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중국 항만들(2)]

중국 남부 지역과 연합하여 물류비 절감으로 경쟁력 강화

 

심천일대 항만의 발전으로 입지가 흔들리게 된 홍콩은 '자유무역항'이라는 이점을 토대로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심천일대 항만의 발전으로 입지가 흔들리게 된 홍콩은 '자유무역항'이라는 이점을 토대로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09년이면 홍콩은 물동량 처리에서 세계 4위권으로 밀려날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항은 중국 남부 지역과 연합하여 아시아의 해운물류의 허브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심천의 지위가 날이 갈수록 홍콩보다 훨씬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홍콩이 이러한 판세를 뒤집기 힘든 까닭은 홍콩이 처리하는 물량은 어딘가 다른 곳에서 만들어져 건너온 것이지, 홍콩에서 직접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홍콩이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 아직 항만 운영 능력이나 물량 조절 능력이 취약한 덕분이다. 장기적으로 지금 맡고 있는 중국남부의 물류센터로서의 역할도 점차 줄어들게 될 것이다” 홍콩항의 입지에 대해 한 국제 물류사 관계자가 밝힌 견해다.


그러나 아직 홍콩에게는 긍정적인 미래의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홍콩은 중국 유일의 자유무역항이며, 선박의 입출항이나 항공편 빈도 등 국제 연계망도 심천이나 광동성보다 훨씬 우수하다. 국내 운송망은 본토의 항만들이 낫지만, 국제 연결망은 홍콩이 훨씬 우세하므로 아시아의 허브로서의 역할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홍콩, 심천과의 격차 나날이 좁혀져
홍콩의 처리량은 지난해에도 4.9% 성장하면서 2,350만teu라는 인상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자리수 성장률은 항만의 성장이 거의 정점에 도달했다는 것으로 수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특히 본토의 심천항은 강력한 경쟁상대로 지난해 14%의 성장을 기록하면서 1,850만 teu를 처리했다. 


심천과 광주의 항만들이 주강삼각주의 생산지역과 가깝다는 사실은 트럭 운송비나 하역비용, 창고 사용료 등이 포함된 물류비 절감에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심천의 창고 사용료나 항만노동자 임금 등은 빠른 속도로 인상되어 홍콩과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심천항의 운영 표준도 홍콩과 거리가 좁혀지고 있으며, 지금은 금융 패키지를 앞세워 다국적 선사나 운송업체의 중국 헤드쿼터를 홍콩으로부터 끌어오기 위한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홍콩항은 올해 1분기 550만teu를 처리하면서 전년 동기대비 2.3%의 성장한 데에 반해, 심천항은 같은 기간 460만톤 이상을 처리하면서 14.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게다가 홍콩은 앞으로도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통해 이익을 얻을 것이다. 비록 태평양 횡단 항로에 대한 예상 성장률이 최저 8%에서 낙관적일 경우 12%까지 의견이 분분하긴 하지만, 올해 아시아-유럽 항로는 15%의 건전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홍콩항은 현재 능률 높은 항만 및 물류 센터로 명성이 자자하며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항만이라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자유무역항이라는 장점 살려 아시아의 허브
홍콩은 담배와 술을 제외하고는 관세를 물리지 않는 자유무역항이다. 홍콩은 지리적으로도 중국의 지역 허브가 아닌 아시아 전체의 허브가 될 수 있는 입지도 가지고 있다. 또한 세계각지와의 연결성과 연결 빈도도 최고수준이다. 매주 전 세계 500개 목적지를 향해 400개의 항로가 연결되어 있으며, 항공편의 경우 매일 전 세계 140개 지역을 향한 800편의 비행편이 개설되어 있다.

 

또 홍콩은 고품질의 시설과 훌륭한 소프트웨어, 그리고 탁월한 IT 기술 환경과 더불어 운영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유연성도 갖추고 있다. 또한 관료적 형식주의가 최소화되어 있으며, 다국적 3자 물류 네트워크도 이미 잘 발달되어 있다.


또한 홍콩은 주강삼각주 물량의 연간 증가율이 5%가량일 것이라는 예측(이는 당초 전년대비 15% 성장에서 감소한 수치)에 근거한 중국의 경이적인 발전의 혜택을 보게 될 것이다.  내년엔 2,400만teu 이상을 처리할 것이라 전망되고 있으며, 이것이 홍콩항이 해운선사들의 스케줄, 특히 아시아/유럽 항로와 태평양 횡단 항로에서 필수항만인 명백한 이유이다.


홍콩은 내륙 컨테이너 도로운송 시장의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홍콩지역에 가져올 경제적 이익이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40피트 컨테이너 기준으로 홍콩항과 심천항간의 비용 차이는 대략 미화 250불에 이른다. 이 차이의 대부분은 40피트 컨테이너 하나당 미화 150불씩 부과되는 국경 통과 운송비용 때문이다. 선사들도 홍콩항에서는 미화 100불씩 더 비싼 하역료를 징수하고 있다. 이러한 비용의 차이 때문에 동부의 주강 삼각주로 컨테이너를 보내거나 받으려는 하주들은 심천항을 더 선호한다.

 

경쟁력 강화위해 국경 통관 간소화 필요
이러한 추세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는 있다. 국경통관을 간소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홍콩 정부의 능란한 일처리 실력이 필요하다. 비록 4-up-4-down과 1-truck-1-driver 법칙을 누그러뜨린다고 해도 일관성이 없는 정책 운용 때문에 진행이 너무 느릴 뿐만 아니라 효과가 광범위하게 미치고 있지도 못하다.

 

현재는 다음과 같은 사안들이 좀 더 이루어져야 함이 명백한 상황이다. △홍콩의 트럭 운전자들이 동관 세관에서 대기하는 시간을 단축시켜야만 한다. 현재는 국경에서 컨테이너 하나 당 평균 4시간의 대기시간이 발생하고 있다. △2-up-2-down 법은 일관성있고 책임있게 운용되어야 한다. 홍콩의 트럭 운전자들은 아직도 하루에 1회 이상의 운행이 어렵기 때문에 비용 절감이 요원하기만 하다. △홍콩의 트럭 기사들을 위해 국경통과 면허 비용을 없애야 하며, 이 문제에 대해 관동측과 논의를 재개해야 한다.


홍콩항은 중국 전체 GDP의 5.3%가량을 기여하고 있다. 또 다른 발전의 열쇠로는 환적화물, 특히 주강삼각주의 동편에서 서편으로 옮겨가는 제조 공업의 증가가 있다.
모던 터미널 Ltd(MTL)은 2006년에 540만teu를 약간 넘는 물량을 처리했으며 규용(葵涌 Kwai Chung)항과 동반 성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의 주요 원동력은 바지선의 폭발적인 증가와 아시아 역내 그리고 유럽간 무역의 환적 물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MTL의 한 관계자는 “바지선과 환적물량의 빠른 증가는 향후 시장 성장의 원동력으로 남게 될 것이다. 또한 홍콩과 주강삼각주의 집하지 간을 오가는 도로운송 화물 경제의 개선도 홍콩의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또 다른 주요 요소가 될 것”이라 밝혔다.


시노트란스 광동(Sinotrans Guangdong)은 홍콩의 상장사인 시노트란스의 자회사 중 하나로 주강삼각주에서 물류 센터와 터미널, 피더, 도로 운송 그리고 컨테이너 화물 스테이션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업체이다. 한 임원에 따르면 시노트란스의 주강 삼각주 네트워크는 크게 두 개의 파트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파트는 30만㎡ 규모의 핑후(Ping Hu) 물류 센터로 심천과 광주, 혜주, 동관, 중산 지역을 잇는 물류 허브의 역할을 맡고 있다. 두 번째 파트는 ‘시노트란스 주강삼각주 터미널 네트워크’로 불산(佛山 Foshan), 황포(黃浦 Huangpu), 동강(東江 Dongjiang), 중산(中山 Zhongshan), 강문(江門 Jiangmen)을 이어주고 있다. 주강 유역의 터미널 네트워크가 2006년 처리한 물동량은 약 200만teu로 대략 매일 900대의 트럭분의 화물을 감소시켜 줌으로서 정체현상이 날로 심각해지는 주강삼각주 지역의 도로 사용량 압력을 해소하고 있다.

 

기존 항만의 업그레이드 중심 정책을 통한 시설 강화

홍콩은 새로운 터미널의 개장 대신 기존의 크레인을 포스트 파나막스급 대형 크레인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등, 기존 항만의 캐퍼시티 증대와 시설 현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홍콩은 새로운 터미널의 개장 대신 기존의 크레인을 포스트 파나막스급 대형 크레인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등, 기존 항만의 캐퍼시티 증대와 시설 현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MTL은 홍콩에서 사업을 개시한 지 35주년이 되었다. MTL의 관계자는 “홍콩에 위치한 우리 컨테이너 터미널 사업의 옵티마이징과 보호위주의 정책을 넘어서 MTL도 중국 본토로 사업을 확장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심천항 서편에 있는 다찬만 제 1 터미널은 MTL과 ‘심천 다찬만 항만 투자 개발’이 각각 지분의 65%와 35%를 보유하고 있다.

 

수심 15.5m의 첫 번째 두 선석은 2007년 말에 공사를 완료하고 개장할 예정이다. 또한 부두에는 작업범위가 컨테이너 24열에 이르는 outreach 65m의 대형 크레인이 들어선다.
소문에 의하면 APM 터미널과 허치슨 포트 홀딩스(HPH)가 조인트 벤처로 항만 개발 2단계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으며, 코스코 퍼시픽과 CSCL도 2단계부터 4단계 사업에 대한 투자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고 한다.


10억 홍콩 달러(미화 1억2,800만 달러) 프로젝트는 MTL의 현존하는 컨테이너 터미널 1, 2, 5의 업그레이드와 터미널 9 남측의 효율성을 높이는 사업으로 현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MTL 측은 이에 대해 “우리가 캐퍼시티와 생산성을 증대를 목표로 시설 도입과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는 것은 정부가 시행하는 ‘홍콩항 마스터플랜 2020’에서 새로운 터미널의 추가 건설 이전에 규용항의 운용능력을 극대화하는 계획이 있기 때문”이라 말했다.


CT9 컨테이너 터미널은 MTL과 ‘홍콩 국제 터미널’(HIT)이 운영하고 있으며, 2015년까지 항만에 필요한 것들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CT10 건설계획은 현존하는 터미널들의 캐퍼시티 극대화 정책에 밀려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MTL과 HIT는 심천에 투자 하면서 항만의 캐퍼시티를 극대화하겠다는 점과 주강삼각주와의 바지선 연계를 강화하는 것 등 일부 유사한 전략들을 보이고 있다. HPH가 소유하고 있는 HIT 역시 수퍼 포스트 파나막스급 크레인을 추가 도입하고 4번과 6번 부두의 수심을 14.2m로 준설하는 등 시설 강화에 힘쓰고 있다.

 

터미널 4, 6, 7은 현재 수심 14.2~15.5m 사이로 운영되고 있다. HIT는 또한 터미널 8 동측에 코스콘(Coscon)과 합작으로 진출해 있다. 이 외에 주강삼각주로부터 오는 물량을 주로 처리하는 HIT의 강 중류 터미널은 지난해 210만teu를 달성하였으며, HPH가 개발 3단계에 투자한 염전(Yantian)항은 890만teu를 처리하였다.


MTL은 홍콩을 통과하는 화물과 주강삼각주의 모든 화물의 흐름을 개선하기위한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MTL은 컨테이너 처리 상황과 흐름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주는 ‘모던 포트 원스탑 전자 플랫폼’을 선보였으며, 지난해에는 중국 본토의 파트너인 ‘심천 남중국 국제 물류 Co Ltd’(SILC)와 함께 홍콩과 심천 사이의 검문소에서 발생하는 적체를 감소시키기 위한 ‘국경통과 트럭운송 경로(Cross-Boundary Trucking Pipeline)’를 발표하기도 했다. 


홍콩의 컨테이너항인 규용항에서 국경까지는 45분에서 한시간 가량이 걸린다. 교통 정체는 주말에 빈번히 발생하지만 도로 확장과 세관 검문소를 추가 설치하는 등 기반 시설 확충을 통해 근본적인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까지는 국경을 통과하는 도로가 3개뿐이었지만, 올해 7월 1일에 홍콩의 중국반환 10주년을 기념하여 5.5km 길이의 홍콩-심천 서부 도로가 개통됨에 따라 4개의 도로를 확보했다. 다섯 번째 도로는 홍콩과 주해(珠海) 그리고 마카오를 잇는 다리로 총 35km이며 2015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금 감면 및 다양한 원스톱 서비스 제공 용이
홍콩의 쉥커(Schenker)는 연간 1억1,000만 벌의 의류를 생산하고 전 세계 120여개국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의류 회사의 아시아 물류 허브를 운영하고 있다. 쉥커는 물류회사로서 보관, 분배, 의류를 위한 원스톱 숍 서비스, 분류서비스, 물품 명세 운영, 포장서비스, 포장재료 조달서비스뿐만 아니라 수출승인서 발행 및 통관 준비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쉥커측은 “우리는 상표부착, 품질 조사, 다림질, 수선 등 광범위한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중국과 아태지역에서 100개 이상의 공급자들의 경영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우리는 배송되어 오는 수량을 모두 체크하며 간단한 품질 검사를 기본 과정에 포함시키고 있다. 클라이언트가 우리의 창고 운영시스템과 전자거래를 통해 재확인하면, 상품들은 아태지역은 물론 미주지역의 소매점에까지 분배된다. 여기서 쉥커는 주문 내용에 따른 포장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음 단계에서 우리가 고객에게 보고하면 고객은 주문을 발송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쉥커는 상표부착, 품질조사, 다림질, 수선에서부터 포장재료 조달, 수출승인서 발행 및 통관준비 서비스에 이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쉥커는 상표부착, 품질조사, 다림질, 수선에서부터 포장재료 조달, 수출승인서 발행 및 통관준비 서비스에 이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또 “우리가 일년내내 매일 배송을 받고 있는 동안에 고객은 두 번의 성수기를 맞는다. 그 이유는 자유무역항이라는 입지덕분에 홍콩이 심천대신에 분배허브로 선택되었기 때문이다. 홍콩은 또한 세계 각국의 다양한 공급자들로부터 상품을 받을 수 있으며, 세관 절차가 없고 LCL선적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출입 승인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해준다. 더불어 상품은 트럭을 이용해 홍콩으로 운송되는데, 이 방법이 가장 저렴하고 빠를 뿐만 아니라 통관도 없기 때문이다. 트럭으로 운송하면 교통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2~3시간정도가 걸린다”고 언급했다.


홍콩이 자유무역항이며 아시아의 허브로서 가진 장점은 쉥커의 또 다른 사례에서 드러난다. 쉥커는 남중국일대에서 홍콩과 마카오 그리고 중국의 딜러들에게 분배할 목적으로 홍콩의 창고를 이용해 부품을 수출하고 있는 주요 유럽계 자동차 생산회사들을 위한 자동차 예비 부품의 보관과 분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홍콩의 자유무역항이라는 입지 덕분에 중국 자동차 딜러들의 개별 주문에 따라 자동차 예비부품을 직접 분배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홍콩의 중국반환을 기념한 홍콩-심천 서부도로는 홍콩의 연계에 대한 꼭 맞는 답이라고 할 수 있다. 심천과 홍콩은 분리된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만, 풍요의 땅인 주강삼각주는 이 두 지역을 자신의 관문으로 엮어버렸다.


한 물류 관계자는 “더 이상 홍콩은 분리된 수익창구가 아니다. 우리는 세금혜택과 사업의 유연성 때문에 홍콩을 중국 남부와 연계시키고 있다. 중국 남부의 화주들은 항만이나 공항의 선택에 있어서 극한의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선택은 홍콩이 될 수도 있고 광주나 심천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고객이 고를 수 있는 모든 창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뿐, 선택은 고객들이 하는 것이다”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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