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해운산업의 전제조건은 ‘비용 효율성’

 
 
IMO ‘지속가능한 해사운송시스템’ 주제로 9월 26일 런던서 개최
해운시황, 친환경선박, 해사안전, 해기교육, 북극해 등 다뤄

제 36회 세계 해사의 날(World Maritime Day)을 기념하여 ‘지속가능한 해사운송시스템(Sustainable Mari
time Transportation System 2013)’을 주제로 한 특별 심포지엄이 9월 26일 런던 IMO 본부에서 개최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인터넷 화상 참석자를 포함해 200여명의 각국 대표단이 참석했으며 지속가능한 해사운송시스템이라는 글로벌 아젠다를 바탕으로 하여 해운시황, 친환경선박, 해사안전, 해기교육, 북극해, 지속가능한 기술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IMO 코지 세키미즈(Koji Sekimizu) 사무총장은 개회사에서 “해운산업은 세계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성장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고 밝혔다. 해운산업은 세계 경제를 이끄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매우 중요한 연결고리이므로 만약 해운산업과 해사분야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세계 경제의 지속가능한 개발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코지 세키미즈 사무총장은 “IMO는 적절한 글로벌 규범과 함께 지속가능한 해사운송시스템을 계속해서 지지하고 이끌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해운업계 모든 참여자들의 공동협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한 코지 세키미즈 사무총장은 지속가능한 해사운송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선박의 운항 뿐 아니라 선박을 지원하는 모든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항만과 선박의 규제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만 하고 잘 훈련된 고급 해기인력들과 개발도상국들의 해기교육이 중요하다. 선박 연료공급이 가능한 항만시설 개발과 해운 트래픽 관리 및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항만과 멀티모달 커넥션, 선박 등록 및 행정, 선박금융, 수리조선, 연구 및 구조, 코스트가드, 해사법 등이 제 역할을 하고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싱가포르항만공사(MPA)의 람이영(Lam Yi Young)사장
싱가포르항만공사(MPA)의 람이영(Lam Yi Young)사장
기조연설 맡은 MPA, 해사분야 개발사례 발표
동 심포지엄의 기조연설은 싱가포르항만공사(MPA)의 람이영(Lam Yi Young)사장이 맡아 싱가포르의 지속가능한 해사분야 개발사례와 경험을 발표했다. 람이영 사장은 “지속가능한 개발에 있어서 우리의 2가지 원칙은 ‘갈등조정(A Balancing Act)’과 ‘글로벌 해운규범(International Rules for International Shipping)’”이라고 말했다. 그는 갈등조정과 관련해서 “우리는 바다에서 해사운송시스템 개발과 해양환경 보호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고 양쪽 모두 싱가포르에 중요하다. 삶의 지속가능성과 질을 고려해야 하지만 해사개발을 중단할 수 없다. 해사분야는 GDP의 7%를 차지하는 싱가포르 경제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새로운 컨테이너 터미널 개발에 있어서도 환경과 균형을 맞춰야 한다. 환경영향평가, 환경모니터링, 환경관리계획 등이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집행되어야 하고 환경운동가 그룹 및 해양생물 전문가들과 협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초기 개발단계에서부터 미래 컨테이너 터미널이 어떻게 높은 생산성과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효율적으로 운영될지 준비하고 검토한다. 이와 관련 싱가포르항만공사는 미래 컨테이너 터미널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컨셉을 얻기 위해 지난해 상금 100만달러의 ‘글로벌 차세대 컨테이너항만 도전과제’를 모집했다. 총 25개국에서 56개의 의견을 제출받았으며 올 4월 우승팀을 선정해 시상했다.

싱가포르항만공사는 관련해운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녹색해운과 지속가능한 해사운송시스템을 구축하도록 격려
하기 위해 2011년 ‘마리타임 싱가포르 그린 이니셔티브’를 도입했다. 동 이니셔티브는 8,000만달러의 프로그램으로 해운활동으로 인한 환경적 영향을 줄이고 싱가포르의 녹색해운을 촉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린이니셔티브 프로그램은 그린십 프로그램, 그린항만 프로그램, 그린기술 프로그램 3가지로 구성된다.

“저속운항 당연…신조선은 더 효율적으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지속가능성에 기반한 글로벌 경제 속의 해운시황을 포함해 지속가능한 해기교육과 기술의 역할, 인적요소, 해사안전 및 환경, 지원시스템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노르웨이 경제학자 구나 에스켈랜드(Gunnar Eskeland) 교수는 “IMF는 오는 2014년 2개의 견인차인 미국과 중국에 의해 세계 경제가 3~3.75% 성장할 것이라 예측했으나 양국이 과연 얼마나 세계 무역량을 늘릴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거대경제 전망이 특별히 밝지 않고 기술적인 진보도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라 지적하면서 해운산업은 저속운항과 함께 더욱 효율적인 신조선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나 교수는 “어떤 새 기술을 도입하지 않아도 운항속도를 20% 절감하면 일일 연료소비를 50%까지 줄일 수 있고 탄소를 30%까지 줄일 수 있다“면서 “저속운항이 매우 광범위하게 해운산업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추가되는 신조선들은 더욱 효율적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BIMCO의 존 덴험(John Denholm) 회장은 “해운산업은 세계화와 세계경제 성장에 기여해왔고 앞으로 미래에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산업의 상황을 파악하려면 그것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미래 해운산업의 전제조건은 바로 ‘비용효율성’”이라고 강조했다.

존 덴험 회장은 “해운산업은 호황과 불황의 경기순환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면서 “5년 전 리먼브라더스가 몰락한 것은 세계 경제의 추락 신호였고 무수히 많은 선박들의 용선비가 빠르게 하락했으며 호황기에 찾아온 커다란 행운은 금세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날 선주들의 과다발주 때문에 수요보다 20% 가량의 공급 초과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초과공급은 노후선박의 스크랩핑을 촉진시키므로 세계 선대의 선령은 그 어느 때보다 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새 시대의 선주들은 여전히 신조선에 대해 더 많은 발주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IMCO의 존 덴험(John Denholm) 회장
BIMCO의 존 덴험(John Denholm) 회장
BIMCO "밸러스트수·SOx 규제, 기술수준 못 따라가”
존 덴험 회장은 오늘날 해운시장을 ‘성대한 파티가 끝난 다음 날’로 비유했다. 그에 따르면, 2008년 이전 호황기는 음료가 풍성했던 성대한 파티였고 손님(선주)들이 자리에 앉아있으면 웨이터(은행)들이 음료(대출)를 가져다주면서 손님의 파티에 참여(투자)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파티가 끝난 다음날 아침, 남은 손님들이 커피와 아침식사를 즐기며 테이블에 또 다시 앉아있다. 조찬 뷔페이므로 웨이터가 없어도 별 다른 문제는 없다. 존 덴험 회장은 현재 해운시장 역시 선박을 건조할 자금이 있고, 은행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선박시장 붕괴에서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은 선주들이 연료효율적인 선박을 발주함으로써 새로운 세계 무역의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해운산업의 글로벌한 규제들을 아직 기술 수준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했다. 존 덴험 회장은 “글로벌한 규범들 가운데 특히 밸러스트수와 SOx 규제는 현재 기술적인 개발이 규제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그다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그는 “최근 새로운 연료에 대한 긍정적 사인에도 불구하고 LNG는 아직 대다수 선박에게 선택되지 못한다”면서 “이는 LNG수송시스템이 여전히 개발되지 않았고, 대다수 선박을 새롭게 개조하는데 있어서 경제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이 고려할 수 있는 유일한 연료는 마린 디젤오일(Marine Diesel Oil)”이라고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환경적 관점에서의 논의도 진행됐다. 클린해운연합(Clean Shipping Coalition)의 엘코 리먼스(Eelco Leemans) 회장은 “환경오염은 해운산업에게 나쁜 의도(bad intention)라기 보다는 부작용(side effect)”이라며 “하지만 해양환경시스템을 보존하기 위해서 안전하고 깨끗한 선박을 운항하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단지 바다의 손님이므로 그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한 후 IMO에게 관련협약의 빠른 비준을 요청했다. 그는 “협약을 연기하는 것은 기술의 얼리 무버(early mover)에게 불이익이 될 수 있다”면서 “특히 북극해는 폴라코드(Polar code)의 실행과 함께 특별한 관심이 요구된다”라고 덧붙였다.

티케이해운의 존 아담스(John Adams) 전무는 ‘지속가능한 해운의 인적요소’라는 발표를 통해 “지속가능한 해사운송시스템은 지식과 스킬, 적절한 태도를 갖춘 유능한 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해운은 글로벌한 시장에서 운영되기에 다른 문화와 소통하는 능력도 필수”라면서 “티케이는 다국적 직원들의 인력전략과 인력개발을 통해 이를 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WMU 해운업계 기부금 확보해야
세계해사대학(WMU)의 뷰온 크제베(Bjorn Kjerfve) 총장은 지속가능한 해사교육에 대해 발표하면서 “WMU와 같은 대학들이 최고의 대학으로 성장하려면 4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뷰온 크제베 총장이 밝힌 4단계에 따르면, 첫째, 최고의 학생들을 모집하기 위해 최고의 교수를 임용하고 양성하는 것이다. 둘째, 가르치는 일은 최첨단 연구와 병행되어야 한다. 가르치는 일은 연구를 뒷받침하고 동시에 연구는 가르치는 일에 양분을 더해 주므로 이는 지속가능성의 중요한 부분이다. 셋째, 혁신적인 연구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하고 특허와 라이센싱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넷째, 뛰어난 학생들의 입학을 보장하기 위한 기부금을 마련해야 한다. 선도적인 미국 대학들 대다수가 기부입학제도를 갖고 있으며 졸업생들로부터 기부를 받는 것도 일반적인 일이다. 따라서 WMU 같은 대학들은 졸업생, 고용주, 해운업계로부터 기부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해운업계가 요구하는 지식과 스킬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도록 보장하면서 동시에 최고의 대학으로 발전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원동력이 된다.

IACS 로베르토 카즐로(Roberto Cazzulo) 회장
IACS 로베르토 카즐로(Roberto Cazzulo) 회장
IACS “선박효율성 증명기반 개발”
지속가능한 해사발전을 위한 기술혁신의 역할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국제항로표지협회(IALA)의 게리 프로서(Gary Prosser)사무총장은 해양사고 제로캠페인을 달성하기 위한 효율적인 네비게이션과 VTS(해상교통관제센터)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해운산업은 수로가 점점 좁아지고 바빠짐에 따라 선박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새로운 기술과 혁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국제선급연합회(IACS)는 선박효율성의 증명방법을 개발하기로 결의했다. IACS 로베르토 카즐로(Roberto Cazzulo) 회장은 “IMO는 최근 새 IMO 온실가스 규제에 따라 신조선 EEDI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한 IACS 제안을 지지했다”면서 “앞으로 성공적인 규제를 위한 증명기반을 구축하여 더욱 효율적인 신조선의 디자인이 만들어지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로베르토 카즐로 회장은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새로운 기술을 증명하고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해운과 관련하여 주요한 도전과제 중 하나”라면서 “새 규제는 도입하기 전에 업계의 비용과 이익의 관점에서 완전히 분석되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IHO 회장 “해기사 안전 위해 수로학도 중요
지속가능한 시스템 구축 뿐 아니라 해기사의 안전을 위해서는 수로학도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제수로기구(IHO)의 로베르트 와드(Robert Ward) 회장은 “현재 대다수 바다와 연안지역 보다 오히려 달과 화성의 지도가 훨씬 더 정확한 실정이다. 새롭고 정확한 해양지도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한 후 “향후 비전은 모든 선박들이 에코사운더와 GNSS(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를 연결하는 선박 로거(logger)자동기록기를 보유하는 것이다. 이는 모두가 사용하는 저비용 고압축 솔루션으로 데이터를 중앙 데이터베이스에 전달한다”고 말했다.

세계원유가스산업협회(IPIECA)의 브라이언 설리반(Brian Sullivan) 전무는 ‘새로운 연료타입과 연료 효용성’에 대해 발표하면서 신재생에너지는 2030년까지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 기대되지만 이는 전체 에너지 수요의 일부만 공급할 뿐이므로 LNG의 사용과 바이오연료를 선도로 하는 대체연료가 연구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IMO의 러시아 연방 유리 멜레나스(Yury Melenas) 영구 대표는‘북극해항로 지원 시스템’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러시아는 북극해 항로 개발에 힘을 쏟고 있으나 깊은 수심이 필요한 새 선박에게 있어서는 현존 항로의 얕은 수심이 한계적인 요소로 꼽히고 있다”면서 관심을 촉구했고 “현재 러시아는 새로운 루트를 개발하기 위한 조사 및 구조작업 등을 수행하기 위해 수로학 연구를 위한 8척의 선박을 운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3 세계 해사의 날 병행행사(The 2013 World Maritime Day Parallel Event)가 10월 2일부터 3일까지 페루 리마에서 개최됐다. 지속가능한 해사발전과 관련한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기술적인 세미나와 더불어 APM터미널 Callao의 물류시설 시찰행사 등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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