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콘솔社 3월 1만 9천원→3만원 인상
공정위 칼날에 4개월 만에 자진철회


LCL콘솔업계가 서류발급비(Document Fee) 인상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어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콘솔업체 20여개사는 서류발급비 인상담합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올 초부터 여러 차례 모임을 갖고, 가격정보를 공유하며 서류발급비 인상을 사전에 담합했다는 혐의다. 7월말 현재도 공정위의 조사가 계속 진행 중이며 업체들은 관련자료를 제출한 이후 공정위의 결과를 기다리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콘솔업체 관계자는 “올 초 공정위 담당관이 직접 회사로 와서 조사를 했고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 받았다”면서 “현재 업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고 심각한 적자가 지속되다 보니, 수익회복 차원에서 인상을 결정한 것인데 이런 문제가 발생해 매우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콘솔업계, 올 3월 다큐피 3만원으로 인상
업계에 따르면, 콘솔업체들은 최근 선사 서류발급비는 계속 인상되고 있으나 상당수 화주들에게 그만큼의 비용을 보전 받지 못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콘솔업체 23개사는 올 3월 1일부터 서류발급비를 현행 1만 9,000원에서 3만원으로 인상한다는 방침을 화주(포워딩)에 알려왔다. 인상에 동참한 한 콘솔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제 값을 받기 위해서는 업체들이 공동으로 시행해야 인상효과가 있을 것이라 보았다”고 말했다.

공정위, 담합혐의 칼날…모 회사 제보?
당시 콘솔사들이 고객사에게 보냈다는 한 공문에는 “먼저 수출 시장이 전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이렇게 협조 공문을 보낼 수 밖에 없어서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간 지속적인 선사운임 인상 대비 불안정한 LCL 시장 상황을 고려하여, 화주들께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기존 서류발급비를 회복시키게 되었다”고 나와 있다.

이 같은 콘솔업체들의 서류발급비 인상방침이 전해지자 고객사인 화주들의 항의도 빗발쳤다. 그러나 정작 콘솔업계가 술렁이게 된 것은 공정위가 담합혐의 제보를 접수하고 업체들에 대한 각종 자료를 요청하며 조사에 들어가면서부터다.

공정위는 콘솔업체들이 한국국제물류협회(KIFFA)에 모여서 가격인상과 관련하여 몇 차례 회의를 가졌다는 내용의 문서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콘솔업체들이 필요할 때마다 협회 회의실을 빌려 회의를 한 것은 맞지만, 우리는 무슨 내용인지 알지도 못하고 단순히 회의실만 제공한 것”이라면서 “협회 회원사들 중에는 콘솔업체도 있고 포워딩업체도 있으므로 협회는 중립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조사는 알고 보니 한 업체의 제보에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회의에 참석했던 모 업체가 가격 인상방침에 불만을 품고 공정위에 신고했다는 것이 업계에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지고 있다. 모 업체는 당사 거래처와 화주들에게는 인상된 가격을 받을 수 없다며 인상방침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혔으며 인상안의 철회를 요구했다고 한다.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모 업체는 회의 참석자들과 가격인상안이 담겨 있는 내용이 적힌 문서를 증거서류로 하여 공정위에 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콘솔사 관계자는 “사실 콘솔업계는 모두 경쟁사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모여서 회의는 하지만 실제 영업현장에서는 다들 눈치를 보고 있다”면서 “당시 회의에는 시장 분위기를 탐색하러 온 회사들도 많았다. 이중 모 업체는 가격인상에 동참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왕따가 되거나 물량을 잃게 되는 절박한 상황이 되자 공정위 제소를 들먹이며 경고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7월 인상안 자진철회, 여전히 민감한 ‘다큐피’
공정위의 조사 칼날에 콘솔업체들이 7월 초 서류발급비 인상건을 자진 철회하면서 담합논란은 한 풀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콘솔사들이 보낸 공문에는 “콘솔사들이 합의해 2014년 3월 1일자로 서류발급비를 3만원(BL)으로 인상해 통일시킨 내용이 관련 법규에 위반되는 사안이라 판단한다”면서 “2014년 7월 4일부로 철회한다”고 되어 있다. 또 “여러 제반 비용의 상승과 수출경기 악화 및 외적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한 경영 여건 개선을 모색하다 발생된 일”이라며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하고 향후 더 차별화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내용도 덧붙여 있다.

콘솔업계의 서류발급비는 여전히 민감한 문제로 남아있다. 업체들은 이후 개별적으로 가격을 다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영업에서는 회사마다 방침이 달라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1만 9,000원이라는 기존의 가격을 받는 곳도 있겠고 3만원 보다는 작은 폭으로 인상한 곳도 있을 것”이라며 “업체들마다 서류발급비가 모두 달라 매우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제 값을 받지 못하는 치열한 영업경쟁에 더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부과 등의 철퇴를 맞지 않을까 우려하는 콘솔업계의 시름이 더해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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