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미터 높이로 ‘동양 최고’ 자랑

 

물류센터, 한일 합작으로 작년 5월 5일 준공
1만여개 동시 적재 “10년 내다보고 건설했다”

 

대풍공장 물류센터.
대풍공장 물류센터.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기업에게 사활을 결정짓는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선점’한다는 것을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하는 ‘부담’을 안는 것이기도 하다. 즉 남이 하지 않는 것을 해야 하는 부담을 먼저 안아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에서 카레를 맨 처음 생산하기 시작한 기업인 오뚜기는 바로 이러한 기업들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오뚜기는 카레와 케찹, 마요네즈와 같은 외국 음식을 처음으로 생산하기 시작해 오늘날까지 적어도 이 부문에서는 다른 기업에게 우위를 내 주지 않고 있다.


1969년, 외국문물을 수용하는 데에 다소 소극적인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카레를 생산하기 시작한 이래 40년이 다 돼가는 세월 속에 여전히 카레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기업으로서 또 이외의 시장에서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기업, 오뚜기의 물류현장을 찾았다.

 

충북 음성에 위치한 대풍공장
카레 등 오뚜기 대표제품 생산
오뚜기의 생산공장 중 충북 음성에 위치해 있는 대풍공장을 찾아갔는데 물류현장을 견학하기 전에 공장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들을 수 있었다. 2001년 8월 30일 준공된 대풍공장에서는 오뚜기가 현재 생산하고 있는 약 3,000여 종의 식품 중에서 대표제품인 카레와 케찹, 마요네즈 그리고 근래 출시된 씻어 나온 쌀과 밥류 등의 제품이 생산된다.


대풍공장에서 제일 처음 볼 수 있는 것은 카레제조기이다. 회사 설립 초기에 처음으로 도입한 카레제조기를 기념비적으로 설치해 놓고 있었다. 카레는 오뚜기에게 가장 중요한 제품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곤욕을 치르게도 한다고. 바로 냄새 때문인데 원래는 오뚜기의 본사인 안양(평촌)공장에서 생산했지만 안양공장의 주변이 개발되면서 아파트가 빼곡이 들어차는 바람에 민원이 상당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카레의 생산지가 대풍공장으로 이전해 왔다고 한다. 실제로 대풍공장의 내부를 들어서는 순간 공장의 면적이 작지 않은데도 카레 특유의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대풍공장에 머무른 시간이 길지 않았기 때문에 내내 별 불편 없이 견학할 수 있었지만 1년 내내 풍기는 카레 냄새는 주민들에게 충분히 불만이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대풍공장 견학을 안내해준 전성배 품질관리과장에 의하면 식재료부터 포장에 이르기까지의 식품생산의 모든 라인은 일직선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가장 효율적이라고 한다. 때문에 대풍공장은 약 35만평의 대지 위에 길게 자리하고 있었다. 대도시의 건물들이 좁고 높게 자리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또 지방이어서 가능한 일일까. 대풍공장 부지에는 녹지공간도 널찍하게 마련되어 있었고 조경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 공장의 초입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대풍공장의 물류현장을 견학하기 위해서 생산공장을 가로질러 가야 했는데 복도에는 간간히 놓여진 에어컨이 전부로 매우 깔끔했고 왠지 휑한 느낌마저 주었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대풍공장은 청결을 최우선으로 삼는 식품생산공장으로서 창문과 벽 등의 경사와 턱을 없애 먼저가 쌓이지 않는 밀폐형 공장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저장기능 접목된 최신 시스템 완비
“테그 부착 정확하면 오작동 없다”
최근 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물류현장을 보면 역시 트렌드는 ‘전산화’다. 전산시스템이 얼마나 잘 체계화돼 있느냐가 물류현장의 생명을 좌우한다. 대풍공장의 자동화 물류창고는 작년 5월 5일에 준공됐다. 비교적 나중에 설립된 것이어서 그런지 대풍공장의 물류창고는 최신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대풍공장의 물류센터에서 가장 자랑하는 것은 50미터의 높이. 우리나라 물류센터로서는 가장 높고, 동양에서도 가장 높은 것으로 세 번째로 도입된 것이다.


일본의 무라타 주식회사와 우리나라의 현대엘리베이터가 합작으로 탄생시킨 대풍공장의 물류센터는 한번에 1만2,622개의 파렛트를 보관할 수 있고 상하역을 관장하는 장치는 분당 수평속력이 180미터, 수직 130미터로 매우 신속하게 움직이는 것이 경쟁력이다.
전 과장은 물류센터의 전산화에 대해 “완공 이후 정상화까지 1개월이 소요됐고 지금은 생산라인에서 테그만 정확히 부착한다면 시스템 상에서 오작동은 전혀 없다”며 “때에 따라 특정일자에 생산된 물품에 대한 품질을 일제히 검토해야 할 때가 있는데,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분류해야 했던 것을 지금은 명령어 하나에 의해 매우 신속하게 또 정확하게 분류됨으로써 일을 훨씬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6월 현재 대풍공장의 물류센터에 적재돼 있는 파렛트는 대략 7,000여개. 현재로서는 활용률이 60% 수준. ‘10년을 내다보고 지었다’는 오뚜기 대풍공장의 물류센터는 유통물류센터에서는 무엇보다 원활한 흐름을 최우선으로 한다면, 탄력적인 공급에 대비해야 하는 생산업체에겐 필수적인 ‘저장’의 기능도 접목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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