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일 KP&I 갱신전략 세미나 200여명 참석 성황
승선전 정밀신체검사, 승선 중 건강관리 등 대책 시급

선원 고령화와 승선정원 축소에 따른 업무 압박 등으로 인해 선원 클레임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선원 리스크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KP&I에 따르면, 총 클레임 비용은 2008년 256만달러에서 2013년 9월 현재 481만달러로 늘어났다. 승선전 정밀 신체검사와 고령선원 승선 억제, 승선 중 건강관리 등의 대책이 제시되고 있으나 선사입장에서는 현실적인 적용이 어려워 앞으로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11월 20일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2013 KP&I클럽 갱신 전략세미나에서는 선원클레임 전체 동향과 대책, 선원클레임의 법률적 처리방안과 함께 2014 P&I 갱신 전망과 P&I 보험시장 추이에 대한 발표가 이뤄졌다. KP&I클럽이 개최한 이날 갱신전략세미나에는 해양수산계 선사 임직원, 선박금융업계 및 해상보험 전문가 등 20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KP&I 클레임 팀장 송기수 이사가 ‘선원클레임 사고동향과 현황’을, 김앤장 법률사무소 이진홍 변호사가 ‘선원클레임의 법률적 처리방안’을 발표했고 이어 런던 P&I전문가 마쉬사의 앤드류 레이놀드 선임부사장이 ‘2014 P&I 갱신 전망’을, KP&I의 박범식 전무가 ‘KP&I현황 및 P&I 보험시장 추이’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했다.

이날 이경재 KP&I회장은 개회사에서 KP&I의 지속적인 성장발전에 성원해준 업계에 감사의 뜻을 표했으며 △클럽의 비상위험준비금 확충 △전문인력의 양성 △해외클럽과의 유대강화 △국내 대형선사 및 해외선사들의 가입확대 △해외메이저사 및 선박금융사로부터의 인정 △AM BEST사로부터 신용등급 ‘A-’유지 등을 통해 국제적인 P&I클럽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KP&I클레임 팀장 송기수 이사
KP&I클레임 팀장 송기수 이사
선원클레임 금액 481만달러, 지속 증가
KP&I클레임 팀장 송기수 이사의 발표에 따르면, 선원클레임의 타입별 건수와 타입별 금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총 클레임 건수는 2008년 97건, 2009년 138건, 2010년 149건, 2011년 172건, 2012년 180건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으며 2013년 9월 현재 103건을 기록, 2013년 176건의 수치가 예상되고 있다. 총 클레임 금액도 2008년 256만달러, 2009년 270만달러, 2010년 425만달러, 2011년 489만달러, 2012년 423만 달러, 2013년 9월 현재 481만달러로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도별 사망건수는 2008년 11건, 2009년 5건, 2010년 11건, 2011년 18건, 2012년 13건, 2013년 9월 현재 12건이다.

국적별 질병 건당 보험금은 한국이 2013년 9월 현재 7만 1,677달러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어 미얀마가 2만 8,863달러, 필리핀 7,000달러를 기록했다. 송 이사는 “뇌혈관 질환과 심혈관 질환이 많았으며 치료비와 상병보상비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령별 질병 건수는 40대 이하에서는 해외선원의 비중이 높았지만, 50대 이상은 고령화로 인한 질병 등으로 인해 한국선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질병은 한국선원의 경우 심혈관 질환이 27%로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암·종양으로 22%를 차지했다. 외국선원의 주요 질병은 1위가 내장질환으로 44%를 차지했고 2위가 심혈관 질환으로 15%를 차지했다. 송 이사는 “외국의 사례도 비슷하다. 스웨덴 클럽 자료에 의하면, 2006년 이래 질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심혈관질환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이사는 질병 클레임이 증가하는 배경은 전반적인 선원고령화와 승선 정원 축소에 따른 업무 압박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이에 따라 승선전 정밀신체 검사, 고령선원 승선억제, 건강관리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혈압 약을 복용하거나 당뇨병, 간염, 결핵보유자들을 승선 전 정밀한 신체검사를 통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승선하면 보통 7~8개월은 본선에 있어야 하지만 약을 드시는 분들은 하선 때까지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 이사는 “선사 담당자와 실제로 이야기 해보면, 승선전 정밀 신체검사를 할 경우 한국인은 태울 사람이 없다는 하소연이 나온다”면서 “또 고령선원의 승선제한 시 한국인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고 승선 중 건강관리 역시 3항사를 통해 약을 받을 수는 있지만 이들의 건강관리에 대한 현실적인 방법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송 이사는 “선원클레임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이재율 악화가 보험율 인상 요인으로 귀결된다”면서 “지금 당장 해결 못해도 질병클레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0세 이상 선원 리스크 관리 필요
김앤장 법률사무소 이진홍 변호사는 판례를 통한 ‘선원클레임의 법률적 처리방안’에 대해 소개하면서 선원의 질병에 대한 직무상, 직무외의 법률적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선원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원의 심각한 질병은 선박의 원활한 운영에 지장을 준다”면서 “직무상 질병으로 판단받는 경우 거액의 보상금 부담이 있고 설사 비직무 질병으로 판단받는다고 하더라도 보상문제와 관련해 장기간의 다툼이 있을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선원법은 승무 중 비직무 질병 혹은 사망이라고 하는 전 세계적으로 유래가 드문 보상체계를 가지고 있어 비직무의 경우에도 상당한 액수의 보상금 지급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진홍 변호사에 따르면, 가족 및 사회로부터 격리된 상태에서 장기간 선상근무를 하여야 하는 선원의 경우는 과로나 스트레스가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순환기계 질환의 경우 그 질환이 선원들에게 유달리 흔하고 선원의 업무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질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직무상 질병으로 취급받는 것이 현실이다. 그는 “그러나 냉정하게 따져보면, 순환기계 질환은 당해 선원의 일반적인 건강상태와 유전적인 소인, 그리고 본인 자신의 건강관리에 달려 있는 질병이며 당해 선원이 승선근무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순환기계 질환을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점을 고려하면 과연 순환기계 질환을 일률적으로 직무상 질병으로 보는 것이 맞는가하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선원이 비직무 질병에 걸린 때에는 선원법 제 96조 및 제99조에 따라 3개월간의 요양보상 및 상병보상금을 지급해야 하고 특히 비직무 질병에 관한 3개월간의 요양보상 기간 중 사망하는 경우, 1,000일의 승선평균임금을 유족보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특히 유족보상금인 1,000일의 승선평균임금은 직무상 사망 보상금인 1,300일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거액이다. 또 선원법 보상문제에 대해서는 판결이 거의 없어 승무중 비직무 질병 및 사망에 관해서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판례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순환기계 질환과 각종 암은 나이가 들면서 발병할 확률이 높아지는 병이고 퇴행성 질환도 마찬가지다. KP&I의 선원질병 분석에 의하면 순환기계 질환과 암이 49%에 달하고 퇴행성 질환이 13%를 차지하여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질병이 선원 질병의 압도적인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한국 선원들 질병의 압도적인 대부분이 50대 이상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변호사는 50세 이상의 선원의 경우 고혈압, 고지혈증 및 B형 간염보균자에 대해서는 채용 등에 있어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KP&I “2014 최소한 인상율 검토중”
런던에서 P&I전문가로 활약 중인 마쉬(Marsh Ltd)의 앤드류 레이놀드(Andrew Reynolds) 선임부사장은 ‘2014 P&I 갱신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IG국제클럽들의 지속적인 일괄인상율 부과로 인한 보험료 인상효과, G/T당 보험료대비 클레임금액을 비교하고 대형사고로 인한 Pool 클레임 발생시 IG국제클럽들의 재보험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여 비용이 배분되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했다. 또 향후 국제클럽은 기본적인 보험료 일괄인상율 및 재보험료 인상분을 더해 전체적으로 25%대의 추가인상이 예상된다는 사견을 덧붙였다.

KP&I의 박범식 전무는 ‘KP&I현황 및 P&I 보험시장 추이’를 발표하면서 △KP&I의 재정현황과 경영결과 △국제클럽의 경영실적과 변화추세·문제점 △P&I클럽의 평가와 선택기준의 변화 등을 다루었다. 또 KP&I가 지난 3년간 보험료 인상을 동결해 가입회원사의 어려운 입장을 지원했으며 적극적인 선사입장에서의 사고처리와 경쟁적 보험료 유지를 위해 노력중임을 밝혔다. 내년도 KP&I의 요율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인상율을 검토 중이나 아직 발표단계는 아니다. 선주들의 어려움을 백분 이해하고 부담주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KP&I는 내년도 갱신방향을 조만간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며 선사들의 현재 처한 입장을 최대한 이해하는 선에서 보험요율 정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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