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2015년 LNG추진 컨테이너선 등장
기존 연료대비 NOx 90% 감축 가능한 ‘신 청정연료’로 부상

글로벌 조선업계에 ‘LNG추진선’ 바람이 불고 있다. IMO의 환경규제와 화주·항만업계의 친환경 운송 바람, 고유가에 따른 선사의 운항비 절감, 셰일가스 개발로 인한 LNG 가격 하락 등 변화하는 조선해운 시장에서 LNG연료선박은 향후 상선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만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평가된다. 현재 북유럽 지방을 중심으로 소형 페리선, OSV, 예인선 등이 LNG를 연료로 운항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조선업체를 포함한 글로벌 조선업계는 LNG를 연료로 한 대형 상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관련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다.
 

글로벌 해운산업의 환경규제는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MARPOL 부속서6’은 선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2)는 물론, 황산화물(SOx), 질산화물(NOx) 등에 대한 규제를 단계적으로 강화할 예정이고, EU와 미국 등도 해당 항만에 입항시 오염물질 배출제한 기준을 마련해 관리하고 있다. SOx의 경우 IMO는 2012년 이후 모든 해역에서 3.5% m/m이하로 규제했으며, 2020년부터는 0.5% m/m 이하로 줄여야 한다. EU는 EU항내 정박시 혹은 내륙수로 전용선박에 대해 모든 연료유의 황함량을 0.1% m/m 이하로 규정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도 지난해부터 황산화물 배출기준을 마련했다. 이와함께 질산화물(NOx)도 2012년대비 75%를 감축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높은 연료유 가격으로 인한 선사의 수익성 악화는 대체연료의 수요를 이끌고 있다. 연료전지, 원자력, 수소 등 다양한 연료에 대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 가장 각광받는 연료는 LNG이다. LNG는 기존 연료에 비해 이산화황 배출이 거의 없고 질산화물은 90% 이상, 온실가스는 20% 이상 감축할 수 있으며, 저렴한 연료비용과 기존 연료와 대등한 연비로 선주들에게 환경적, 경제적 측면을 모두 만족시키는 매력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LNG연료선은 북유럽에서 소형선 위주로 운항되고 있다. 2000년 처음으로 LNG추진 연안 여객선인 'Glutra'호가 노르웨이에서 건조된 후 약 20여척의 연안 운항선박과 일부 군함이 운항되거나 건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디젤과 LNG 병행 사용하는 이중연료(Duel Fuel)식
엔진 개발 가속화, 대우조선- 3,100teu LNG컨선 건조, FGSS 신기술 개발

현재 LNG연료선은 크게 2가지 기술로 나뉘고 있다. 전구간에서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LNG 전용 추진선과 LNG와 유류를 함께 사용하는 이중연료(Dual Fuel)식 LNG추진선인데, 기술상의 문제로 이중연료식 LNG추진선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글로벌 엔진생산업체도 이에 대한 기술 개발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으로, 만디젤&터보(Man Diesel&Turbo), 바르질라(Wartsila), 롤스로이스(Rolls Royce)등은 LNG연료 엔진은 물론 다양한 추진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우리 조선업계도 LNG추진선 시장 선점을 위해 각종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6월 고압 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FGSS, Fuel Gas Supply System)를 독자 개발하고, 11월 미국 Tote社가 발주한 3,100teu급 LNG추진 컨테이너 선박에 탑재할 예정이다. 동 선박은 세계 최초의 LNG추진 컨테이너 선박으로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하고, 만디젤의 ME-GI 엔진이 탑재된다.


대우조선이 개발한 FGSS는 기존 가스 압축기 대신 액체상태의 LNG를 고압으로 먼저 가압한 후 기화시켜 엔진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동 장치는 부피, 비용 뿐 아니라 가스연료 공급에 필요한 에너지를 가스 압축기의 5~10% 수준으로 줄일 수 있으며, 자연증발 가스도 재응축시켜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했다. 특히 초대형 상선의 경우 연료저장 효율을 이유로 가압용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증발 가스의 재응축 기술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측은 “LNG추진선에 대한 개념설계가 이미 끝났고, 세계 6개 선급으로부터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대重- 이중연료 대형엔진+가스연료 공급 패키지 개발
삼성重- 에코누리호 적용된 FuGas 상선적용 연구

현대중공업도 독자적인 선박용 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이중연료 대형엔진과 가스연료 공급장치 통합 패키지를 개발했다. 동 패키지는 3만 5,600마력으로 필요에 따라 연료유와 LNG를 선택할 수 있으며, 배기가스를 줄이면서 디젤엔진과 동일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LNG 연료 공급 시스템도 극저온인 -163도의 액화천연가스를 바로 압축해 엔진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최적화됐다. 또한 보조 발전용인 이중연료 힘센엔진도 연계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이에 대한 형식 승인시험도 획득했다. 


삼성중공업도 LNG연료시스템인 ‘FuGas'를 개발하고 일반 상선에 적용시키기 위해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동 제품은 LNG를 선박용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극저온 저장탱크와 LNG 기화시스템, 엔진이 요구하는 온도와 압력으로 LNG를 공급하는 공급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이미 인천항만공사의 항만안내선 ‘에코누리’호에 동 패키지가 적용됐으며, 초대형 상선 적용을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국내 기자재 업체들도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LNG보온창 단열전문 생산업체인 한국카본과 동성화인텍은 LNG추진선 발주 증대효과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한국카본은 LNG추진선은 물론, LNG운반선 발주 증가에 따라 국내 최초로 일본 조선사에 보냉재를 공급하기도 했다.

 

KOGAS-중국 LNG협회, “한중 카페리 LNG연료로 단계별 교체하자”
조선업계 뿐 아니라 정부와 관련 기관도 LNG추진선 발주 증가에 적극 대비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3월 28일 중국 LNG협회와 공동으로 ‘제 1회 한중 공동 LNG 벙커링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기동 한국가스공사 연구원은 한중간 LNG 연료 페리선을 통한 벙커링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그는 “양국간에 운항중인 11개 항로의 카페리선을 순차적으로 LNG연료로 전환할 경우 에너지 절감과 환경오염 저감의 기대효과가 상당히 클 것”이라면서, “양국간 FTA 체결 후에는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컨선까지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LNG벙커링 프로젝트를 10여년전 부터 추진해 왔으며 일부 선박을 LNG연료 하이브리드 선박으로 개조했다. 동 선박은 2012년 첫 상업운전이 승인됐으며, 2,700톤급 벌크선에 적용한 결과 오염물질 저감이 상당해 한달 3회 운항시 1년에 약 10만위안이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도 3월 18일 LNG연료선에 적용할 수 있는 직육면체형 대용량 고압탱크를 개발했다. KAIST 해양시스템공학 전공 폴 베르간 교수와 장대준 교수가 포스코와 공동으로 개발한 동 탱크는 같은 양의 LNG를 저장할 경우 기존 원통형 고압탱크 대비 약 60%의 공간을 줄일 수 있다. 만약 동 탱크를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적용하면 약 900개의 컨테이너를 추가로 적재할 수 있다고 KAIST측은 밝혔다.
 

한국선급(KR)도 LNG 벙커링 시스템 엔지니어링 업체인 가스엔텍과 3월 25일 MOU를 체결하고, LNG추진선의 연료탱크 및 LNG 벙커링 탱커 분야 기술개발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선급 측은 “이번 MOU로 △LNG연료 추진선의 연료탱크 선박 적용기술 개발 △LNG벙커링 탱커의 공동 개발 △신규 LNG연료 추진선 프로젝트 공동참여 △LNG연료 추진선 및 LNG 벙커링 셔틀 운용관련 교육을 공동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유럽, 2000년 LNG 페리선 건조..  RO-RO, Ro-PAX선 등 등장
이처럼 국내 조선 업단체가 LNG추진선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해외 조선사들도 LNG추진선 건조 계획 및 연구개발 계획을 밝히면서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동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북유럽 국가의 조선소들이다. 2000년 처음으로 노르웨이가 LNG추진 연안여객선을 건조했고, 핀란드 및 유럽의 여러 조선소에서 고속의 Ro-PAX선, Ro-Ro선이 설계돼 건조되고 있다. 또한 LNG추진선박을 새로운 선박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기술개발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까지 건조된 LNG추진선 현황에 따르면, 대부분의 선박은 소형 페리선이지만, 해양플랜트 지원선인 OSV와 바지선, 예인선, 탱커선 등도 건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조사는 STX유럽, Kleven Maritime, Remontowa Shipbuilding, Trico, Bergen Group 등이며, 최근에는 기존 선박을 LNG추진 선박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카타르 가스회사인 Nakilat과 네덜란드 조선사인 Damen의 조인트벤처 회사인 N-DAQ도 LNG추진선 개발에 뛰어들었다. 최근 외신보도에 따르면, N-DAQ는 모든 선박을 LNG연료로 운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해외 선주들에게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日 가와사키중공업, LNG추진 자동차 운반선 2척 수주
기술력이 뛰어난 일본 조선업계도 LNG추진선을 건조하고 있다.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은 UECC(United European Car Carriers)와 이중연료식 LNG추진 자동차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동 선박은 2016년 하반기에 인도될 예정이며, LNG와 중유, 경유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자동차 운반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LNG추진선은 사실 몇년전만 해도 적어도 10여년 이후에나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LNG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LNG벙커링 인프라가 부족했고, LNG 가격이 벙커유 가격에 비해 큰 경쟁력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2~3년 간 상황이 변했다. LNG 가격 하락과 환경규제 강화, 선사의 운영비 저감 노력 등으로 빠르면 2015년에 세계 최초로 LNG추진 화물선이 운항될 예정이고, 글로벌 조선업계는 LNG연료를 다양한 선종으로 확대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조선업계는 선박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되는 LNG추진선을 누가 선점하게 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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