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십, 스마트조선소 차세대 ‘신성장동력’ 기대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컴퓨터로만 가능했던 업무까지 처리할 수 있는 시대인 현재, 제조업 역시 인터넷과 IT기술을 융합한 진일보된 제품을 생산하고 스마트한 작업장을 구축하고 있다. 조선산업 역시 차세대 선박인 스마트십 개발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체계적인 물류관리와 안전관리가 가능한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했다. 스마트십과 스마트 조선소는 조선업의 새로운 ‘창조경제’로 각광받고 있으며, ‘조선강국’이자 ‘IT강국’인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보다 앞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린십→에코십→스마트십으로 진화하는 선박
‘친환경+운항비절감+안전성’ 스마트십 시장선점 중요

우리 조선업계가 진행하고 있는 ‘스마트십SmartShip’ 개발은 지난 2011년부터 진행되어 오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세계 수준의 선박 건조능력에 더불어 최첨단 IT 및 통신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우리에게 스마트십은 치열해지고 있는 조선업계 경쟁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신 무기’로 주목받고 있다.


날로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와 선사의 운항비 절감, 그리고 운항시 안전성 확보 등 다양한 조건들이 선사의 고려사항이 되면서 조선사들은 이러한 조건들을 충족하는 동시에 합리적인 선박가격을 선사에게 제시해야 한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선박 트렌드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10년전만 하더라도 선박을 규정하는 요소는 사이즈와 사용목적purpose으로, 벌크선 or 컨테이너선 혹은 파나막스 or 케이프로 분류하는게 전부였다면, 지금은 그린십, 에코십 등 선박에 추가기능이 더해진 새로운 개념의 선박이 나오고 있다. 3~4년전만 해도 그린십에 조차 관심이 없었던 선사들은 이제 그린십을 넘어선 에코십을 발주하기 위해 애쓰고 있으며, 조만간 스마트십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조선·IT 융합시장 2020년에 351억달러로 성장
클락슨에 따르면, 조선·IT 융합시장의 규모는 2010년 208억달러에서, 2015년 260억달러, 2020년에는 351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 내 IT 융합장비의 비중도 현재 선가대비 6%에서 향후 15%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스마트십은 도대체 어떤 선박일까. 세계 최초로 ‘스마트십’이라는 명칭은 우리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이 2011년 ‘스마트십 1.0’ 모델을 선보이면서 부터다. 당시 소개된 선박은 IT기술을 활용해 선박의 운항정보를 모니터링해 선주에게 운행정보를 제공하고, 유지·보수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도록 선박 내 통신인프라를 구축해 선박정보를 원격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개발되고 있는 스마트십은 3년전 소개된 스마트십에 비해 훨씬 더 ‘스마트’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고유가, 환경규제, e-내비게이션, 운항 안전 등 선박 운항과 선주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며, 운항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 관계자는 “한마디로 스마트십은 기존의 그린십, 에코십 기술에 두뇌를 이식한 선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린십과 에코십이 선박의 하드웨어를 통해 효과를 거뒀다면, 스마트십은 선박에서 움직이는 모든 기계·설비의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가 추가된 선박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개발되고 있는 스마트십은 이상기후 등을 감지해 항로를 결정하는 등 선박의 안전성까지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重 ‘스마트십2.0’ 2015년 개발
경제운항에 이상기후 감지 등 선박항해 지원

현대중공업은 현재 기존에 선보였던 ‘스마트십 1.0’의 시스템과 기능을 개선한 ‘스마트 십 2.0’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은 해당 선박 자체의 정보뿐 아니라 주변 선박의 운항 정보와 항해 계획, 항로 주변의 기상 상황까지 지상에서 종합 분석한다. 스마트십 2.0은 2015년 완성 예정이다.


최근 현대중공업은 스마트십 2.0의 주요 기술인 ‘선박 자세 최적화솔루션’과 ‘최적 경제운항 시스템’ 등을 소개했다. ‘선박 자세 최적화솔루션’은 선박이 최고의 연비효율로 운항할 수 있는 흘수선의 정보를 항해사에게 알려 경제운항을 돕는 시스템이다. 또 파고와 기상상황을 분석해 최상의 운항항로를 제시해 효율성과 안전성을 돕는 ‘최적 경제운항 시스템’의 설계도 완료했다.


최근에는 차세대 선박용 디지털 레이더를 개발하는 데도 성공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해상도가 기존제품보다 2배 이상 뛰어나 악천후 속에서도 10km 밖에 있는 70cm 정도의 소형 물체까지 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시스템이 1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적용될 경우 기존 대비 약 3%의 운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동사는 스마트십 2.0 개발의 2차년도 과제로서 △이상기후 감지 △선체응력 진단 등 선박에서 파악한 운항정보를 육상 관제센터로 전송하고, 이를 바탕으로 안전하고 경제적인 운항을 돕는 선박시스템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 사업이 완료되는 2015년이면, 지상에서 선박기관 모니터링은 물론 기상상황과 주변 선박들의 운항정보, 항해 계획 등 각종 정보들을 종합 분석해, 선박항해를 지원하는 '스마트십 2.0'이 완성된다.

 

대우조선-SKT, LTE 기반 스마트십 개발 시작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SK텔레콤과 협력해 스마트십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양사는 2011년 LTE 기반 스마트 조선소(Smart Shipyard) 구축 MOU 이후 옥포조선소 내 LTE 망 구축 및 실시간 품질관리, 자재 추적 등 스마트 조선소 구축 및 운영에 협력해왔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의 스마트 오피스도 구축해 모바일 기반의 효율적이고 안전한 업무 수행 및 복지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번 스마트십 개발을 위한 협력은 스마트 조선소 및 스마트 오피스에 이어 대우조선해양의 본원적인 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해 ICT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선박인 스마트십 및 글로벌 운항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양사는 글로벌 통신 네트워크 환경에서 상호연결(Connected) 기술 기반의 관제, 자동화, 무인화, 안전 및 보안 등의 시스템 및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양 사는 특히 올해 내 실질적 성과 도출을 위해 스마트십의 개념 조기정립 및 퀵 윈(Quick-win) 과제 수행을 통해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놓기로 합의했다.
 

주요 과제는 IoT·위치 기반 서비스·LTE 등 유무선 통신 기술의 우선 적용 영역 도출과 가능한 영역에서의 신속한 상용화 추진을 통한 시장 선점 등 두 가지이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측은 “스마트십 개발을 위해 당사는 이미 해외 시스템 업체 및 선급과 주요 개발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SK텔레콤과의 협업을 통해 선내외 유무선 통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리 조선사 스마트조선소 등 IT 융합에 전력
통신 네트워크, 산업재해 조기경보, 현장 모니터링, RFID 물류관리 가능

스마트십 개발과 함께 국내 조선업체들은 스마트 조선소 구축과 조선과 IT를 접목해 기술혁신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올 초 IT융합추진부를 신설했고, 삼성중공업은 스마트 조선소 구축과 함께 생산자동화 로봇을 도입해 전 세계 조선소 중 가장 높은 공정자동화율(68%)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자재 가공·설계 시뮬레이션·물류 등 선박 건조 전 과정을 컴퓨터로 제어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신규 R&D센터 ‘오션 프라자’를 설립해, 해외 R&D 담당자들과 대우조선의 엔지니어들이 와이파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영상회의 시설을 갖췄으며, 야드에도 에너지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있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조선사마다 스마트 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절감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IT와의 융합으로 실시간으로 에너지 사용량 체크가 가능해 절감효과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스마트 조선소의 또 다른 특징은 조선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감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절단 작업 등은 자동화 로봇이 도맡아 진행하고 있으며, 로봇의 조종도 디지털로 진행된다. 설계도에서 전송되는 디지털 신호에 의해 절단 과정이 이뤄지며, 절단된 철재는 RFID가 부착된 운반수단에 의해 이동된다. 이에 따라 어디에 어떤 부품이 얼마나 있는지 한눈으로 확인 가능하다. 물론 와이파이와 LTE를 통해 모바일 기기로도 관리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등과 스마트조선소 구축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KT에 따르면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통해 통신 음영지역에서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화재 등 산업재해 대응에 탁월한 조기 경보 솔루션, 언제 어디서나 현장 모니터링이 가능한 지능형 CCTV, 사업장 내 에너지 수집정보를 분석하는 사업장 에너지 관리 등 다양한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다. KT 관계자는 “산업시설 내 스마트 시스템 구축으로 원가 절감과 안전 경영에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조선소 외에도 다양한 제조업에서 최첨단 통신장비를 이용한 스마트 시스템 구축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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