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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훈 태크마린 사장
“모두 기본으로 돌아가 안전문화 강화해야”
[489호] 2014년 05월 30일 (금) 09:30:56 이인애 komares@chol.com


 

   
 
5월초 해운계 조찬회인 콤파스클럽은 해사안전법제를 개관하는 자리를 가졌다. 주제강연에 이은 조찬회 참가자들의 발언시간에 조경훈 (주)태크마린 사장이 최근 해외 크루즈선 여행에서 경험했던  안전교육 체험담을 소개하고 국내 해상여객선의 안전의식에 대한 시사점을 제기했다.


미국의 하와이에서 체험한 크루즈여행에서 조 사장은 승선 이후 전 승객을 대상으로 한 2시간 가량 선내 시설 투어에 이은 1시간에 걸친 비상시 안전대피요령 교육을 받은 체험을 소개했다. 해양계 대학을 졸업하고 해운업계에 몸담고 있으니 배를 잘 안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당시 그는 비상안전교육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그의 불참을 확인한 선원이 직접 룸으로 찾아와 비상대피 요령을 알려주고 대피장소와 승객마다 지정된 고유의 구명보트에 대해 알려주어 대피경로와 시간을 확인해야 했다고 회고했다.
 

300여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침몰사고를 계기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여러 나라가 자국의 해상안전을 재점검하고 있는 시점에서, 그는 해외 크루즈선박의 해상여객에 대한 비상시 안전점검과 치밀한 대비모습을 인상적으로 기억하고 있다. 해상사고는 최대한 사전에 예방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재난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이라는 측면에서 주목할만하다.
 

이에 5월 13일 조경훈 사장을 만나 해외 크루즈승선 체험을 통해 인식한 안전의식 강화에 대한 견해와 최근 케미칼탱커를 여러척 신조발주해 브로커를 넘어선 선주로서의 역량을 보여주고 있는 태크마린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조경훈 사장은 세월호 참사는 제도와 사람, 기업, 문화 등의 여러 복합적인 문제요인들로 인해 발생했지만, 그러한 사고원인과 구조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과 처리방향은 전문가들의 몫이니 논외로 하고, 우리사회 전반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에 대해 경종을 울린 사건으로 보고 이를 계기로 “모두가 기본으로 돌아아가야 할 때”라며 “어느 한 사람, 어느 한 분야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정부와 기업, 예술, 종교, 국민...모든 분야에서 모두의 도덕성 재무장과 안전의식 강화가 필요하다” 말했다.


그는 일본도 59년전에 100여명의 희생자를 남긴 ‘시운마루호’ 해난사고가 있었는데, 일본사회는 당시 희생자들에게 진 빚을 아직도 잊지 않고 되새기고 있으며, 때문에 그 이후 대형 사고는 재발되지 않을 정도로 도덕률을 높였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우리도 세월호 사고를 통해 다시는 대규모 해상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관련분야는 물론 전국민이 새롭게 무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해상교통은 기본적으로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선박은 건조할 때부터 선급이라는 조직이 볼트 하나에서부터 여러 기자재들의 안정성 검사를 거치고,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도면을 승인하는 것이며, 건조 뒤에는 선급의 안전성 기준이 제대로 이행됐는지도 확인하는 시험운항을 한다”면서 “이는 바다가 본디 거칠고 예상밖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기에 필요한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의 바다를 누비는 무수히 많은 상선과 어선들도 바로 그러한 안정성 확보에 따라 운행이 가능하다는 얘기이다.
 

선사는 선급을 통해 확인된 안정성 기준에 따라 선박을 운항해야 하고 선박의 안전점검과 선원의 안전교육은 매뉴얼에 따라야 하며 여객에게도 항공기에서와 마찬가지로 비상시 안전요령을 어떠한 형태로든 공지해야 하고 관계당국은 이를 관리감독해야 한다. 이와관련 조 사장은 차제에 선사의 안전에 대한 자체점검은 물론 이용객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며, 수학여행이나 일반 여행 등 단체 여행객의 입장에서도 선사가 안전교육을 주최하지 않을 경우 선사 측에 배구조와 비상구, 구명정의 위치와 이용법 등 안전대처 요령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등 스스로 안전점검의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크루즈 여행이 관심을 모으고 국내 크루즈산업의 육성정책방안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던 시점에서 해외 크루즈승선을 통한 안전교육 체험은 향후 여객선을 운항하는 관련해운업계가 구축해야할 안전시스템을 확실히 다지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눈여겨볼 가치가 있다.
 

실제 인터뷰 진행 1주일이 지난 5월 21일자 해양수산부는 여객선 탑승객을 대상으로 선박종사자가 배안에서 구명동의 착용법과 긴급 탈출요령 등을 직접 설명하는 안전수칙 강화방침을 밝혔다. 정책당국이 세월호 사고이후 연안여객선에 대한 집중안전 점검을 실시한 결과, 안전수칙 교육이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됨에 따라 항로별 선박별 특성을 감안해 대 승객 안전수칙 교육프로그램과 실시방법을 현실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가능하다면 승무원이 직접 시연 또는 설명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해 안전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로 삼겠다”고 해수부는 밝혔다. 아울러 여객선 승선 선원의 승무원으로서의 의무와 역할에 대한 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조경훈 사장은 선주의 한 사람으로서 영업력의 강화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안전’이라 생각하고 해상직원들에 대한 사랑과 격려로 해상안전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운기업에 해상의 안전은 선박의 안전을 책임지는 선원들과의 막힘없는 소통으로 시작되어 전 분야의 철저한 수칙을 가감없이 지켜야 한다는 의미로 들렸다.

<조경훈 사장 약력>
△1946년 묵호 출생 △ 65년 휘문고 졸업 △69년 한국해양대학 기관과 졸업 △ 71년 범양상선 입사 △77년-82년 흥아해운(최종 기획부장) △82년 (주)태크마린 설립 △84년-87년 한국해운기술원 연구원 △87년-현재 (주)태크마린 대표이사 △2013년 11월 씨웨이브화운데이션 재단 이사장

 

 

-최근 크루즈여행을 통해 해외 여객선의 안전교육을 체험하셨다고 하는데, 어떤 점이 인상적이었는지?
“2년이 채 안된 2012년 7월초  하와이에서 NCL(Norwegian Cruise line)의 ‘Pride of America'호를 타고 크루즈여행을 했다. 정오에 승선해서 4시간 가량 선내투어(ship's tour)를 통해 선원이 배의 구석구석을 소개해주었다.

 

크루즈선이니 크고 시설도 많아서 일반 여객선과는 다르겠지만 선박의 구조를 안다는 것은 중요하다고 본다. 이후 4시부터 1시간 가량 비상시 대피요령에 대한 교육이 있었는데, 해양대학교 출신인데다 40여년을 해운업계에서 일했으니 배를 잘 안다고 생각해 교육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선원이 룸으로 찾아와 개별교육을 시켜주더라. 화재나 비상탈출시 필요한 장소(fire station, life boat station)를 지정하고 룸에서 지정된 대피장소까지 직접 가봄으로써 대피 위치와 시간을 알 수 있도록 해주었다.

 

당시 승선했던 배는 여객 2,138명에 선원 940명이 탑승하는 선박이다보니 비상시 구난위치가 미리 지정되어 있지 않으면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 비상시에도 구명동의를 입고 집결장소(assembly station)에 모이면 배는 침몰해도 인명은 구할 수 있다는 안전교육을 받은 것이다. 비상시 연락처와 대피장소가 기록된 승선카드 발급과 비상대피요령에 대한 교육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물론 연안의 일반여객선이나 근해의 카페리선과는 상황이 좀 다르기는 하지만 IT강국인 우리나라도 어떠한 형식으로든 이러한 안전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IT강국인 한국에서 탑승자 오류가 나타나는 현상은 말이 안된다. 차제에 확실히 개선돼야 할 것이다. 외항 여객선의 경우 출입국이 이루어지기에 관리가 잘 되고 있으나 연안여객은 어려운 점이 있다는 측면을 이해하지만 앞으로는 IT를 활용해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견해는?
“먼저 이번 사고로 200명이 넘는 어린 학생을 비롯한 302명의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선원의 지시를 따르다 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면 어른으로서 미안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 직접적인 원인 제공자로는 선사와 선원, 해경, VTS담당자, 관련기관과 정부 당국 등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이들의 개별적인 과실과 책임을 규명하는 일은 전문가들의 몫으로 남겨놓고 말하자면, 무엇보다 관여한 모든 사람들이 과학과 도덕을 무시했다는 생각이다. 배는 일단 침몰하기 전에 인명을 대피시키고 구조해야 된다.

 

50년 가까이 바다와 배를 통한 삶을 살아온 경험상 배는 잠수함이 아니다. 선수만 보이는 시점에서는 이미 희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생각은 과학적인 상식이다. 그래서 완전 침몰 전에 여객의 비상탈출 요령의 숙지와 조치와 구조작업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번 사고로 여객들도 스스로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을 것이다. 긴급한 비상시에는 스스로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수칙을 숙지해둘 필요가 있다.
 

영화 ‘역린’에서 주인공이 “작고 소홀히 여기는 일을 아주 정성스레 하거나 다루면 그 일이 가장 크고 역사에 남을만한 일이 된다”고 말한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안전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사고가 있기 전에는 소홀히 할 수 있는 일로 여겨지기 쉽다. 그러나 사소한 일로 여기고 소홀히 하면 생명과 관계된다는 사실을 재인식해야 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단체여행객의 경우 인솔주체의 안전교육에 대한 인식도 필요하다. 앞으로라도 선사 측은 안전교육은 물론 여행 주체측의 출항전 안전교육도 이루어야 할 것이다.
 

안전을 위해서 그간 소홀히 해온 일을 정성스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해운기업도 사장이 잘 해서 회사가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해상에서 선원들이 안전하게 운항을 잘 해야 가능하다. 따라서 선원에 대해 선주들은 정성을 들여야 한다. 선박을 다루는 것도 선박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도 결국 선원들이다.”
 

-태크마린도 선박브로커이자 선주로 알고 있는데, 선원의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우리 회사도 과거 탱커, 원목선, 냉장선, 컨테이너선 등을 보유, 대선해왔고 지난해 발주했던 흥아해운에 정기용선할 탱커 4척과 추가 옵션 3척이 나오면 10척이 된다. 현재는 내항 시멘트선 3척을 한라라파즈에 대선하고 있다. 선박은 직접 관리하나 선원은 아웃소싱했다. 따라서 선원의 안전교육도 8년전부터 아웃소싱을 맡긴 금강 SM에서 하고 있다.  선원업무를 아웃소싱했지만 선원을 가족처럼 여기며 정성을 들여 살피려 한다. 유난히 추웠던 재작년 겨울 선원 전원에 히트텍(발열내의)을 사서 보낸 적이 있고 올해 구정에는 명절에도 쉬지 못하는 선원들을 위해 옥계항을 찾아 방선했다. 선장으로부터 “따뜻한 겨울을 나게 됐다” 면서 “안전은 마음 푹 놓으라”는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선주는 선원을 선박의 부속품으로 보면 안된다. 선원에 대한 애정이 필요하다. 마침 내일 용선주로부터 선주 및 관련 협력회사에게 안전교육을 요청하는 회의가 있다.


관련 선원관리업체인 금강 SM은 관리선박 18척 가운데 매년 1척 우수선박을 선정해 포상하고 있다. 이렇게 관리하다보니 우수선박으로 지정된 선박 한 척의 보수 유지비가 여타 다른 선박들보다 연간 4,000만원이나 절감되기도 했다. 선원들의 철저한 선박관리와 무사고 운항율이 높아 2012년에는 태크마린 배의 기관장이 해수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13년 무사고 선장도 장관상을 포상받았다. 30개의 평가항목을 만들어 상세히 살피고 점검함으로써 비용의 절감은 물론 안전 확보까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선주가 애정을 가지고 선원과 한가족처럼 동거동락한다면 안전문제도 크게 개선될 수 있다.“

 

-태크마린의 연혁에 대해
“흥아해운을 사직하고 1982년 중개업을 창립했다. 일본의 종합상사인 미츠이상사를 통해 해상연료 판매 총 대리점을 했다. 연간 30만-35만톤을 취급했는데, 세계 해운 불황의 여파로 한성선박의 경영이 어렵게 되고 사장이 선산에서 자살하는 등 연료공급을 했던 미츠이상사가 이를 기화로 전세계 해상연료 판매를 중단했다. 1988년 이후에는 탱커와 원목선, 냉장선, 컨테이너피더선 사업 등을 했다. 현재는 시멘트 전용선 3척만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 신조발주한 선박 7척의 탱커가 나오면 10척이 된다. 시멘트 전용선의 경우 선원의 관리는 아웃소싱하고 선박공무관리만 회사가 직접 맡고 있다.”

 

-태크마린의 매출규모와 조직규모와 사업내역은?
"지난해(2013년) 우리 회사의 매출은 51억원이었으며 영업이익 5억 9,000만원, 당기순이익 5억 7,000만원이었다. 올해 목표는 매출 54억원 영업이익 6억원 당기순이익 4억원이다. 조직은 육상직원 8명과 해상직원 50명으로 이뤄져 있으며,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은 해운중개업을 비롯해 선박관리, 선박대여업 등이다."

 

-해운업에 대한 견해?
"해운업은 장기계획을 수립할 수 없는 산업이라고 본다. 배 값은 여러가지 상황의 영향을 받는 변동성이 크다. 따라서 해운사는 선박에 대한 투자와 처분의 적기(best time)를 잘 판단하고 행동하므로써 성장할 수 있다. 해운투자는 그리스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세계 최강 해운국인 그리스 해운은 해운시황이 호황일 때도, 불황일 때도 선박의 매매시장에서 세계거래량 규모로 60% 이상을 사고 판다는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사촌이  배(선박)를 사면 배가 아픈 게 그리스인이다. 이것이 대량의 화물을 가지고 있지 않고 자금이 많지 않으면서도 수많은 선박회사들이 존재하고 선박투자의 귀재들이 배출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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