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세계적 엔진 메이커로도 각광
대우조선, 주택부문 건설사업 본격 진출
삼성중, “모든 역량 주력사업에 집중”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이 있다. 위험부담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뜻으로 흔히 재테크 상식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이 이론은 사회 전 분야에 적용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잘 나가는 사업체일수록 오늘의 경쟁력을 먼 미래까지 지속해 나가기 위한 노력을 끊이지 않고 있는데, 사업의 다각화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기업의 모습이 이를 증명한다.


세계 조선시장에서 초강대국을 과시하고 있는 한국, 그 중심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있다. 이 3사는 나란히 세계시장 순위서 1위에서 3위까지에 랭크되어 있고 이 구도는 향후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신조선 건조부문에서 그 역량을 백분 발휘하고 있는 3사, 이들은 이외에 어떤 사업으로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있을까.


현대중공업은 엔진부문에서 경쟁력을 발산하고 있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건설부문시장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중 1999년 맞춤형 주택인 ‘쉐르빌’을 탄생시킨 삼성중공업이 이 부문사업에 주춤하고 있는 사이, JR건설을 인수해 DSME 건설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엘크루(Elcru)’란 아파트 브랜드를 탄생시키며 주택부문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이 부문에서 양사가 교차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  세계적 엔진 메이커
엔진부문 세계시장서 35% 점유율
회사 전체 영업익 23% 상당하는 ‘알짜배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중인 선박용 엔진.
현대중공업에서 건조중인 선박용 엔진.
신조시장에서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최고의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연관사업인 세계 선박 엔진시장에서도 35%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엔진메이커이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엔진기계사업본부(이하 엔진기계)에서 기록한 매출은 1조2,196억원. 현대중공업의 전체 매출액 12조5,547억원의 9.7%에 해당된다. 회사의 전체 매출액 대비로는 10%가 채 넘지 않지만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엔진기계의 작년도 영업익은 2,058억원으로 전체 영업익 8,789억원의 23%에 상당하다. 그야말로 ‘알짜배기’ 사업인 셈이다. 


현대중공업의 엔진기계는 1979년부터 선박용 대형엔진을 생산하기 시작해 9년만인 88년에  이 부문 세계시장에서 1위로 등극했다. 현재 현대중공업의 엔진기계는 연간 대형엔진 180대(840만 마력), 중형엔진 780대(200만 마력) 규모의 생산설비와 부품공장을 갖추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엔진 부문에서만 대형디젤엔진, 중형엔진, 대형엔진용 크랭크샤프트, 중형엔진용 크랭크샤프트, 프로펠러 등이 산업자원부에서 선정하는 세계일류상품으로 등록되는 쾌거를 거둬 기술력을 공히 인정받고 있다.

 

독자모델인 ‘힘센엔진’ 최고 수준 평가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0년 12월 국내 최초의 독자모델인 ‘힘센엔진’을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10년간 총 400억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자된 힘센엔진은 1,000~4,000마력급 중형엔진으로 세계 유수의 엔진과 비교해 출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환경친화형이고 중량을 경량화해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2001년과 2002년 산업자원부로부터 각각 ‘우수품질’ 및 ‘대한민국 10대 신기술’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동식 발전설비가 엔진기계의 신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 설비는 디젤엔진 등 발전기 구동에 필요한 설비들을 40피트 컨테이너 박스에 담아 전기를 생산하는 소규모 패키지형 발전소이다. 영어 약자로 PPS(Packaged Power System)라 불리는 이동식 발전설비는 설치와 이동이 쉽고 값싼 중유를 연료로 채택해 경제성이 뛰어난 제품으로 섬이 많은 지역이나 오지 등 발전설비가 열악한 지역에서 각광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 이동식 발전설비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쿠바에서의 수주가 눈에 띈다. 중남미의 미수교국 쿠바, 우리나라의 한 해 수출액이 1억 5,000만불인 이곳에서 현대중공업은 무려 그 5배인 7억 2,000만불의 이동식 발전설비를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동 설비는 총 544기 1,062MW로 2008년 상반기까지 41개 지역에 납품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의 이동식 발전설비에 대한 쿠바정부의 신임은 쿠바 중앙은행에서 올초 새롭게 발행한 10페소짜리 지폐에 현대중공업의 이동식 발전설비가 도안된 것으로도 충분히 대변해주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올해 1월 31일 쿠바의 수도 아바나 인근의 레글라 지역에서 1차 준공식과 함께 트레이닝센터 준공식을 가졌다. 지난 3월 말에는 쿠바와 이라크로부터 각각 100기와 30기를 추가로 수주했다.

 

올해 LNG선용 엔진시장에도 첫 발
올 1월 핀란드 바르질라사와 전기추진 LNG선용 엔진 생산을 위한 합작투자사 설립 계약을 체결한 현대중공업은 엔진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다.
전기추진 LNG선용 엔진은 조선기술의 꽃으로 불리는 LNG선의 핵심부품으로 합작사가 설립되는 2008년 하반기부터 동 엔진은 100% 국내에서 생산돼 전 세계 LNG선에 공급되게 된다. 이 합작사에 양 사는 50대 50으로 총 680억원이 투자되며, 2008년 하반기부터 5,700~1만7,100kW급 엔진이 연간 100대 생산하게 된다.


이 사업과 관련, 현대중공업의 파트너사인 바르질라사는 조선, 해양 및 육상 발전에 사용되는 디젤엔진 분야 전문회사로 그간 LNG선용 엔진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왔다. 이 엔진은 액체연료와 가스연료를 동시에 사용하는 고효율 이중 연료(Dual Fuel) 엔진으로 기존 LNG선에 장착되던 스팀터빈 엔진과 달리 경제성과 운용편리성이 뛰어나 최근 LNG선 엔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  대우조선건설 계열화
JR건설 인수 후 건설 사업에 전격 진출
아파트 브랜드 ‘엘크루’ 공식 런칭
대우조선해양은 작년 2월 대우조선건설을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법정관리 중이던 JR건설(구 진로건설)을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이 6:4의 지분으로 공동 출자해 인수하는데 성공하고 건설사업에 전격 진출한 것.


인수 이후 대우조선해양은 본사 계약관리담당 상무 겸 (주)웰리브 호텔 및 개발사업본부 전무로 활동하던 김경일 전무를 대우조선건설의 대표이사로 취임시키는 등 새로운 시장에서의 사세확장을 위한 만반의 채비를 했다. 특히 대우조선건설은 유명 인테리어 전문가 이창하씨를 관리총괄자로 영입했다. 이창하씨와 대우조선해양은 2002년말 대우조선 사옥 인테리어건으로 처음 손잡은 이후 인테리어 기술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크루즈선 사업을 통해서도 그 관계를 유지해왔다.


대우조선건설의 사업분야는 ▲건축분야 ▲리모델링분야 ▲토목분야 ▲T.B.M사업분야 ▲해양토건분야 등이며 대우조선건설은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첫 신규사업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신사옥 리모델링을 주관했다. 이후 대우조선건설은 140억 규모의 대우조선해양 느태생산센터 신축공사를 수주해 이미 완공했고, 380억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의 안벽 신축공사, 492억원 규모의 안산 신인동 아파트 신축공사, 393억원 규모의 성남 신흥동 복합상가 신축 공사 등을 수주했다.


특히 대우조선건설은 ‘엘크루(Elcru)’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공식 런칭했다. 엘크루는 엘레강스(Elegance·우아)와 크루즈(Curse·순항)의 합성어로 아늑한 고급주택을 짓겠다는 뜻이다. 대우조선건설의 엘크루 아파트는 지난해 2월 수주한 충남 아산시 신인동 348번지외 14필지의 480세대 아파트 신축 사업을 통해 첫 선을 보일 예정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삼성중공업 -  조선해양사업에 주력 선회
‘쉐르빌’ 주택건설 사업 중단상태
주택부문 후발 건설사업자로 뛰어든 대우조선해양에 반해, 삼성중공업은 조선해양부문에만 주력하는 모습이다.
삼성중공업은 1999년 맞춤형 주택 ‘쉐르빌’을 탄생시켰다. 삼성중공업의 쉐르빌은 내부공간을 쉽게 바꿀 수 있고 방음 내진 내구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맞춤시공을 도입해 같은 모양으로 정형화된 주택의 한계를 극복했던 것이 특징이다. 컴퓨터를 통해 다양한 평면을 설계해 보고 입체적으로 확인한 뒤 원하는 내부 설계를 주문할 수 있도록 했던 것. 쉐르빌은 서울 구의동을 시작으로 서초동과 목동, 장안동 등에 보급되었으며 삼성중공업은 쉐르빌로 2001년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서 실시한 국내 산업시장의 브랜드 영향력을 조사에서 이 아파트 부문 브랜드 파워 1위로 인증받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삼성중공업은 이 부문 건설사업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이다. 무리한 사업다각화를 피하고 주력사업에 매진한다는 취지이다. 이로써 현재 삼성중공업은 건설부문 사업을 계열사나 공사(公社) 등의 공사에만 참여하는 것으로써 명맥을 이어가는 데에 그 의미를 두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의 건설사업은 전체 매출의 약 10% 정도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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