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육지 경계, 구조물·선박 많아 사고 위험 커
4대 항만공사(PA), 항만안전 제고 위해 실무협의회 구성

해사산업의 안전관리가 도마에 오른 현재, 각 항만공사들도 항만시설의 안전을 위한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항만의 경우, 쉴새 없이 드나드는 선박과 각종 구조물들, 바다와 육지의 경계라는 점에서 사고가 날 수 있는 확률이 크다.


올 초 연이어 발생했던 ‘우이산’호 사고와 ‘캡틴 벤젤리스 엘’호 사고 모두 항만에서 일어난 사고로, ‘우이산’호 사고는 선박과 항만 구조물간의 충돌이 일어난 사고이며 ‘켑틴 벤젤리스 엘’호 사고는 선박 급유 중에 발생한 선박간의 충돌 사고이다. 두 사고 모두 항만에서 자주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충돌 사례로 더 이상의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반복되는 상황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강도 높은 규정, 그리고 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 주요 무역항을 관할하는 항만공사는 각종 안전훈련과 정보공유, 제도개선에 협력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 울산항만공사UPA, 인천항만공사IPA, 여수광양항만공사YGPA는 올해 2월 24일 ‘항만공사간 업무협력 증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각 항만공사의 사장단이 모인 이 자리에서 이들은 △항만시설 개발 및 재개발, 유지보수, 준설 등 항만인프라 건설정보·노하우의 공유 △항만운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정보공유 및 제도개선 △4개 기관 간 공동사업 시행등의 업무협력에 합의했다. 특히 사고와 재난을 예방하고 적절한 대응을 위해 실제 사고사례를 토대로 관련 매뉴얼을 정비하고 공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4개 기관은 기관장 업무협의회와 경영본부장 및 기획조정실장을 멤버로 하는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분기당 1회 정기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부끄러운 공기업평가 성적, 안전관리 더욱 강화해야
세월호 사고 이후 각 항만은 안전관리 문제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 관련 단체가 참여하는 포럼을 개최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으며, 저마다의 대책을 발표하며 항만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된 ‘2013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BPA를 비롯한 대부분의 PA들이 C등급 이하의 낮은 점수를 맞아, 각 PA들은 이제부터라도 안전관리에 더욱 매진해야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에 따르면 BPA와 IPA가 C등급, YGPA는 D등급을 받았으며, UPA는 E등급 최하 점수를 획득했다. 특히 최하등급을 받은 UPA는 액체 위험물을 다량 취급하는 항만임에도 불구 안전관리에 대한 노력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이로 인해 기관장이 지난 18일 해수부에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지난해 A등급을 맞은 인천항만공사도 C등급으로 2단계 하락했고, 부산항만공사도 C등급을 유지했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D등급을 받았다. 이들 항만공사가 저조한 성적을 받은 원인은 오로지 항만안전관리만 고려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로 해사분야의 안전성 제고가 주요한 과제로 떠올랐고, 그에 걸맞는 안전 강화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PA관계자는 “공기업으로서 매년 국가에서 진행하는 안전훈련에 참가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도 안전관리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낮은 점수가 나왔다. 이는 세월호 사고 여파와 함께 항만에서의 안전사고가 대형 참사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내린 조치로 이해한다”면서, “억울한 점도 있지만 현재 수준보다 안전관리를 더욱 강화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안전성 강화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BPA, 안전간담회·실전훈련 등 실시, 국제여객터미널 공사현장 무재해 인증
BPA는 6월 11일 부산항운노조와 함께 부산항 안전간담회를 개최했다. 동 간담회에서는 부산항의 안전사고 위해요소 등에 대해 항운노조의 현장 목소리가 반영됐다. BPA는 현장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항만 안전분야 혁신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며, 도출된 개선과제는 향후 부산항 안전관리 종합대책 수립시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한편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공사현장은 무재해 목표를 달성해 무재해 목표달성 인증서를 받기도 했다. 2012년부터 시작된 국제여객터미널 공사는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해 정기점검은 물론, 시공사와 건설사업관리단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매주 현장회의를 열고 안전보건 교육을 통한 안전의식도 강화해 왔다.
 

6월 18일에는 부산항만소방서와 합동으로 국제여객터미널 화재 대피 및 소화기 실전훈련도 실시했다. 이날 훈련에서는 터미널이용객 및 입주업체 직원들이 방독면을 착용하고 비상계단을 통해 외부로 대피하고 소방대원의 주도로 신속한 초기대응을 통해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도록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은 2층 대합실에서 화재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자체소방대의 상황전파 및 119신고, 옥내 소화전과 소화기 등을 활용한 초기진화, 대피 및 환자이송 등으로 이뤄졌다.

 

IPA, 항만시설 안전경영TF 구성, 산학협력 통해 안전 교육과정 실시
IPA도 ‘항만시설 안전경영TF’를 구성하는 등 안전성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IPA는 안전경영TF를 통해 항만시설 안전을 재검토하고 재난 예방 및 시설·인명 피해 최소화 방안을 만들어 나간다. TF팀은 항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해와 발생요인을 분석하고 예방및 대처방안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IPA에 따르면 TF 산하에 운영반·물류반·시설반·갑문반을 편성시키고, 항만시설물 안전점검의 주체, 체계, 범위와 재난발생 전·후 및 초동대처 등 상황별 대응 내용 등을 관련 법과 규정에 맞게 체계화시킬 계획이다. 특히 IPA는 다른 항만에 없는 갑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갑만관리도 신경쓸 계획이다. IPA는 갑문 안 내항이용 선박들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 바닥에 가라앉아 있거나 물 속에 떠다니고 있는 어망, 로프, 어구 등 부유물을 제거하는 작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인하대학교와 산학협력을 통해 항만안전작업 실무과정, 물류보안 전문가과정, 위험물 안전운송 전문교육과정을 필수 직무 교육과제로 지정해 전직원이 최소 1개 과정 이상 교육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UPA, 국내 항만 최초로 안전매뉴얼 제작 ‘울산항 포럼’서 안전 문제 지적도
UPA는 지난해 국내 항만으로는 처음으로 일반화물 안전매뉴얼을 제작해 부두운영사와 하역업체, 항운노조에 배부했다. 그간 분기별 안전관리협의회 운영, 동(하절)기 무재해 강조의 달 시행, 전문가 초빙교육, 울산항 하역안전 교육용 동영상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또한 각 하역업체별 항만 하역장비 예방점검과 위험예지 현장교육 등을 시행했다.


지난 6월 10일에는 ‘울산항 포럼’을 통해 울산항의 안전문제를 다루기도 했다. 이날 포럼은 ‘울산항의 안전과 효율’이라는 주제로 김영모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교수의 주제발표에 이어 4명의 패널과 토론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참석한 이인원 울산지방해양항만청 관제실장은 오일허브 2단계 공사에 앞서 예부선 등 공사장비들의 잦은 항로횡단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온산항에 위치한 케이슨 제작장을 신항 남항쪽으로 이전할 것을 주문했고, 최계열 도선사회 회장은 선박교통량이 특정시간대에 집중돼 해상교통량의 분산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하고, 사각지대의 관제범위 확대 등과 함께 항만종사자들의 반복적인 안전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YGPA,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력 우수기관 선정
YGPA도 지난 3월 해빙기 대비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5월에는 사옥 시설물 안전점검 및 시설정비를 진행했다. 소방, 엘리베이터, 기계설비 등 안전점검과 함께 정문 전광판 등 시설을 개선했으며, 59개 항만시설에 대한 점검도 진행됐다. 또한 다가올 장마철, 태풍 등의 재난에 대비한 안전훈련도 실시할 계획이다. YGPA는 지난 2012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소방방재청장으로부터 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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