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 Eco-Ship 선대로 모두 교체”


 
 
신조선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여전히 운임은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해운시황 역시 전혀 개선되지 못하고 있음에도 기존 선대보다 연료소모량이 대폭 줄어든 Eco-ship 발주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해운업에서 연비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신조선 투자의 동력이 ‘운임’에서 ‘연비’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10년전부터 선대의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주목하고 있는 Maersk Line과 공격적으로 Eco-ship투자를 늘리고 있는 Scorpio tankers의 실적 흐름은 앞으로 해운업 수익의 원천은 ‘운임’이 아니라 ‘cost 경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선주와 선사들은 cost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Eco-ship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선택 가능한 조선소는 한국으로 제한되고 있다.


Eco-ship 수요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동안의 상선 발주량은 지난해 연간 발주량을 넘어섰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7월 누적 발주량이 지난해 연간 발주량보다 4배 가량 증가했다. 이 같은 상선발주량 증가를 두고 단순히 기저효과라 말하기 어렵다. 올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는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음에도 발주량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14,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선복량은 약 175만TEU이다. 현재 선복량 대비 Eco-ship 발주량은 약 35% 수준이며 이들 선박의 인도시기는 대부분 2015년 이내이다.


또한 미국 Shale혁명의 수혜로 중형탱커선이 큰 수혜를 보고 있지만, 중형탱커 운임의 상승추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용선료 추이도 동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corpio tankers가 Eco-ship을 발판으로 Cost경쟁을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Scorpio tanker는 Eco-ship의 연비개선 효과를 경험한 이후 선박발주를 대량으로 늘리기 시작했다는 점도 선박발주의 원동력은 연비로 달라졌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연비의 중요성이 검증되기 시작
Eco-ship cycle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비’에 대한 검증이다. 기존선박을 모조리 교체하는 Eco-ship 수요는 연비에 대한 비교우위가 확연히 나타나야 하기 때문이다.


Scorpio tankers는 크게 네 가지의 Eco-ship 연비 개선효과를 발표했다. 첫째, 배 값은 공짜라는 것이며, 둘째, 연료비 절감액은 운임 대비 30% 수준으로 운임 경쟁력을 높여준다. 셋째, 용선료는 프리미엄을 받고 있으며, 마지막으로는 Eco-ship 운항비용이 기존 선박보다 대폭 낮다.


Scorpio tankers는 실적 발표를 통해 Eco-ship의 연간 연료비 절감액과 연간 감가상각비용은 동일한 수준이라는 것을 밝혔다. 즉, 배 값은 공짜라는 것이다. 지난해 현대미포조선으로부터 인도받은 Eco-design이 적용된 MR탱커는 기존선박과 비교해 동일 속도에서 줄어든 연료소모량이 8톤 가량이다. 당시 연료가격이 톤당 650달러였으므로 줄어든 연료비용은 약 5,000달러이다. 당시 MR탱커 운임은 $17,000/day로, Eco-ship을 보유함으로써 운임을 낮춰 운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올해 인도받은 Eco-design이 적용된 MR탱커의 120일간 용선료는 $19,000/day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 평균인 $15,000/day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배 값이 공짜인 상황에서 용선료는 프리미엄을 받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Eco-ship의 운항 비용은 $5,945/day로 기존 선대의 $8,241/day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Scorpio tankers는 Eco-ship의 연비개선효과를 발판으로 해운시황 약세에도 흑자전환에 성공에 성공했으며 일류 선사로 도약하였다. 한 가지 생각해볼만한 것은, Scorpio tankers가 현대미포조선이 아닌 중국 조선소에 Eco-ship을 발주했었다면 지금과 같은 실적개선과 일류선사로의 도약은 어려웠을 것이다.

 

상승하는 신조선가 -연비 새 변수로 등장
신조선가는 상승하고 있다.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제한된 경쟁과 검증된 Eco-design이다. 선가는 통상 원화강세 기간에 그리고 강재가격이 상승할 때 나타났지만, ‘연비’가 선가 상승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선주와 선사들은 선택할 수 있는 조선소는 한국 중심으로 제한되었다. 한국이 수주하는 선박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 그 신호이다.


제한된 경쟁의 결과로 한국이 수주하는 가격은 중형선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 같은 선가 움직임은 곧 대형선으로 확산될 것이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이 18,000TEU급 Triple-E를 인도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대형선에 대한 발주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선가움직임은 후행적으로 Clarksons 지표로 반영되고 있다. Clarksons 선가지표는 중형선 선가 상승폭이 대형선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탱커선의 경우 MR탱커는 상승 중이지만 VL탱커 선가는 변화가 없다. 컨테이너선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5,000TEU급 이하 컨테이너선가는 연초 이후 8% 가량 상승했는데 13,000TEU급의 경우 3.3% 가량 상승했다. Eco-ship trend는 중형선의 수혜가 더 높으며 이는 선가 움직임을 통해서도 확인이 되고 있다.

 

연비경쟁으로 국가간, 조선소간 선가 차이 확대
Eco-ship Trend의 핵심은 국가간, 조선소간 선가 차이 확대이다. 선가는 Eco-design을 두고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 선가를 올리는 데 반해 중국 조선업체들도 Eco-design을 강조하고 있지만 수주선가가 내려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최근 3군데 중국 조선업체들이 Scorpio bulkers로부터 Eco-design이 적용된 11척의 벌크선을 수주한 사례이다. 하지만 이들 조선소들의 수주선가는 현대미포조선 비나신야드(HVS)보다도 단위 선가가 10% 가량 낮다. 중국도 Eco-design을 강조하고 있지만 선가는 오히려 한국과 격차가 벌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중국 조선업의 Eco-design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과 인도지연 사례가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인도 이후 실제 선가는 더 내려갈 수 있다. 따라서 선주들은 선가를 올려주더라도 검증된 한국 조선소를 찾고 있다. 한국 중심의 제한된 경쟁 그리고 검증된 Eco-design이 선가상승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높아지는 연비의 중요성
Maersk Line은 운임수익이 아닌 cost경쟁의 결과로 실적 차별화를 보여주고 있다.
Maersk Line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영업이익률 7.0%, EBITDA Margin은 13.8%를 달성했다. 운임 약세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Maersk Line은 4분기 연속 두 자릿수의 EBITDA Margin을 보여주고 있다.


Maersk Line이 올해 2분기에 실어 나른 물동량은 전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운임수준은 13.1% 줄어들었고 벙커유 가격은 15.4% 하락했다. 올해 2분기 동안 운임과 벙커유 가격이 동시에 하락했음에도 Maesk Line은 경쟁 선사들과 이익격차를 더욱 벌리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Maersk Line과 11개 글로벌 선사들과의 영업이익 격차는 지난 분기 6.1%에서 이번 분기에는 6.7%로 확대되었다.


Maersk Line은 지난해 2분기 대비해서 단위 비용을 8.9억달러 줄였다. 줄어든 비용의 절반 가량은 연료효율성 개선 노력의 결과이며 유가하락 영향은 29% 수준을 차지하였다.


이 같은 Maersk Line의 실적 흐름은 앞으로 해운업 수익의 원천은 ‘운임’이 아닌 ‘cost경쟁’으로 달라졌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해운사의 수익구조에서 연료의 중요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운임 수입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Maersk Line이 인도받기 시작한 18,000TEU급 Triple-E 선박은 현재 구주노선을 운항하는 선박들과 비교해 연료소모량은 절반 가량 줄어든다. Triple-E 선박의 인도가 늘어날수록 Maesk Line의 실적 차별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결국 해운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Eco-ship을 보유하고 있느냐이며, 운임을 미리 낮춰서 cost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선사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다.

 

 
 

향후 조선업, 한국이 주도하는 가운데 일본이 중국을 넘어설 전망
조선업은 한국이 여전히 선두를 유지하는 가운데 일본의 부상과 중국의 붕괴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 Eco-ship cycle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대형선과 중형선에 걸쳐 모든 선종에서 Eco-design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올해부터 시작된 EEDI 3단계를 만족하는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일본과 중국을 비교해보면, 지난 3년간 일본 조선업체들은 벌크선을 두고 중국 조선업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 3년간 일본 Imabari조선은 95척을 수주했고 Oshima조선은 82척을 수주해 중국 조선업체들을 상회하는 수주실적을 보여주었다. 올해 들어서도 그러한 모습은 지속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모두 상당한 자국발주 수요가 있어 수주여건은 큰 차이가 없음에도 일본이 중국을 압도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일본이 건조하는 선박은 ‘연비’가 우수하기 때문이다. 이는 중고선 거래현황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올해 벌크선 중고선시장에서 벌크선의 일본선박 거래비중은 지난해 60%에서 올해는 70%로 상승했다. 중고선 시장에서도 연비가 우수한 선박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반영되는 것이다.


일본은 벌크선 위주의 조선업이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다. 이유는 부족한 설계인력으로 인해 다른 선종으로 영역을 넓히기 어려운 한계가 있으며, 중국과 경쟁해서 벌크선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한국과 경쟁하는 것보다는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심각한 인도지연과 더불어 검증되지 않은 Eco-design으로 수주선가는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인도가 지연될 때마다 해당 조선소는 Penalty 조항에 따라 현금으로 보상해야 한다. 중국 조선업은 인도를 하더라도 인도 지연이 심각한 상황이므로 현금이 고갈되고 있으며 이는 인건비 지급이 어렵게 하므로 사람이 줄어들고 인도지연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중국 조선업의 수주능력을 약화시켜 현금 고갈이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Eco-ship 싸이클, 최소 10년 이상 지속될 것
앞으로 최소 10년간 Eco-ship이 기존 선대를 모조리 교체하는 Eco-ship cycle이 지속될 것이다. 연비의 중요성이 하나씩 검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해운시황은 연비를 중심으로 전환되었으며 해운업의 주요 참여자들이 연비를 기준으로 가격 및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연비라는 톱니바퀴를 사이에 두고 조선소, 해운사, 선주, 화주, 용선주, 선박브로커, 선박금융, 항구와 항만들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선주와 선사들은 Eco-ship을 많이 보유할수록 높은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며, 조선소 역시 연비가 우수한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소만이 Eco-ship싸이클의 수혜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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