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조선소로의 격상을 주도한다”

 

진해조선소를 고부가가치 선종의 ‘산실’로
LNG선 이어 VLCC, 올 상반기 수주 목표
모든 생산기지와 관계사, R&D센터서 통합 관리

 

신성수 전무
신성수 전무
STX조선이 대형조선소로의 체질개선에 여념이 없다. 최근 선박의 꽃이라 불리는 LNG선을 수주하고 한껏 고조된 사기를 그대로 이어가 고부가가치 선종 건조시장에 본격 합류한다는 포부에서다.
STX조선은 진해조선소를 고부가가치 선종의 산실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STX조선은 전략적인 영업활동과 설비확충에 나섰다. 올 상반기 안에 32만DWT이상의 VLCC를 수주하고 이제 대형선과 고부가가치 선종을 위주로 영업할 방침이다. 설비확충 면에서는 대형 플로팅 도크와 골리앗 크레인, 육상건조를 위한 Skid Berth 등을 도입해 생산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방침이다. 또 지금까지 높은 생산성을 이끌어 왔던 신공법 개발과 자동화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해 원가, 정도, 기술, 품질 등 모든 면에서 조선업계를 선도하는 세계 최고수준의 조선소로서의 위상을 다진다는 각오다.


이렇게 진해조선소를 명실상부한 대형조선소로 부상시키는 한편 3월말 착공한 STX 대련 조선해양 종합생산기지를 범용 선박 생산기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중국의 지리적, 산업적 잇점을 최대한 살려 주물, 단조 등 기초소재 가공 및 엔진부품 조립, 블록제조까지 선박건조를 위한 주요부분을 중국에서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해외 현지 수직계열화를 마련한 것.
이렇게 STX조선은 ‘급’을 격상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변혁을 단행하고 있고,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지난 3월 STX R&D 센터를 전격 개관했다. 그동안 진해조선소 현장에 함께 있던 것을 전략적으로 분리시킨 것.


창원시 신월동에 마련한 STX R&D 센터는 앞으로 진해조선소뿐만 아니라 STX엔진 등 그룹내 관련사는 물론 향후에는 대련조선소까지 통합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선박건조의 원활한 작업을 도모하고 생산기지별 선종의 전문화를 주도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것.
현재 STX조선의 R&D 센터에는 임직원을 포함해 약 600명의 ‘브레인’들이 모여 STX조선의 경쟁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창원에 직접 내려가 STX조선의 R&D 센터를 총괄하고 있는 신성수 전무<사진>를 만났다.

 

□ 이번에 개관한 STX R&D 센터의 기능과 의미에 대해

창원에 소재한 STX조선 R&D센터 야경 모습.
창원에 소재한 STX조선 R&D센터 야경 모습.
“선형 연구 등을 담당하는 ‘조선해양연구소’와 선박 설계를 담당하는 ‘기술본부’ 및 ‘영업 본부’로 전략적 확장을 위해 진해 조선소로부터 이전했다. 계획단계에서는 설계와 생산은 한 곳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주저했지만 잘 발달된 전산시스템 덕(?)에 과감히 이행했다. 아직 개관초기이지만 보다 쾌적한 공간에서 600여명의 임직원이 연구 개발 및 설계에 좀 더 몰두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고 평가된다. 또 이번 R&D 센터 구축과 함께 부수적인 기능으로 STX조선, 엔진, 중공업, 엔파코, 건설 등 경남 지역 5개사의 인터넷 및 PC 서버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IDC(Internet Data Center)를 갖추었다. 또 STX조선의 PI(Process Innovation) 시스템인 ‘포세이돈’을 통해 향후 대련 조선소까지 이곳에서 관장할 것이다. 이로써 STX조선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 현 R&D 센터의 규모와 종전에 비해 특히 강화된 부문에 대해
“국내는 물론 해외생산 기지의 물량을 동시에 소화한다는 점이 타 조선소와 크게 차별화된 부분이다. STX R&D Center는 진해 조선소의 LNG선, VLCC 등의 고선가·고부가가치 생산 체제로의 전환을 지원함과 동시에 중국 현지에서의 범용 선박 생산 지원으로 향후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STX조선이 세계 메이저 조선소로서 위상을 지킬 수 있고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데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 최근 STX는 LNG선 건조시장에 진출했는데 앞으로 건조하게 될 LNG선의 특·강점은
“우선 조선소로서는 LNG선을 건조한다는 것 자체가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이번에 LNG선을 수주한 것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시점으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STX조선은 LNG선 건조를 통해 진해조선소를 고부가가치 사업의 메카로 만들 계획이다. 새로운 선종에 대한 심적 부담은 있지만 그만큼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 설계에 착수했는데 우리가 건조하게 될 LNG선은 우선 안전성을 위해 NO.96 타입 화물창을 적용했다. 또한 GTT사에서 오랜 연구를 통해 개발한 시스템인 ‘Envelop Tank’를 세계 최초로 적용해 4개의 카고 탱크(Cargo Tank)를 가진 LNG선 중 단위당 적재 용량이 가장 큰 디자인을 적용해 경제적 측면에서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밖에도 LNG선에서 가장 중요한 화물창 용접작업에 대해서도 타사의 방법보다 1.7배정도 빠른 기술을 개발해 놓은 상태이다. LNG선 시장진출을 위해 그동안 축적해 온 관련기술을 이제는 한 치의 실수 없이 성공적으로 LNG선을 만드는 실전에 역량을 집중하는 일만 남았다.”

 

□ 향후 다른 고부가가치선종 시장진입 시기에 대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대형선과 고부가가치선 위주의 전략적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올 상반기 중에 32만DWT급 이상의 VLCC 첫 수주를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그에 맞는 설비를 확보해 나갈 예정인데 사실 진해조선소의 부지가 그리 넓지 못해 이를 짜임새 있게 활용하는 것이 최대의 관건이다. 이에 육상건조를 위한 스키드바지를 추가하는 방안을 비롯해 차츰 대형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나갈 계획이다.”

 

□ 최근 벌크선 표준선형을 내놓았는데 이들 선박의 특징에 대해
“벌크선 호황에 힘입어 지난 3월 한달동안 5만8,000DWT급 수프라막스(Supramax) 벌크선 21척과 18만1,000DWT급 케이프 벌크선 6척을 수주했다. 이들 선박은 중국 현지 생산과 육상 건조 환경에 적합한 선형을 개발한 것으로 동급 선박 대비 적재 화물량과 재화 중량을 극도로 높였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선박에 대해서는 세계적 선사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아 그들이 ‘DREAM 58’과 ‘HOPE 181’이라고 부를 정도이다. ‘DREAM 58’은 2008년 초부터 중국의 STX대련 조선소에서, ‘HOPE 181’은 진해 조선소에서 2009년 상반기부터 착공될 예정이다.”

 

□ 우리나라의 조선기술 인력현황과 향후 수급전망에 대해
“STX조선만 보더라도 지난 3년 동안 매출액이 2배씩 성장해왔다. 이는 다시 말해 5년 동안 4배의 일감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STX조선뿐만 아니라 다른 대형조선소 그리고 여기에 신생조선소들까지, 최근 조선관련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절대적으로 수급이 안 맞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 전망된다. 이에 STX조선에서는 신입사원을 많이 선발하고 있다. 경력자들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각 사가 겪고 있는 상황이 비슷하기 때문에 경력자 선발은 인력난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이 못된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R&D센터의 인력만해도 200명 가량을 선발했는데 이들을 전문가로 양성하는 게 현 상황을 타개하는 STX조선의 방침이다.”

 

□ 우리나라가 조선건조부문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조선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정부의 지원이 적극적이지 않았던 게 오히려 지금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한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OECD에서는 우리나라 정부가 조선사업에 많은 지원을 해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때문에 각 기업들이 사업초기에 해외진출을 시도했던 것이다. 처음부터 해외선주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다 보니 어느새 한국 조선기술자들의 선박건조 기술은 한국표준이 아닌 ‘세계적 스탠다드’가 되어 있었다. 실제로 현재 각 조선소의 핵심 엔지니어의 대부분이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 한국이 처음으로 조선산업에 진출한 초장기에 뛰어든 주역들이다. 우리나라 조선관련 엔지니어들이 세계적 스탠다드라는 것은 전체 국내 조선소들의 수주량에서 95% 이상이 외국 선주로부터 발주된 물량이라는 점에서도 증명된다.”

 

□ 중국의 성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중국조선의 기술력은 어느 정도 수준이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중국이 한국을 추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조선기술이라는 것이 특히, 가장 중요한 핵심기술의 경우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회사를 통해서 금세 습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우리나라의 현장근로자들의 인건비가 미국과 일본보다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지금과 같은 조건에서 풍부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격차를 좁히지 않기 위해서는 조선산업을 단순한 2차 산업이 아닌 2.5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즉 작업의 효율화와 최첨단의 설계능력을 함양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사업에 있어 경쟁력을 이루는 부분은 크게 4가지로 볼 수 있다. 핵심기술과 기본설계, 생산설계, 생산관리가 그것인데 현재 중국과의 격차가 조선설계 능력면에서 10년이라고 하면 생산관리 능력면에서는 훨씬 크다. 이는 국민적 근성의 차이이기도 한데 개인주의적 성향이 짙은 중국인들은 생산의 효율화를 창출하는데 상당한 한계가 있다. 이런 점을 최대한 활용해 중국이 추격해 오는 동안 우리는 더 경주해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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