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등에서 선적되는 미세철광석(Iron Ore Fines)의 안전수송을 위한 지침

1.화물 액상화로 인한 전복사고의 개요
2011년 11월 우리 클럽 가입선박 “A”호가 철광석(Iron Ore Fines) 운송 중 남중국해에서 침몰하여, 선박 및 화물은 전손되고 일부 선원들이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A”호는 말레이시아 Penang에서 철광석을 선적할 때부터 수분함량이 과다하였고 화물창 가장자리에 물이 고이는 등 액상화의 조짐이 보였다. 출항 후에는 점점 물의 양이 증가하여 휴대용 펌프로 계속해서 고여 있던 물을 배출하였다. 출항한 지 며칠 후부터 일부 화물의 액상화가 진행되면서 화물이 이동하여, 선박이 점점 우현측으로 기울어졌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본선 선장과 일등 항해사는 좌현측 topside ballast tank에 해수를 주입하여 heeling은 맞추었으나, 즉시 ballast 주입을 멈추지는 않았다. 곧이어 액상화된 화물이 좌현 측으로 쏠리기 시작하였으며, 선박 또한 급격히 좌현측으로 기울면서 전복되었다.
운송 중에 액상화될 수 있는 철광석(미세성상의 철광석:fine iron ore)은 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에서 생산되며, 특히 우기에는 그러한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철광석 운송 중 발생하는 선박 전복사고의 원인
가.화물의 액상화로 인한 선박의 복원력 상실

철광석은 철함량, 수분함량, 입자크기, 화학적인 특성 등에 따라서 그 종류가 다양하다. 철광석 운송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액상화의 가능성이 있는 IMSBC(International Maritime Solid Bulk Cargoes) Code Group A 화물 운송과 관련하여 발생한다.  Group A 화물은 일정 비율의 소형입자 및 일정량의 수분을 포함하며, 수분함량이 운송가능수분한계 (TML, Transportable Moisture Limit)를 초과할 경우 화물이 액상화되어 화물창 내에서 이동하게 된다. 이러한 화물의 이동은 선박의 복원력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때로는 선박이 전복되어 침몰하기도 한다.


Iron Concentrate(pellet feed, sinter feed), Iron Ore(concentrate, pellet feed, sinter feed) 등이 Group A에 해당된다. 최근 수년 동안 문제가 되어왔던 Iron Ore Fines는 IMSBC Code에 등재되지 않았으나, 실질적인 화물의 특성은 Group A와 동일하므로 그에 해당하는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여야 한다.
IMSBC Code Group B(화학적 위험성을 가진 화물)에는 Iron Oxide, Iron Sponge 등이 포함된다. 기름이나 습기에 오염될 경우 발열 및 자연 발화할 수 있으며, 독성가스가 발생될 수도 있다.
Group C(액상화나 화학적 위험이 없는 화물)에 해당하는 Iron Ore도 존재하나, IMSBC Code 상에 등재되지 않았다고 하여 무조건 Group C로 간주해서는 안된다.

 

나.부정확한 화물정보 및 부적절한 확인절차
송하인은 반드시 검증된 실험실에서 수분함량 및 운송가능수분한계(TML)를 측정하여 액상화 가능 화물이 운송에 적합한지를 확인하여야 하며, 그러한 정보를 선적 전 본선에 제공하여야 한다.
송하인의 착오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것인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종종 화물 샘플이 부적절한 방법으로 채취되거나 부적절한 절차에 따라 분석되어서 사실과는 달리 운송에 적합한 것으로 통보되는 경우도 있으니 선적 현장에서 본선이나 선주 감독은 극히 주의하여야 한다.
한편 운송인(또는 선박소유자)들은 최근 수년 동안의 해운시황 때문에 송하인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거나, 화물 선적 지연으로 인한 체선을 염려하여 적절한 확인절차를 생략하기도 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하였다.

 

3.철광석 운송 시 주의사항
가.선적 전

1)운송인(또는 선박소유자)은 송하인에게 요구하여 IMSBC Code 규정에 따른 화물 분석 결과를 선적 전에 입수한 후, 화물 샘플을 분석한 실험실이 적절한 자격을 갖춘 곳인지도 확인하여야 한다. 이는 현지 대리점이나 P&I Club의 현지 correspondent에게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다.
2)화물의 수분함량에 대한 실험실 분석일자와 선적 예정일자는 7일 이상 차이가 나서는 안된다. 만약 분석일자와 선적 예정일자 사이에 상당한 양의 비가 내렸다면, 수분분석을 다시 시행할 것을 송하인에게 요구하여야 한다.


3)운송인(또는 선박소유자)은 P&I Club에 요청하여 별도의 검정인을 선임하고, 독립적인 수분분석을 실시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 화물 샘플을 채취하기 위해서는 송하인이나 야적장 책임자의 동의 및 협조가 필요하고, 현지에 자격을 갖춘 실험실이나 실험장비가 부족하여 원하는 결과를 적시에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철광석 운송이 확정되는 즉시 P&I Club에 통보하여 지원을 요청하여야 한다.
4)본선 선장이나 일등 항해사는 선적될 화물에 관한 정보, IMSBC Code 및 현지의 규정들을 숙지하여야 하며, 필요한 정보들을 모두 확인한 이후에 선적개시를 허가하여야 한다.

 

나.선적 중
1)선적작업 개시부터 완료까지 본선 선장이나 일등항해사는 선적되는 화물의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하여야 하며, 송하인이 제공한 정보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의심이 들 경우에는 즉시 본사에 보고하여야 한다. 본사 담당자는 신속히 P&I Club, 송하인, 정기용선자 등에게 문제점들을 통보하여 함께 해결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2)화물의 액상화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한 보완적인 방법으로써, 선적 중 수시로 "can test"를 실시할 수도 있다. 원통형 캔 또는 유사용기(0.5~1리터 용량)에 화물을 절반 정도 채운 후, 1~2초 간격으로 25회에 걸쳐서 단단한 바닥에 급격히 내리친다. 만약 화물의 표면에 수분이나 유체 상태가 발견된다면, 추가적으로 실험실 분석을 실시하여 운송에 적합한 화물인지 여부를 다시 확인하여야 한다.

 

다.항해 중
1)항해 중에 화물의 액상화로 인하여 선박의 복원력이 악화된 경우, 본선 선장 또는 일등항해사의 임의적이고 주관적인 판단만을 근거로 조치를 취해서는 안된다. 액상화된 화물이 화물창 내에서 이동하여 선박이 우현 측으로 기울어진 상태에서 좌현측 topside ballast tank를 채울 경우, 손쉽게 선박을 바로 세우는 것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액상화된 화물은 이미 유동성을 가진 액화상태로서 어느 방향으로든 움직일 수 있고, 화물이 선박의 좌현측으로 쏠리게 되면 선박이 복원력을 상실하여 순식간에 전복될 수 있으므로, 대양에서 정확한 제어가 불가능한 ballast를 주입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여야 한다.


2)그리고 본선 선장이나 일등항해사는 화물의 액상화가 감지되면 신속히 본사에 보고하여야 하며, 본사 담당자는 P&I Club, 송하인, 정기용선자 등과 함께 인근 항구로의 긴급피항이나 구조선 투입 등과 같은 대책을 모색하여야 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철광석을 안전하게 운송하기 위해서는 선적 전부터 송하인, 정기용선자 등과 긴밀히 협의하여 IMSBC Code 및 현지의 규정에 적합한 화물만 선적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필요할 경우 즉시 P&I Club에 요청하여 현지 correspondent, 검정인, 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본선에서도 화물에 대한 정보 및 관련 규정들을 숙지하여 위험이 발견될 경우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제한적인 정보와 경험에만 의존하여 독단적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철광석뿐만 아니라, Bauxite(인도네시아, 브라질), Nickel Ore(인도네시아, 필리핀), Ball Clay(말레이시아)도 액상화될 가능성이 높은 화물이므로 선적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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