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수주’영향 대형조선사 실적하락, 중소 조선사는 여전히 적자경영

 
 
기자재업체 전년과 비슷, 배관 기자재 생산업체 ‘호성적’

국내 조선업계가 지난해 수주 확대에도 불구하고 누적된 저가영업의 영향 등으로 ‘어닝쇼크’에 가까운 경영실적을 냈다.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한 대형 조선사들은 전년에 비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하락했으며, 중소형 조선사들은 그동안의 수주불황과 저가수주가 겹쳐 대부분 적자경영을 이어갔다.

4월 28일까지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13개 국내조선사의 ‘2013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BIG3’ 중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급감했으며 대우조선해양만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으며, 현대미포조선도 적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중소형 조선사들의 경영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고성조선해양을 제외한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SPP조선, 성동조선해양, 대선조선, 신아에스비, 대한조선이 적자를 면치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매출액(개별기준) 24조 2,827억원, 영업이익 7,348억원, 순이익 4,51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43.2%, 순이익은 59.4%은 급감한 것으로 지속된 선가하락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매출액 14조 7,061억원, 영업이익 9,246억원, 순이익 6,52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9.6%, 순이익은 12% 감소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크게 개선됐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매출액 14조 800억원, 영업이익 4,242억원, 순이익 2,51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1%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83.7% 크게 늘었다. 대우조선 측은 “영업외적인 측면에서 비용절감에 나선 부문들이 실적에 반영돼 순이익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매출액 3조 5,062억원, 영업손실 356억원, 당기순손실 52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으며, 당기순손실의 폭도 3배 이상 늘어났다.

현대미포조선은 매출액 3조 4,870억원, 영업손실 2,058억원, 순손실 1,879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에코십 탱커선의 대량 수주에도 불과하고 적자로 전환된 것은 그간 저가성 선박투입 비중증가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진중공업도 지난해 매출액 1조 7,127억원, 영업손실 1,091억원, 순손실 2,127억원을 기록해 1년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STX조선해양은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매출액은 1조 7,127억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 2조 836억, 순손실은 5조 3,051억원에 달한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본금이 전액 잠식된 상태이다.

SPP조선과 성동조선해양도 적자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중형선 분야에서 전년보다 좋은 수주성과를 거뒀으나 그간 쌓여온 수주불황과 저가수주의 벽을 넘지 못했다. SPP조선은 매출액 1조, 3,882억원, 영업손실 1,586억원, 당기순손실 3,202억원을 기록했고, 성동조선해양은 매출액 1조 115억원, 영업손실 1,916억원, 당기순손실 3,213억원을 냈다.

대선조선은 매출액 4,156억원, 영업손실 210억원, 당기순손실 327억원을 내며 전년도에 이은 적자경영을 계속하고 있지만 손실의 폭을 크게 좁혔다. 2012년도 동사는 영업손실 1,740억원, 당기순손실 1,404억원을 입은 바 있다.

고성조선해양은 매출액 2,225억원, 영업이익 11억원, 당기순익 1.1억원을 기록해 중소형 조선사 중 유일하게 흑자경영을 달성했다. 반면 신아에스비는 매출액 1,500억원, 영업손실 922억원, 당기순손실 1,321억원을 기록해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조선도 더욱 악화된 성적을 냈다. 지난해 매출액 1,404억원, 영업손실 554억원, 순손실은 659억원으로 적자 폭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STX중공업·포스코플렌텍 모기업 구조조정,
M&A 여파로 실적 부진
한편 국내 조선기자재 업체의 경우 대부분 전년과 비슷한 실적을 냈지만, 업체별 혹은 생산품목별로 엇갈린 실적이 나타났다. 모그룹 구조조정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STX중공업은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고, 순손실이 더욱 커졌다. 지난해 동사는 매출액 1조 847억원, 영업손실 1,758억원, 순손실 5,67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M&A를 통해 성진지오텍을 합병한 포스코플렌텍도 부진한 성적을 냈다. 동사는 매출액 5,976억원, 영업손실 588억원, 당기순손실은 984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 계열사로 선박엔진 생산업체인 힘스는 매출액 5,099억원, 영업이익 48억원, 당기순이익 51억원을 기록해며 전년대비 절반이상 수익이 줄었지만 흑자경영을 이어가고 있고, 조선·해양플랜트 열교환기 전문기업인 동화엔텍은 매출액 1,487억원, 영업이익 93억원, 순이익 94억원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선박용 냉동기 및 공기조절 시스템을 제작하는 하이에어코리아도 매출액 3,796억원, 영업이익 382억원, 순이익 450억원을 달성했다. 품목별로는 해양플랜트에 설치되는 배관 기자재 기업들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용접용 관이음쇠, 배관자재인 피팅을 생산하는 성광벤드와 하이록코리아는 모두 전년도의 호실적을 상회하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선박평형수처리장치 제조업계는 전년대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파나시아는 매출액 797억원, 영업이익 1.2억원, 순이익 5.3억원을 기록해 흑자경영에 턱걸이했고, 테크로스는 매출액 773억원, 영업이익 130억원, 순이익 99억원을 내며 순이익이 50% 줄어들었다. 후발주자인 삼건세기는 매출액 379억원, 영업이익 20억원, 순이익 9.5억원을 기록했다.

4월 28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국내 조선·해양플랜트 기자재업체 40개사 중 30개사가 흑자를 달성했다. 반면 STX중공업, 포스코플렌텍, 삼우중공업, 스타코, 이영산업기계, KTE, 탱크테크, 동립공업, 장한, 제이와이중공업 등 10개사는 적자경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삼우중공업, 스타코, 이영산업기계, 동림공업 등 4개사는 전년도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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