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더 절실한 것이 우리나라입니다. 일본은 무역의존도가 10-20%이지만 우리 무역의존도는 90% 이상인 세계 최고의 무역의존도를 가진 나라입니다. 그러한 무역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국적선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만큼 해운산업의 국가경제 기여도가 엄청난 것입니다.

 

그에 비해 국민경제에서 해운업의 중요성을 국민은 물론 국가(행정부)의 인식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일본의 경우 바다의 날이 공휴일로 정해져 전국민이 쉴 정도로 바다의 중요성을 계몽하고 있습니다. 일본 초등학교에 풀장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어려서부터 물과 친숙하고 바다에 도전하는 해양정신을 고취시키는 행정이 오늘날 일본이 세계 최강의 해운국의 지위를 가진 배경이라는 생각입니다.

 

정부, 화주, 국민의 해운인식 부족 해운 위기의 한 원인, 경쟁국 일본에서 배워 한국해운 근본적
체질개선 필요하다

우리나라와 같이 감기에 걸리면 급해서 약을 먹이는게 아니라, 감기가 걸리지 않게 개발금융이든 이자보전법이든 체질이 개선돼야 합니다. 일본은 자국의 대종화물의 경우 외국적선박에 전혀 내주지 않고 있어요. 이것이 일본해운의 근간이고 이는 해운의 위기시에도 일본해운이 건재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포스코, 한전, 대량화물 화주들이 일본 배에 몇백만톤씩 대종화물을 주고 있으며, 해운업계에서 크게 반발하니까 그나마 최근 부분적으로 적하보증을 해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의 선화주가 밀착된 것은 배를 만들 때 선가를 12년 기준으로 국적선사의 운임을 정하고 상각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원가 없는 선박이 되기 때문에 저렴한 운임이 가능해 우리보다 유리한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과거 포철의 박태준씨가 계속 싼 배 운임을 요구하니까 박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서 국적선 운임이 10%이상 높아도 국적선을 이용하라고 특별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대통령부터 해운업에 대한 국가적인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에 오늘의 해운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적을 알아야 전쟁에 이긴다’고 우리가 가장 많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해운정책과 화주정책을 비롯한 여러 정책들을 잘 연구하고 벤치마킹해서 행정지도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정부와 국민도 반성을 통해 오늘날과 같은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해운이 이렇게 잘못된 이유는 첫째 짐이 없어서 차터체인이 많게 되어서 거의 60~70%까지 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본의 경우는 5% 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국가 행정기관이 국적선 대종화물을 100% 보장해주는 특별 행정지도, 화주들의 자국선사 필요성에 인식, 국민의 인식부족이 원인이 있었다고 봅니다. 물론 해운기업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습니다만, 그렇게 하게된 원인은 역시 일본과 같은 행정지도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봅니다. 이와관련 많은 건의가 필요합니다.

 

 
 

사회= 이제 선주협회의 이윤재 회장님께서 한국해운의 성장동력은 무엇이었으며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말씀해주시겠습니다. 또한 종전과 마찬가지 발언 순으로 좌담회를 계속 진행하겠습니다.

 

이윤재 회장= 우리 해운업계는 지난 1980년대 초 장기해운불황에 따른 해운산업 통폐합과 1997년말 IMF 경제위기 등 숱한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반세기만에 우리나라를 세계 5위의 해운국의 반열에 올렸습니다. 한강의 기적에 버금가는 우리 해운의 이같은 고속성장은 해운입국을 향한 해운인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해상직원들의 열정, 그리고 정부의 정책의지가 한데 어우러졌기에 가능했지 않나 생각됩니다. 현재 세계 5위인 우리해운은 운항선대가 약 1,600척, 8,000만톤(DWT)입니다. 해운의 불모지에서 반세기 동안 세계5위로 성장한 것은 기적이라고도 생각됩니다.

 

후발주자로서 선진해운정책 잘 적용, 개방과 해수부도 성장동력
이렇게 세계적 해운국으로 성장한 동력은 무엇보다 우리 해운기업이 ‘후발주자’로서 충실히 ‘선진해운국’들의 성장경로를 학습해 우리 실정에 맞게 적용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우리 해운산업은 선진해운그룹에 참여해 산업계의 이니셔티브를 정할 정도로 명성과 신뢰도가 향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해운시장 개방과 무한경쟁 체제로의 전환도 우리해운의 체질개선에 일조를 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등록제로 전환되면서 3,000여개 포워딩회사가 생기는 등 관련사가 너무 많아져서 과당경쟁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해운산업 전체로 보면 후퇴가 아닌 발전이었다고 봅니다.


한편에서는 정부가 해운산업의 대외경쟁력 향상을 위해 ‘해운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우리 해운이 성장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1997년 해수부가 출범한 이후, 더욱 본격적으로 선진해운제도 도입에 박차가 가해져 선박도입관세 철폐, 제주선박등록제도 시행, 선박투자회사제도 도입, 승선근무예비역제도 도입, 톤세제 시행 등 여러 선진해운정책들이 시행된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해운연관 산업도 같이 성장하여 해운산업을 뒷받침했습니다. 해운선진국들의 전유물이었던 선박검사 및 P&I 보험부문을 정부와 해운업계에서 공동출자하여 한국선급 및 Korea P&I Club을 설립함으로써 우리 해운업계의 비용절감에 기여하고 국부유출을 방지한 것입니다.
한국은 해운과 조선을 합치면 최고의 외화수입을 올리는 산업분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해운은 위기를 반복하고 있는데, 그 원인은 크게 금융문제, 해운전문인력문제, 해운산업에 대한 국민의 인식부족문제 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금융문제의 경우 현재 우리와 선진 해운국과의 차이는 결국 금융기관에 선박금융 전문가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라고 볼 수 있어요. 호불황의 싸이클이 정기적으로 반복되는 해운경기에 우리해운은 불황기에 유난히 어려움을 겪는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불황으로 최근 3년새 70여개 선사가 도산하거나 법정관리 중이며, 많은 선사들이 여전히 심각한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어요.

 

외국의 경우 정부가 선제적 금융지원을 통해 조기에 위기극복을 돕고 있습니다. 중국정부는 COSCO에 108억달러의 신용을 제공했고, 중국수출입은행은 COSCO와 China Shipping에 5년간 95억불을 지원키로 했으며, 덴마크정부는 머스크에 65억달러의 금융차입을 주선했어요 독일정부도 하파그로이드에 18억달러의 지급보증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이에 비해 우리 금융권에서는 해운을 위험업종으로 분류하여 지원에 매우 인색합니다. 선제적인 금융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해운불황시 △실적악화 △신용등급 하락 △유동성 위기 △선박투매 △호황기 고가매입의 악순환이 재연되고 있습니다.

 

해운기업 하기 좋은 환경 조성은 해운업계와 정부, 그리고 국민 모두의 공감대를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금융을 선진화하면 해운이 세계 톱 클래스에 올라설 수 있습니다. 금융권의 협조로 선가가 저점일 때 선박을 대량 매입하고, 해운시황이 좋을 때 선박을 팔아 부를 축적하고 있는 그리스의 전략은 평범하지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관광자원 말고 내세울만한 산업이 없는 그리스가 오랫동안 세계 1위의 해운강국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해운전문인력 부족도 문제입니다. 선박금융 활성화에 있어서 현재 걸림돌은 전문가가 적다는 점이에요. 선박금융 전문가가 빨리 양성되고 이들이 금융기관으로 확산돼 나가야 합니다. 해운보증기금 등 해운금융전문기관이 생기면 전문가가 양성될 것이고, 축적된 전문인력들을 통해 일반 시중은행의 선박금융도 전문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관련 단기처방으로 2010년도부터 한국해양대, 금융연수원, 해사문제연구소와 공동으로 ‘글로벌 선박금융 전문인력 양성 사업단’ 전문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며 2010년이후 지금까지 총 154명을 교육했고, 정부와 함께 우리 협회도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하고 있어요. 해양관련 전문인력 확보는 단기간에 해소될 사안이 아닌 만큼, 정부와 교육기관 등과 협력하여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여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습니다.

 

해기사 수급문제도 시급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의지가 중요해요.  한국상선대의 규모가 계속 증가하면서 부원선원과 해기사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반해 부원선원들의 선상생활 기피와 초급해기사들의 조기이직으로 부원선원은 물론, 해기사들까지 외국에서 들여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더욱이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규모는 양과 질적인 면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할 정도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고급 해양전문인력의 양성은 답보상태에 있다고 봐요. 이에 선주협회는 해양전문인력 정규 양성과정인 한국·목포 해양대학교 해사대학 정원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청년실업 해소차원에서 미취업 청년들을 대상으로 단기양성 교육과정을 통해 해기사 양성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해운산업에 대한 인식부족은 더 큰 문제입니다. 해운산업에 대한 국민인식이 낮아 해운산업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요. 주요 해운선진국에서는 해운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인식하여 해운 불황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해운기업에 대해 유동성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 이는 해운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해운산업에 대한 국민인식 제고를 위한 정부와 업계 등의 공동 노력과 홍보 강화가 필요합니다.


최근 우리 해운의 위기는 사실 우리가 해운경기가 호황일때 너도나도 배를 샀고, 금융권도 배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분위기에서 비롯됐다고 봅니다. 물불 안가리고 배를 사들인 해운기업도 책임을 느껴야 합니다.

 

위기극복 문제 제기해도 해결주체가 없는 현실

해운업 홍보 적극 추진, 한국해운 회생엔 강력 드라이브 필요
문제는 이같은 위기상황에 대한 수습책이며 이것이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노력할 대목입니다. 그러나 위기극복을 위한 방안과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데, 이를 해결할 사람이 없다는 게 현실입니다. 간단히 말해 선박금융공사를 만들자 해서 박대통령이 공약했는데, 현실적으로 안한다고는 못하고 있지만 하기가 힘든 상황으로 몰리고 있고, 안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는 듯합니다. 몇주전에 부산에서 금융위원장 등 해운관련 관계장들이 모여서 선박금융공사 설립 관련 끝장토론을 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안하기 위한 무마용이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현재로서는 해운을 살리기 위한 뚜렷한 사회적 툴이 없는 상태이고 경기회복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박 이사장님께서도 이미 말씀하셨지만 일본도 해운이 어렵다고 얘기하지만, 일본 해운회사들은 멀쩡합니다. 일본의 경우 프리보드(공선운항)가 20%도 안됩니다. 모두 COA(장기운송계약)으로 묶여서 돌아가는데 우리나라는 그 반대입니다. 화주의 선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선주협회도 우선 국민에게 해운업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해운의 중요성에 대한 홍보를 적극 추진할 예정입니다.


영국이 포틀랜드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영국의 상선대가 총동원됐기 때문입니다. 결국 해운을 살릴 수 있는 길은 금융권이 해운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인식을 바꾸는데에 달려 있습니다. 금융권이 나름의 지식이 있다 하지만 더 공부해서 우리 산업계에도 알려주는 등 양업계가 공동의 노력을 통해 재정비를 해야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산업계에서 우리나라 해운이 대단히 중요하니 해운을 살려야 한다는 마인드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머스크가 컨테이너선 1만 8,000teu급 20척을 건조하는데 그 자금조달에 한국수출입은행이 보증을 섰어요. 그런데  한국 선주들은 그러한 혜택을 전혀 못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면 은행측은 사례를 들어가며 전혀 상관이 없는 얘기라고 변명합니다. 그렇게 해서 지은 머스크 배가 국적선사들과 경쟁을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한진이나 현대가 배를 건조한다고 할 때, 우리 금융권에서 그런 지원을 받지 못합니다. 국내 금융권의 수혜를 보는 것은 조선소뿐입니다. 수출입은행과 국내 조선소는 서로 연결이 되어 잘하고 있는데 우리 선사들은 그와는 동떨어져 있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한국해운의 회생은 상당한 드라이브가 걸려야 가능하다고 봅니다.

 

해운관련 기관장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정책 심히 우려
박현규 이사장= 지금 해운의 최고지도자이신 선협 회장께서 말씀하신 내용의 대개의 취지는 우리나라 행정부와 국민, 화주들의 해운산업에 대한 인식을 고치지 않으면 지금의 해운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해운산업의 기여도를 잠깐 살펴보면 해운의 외화가득액은 314억불인데 비해 수산업은 24억불이며, 생산(매출)액은 해운이  42조원, 수산이 7조원 규모입니다. 1인당 생산액으로는 해운업이 8.4억원, 수산업 5,300만원이며 세계적인 위상으로 보아도 해운은 세계 5위인데 반해 수산은 생산량에서 세계 12위, 교역규모로는 17위입니다. 이렇듯 예전부터 해양수산부의 메인 업무가 해운관련한 일입니다.


그런데 ‘인사가 만사’라고 하는데도 해운정책을 이끌어갈 장관과 차관, 관련국책연구기관의 장에 모두 해운계가 아닌 사람이 임명된 상황입니다. 이러한 해운관련 기관들의 인사내용만 보더라도 해운을 제대로 이해하고 애정을 가지고 지금의 해운위기를 해결해줄 수 있을지 굉장한 기우를 품게 됩니다. 이에 대한 근본적 해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며칠전 주요 일간지에서 역대 대통령의 실책을 지적하는 기사를 실었는데, 현 박 대통령의 경우 인사와 관련 통합성 전문성 등이 문제라고 분석한 것을 보았습니다. 다른 것은 잘 모르겠는데 해운에 있어서 전문성이 없는 인사가 아쉽다는 생각입니다. 오랜기간 관계하며 쌓은 경륜이 없으면 감을 잡기 어려운 것이 해운업입니다. 그런 해운에 대한 감이 없는 사람들이 최고 해운관련 당국과 연구기관의 책임자로 앉아서는 과연 어느 정도 해운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윤재 회장= 한국해운의 5위 지위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도 앞서 말한 한국 해운산업의 핵심과제인 금융, 해운전문인력, 해기사수급 문제에 더해 친환경 녹색해운의 적극 추진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제들을 국민적 지원과 공감대를 가지고 적극 해결해 나아간다면 세계 5위의 해운국 유지는 물론이고 세계 톱클래스까지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복되는 얘기지만 선박금융은 해운기업 경영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핵심요체인데, 선박금융은 해운국중 우리나라가 가장 취약합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우리 해운이 반세기만에 세계 5위의 해운국으로 도약한 것은 거의 기적이라 할 수 있어요. 명실상부한 해운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선박금융산업의 전문화와 고도화가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선박금융산업이 해운과 연계되어 함께 발전할 때에 비로소 해운강국으로의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해운금융문제와 관련해 해운보증기금, 해양금융공사, 선박금융공사 등 3개 기관이 제안되어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협회는 해운보증기금 조기 설립 및 3단계 발전방안을 로드맵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먼저 해운보증기금을 설립하고 이를 선박금융공사 및 해양금융공사로 발전시켜 나아가자는 것입니다. 당면 위기 극복을 위해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으로서 관련공사에 비해 조직규모가 작아 해운보증기금이 타 금융기관에 비해 설립이 가장 용이하다는 점 때문입니다. 또한 정부기관에서는 공사 설립에 대해 WTO나 OECD로 부터의 제소 가능성을 우려하는데, 해운보증기금의 경우 조선업이 아닌 해운산업을 지원함으로써 WTO 보조금 시비 등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도 주요한 이유입니다.

 

선박금융 해운사 경영성패 좌우, 선박금융 전문화 고도화 필요, P-CBO 발행기준 완화, 영구채 발행 등 해운 유동성 지원 시급
현재도 유동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사들에 대한 유동성 지원이 시급합니다. 해운보증기금 설립과 함께 해운사들의 회사채 차환발행 등 유동성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에 정부가 영구채 등 회사채 발행 지원에도 적극 나서 주었으면 합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에서 영구채를 자본으로 인정한다는 공식입장을 한국회계기준위원회가 확인했습니다. 영구채 발행에 대한 제도적 장애가 없어진 것이죠. 문제는 금융권이 영구채 발행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협회는 영구채 발행지원을 위해 은행권과 적극 협의하고 있습니다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표명이 긴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영구채 등 회사채 발행 지원과 함께 중소/중견선사를 위한 P-CBO 발행에도 정책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지난 8월 23일 마감된 제1차 P-CBO 신청에 우리업계 30개 선사가 신청했으나 모두 신청을 거부당하거나 신청한 소수의 업체도 자격 심사에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정책금융기관이 P-CBO 발행기준을 적극 완화해 해운업계의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해기사의 수급문제와 관련해서는 해양대학의 정원 확대도 필요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해운업의 확장과 더불어 해기사 수요는 급증하는데 선원들의 선상생활 기피와 초급해기사들의 조기이직으로 인력부족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우리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목포 해양대학교 해사대학 정원확대를 조속히 결론을 지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양 해양대학에서도 고통을 감내하고 자체적으로 구조조정 의사를 밝힌 만큼 이제는 정부의 결단만 남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끝으로 친환경 녹색해운문제도 시급한 사안입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올해 1월1일부로 신조선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저감에 대한 규제를 강제화하는 한편, 현존선에 대해서는 에너지효율관리계획서를 선내에 비치하도록 의무화했어요. IMO는 이에 더해 선박온실가스 배출저감을 위한 시장기반조치(MBM)가 필요하다고 보고 이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습니다. 어떠한 형태로든 시장기반조치가 해운산업 전체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돼 이에대한 사전대비에 심혈을 기울여나가고 있습니다. 협회는 녹색선박 건조시 저리 융자금 이용 또는 정부보조금 등 인센티브 부여방안을 정부와 협의하고, 녹색해운 실현을 위한 해운·조선업계간 정례협의회를 구성하여 기술정보를 공유할 계획입니다.


마상곤 회장= 해방후 건국당시 열악했던 우리해운이 세계 5위의 성장을 이룬 동력은 정부주도의 경제정책 일환으로 교통부 해운국이 해운항만청을 발족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가 관계하고 있는 외국의 대형선사에서 배운 점은 무리하지 않는 보수적인 경영입니다. 주로 노르웨이선주들이 그들은 기복이 심한 해운경기에 편승하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복을 줄이려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들 선사는 유동성 확보에 항상 대비하면서 상황변화에서는 재빠른 결정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거래선을 최대로 신경쓰는 것도 보고 배웠습니다.

 

건국후 열악한 해운이 세계5위 성장의 동력은
해운항만청 발족, 북유럽 선주들 장기적 안목으로 무리하는 않는 보수경영 배워

제가 하는 일이 외국 해운사의 대리점업이기 때문에 일견 국적선사 영업측면에서는 경쟁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해운의 초창기에 아무것도 없을때 해운에 대한 노하우를 이들 외국선사로부터 많이 배우고 우리해운도 많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국제해운대리점협회의 많은 회원사들의 경우 최근 몇년간 많은 해외선사들이 직영 브랜치화하고 있습니다다. 대형선주들은 대부분 한국 대리점을 이용하지 않고 사무실을 내서 선주 지배하에 우리 수출입화물 수송에 참여하며 바로 우리 국적선들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과거 미국의 대형 국적선사들은 거의다 외국에 팔려 선주가 바뀌었습니다. 씨랜드는 머스크로 넘겨졌고, APL은 싱가폴로 넘어갔으며, 미국국적선박회사중 대규모 회사는 없어요. 그러면 미국은 경제대국인 미국 국적톤수가 얼마가 되는지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선박톤수 측면의 세계 5위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노르웨이 40% 스웨덴 40% 현대기아차가 20%를 합작해 만든 한국국적선사입니다. 이 회사의 선박이 세계 5위 해운국의 기준인 선박톤수에 포함돼있는지 선주협회 이윤재 회장께 묻고 싶습니다. 해운이 과거에는 100% 국적선 위주로 웨이버 제도도 발동했지만 너무 내셔널리즘 마인드가 작동하지 않았냐하는 생각입니다.


해운은 글로벌화된 산업입니다. 유코같은 회사가 80%를 투자해 한국에 법인을 만들고, 국적선사로서 한국적 선박톤수에 들어간다면 과연 국적톤수가 의미가 있는거냐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수출입 컨화물의 경우 상당히 많은 화물이 외국선박에 의해 수송되고 있어요. 바로 경쟁하고 있는 것이죠. 해운은 그야말로 세계화된 상황이라는 겁니다. 국책화물의 경우는 장기운송계약에 의해 국적선박에 싣는 것이 의미가 있어요. 그러나 정기화물의 경우 완전 개방된 시장이기에 외국선사와 한국선사가 곧바로 경쟁합니다. 여기에는 특혜고 뭐고 없습니다.

 

우리화주들이 우리선박에 많이 실어주어야 하겠다는 마인드만 있을 뿐이죠. 운임이 조금 싸다면 금새 화주들은 옮겨갑니다. 그래서 세계 몇위라는 의미를 강조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을 갖게 되고, 오히려 더 개방을 해서 외국자본을 많이 유치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도 듭니다. 외국자본이 투자한 유코의 배가 우리배가 아니라고 보지 않는다면 우리가 시각을 더 넓혀서 세계를 무대로 더욱 글로벌화해야한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외국의 경우 국가별 해운선대 규모로 세계 몇 위의 해운국가임을 자부하지 않고 개별사 별로 그 규모의 경쟁을 하는 것 같습니다. 내셔날리즘보다 글로벌라이제이션을 통해 국적과 관계없이 개별사별로 협력하며 성장하며 생존해나갈 필요가 있어요. 정기 컨테이너선의 경우 선대가 대형화해야 약육강식의 미래해운을 대비할 수 있습니다.


해운 관련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제가 이제껏 살아보며 경험한 바를 토대로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첫째 자기분수를 알자. 둘째 무리하지 말자. 셋째 의욕을 앞세우기 전에 성실과 신용을 먼저 쌓자. 넷째 자기혼자 다 하려하지 말고 협력하자. 다섯째 글로벌 마인드를 갖자’ 입니다


끝으로 신태범 회장님과 박현규 이사장께서 종전 말씀하셨지만 두분은 학교 대선배이자 해운업계에서도 중심이고 대부격인 분들입니다. 두분이 항상 콤비를 이뤄서 대학교 동창회일 뿐만 아니라 해운업계에서 중심역할을 해주시고 후배들이 하는 일에도 참여해주고 계셔서 보기 좋으며 마음속으로 항상 존경하고 있어요. 우리 해운업계가 오늘날까지 환경이 변화하면 그에 따른 정책입안시 항상 조언을 하시고, 자신의 사적인 일보다도 해운업계와 동창회일 등 공적인 일에 더 희생적으로 활동하고 계셔서 존경해 마지 않는 바입니다. 특히 해양한국 40주년 기념을 기해 이런 자리를 마련해 존경의 말씀을 드릴 수 있어서 영광이며 앞으로 ‘해양한국’의 무궁한 발전을 바랍니다.

 

전문연구기관의 연구 통해 ‘포워더 발전 마스터플랜’ 마련돼야
정은구 회장=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또 많이 듣고 많이 배웠습니다. 인간의 삶에는 개인이든 회사든 고난이 있기 마련입니다. 고난이 있을 때는 불법이나 고의적인 범죄가 아닌 이상 인내하며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기독교 신앙적 믿음으로 극복해왔습니다. 1988-89년 회사에 노조결성 후 1년반만에 자진해산했는데, 주동자 두 사람이 저와 전무이사 소개로 입사한 신입영업사원이었어요. 노조가 있는 회사가 일류회사이고 제가 당시 협회회장이니 삼영노조가 포워딩 산별노조의 리더가 돼야 한다고 했지만 설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자금이 없어 급여인상이나 근무조건 개선을 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미도파 옆 KAL(지금의 한진)빌딩 신관에서 사무소 분산과 회사자산 매각 등 어려운 상황을 견뎌나가게 되다보니 자진해산했습니다. 기업의 운명에 사회의 정치적 여건이 중요한 영향을 미침을 깨닫았습니다.


현재 포워딩업계의 영업환경은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76년 면허제 △ 84년 등록제, 87년 개방으로 이어졌으며 10여년 전부터는 대기업들이 계열사 포워딩(2자물류)을 설립해 대기업의 물량몰아주기를 하면서 포워딩업계는 점점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세계적인 불경기와 고임금 구조는 우리나라 산업에도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옮겨오면서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죠. 이러한 포워딩업계의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관련 연구를 통한 ‘프레이트 포워더 발전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며, 대기업의 물량몰아주기에 대한 질서확립이 필요합니다.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도 다 마스터플랜이 없어서 일어나는 문제라고 볼 수 있어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30% 등 물량 규제 등을 거론하는데 그 상황에서는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 있어요.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같은 측면에서 한국해사문제연구소에서 한국 포워더에 대한 마스터플랜 수립에 역할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통관취급법인 제도의 개선, 국제물류주선업의 글로벌화 지원, 협회 국제물류전문 교육기관 지정및 육성·지원 등이 필요합니다. 포워딩업을 연구하는 기관이 부재하고 주무관청도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해수부가 더 우호적인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는 쉥커와 퀸앤나겔 같은 해외포워더 같은 종합물류회사를 육성한다면서 지원책을 마련한다고 하는데 포워딩에 대한 마스터플랜이 없이 얼마 지원하는 것이 소용이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외항해운업은 자금력이 없으면 영위하기 힘들지만 포워딩은 큰 돈 없이 우수한 인재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업종이에요. 대한민국 인재가 얼마나 훌륭합니까?  외국의 대형 포워더인 DHL, FEDEX, UPS, K&N, SCHENKER의 경우 대기업이 아닌 순수한 물류전문기업입니다. 또한 해외에서는 중소포워더 시장점유율이 증가하고 있기도 합니다.

포워더 통관취급법인사업 개선 풀려야 수익창출,
‘나가자 해외로’

통관취급법인제도도 문제입니다. 1983년부터 지금까지 30년간 정부기관에 59번의 건의및 자료를 제출했는데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포워딩업계의 숙원사업입니다. 통관부문이 막히니까 NVOCC밖에 안되고 일관복합운송업자로 성장하지 못하였습니다. 따라서 해상및 항공운임에서만 수익을 취하다보니 물량이 많을 때는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참 힘듭니다. 외국 포워더의 경우는 운임수입이 전체수입의 1/3 정도 수준입니다. 통관과 창고, 육상운송 등에서 수익을 얻기 때문인데, 우리 포워더들은 통관사업이 막혀 있으니 더 큰 성장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사실 통관취급법인 제도 개선문제는 1998년 6월 제6차 규제개혁위원회 의결사항으로 당시 재정경제부의 정부입법 발의로 국회에 상정됐지만 관세사회의 로비로 인해 심의조차 받지 못하고 이듬해 99년 5월 자동폐기됐습니다.   


포워딩업계 종사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나가자, 밖으로”입니다. 국내 물량이 자꾸 주는 시장에 얼마나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조건 나가자는 겁니다. 한국에서는 마스터플랜이 없으니 무슨 비전이 있겠습니까? 그러니 우리 포워더 업계에게 그것이 살 길이라고 나가자고 하는 것입니다. 전 세계 주요도시에는 대개 한국계 소규모 포워더가 있어요. 이제 우리 포워더들은 인구가 많고 인건비가 낮은 제조업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으로 더 나가야 합니다. 또 한가지 정신무장을 위해서 신앙을 갖자는 말도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해양한국과의 인연을 말하자면 제가 해운계 잡지나 연구지중 유일하게 모았던 책자가 한국해운학회지입니다. 해운학회지를 통해 박현규 이사장님을 알게되었고 해사문제연구소가 발간하는 ‘해양한국’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비즈니스 리더의 한 사람인 워런버핏은 사람을 채용할 때 세가지 자질, ‘진실성, 지능, 에너지’를 갖추고 있는 지를 살핀다고 합니다. 버핏은 “진실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을 뽑을 경우 그가 지닌 지능과 에너지가 자신을 뽑아준 사람에게 비수를 꽂게 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진실성은 정체성과 믿음에 뿌리를 두고 있죠. 박현규 해사문제연구소 이사장님은 상기 세가지 자질을 갖춘 표본인 것 같습니다. 또한 해양한국 창간 40주년 기념 해운원로 좌담회 기획당시 참석예정 패널(본인제외) 10명은 한결같이 이 세가지 자질을 갖춘 분들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해양한국의 4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앞으로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한국해운 성장에 해기사·해운전문인들의 근면 성실성 덕, 인력중시 더욱 중요,
선주협회 중심 해운 홍보의 강화돼야
최재수 전무= 한국해운의 성장은 1980년대말까지는 선원(해기사) 인력의 우수성, 저임금성과 더불어 한국경제의 비약적인 발전과의 동행이 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90년이후에도 해방이후 꾸준히 양성된 해운전문인력과 전문인들의 근면, 성실성이 오늘날 한국해운의 세계 5위를 만든 기반이라고 봅니다. 여기 계신 분들도 그 인력이시고요. 앞으로 또 이런 분들의 후예가 해운을 이끌어가겠지만 좀더 인력을 중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선주협회가 해운에 대한 홍보를 더 강화해주어야 합니다. 일반 국민들은 해운을 잘 몰라요. 제가 해양대학교 교수로 부임한다니 고향의 지인들이 “생선은 많이 먹겠네” 하더라고요. 그만큼 국민들의 해운의 인식이 얇습니다. 해운의 대표단체인 선주협회가 앞장서서 대국민 홍보를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능하면 장학금을 주는 등 해운을 공부하는 사람들을 지원해야 합니다. 지금은 사실 해외에 가지 않고도 얼마든지 해운을 배울 수 있는 시대가 됐어요. 인재양성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저와 해양한국은 해운에 대한 경력이 같습니다. 해양한국이 1973년부터 10월이 40돌이라고 하는데, 저는 같은해 8월 해운에 입문했어요. 두달 선배인 격입니다. 제가 재미있게 보람을 느끼고 일을 했던 시절은 교통부 재직시 외항과장을 3년 역임하면서 저 때문에 안되겠다는 소리는 안들은 것 같습니다. 선주협회 전무 재직당시도 그랬던 것 같아서 그 시절이 보람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주협회 전무시절에는 여기계신 분들을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어요.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많은 문제를 해결했었습니다.


또한 한국해운의 현재 위기의 원인에 대해서는 호황기에 불황을 걱정하지 않은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운업계가 장기적인 안목 없이 당장의 돈벌이에 눈이 멀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아울러 후배해운인들에게는 “해운의 전문가로 성장하라”고 말고 싶습니다. 해운업은 한국인의 적성에 잘 맞는 유망한 산업이니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하면 평생 사는데 걱정이 없을 것이라고 전하고 싶어요.


끝으로 저도 덕담 한마디 하겠습니다. ‘해양한국’이 우리나라에서 잡지로서는 제목도 안바꾼 상태에서 가장 장수하고 있는 잡지라는 생각입니다. 50년대 창간된 ‘현대문학’이란 잡지가 있는데 이는 문학잡지죠. 또한 지금 그 내용은 제가 보기에 ‘해양한국’보다 못한 것 같고, 해양한국은 대단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박 이사장님의 해운업을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을 담아 계속 발전해왔고 여기있는 이 국장이 맡으면서 시대변화에 맞추어 발전시켜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100살 때까지 ‘해양한국’이 잘 발전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신태범 회장= 한국해사문제연구소는 윤상송 박사가 설립하셔서 여러 가지 일을 한 공로가 대단합니다. 윤 이사장이 돌아가시고 박 이사장님이 맡으셔서 윤 이사장 못지않게 이론적인 뒷받침을 하는 등 우리나라 해운에 큰 공이라 생각합니다. 박 이사장님이 금탑산업훈장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 이렇듯 열정을 가진 좋은 분들이 계셔서 오늘날 한국해운이 이만큼 발전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해운은 호황과 불황이 주기적으로 오는 기복이 있는 산업입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안정적인 경영을 해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일본해운업계는 기복이 있는 해운산업을 잘 영위해나가고 있습니다만, 우리는 호황기에 불황을 대비하지 못해서 많은 선사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파산을 하기도 했죠. 또한 지금도 유동성 위기에 놓인 선사들이 많은 상황입니다.


그에 반해 중견선사들 중에는 이 불황 중에도 잘 하고 있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저희 고려해운도 정도경영과 안정경영을 통해 시황의 변동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좋은 경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수한 인재들이 함께 했기에 지금의 고려해운이 있다고 봅니다. 또한 장금상선이나 폴라리스쉬핑 같이 잘 하고 있는 후배 해운인들이 있습니다. 지금 한국해운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잘 협력하고 도와가며 함께 한다면 앞으로도 한국해운이 잘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정부의 정책지원도 중요합니다. 오늘 선주협회 이윤재 회장께서 말씀해주신 한국해운의 위기극복과 미래의 발전을 위해 풀어야 할 정책과제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기를 바랍니다. 다시한번 해양한국의 40주년을 축하합니다. 

 

박현규 이사장= 종전에 마 회장께서 언급하셨는데, 미국은 해운국이 아니라 화주국입니다. 해운국인 일본이나 한국, 노르웨이, 덴마크 등 해운국과 화주국은 나라의 사정이 전혀 다릅니다. 미국은 무역의존도가 낮지만 우리나라 같은 무역의존도 높은 국가는 사정이 달라요. 중동의 기름이 개발될 당시 중동의 산유국들이 부강해지면서 방대한 물량의 수입품을 사들였을 때, 일본은 자국의 선박을 통해 수출의 특수를 누렸지만, 우리나라는 우리 배가 없어서 수출에 많은 지장을 겪었습니다. 정 회장께서는 포워딩업체들에게 세계로 나가자고 하셨는데, 자국의 선박이 없으면 그것도 참 어렵습니다. 대형화주, 소위 재벌들의 포워딩을 개방해서 전문 포워더에게 일감을 주지 않는다면 해외에 진출해서 경쟁할 베이스가 없어져요. 이같은 점을 선주협회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건의하는 등 잘 좀 배려해주셨으면 합니다.


3시간의 긴 시간 해양한국 창간 40주년 기념특집 좌담회에 참석해주신 해운원로 패널들께 다시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과거 40년과 마찬가지로 향후에도 ‘해양한국’은 해사산업계의 ‘정론지로서의 더 큰 역할’을 위해 저와 편집국을 비롯한 모든 직원이 배전의 노력을 경주해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해운원로 좌담회 참석패널 약력

 

박현규 한국해사문제연구소 이사장
△27년 출생 △48년 한국해양대 항해과 졸 △61년 대한해운공사 선원과장 △64년 풍국해운 사장 △73년 고려콘터에너터미날사 대표이사 △76년 고려공수주식회사 대표이사 △76년 한국콘테이너수송업자협의회 회장 △78년 한국해법학회 부회장 △79년 수영콘테이너야드관리협회 회장 △80년 고려해운 대표이사 △82년 한국선주협회 부회장 △82년 한국해운학회 부회장 △83년 한국인문개발연구원 부회장 △85년 한국해사문제연구소 이사장 취임 △86년 해사장학회 이사 △86년 한국선급협회 이사 △91년 한국해사재단 이사 △93년 한국예선협회 회장 △97년 해양문화재단 이사 △2000년 한국해양대학교 발전후원회 회장

 

신태범 KCTC 회장
△28년 출생 △50년 한국해양대학교 항해과 졸, 대한해운공사 입사 △60년 대한해운공사 선원과장 △63년 고려해운 상무이사 △75년 고려해운 부사장 △80년 고려종합운수 사장 △84년 한국주선업협회 회장 △85년 고려해운 대표이사 사장 △88년 고려종합운수 회장, 한국관세협회 회장 △99년 한국항만하역협회 회장 △2002년 KCTC 회장

 

최재수 전 선주협회 전무(전 교통부 외항과장)
△35년 출생 △고등고시 행정과 합격 △62년 교통부 사무관 △67년 교통부 해운국 기획과 항정계장 △70년 교통부 해운국 항만계획담당관 △73년 교통부 해운국 외항과장 △76년 부산지방해운항만청 항무국장 △79년 한국선주협회 전무이사 △80년 한국해운항만정보센터 이사장 △86년 두양상선 부사장 △88년 한국해양대학교 해운경영학과 교수 △2001년 한국해사문제연구소 소장

 

정은구 삼영익스프레스 회장
△38년 출생 △58년 서울대학교 법학과 졸 △65년 극동해운 입사-극동선박 부장 △75년 아세아익스프레스 상무이사 △76년 삼영익스프레스 대표이사 △79년 한국해상주선업협회 부회장 △88년 한국복합운송주선업협회 회장 △96년 대한상사 중재원 중재인

 

마상곤 협운그룹 회장
△40년 출생 △64년 한국해양대 항해학과 졸, 성창기업 입사 △75년 협성선박 서울사무소장 △76년 영창해운 상무이사 △76년 협운해운 대표이사 △78년 한국복합운송주선업협회 부회장 △88년 신한상운 대표이사 △92년 협운스톨트항운(주) 대표이사 △96년 윌햄슨협운쉽스서비스 대표이사 △2000년 한국국제해운대리점협회 회장 △01년 협운인터내셔날 대표이사 회장 △08년 한국해대 총동창회 회장

 

이윤재 흥아해운 회장
△45년 출생 △69년 성균관대 경상대학 졸 △70년 흥아해운 입사 △77년 흥아해운 동경사무소 소장 △80년 흥아해운 이사 △83년 흥아해운 상무이사 △85년 흥아해운 대표이사 사장 △93년 한국근해수송협의회 회장 △94년 한국선주협회 부회장 △2000년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KP&I) 대표이사 회장 △03년 한국해사재단 이사 △04년 흥아해운 회장 △13년 한국선주협회(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 회장, 한국해사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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