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endorff, Scorpio, d’Amico 중심-

2013년 Scorpio group과 Frederiksen group, Navig8, Oldendorff carriers, d’Amico group은 벌커(bulker)와 탱커(tanker) 시장에서 대량의 신조발주를 하였으며, 올해에도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건실한 경영을 해오던 상기 해운사들이 최근에 부각된 배경은 저운임, 고유가의 지속에 따른 해운기업의 생존을 위한 해결책으로 에코십 열풍이 불어온 가운데 선도적으로 에코십을 대량발주하였기 때문이다. 세계금융위기 이후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해운기업들에게 에코십은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한 적절한 대안임에도 불구하고 누적된 경영손실과 선박금융의 축소로 인해 신조선박을 발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앞서 예를 든 선사들의 대량 신조발주는“어떻게 신조선박을 발주할 수 있나?”라는 세간의 궁금증을 일으킨다. 해운시황회복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함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신조선 발주행태를 보여주고 있는 선사들의 전략적 배경과 그 목적을 가늠하여 봄으로써 향후 해운시장의 변화를 파악해본다.
 

 
 
Oldendorff, Scorpio, d’Amico는 어떤 회사?
본 고에서는 상기 선사들 중 Scorpio group, Oldendorff group, d’Amico group에서 최근 대량의 선박발주를 주도해온, Oldendorff Carrier, Scorpio Tanker & Scorpio Bulker, d’Amico International Shipping을 중심으로 신조선 발주, 선박매매 현황 및 선대운영현황 등을 살펴봄으로써 전략적 주요 특징을 짚어봤다.
1930년 전후부터 해운업에 대한 경력을 쌓았던 설립자들이 2차대전 이후에 본격적으로 기업을 설립하거나 재도약을 시작하였다. 이들 기업은 2차대전 패전국이었던 독일과 이탈리아에 근거를 두고 2차대전 이후 어려움 속에서 성장의 기회를 잘 활용하였다. 
Oldendorff는 독일에 근거한 해운그룹으로 현재도 독일을 근거로 벌커 중심의 해운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Scorpio는 이탈리에서 본사를 모나코로 이전하여 탱커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였으나 최근 Scorpio bulker를 설립하여 벌커 사업에도 뛰어 들었다. d’Amico는 이탈리아에 근거를 두고 벌커와 탱커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세 회사는 전형적인 가족기업의 경영행태를 보여주는 유럽 기업들로서 계열사나 자회사가 주식시장에 공개되어 있기도 하나 그룹의 모기업은 여전히 비공개되어 있다. 현재는 설립자의 2-3세가 그룹을 대표하여 경영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3사의 기본 전략
세 선사는 공통적으로 고품질선박 확보를 기본전략으로 삼고 있다. 고품질선박을 확보함으로써 운항비용 절감, 운항 안전성 확보, 친환경정책 부합 등 현대 해운선사에 주어진 여러 사명을 완수하고 있다.  
또한 선사마다 차이는 있으나, 위험관리에 충실하다. 그룹차원의 다각화, 사업분야 내에서의 다각화, 운송계약의 분산, 시황에 따른 선박매매 등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Oldendorff는 그룹차원에서 관광, 금융, 하역 등 사업의 다각화를 달성하였으며, Scorpio는 탱커중심의 사업에서 벌커운송으로 확장하여 해운산업내에서 다각화를 추구하고 있고, d’Amico의 경우 장기용선시장과 스팟시장으로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운임수익의 변동성을 축소시키는 위험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덧붙여 선박매각 및 투자 시기를 관리하여 선박의 자산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3사의 선박매각 및 신조선 발주현황
세 선사의 최근 대량 신조발주를 가능하게 한 배경을 파악하고자 선가의 변화에 따른 세 선사의 선박매각 및 신조발주 추이를  살펴본다.      
위의 그림에서 파악할 수 있듯이 Oldendorff는 해운경기의 호황이 시작되던 2003년 중고선 4척을 매각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까지 평균선령 11년의 중고선 92척을 매각하여 여유자금을 확보하였다. 선박의 가치가 최고를 기록하던 시기에 연차적으로 선박을 매각하여 구입원가의 2배를 넘는 차익을 얻기도 하였다. 반면 금융위기 이후 불황이 지속되던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평균선령 12년의 노후선박 8척을 매각하여 경영손실을 최소화하였다. 

해운경기의 저점이라는 관측과 에코십 건조가 가능해진 2012년 이후 최근 2014년 3월까지 약 60척의 선박을 신조발주하여 선대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에코쉽 운영에 따른 선대효율성이 경영성과에 미친 영향은 머스크의 경우를 통해 해운시장에 널리 알려진 바 있다.
또한 2014년 들어 2013년에 건조된 선박을 매각하는 모습도 보여 선대 효율성 뿐만 아니라 선박매각을 통한 차익을 노리는 어셋 플레이(Asset play)의 가능성도 보였다.

Scorpio는 2010년 Scorpio Tankers가 NYSE에 상장되고 2013년 Scorpio Bulkers가 노르웨이 장외시장에 상장되면서 본격적으로 에코십 신조발주에 뛰어들었다. Scorpio Tankers는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고선박을 매입하거나 용선을 통해 영업을 시작하여 2011년 첫 신조를 발주하였으나 경영손실이 발생하자 2012년부터 중고선을 매각하였고 2013년 신조선을 인도받아 운항하면서 단기적 경영적자에서 벗어났다고 발표하였다. 이 발표는 머스크의 사례와 함께 에코십 발주에 대한 선사간의 경쟁을 가중시켰다. 이후 벌크선을 중심으로 신조발주를 늘렸으며, 특히 2013년은 107척을 신조발주함으로써 신조선 최대 발주사가 되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선박매각 차익을 노리는 투기발주라는 예상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현재 발주한 벌커선박에 대한 리세일은 없었으며 탱커선은 VLCC와 LR 선박을 리세일하여 매각 차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d’Amico 역시 해운호황기인 2005년~2008년 사이에 중고선박을 매각하였다. 2005~2006년에는 평균 선령 12년 이상의 선박을 매각하였으나 선가가 최절정이던 2008년에는 평균선령 6년인 선박 4척을 매각하는 등 적극적인 선박매각으로 여유자금을 확보하였다.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부터는 노후선을 점진적으로 매각하여 선대효율성을 높이면서 경영손실을 최소화하였으며 에코십 건조가 시작된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신조선박을 발주하여 향후 선대효율성의 강화를 통한 경영성과 극대화를 도모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3사 선대보유 현황
선박매각과 신조선박 발주 시점을 살펴볼 때, 세 그룹이 공통적으로 2012년 이후 신조선박을 대량으로 발주하였다. 그 배경으로 해운 호황기부터 시작하여 자사의 노후선을 높은 선가에 매각하여 자금을 확보하고 불황기에는 선대효율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
세 회사의 벌크선대를 중심으로 현재 선대현황과 신조발주 선박의 현황을 검토하여 세 회사가 선대운용 전략과 향후 해운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준비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Oldendorff는 벌크선 운항을 전문으로 하는 독일 최대 선사답게 다양한 선형을 고루 운영하고 있다. 선대의 구성을 살펴보면 자사선의 보유보다는 정기용선의 비중이 훨씬 큰데 이는 해운호황기부터 시작된 선박매각이 원인인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선대운용을 보면 해상하역이 가능한 Unloader, Reloader 선박은 자사선으로 24척을 운용하여 벌커시장 내에서 사업의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Supramax를 중심으로 Panamax, Handysize, Capesize의 순으로 정기용선을 운용하여 중소형 선박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Capesize선박은 항해용선을 중심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반면 2014년부터 인도되는 선박의 유형을 살펴보면 BBC를 포함하여 약 60여척의 자사선을 보유하고 있는데, 선형별 규모는 Supramax, Handysize, Capesize, Panamax의 순이다. 정기용선도 Supramax에 중점을 두어 확보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벌크선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Oldedorff의 선대보유 동향을 살펴볼 때, 향후 벌크선 시황에 대해 중소형 선박을 중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Scorpio Bulkers는 2013년에 설립되었으며 탱커선을 중심으로 해운업을 영위해온 Scorpio에서 벌크선 사업에 진출한 경우로 그룹차원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였다. Handysize를 제외한 Capesize, Panamax, Supramax에 균형적으로 79척을 신조발주하였고 올해 들어 Panamax 12척, Supramax 5척을 정기용선하였으나 현재까지 영업실적이 없어 투기성 발주라는 시각이 업계의 주를 이루고 있다. 아직은 신조발주 선박에 대한 리세일은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현재까지 매출액이 전혀 발생하지 않고 손실만 발생하고 있는 점을 들어 향후 시황에 따라 대량의 리세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Amico는 정기용선보다는 자사선을 중심으로 선대를 구성하여 운용하고 있으며 2014년부터 인도될 선박의 구성도 자사선을 중심으로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선형별 구성에서는 단적으로 대형선을 배제하고 중소형선으로만 선대를 구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Panamax, Supramax, Handysize가 자사선과 나용선, 정기용선의 형태로 균형적으로 운항되고 있으나 신조발주는 자사선으로 Supramax 11척, Handysize 9척, Capesize 2척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Supramax에 중점을 두고 있어 향후 벌크선 시장에 대해 중소형선박 중심의 시황을 예측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에코십에 대한 대량의 신조발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유럽계 3사의 선박발주 및 매각 추이와 선대보유 동향을 살펴본 결과 몇 가지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첫째로 벌크선 시장을 주도하는 유럽선사들에 대한 오해,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역량과 노하우를 오랜 업력과 역사적 경험을 통해 습득하고 있어 선박매매를 통한 차익만을 추구한다’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상기 3사의 행태를 살펴보면 호황에 선박을 매각하고 불황에 선박을 발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중점을 두고 있는 시장에서의 운송역량을 강화하고 저비용을 유지하는 등 선대의 효율성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선박을 교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다른 점은 선박교체에 있어 매각과 발주시기가 동일하지 않고 시황에 따라 차이를 둠으로써 선박의 자산가치를 오랫동안 유지한다는 점이다.  

둘째로 철저한 위험관리이다. 상기 3사가 각각 다른 수준에서의 위험관리에 힘쓰고 있다는 점과 함께 중소형 선박에 집중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소형 선박을 중심으로 대량의 신조발주를 한 이유가 북미를 중심으로 원자재시장과 제품생산지의 근접화로 인해 원자재 운송의 수요보다 제품운송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 북미 곡물시장에 대한 기대와 파나마운하의 확장으로 인한 운송거리 단축 등으로 인한 것이지만 또 다른 이유는 결코 향후 해운시황을 낙관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Supramax로 대표되는 중형선박의 특성에서도 찾을 수 있다. 아래의 표와 같이 중형선박은 대형선박에 비해서는 항만 접근성이 우수하고 소형선박에 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달성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호황시에는 대형선 시장으로의 침투가 가능하고 불황시에는 소형선시장으로의 침투가 가능한 운용의 유연성이 높은 선형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세계 선대 증가율이 중형선 위주로 간다는 점은 향후 해운시황에 대한 낙관보다는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생존 경쟁력을 높이려고 하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판단된다. 

셋째로 환경변화에 대한 빠른 판단과 대응이다. 친환경, 고유가, 저운임이라는 해운산업의 암울한 환경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함으로써 타선사에 비해 경쟁력 있는 선대를 확보하고 선박매각 차익을 노릴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되었다. 이처럼 환경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은 친환경, 안전 등에 대한 경영철학도 일정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Scorpio의 경우 신생 벌크선사로서 안정적 영업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이나 모기업으로부터 이어져온 경영철학으로 인해 해운환경 변화에 대한 빠른 판단이 가능했고 그 결과 신조발주를 통해 선박매각차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우리나라가 자랑하던 세계적 선사가 경영곤경에 처하여 지원을 호소하고 나름대로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으며, 최고의 에코십 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 조선소의 도크를 해외선사에 내어주고 있는 우리 해운산업의 실정에서 위의 사례들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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