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2년 연평균 184.7건 해난사고 발생

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
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

침몰, 파손·좌초, 화재폭발, 선체·기계·결함, 충돌 등 대부분 ‘인재’
사고선종 일반 화물선 가장 많아, 2011년부터 감소 추세

‘세월호’ 사건으로 선박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선박사고는 육지가 아닌 바다에서 발생하는 만큼 한번 발생하면 막대한 인명·환경피해가 발생한다. 이러한 선박사고는 선장 등 항해사의 과실이나 선박 관리소홀 등 인재로 나타나는 경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철저한 관리감독, 선원의 안전의식이 수없이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IHS 통계에 따르면, 2013년 4월까지 10만톤급 이상 대형 선박사고는 2006년 173건, 2007년 208건, 2008년 186건을 기록했으며, 2009년에는 223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2010년 208건, 2011년 163건, 2012년 132건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2012년 해난사고 통계를 살펴보면, 일반 화물선 사고가 해난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2006년에는 총 173건 중 118건, 07년 208건 중 134건, 08년 186건 중 107건, 09년 223건 중 152건, 10년 208건 중 144건, 11년 163건 중 106건, 12년 132건 중 94건이 화물선 사고였으며 그 중에서 일반화물선(General Cargo)이 가장 많은 비중을 점하고 있다. 여객선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다. 크루즈를 포함한 여객선은 06년 4건, 07년 6건, 08년 1건, 09년 6건, 10년 6건, 11년 6건, 12년 2건이 있었으며, 세월호와 같은 화객선은 09년과 11년에 1건씩 있는 것이 전부였다.
 

사고원인은 침수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12년 선박사고의 사고원인을 살펴보면, 총 132건의 사고 중 침수로 인한 사고가 51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파손·좌초가 32건, 화재·폭발 22건, 선체·기계·결함 12건, 선박 간 충돌 11건, 접촉 4건의 순으로 나타났다. 사건 원인이 침수와 파손·좌초, 화재·폭발, 기계결함, 충돌, 접촉 등이 대부분이란 점에서 인재로 인한 사고가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여객선 사고 막대한 인명피해로 이어져,

‘도나파즈’호 사건 최악의 여객선 사고
한번 발생하면 막대한 인명·환경 피해를 낳는 게 선박사고이다. 특히 여객선 사고의 경우, 그 피해는 엄청나다. 1987년 12월 필리핀에서 발생한 여객선 ‘도나파즈’호 사건은 ‘20세기 최악의 선박사고’로 꼽힌다. 유조선 벡터호와 충돌한 필리핀 여객선 ‘도나파즈’호는 유조선에서 발생한 화재가 여객선으로 옮겨 붙으면서 2시간 만에 배가 침몰돼 4,341명이 사망했다.


세월호 이전의 여객선 사고로는 2012년 1월 이탈리아 해역에서 발생한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사건이다. 4,299명을 태운 대형 크루즈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가 이탈리아 서해안 토스카나 인근 질리오 섬 앞바다에서 암초에 걸려 좌초한 사건으로, 11명이 숨지고 24명이 실종됐다. 특히 동 사건은 선박의 최종 책임자인 선장이 사고 후, 승객을 살피지 않고 구명보트를 이용해 탈줄했다는 점, 해안 경비대가 선장에게 승객을 책임지라고 수차례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도주했다는 점에서 세월호 사건과 공통점이 있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최근 지금까지 발생한 세계 여객선 사고 가운데 인명 피해가 컸던 10대 참사를 소개했다. ‘도나파즈’호 사건이 최악의 여객선 사고로 꼽힌 가운데, 그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컸던 여객선 사고는 1948년 12월 중국 ‘키앙야’호 사고이다. 상하이 남쪽 해상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설치해놓은 기뢰에 부딪히며 침몰해 3,920명의 희생자를 냈다. 2002년 9월 26일 세네갈에서 초과 승객이 탑승한 ‘줄라’호는 폭풍우로 전복돼 1,863명이 숨졌고, 1954년 9월 26일 태풍으로 침몰한 일본 ‘도야마루’ 페리 사고에서는 1,172명의 탑승객과 승무원들이 사망했다.
 

2006년 2월 3일 홍해에서는 1만 1,800톤급 대형 여객선 ‘알-살람 보카치오98’호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나 이집트로 항해하던 중 화물칸에서 발생한 화재로 침몰해 1,034명이 익사했다. 영화로도 제작된 ‘타이타닉’호는 1912년 4월 15일 영국을 떠나 미국 뉴욕으로 향하던 중 북대서양에서 짙은 안개로 유빙에 부딪혀 침몰했다. 771명이 구조됐지만 1,513명이 숨졌다. 이어 1993년 2월 16일 아이티 ‘넵튠’호가 침몰해 800여명이 죽고 수백명이 실종됐으며, 1994년 9월 28일 핀란드 에스토니아 여객선이 핀란드 근해에서 침몰해 838명이 몰사한 사건도 있었다. 2008년 6월 21일 필리핀 중부 시부얀섬 인근 해상에서 ‘프린세스 오브 더 스타스’호가 845명을 태우고 항해하다가 폭풍우로 침몰했고, 2003년 6월 8일 방글라데시 ‘나즈린1’호는 침몰해 탑승객 750명 가운데 220명만 구조됐다.

 

 
 

‘Piper Alpha’ ‘BP Horizon’ 사고, 해양플랜트 리스크 관리 주요 이슈로 떠올라
한편 상선·여객선 뿐만 아니라 해양플랜트 구조물에 대한 안전관리도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심해에서 원유와 가스를 채취하는 해양플랜트의 경우, 한번 사고가 나면 폭발의 위험성으로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예로 1998년 7월 6일 발생한 'Piper Alpha’ 사고와 2010년 4월 20일 발생한 ‘BP Horizon’ 사고가 있으며, 이들 사고를 계기로 해양플랜트 업계는 안전과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Piper Alpha’ 사고는 1998년 스코틀랜드인근 북해에 설치된 구조물에서 폭발이 발생해 167명의 사망자와 총 29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한 대형 폭발사고이다. 해상에서 원유와 LPG·LNG를 생산하던 자켓Jacket타입의 해양구조물이었던 Piper Alpha는 가스 가공·처리모듈의 배관에서 LPG 가스분출로 인해 1차 폭발이 시작됐고, 그 후 구조물 전체로 화재가 확산돼 결국 구조물 전체가 붕괴·침몰했다. 당시 구조물에는 방화벽이 설치돼 있었으나 1차 폭발에 의한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됐다.


2010년 미국의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BP Horizon 사고는 11명의 사망자와 18명의 부상자, 그리고 300억달러의 손실액 등 물적·인적, 그리고 엄청난 환경적 피해를 가져왔다. 본 구조물은 거대한 해양시추선으로 0.5m 지름에 1,600m길이의 파이프로 해저에 연결됐고, 유정은 해저 4,000m 아래에 있었다. 가스가 유정에 새어 들어가면서 해상시추선에 불이 붙었으며, 작업자들은 유사시 유정을 차단하기 위한 연유분출방지장치를 가동하려 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결국 시추공에서 분출한 원유가 부군의 멕시코만으로 흘러 들어갔으며 미국 역사상 최악의 기름유출사고를 일으켰다.

 

IMO 해사안전위원회 개최, 해양플랜트 리스크평가 기준 마련 등 안전강화 노력
이렇듯 해난사고는 엄청난 피해를 수반한다. 이에 국제해사기구IMO는 5월 14일부터 23일까지 런던에서 ‘IMO 해사안전위원회’(IMO’s Maritime Safety Committee, MSC)를 개최해 다양한 해양안전 방안을 논의했다. 동 회의에서는 SOLAS(국제해상인명안전협약) 개정 및 액션플랜의 이행, 여객선 안전을 위한 이행방안 등 해양안전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도 두 차례의 사고로 사고에 대한 분석과 정량적인 리스크평가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대표적인 리스크평가 관리 기준으로 QRA(Quantitative Risk Assessment)가 사용되고 있으며, HAZOP, FMEA 등의 방법을 통해 위험도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국제 기구의 위험도 평가 이외에도 해양플랜트 소유자인 오일메이저들도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해양플랜트 구조물을 구성하는 각종 기자재들은 오일메이저들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만 한다. 이에따라 우리나라 기자재 업체 등 해양플랜트 후발 주자들은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레퍼런스가 부족해 진입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처럼 글로벌 해양업계는 더 이상의 해난사고 방지와 최소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특히 크루즈 산업이 매년 성장하고 있고, 육상자원 고갈로 인한 해양플랜트 설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해양안전은 더없이 중요한 가치로 평가받는다. 지금 이시간에도 세계 해역에서는 수많은 선박들이 항해하고 있고, 해양구조물이 자원을 채취하고 있다. 한번 터지면 수많은 사상자와 손실을 가져오는 해양사고를 막기 위한 제도와 모두의 안전의식이 필요하다는 것은 수백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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