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해운업계의 운임회복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유럽항로를 중심으로 북미, 한중, 호주/뉴질랜드항로 등에서 원가상승을 이유로 한 운임조정에 선화주간 신경전이 첨예하다.


유럽항로는 중국발 유럽행 수출화물의 폭증추세로 인해 올해 운임회복이 무난히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초대형 컨테이너선박들까지 대거 투입되며 공급확대가 이루어졌지만, 수요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난 덕에 유럽항로는 선사 주도의 항로로 변해 있다. 동항로는 정기선 해운시장에서 ‘가장 행복한’ 항로가 되어 운임회복의 선두에 서 있다.


올해 1/4분기 유럽항로 물동량은 대략 20% 정도 증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FEFC(유럽운임협의체)는 올 1월 1일부로 feu당 300-400불을 인상한데 이어 4월 1일부로 400불을 상향조정했고, 하반기에도 한차례 운임회복이 계획돼 있다. 부대비용의 조정 역시 동시에 진행하고 있고 이의 실효성은 긍정적이다. 

 

유럽항로 ‘무난히 성공’ 예상
북미항로는 선화주 ‘신경전’
북미항로는 5월 1일부로 운임회복(Cost Recovery)프로그램을 적용한다. 서안항만과 캘리포니아와 오레곤, 위싱턴행 화물에 대해 FEU당 300불을 상향조정하고 내륙복합운송화물에 대해서는 내륙운송비용을 FEU당 운송비용을 650불씩 부과하는 한편 미동안화물과 내륙에서 항만으로 이동하는 화물에 대해 feu당 500달러를 부과한다는 가이드라인이 TSA(북미운임협의체)에 의해 발표되었다. 성수기할증료(PSS)는 6월 15일-9월 15일 3개월간 feu당 400불을 부과할 계획이다.


북미항로의 경우 지난해 시황에 비해 운임하락폭이 커 선사들의 영업이익에 타격을 주었다. 따라서 올해는 5월 1일 SC(서비스계약) 갱신을 앞두고 시황에 대한 얘기를 극도로 아끼고 있다. 물동량이 어느정도 늘었는지조차 제대로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유수의 조사기관들이 내놓은 수요공급에 대한 전망들이 운임협상에 영향을 미쳐, 지난해에는 실제 시황과 달리 선사에 불리한 상황을 유도했다고 업계는 진단하기 때문이다. 선사들의 이러한 불만이 전해진 듯 조사기관들도 올해는 시황전망에 상당히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대 원양항로의 운임회복 움직임에 화주들도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수출채산성의 악화를 근거로 들어, 선사의 원가상승분을 감안하더라도 컨테이너박스당 50-100불이상의 운임인상을 수용하지 않기로 무역협회 차원에서 결의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공표했다.
호주와 뉴질랜드 서비스선사들의 동맹인 ANZESC도 4월과 10월 2차례에 걸쳐 운임인상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한중항로는 4월 15일부터 서향화물은 teu당 30불, 동향화물은 teu당 50불의 운임회복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북중국의 4대항만(상해/천진/대련/청도) 기준의 부산발 서향화물은 teu당 140불, 광양/마산/울산발 서향화물은 teu당 190불을 각각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그밖에 THC, BAF, CAF는 부대비용으로 별도 징수하는데, BAF는 teu당 40불, feu당 60불을, CAF는 동향화물에 teu당 10불이 적용된다.

 

한중 수입화물 역전현상으로 성공 긍정적
한일 수입물량 증가 불구 THC인상 무산
한중항로는 중국에서 수입하는 동향 화물량이 국내에서 수출되는 서향 화물량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동향화물의 운임수준이 더 높다. 한중항로 수입물량의 역전현상은 2005년 하반기부터 드러나기 시작해 2006년말 기준으로 서향(수출)화물이 94만 5,563teu로 전년대비 1.7% 감소한 반면 동향(수입)화물은 155만 6,624teu로 2005년보다 19.29%의 증가율을 보였다.


동서향간 물량을 비교하면 무려 61만teu나 더 늘었다. 올해 1-2월에도 동향화물의 증가율은 17.52%(24만3,749teu)로 작년 평균수준의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고, 서향화물은 2.8%(14만 6,790teu)의 소폭 증가에 머물렀다. 이러한 물동량의 추이를 감안할 때, 이번에 한중항로 선사들이 시도하는 운임회복은 동향화물의 경우 무난히 실효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지만, 서향화물은 성공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으로 파악된다.


한일항로의 경우 지난해말 일본발 화물의 증가율(로컬 10.1%, 피더 4.4%, TS 8.8%)에 힘입어 전체적으로 2005년물량 대비 4.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국발 수출화물의 증가 정체에도 불구하고 일본발 화물의 증가세는 올해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올해 1-2월 한일간 물동량을 보면, 수출화물은 2.7% 소폭 증가했고 일본발 수입화물은 16.2%의 두자리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일본발 화물은 로컬은 소폭 증가에 그쳤지만 피더화물은 54.3%라는 기록적인 증가율을 시현했고 삼국간 환적화물도 15.5%나 증가했다. 이는 일본경제가 회복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신호로 분석되지만, 한일항로는 선복과잉 현상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여서 조심스럽게 시도하려던 운임회복 시도가 사실상 무산된 상태이다.


지역별 소석율을 분석해 보면, 게이힌 지역과 서안 지역이 양호하다. 게이힌 지역은 수출입의 소석률이 각각 86%와 83%이며, 서안 지역은 94%(수출)와 92%(수입)의 소석율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수출:수입의 소석율이 한신 지역은 67%:63%, 관문 지역은 62%:49%, 기타지역은 71%:69%에 불과해 전체 한일항로의 소석률은 수출 77%, 수입 71% 수준이다.


이같은 상황에 고무된 업계는 현재 1만7,000엔인 THC를 4,000엔 올려 2만1,000엔으로 상향조정하려 시도했으나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던 THC의 인상시도는 당시 일본 국토교통성에 접수한 상태에서 유보돼 있다가 올해 4월로 재시도를 추진했다. 그러나 일본정부 관계자의 행정착오로 한국측이 이 건을 자체 취소한 것으로 처리되어 있는 실정이다. 업계는 사실과 다른 일본정부의 업무처리로 기대했던 운임회복 시도에 제동이 걸리자 황당해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정부측 담당자가 최근 바뀐 상황이어서 이 문제는 더 이상 진전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정기 벌크부문이 2년 여만에 또다시 초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가운데 시도되는 컨테이너부문의 운임회복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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