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들어 냉동선 발주 급감, 니치선사 서비스는 계속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과거 신선·냉동화물의 주요 운송수단이었던 냉동선(Reefer Vessel)의 활동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리퍼 컨테이너 기술의 발전과 항공운송의 증가로 어류·과일류·육류 등 신선·냉동화물의 주 운송수단이 교체된 것이다. 냉동선의 신규 계약 소식은 연간 1~2척 내외로 선박 노후화가 진행됨에 따라 그 비중은 더욱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몇몇 화주들과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니치niche 선사들은 여전히 냉동선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2000년대 이전까지 신선·냉동화물 수송은 냉동선을 위주로 진행됐다. 1970년대 이후 리퍼 컨테이너(이하 리퍼컨)의 기술개발이 급격하게 진행되며 시장에 다양한 리퍼컨이 공급됐지만 고가의 리퍼컨 제작비용과 비싼 운임, 하역·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냉동선은 가장 보편적인 신선·냉동화물 운송수단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동 시장은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2004년 발간된 OSC(Ocean Shipping Consultants)의 보고서에 따르면, 1985년 전체 냉동화물의 66%를 냉동선이 수송했던것에 반해 2004년에는 57%까지 감소했다. 2011년 드루어리Drewry는 2014년까지 냉동선 수송이 25%까지 하락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2000년대 이후 컨테이너화, 신선·냉동화물 무역패턴 변화 냉동선 시장 영향
신규 발주량 최근 3년간 총 5척에 불과 

이같은 냉동선의 쇠퇴 경향은 최근의 냉동선 건조 현황에서도 나타난다. 클락슨에 따르면, 1980년대 건조된 냉동선은 연평균 30.2척, 1990년대는 31.5척이었으나, 2000년대 이후 현재까지 연평균 6.13대로 급감했다. 특히 2003년부터는 연간 건조량이 한자릿수로 줄어들었으며, 2012년과 2014년은 각각 1척씩만이 건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냉동선의 신규 발주도 2011년에 3척의 계약이 이뤄졌을 뿐, 2012년과 2013년엔 1척씩에 불과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이후 급격히 진행된 컨테이너화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 그리고 신선·냉동화물의 무역패턴 변화가 냉동선 쇠퇴의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외신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동-서항로는 물론 남-북항로의 컨테이너화가 가속화되면서, 신선·냉동화물은 물론 많은 벌크화물이 컨테이너화 됐고, 2008년 이후 금융위기 이후 불투명했던 시황전망으로 선주들이 냉동선 발주를 꺼렸다고 분석했다. 또한 거래되는 신선·냉동화물들이 과거에 비해 다품목·다품종화되면서 리퍼컨이 더 적합한 운송수단으로 떠올랐으며, ‘정시수송(just in time)·문전수송(door to door)’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해운-육운으로 빠르게 전환수송하기 유리한 리퍼컨이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타났다.

 

냉동선 건조 현황
냉동선 건조 현황

유럽 니치 선사 냉동선 서비스, 공동운항·파트너십 진행 , 노후화 심화, 평균 선령 20년 이상
냉동선이 과거와 같이 주목받는 시대는 지났지만,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니치niche’선사들은 냉동선 서비스를 여전히 진행하고 있다. 현재 냉동선을 운영하고 있는 선사는 유럽 선사들이 대부분이다. 세계 최대 냉동선 선사는 네덜란드의 Seatrade Groningen社로 65척의 냉동선을 보유·운영하고 있으며, 노르웨이의 Green Reefers社는 29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Laskaridis Shipping社가 21척, Star Reefers社가 19척, Chart World Shipping社가 18척, OST West Handel社가 17척의 냉동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청과 생산업체인 Del Monte가 12척, 일본 선사인 NYK가 11척의 냉동선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냉동선을 건조하는 조선사는 주로 일본 조선소로 Kochi Jyuko Co.社가 85척, Ketamihon Zosen社가 53척, Shikoku Dock社가 45척을 건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냉동선 선사들은 공동운항과 지역 물류기업간의 파트너십을 통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 최대 냉동선사인 Seatrade Groningen社와 Green Reefers社는 2012년부터 얼라이언스를 맺고 조인트 벤처인 Greensea社를 설립해 공동운항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Seatrade Groningen社는 지난해 10월 칠레의 청과류 수출기업인 Chilean社의 해운 자회사인 Pacific Seaways과 공동출자해 Global Reefers NV社를 출범시켰다. Global Reefers NV社는 칠레-美 윌밍턴Wilmington, 칠레-LA간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들이 운영하고 있는 냉동선은 노후화가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Seatrade Groningen社가 발간하고 있는 ‘Simply Seatrade’ 2013년 2월호에 따르면, 동사가 보유·공동운항하고 있는 리퍼선은 총 92척으로 평균선령이 약 20년이다. 92척의 선박 중 2000년도 이후에 건조된 선박은 13척이며, 1980년대에 건조된 선박도 14척에 이른다.


한편 국내 시장에서 냉동선을 운영하거나 건조하는 조선사들은 확인할 수 없었다. 국내 선주사, 포워더 및 대리점등을 대표하는 관련 단체에도 냉동선 관련 자료와 통계는 없었으며, 냉동선 건조실적이 있는 국내 조선사도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참치선 등 냉동시설이 갖춰진 선박을 운영하는 원양업계의 경우, 2013년 기준 342척의 어선 및 유사 선박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양산업협회 관계자는 “원양 어선들은 해외에서 조업을 하기 때문에 냉동시설이 갖춰진 선박이 대부분”이라면서, “참치의 경우 초저온 냉동 시설이 요구되며 나머지 어종은 영하 50℃ 이하의 냉동시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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