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컨선사들의 물류계열사 현황                           자료 : 알파라이너
 글로벌 컨선사들의 물류계열사 현황                           자료 : 알파라이너
해운불황에 자산매각…시너지 효과는 글쎄
NOL, 한진, 현대, 코스코 등 경영난에 물류매각 잇따라
해운-물류간 사업방식도 달라, 통합서비스 전략 차질

NOL, 한진해운, 코스코 등 컨테이너 선사들이 전략사업으로 야심차게 출범했던 물류부문이 예상보다 시너지 효과를 거두지 못해 다시 분리되고 있다. 해운업 불황이 지속되면서 적자경영을 견디지 못한 선사들이 자산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물류부문 매각에 나선 것이다. 애초부터 해운과 물류의 사업방식이 달라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해운과 물류의 통합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선사들의 전략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전 세계 20위권의 컨테이너 선사 가운데 물류 및 공급망관리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16곳으로 나타났다. 물류 계열사를 두지 않은 선사는 MSC, UASC, Zim, CSAV 4곳에 불과했다.

컨테이너 선사가 물류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트렌드는 1970년대부터 시작됐다. 당시 머스크(Maersk), APL, 씨랜드 등에서 콘솔서비스를 선보였고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선사들은 단순 컨테이너 운송을 넘어 인터모달 능력을 확대해 나갔으며 이는 통합공급망 관리와 3PL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켰다.

선사들은 변동성이 큰 컨테이너 정기선 사업에 비해 물류사업은 소규모 자본의 투자가 가능한 안정적인 수익의 원천이 될 것이라 전망했으며, 물류계열사를 통해 해상 포워딩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해운과 물류의 수직적 통합 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현재 선사들의 물류계열사는 해상과 항공 포워딩 뿐 아니라 3PL서비스를 제공하는 독립기업으로 물류시장에 자리잡았다.

머스크의 담코, NOL의 APL로지스틱스 등은 대형 물류기업으로 발전했으며 NYK의 유센로지스틱스, MOL의 MOL로지스틱스는 초기 해상 및 항공 포워딩서비스에서 현재는 3PL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그러나 해운불황의 늪에 빠진 선사들이 최근 물류사업을 떼어내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코,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선사들은 각각 코스코로지스틱스, 현대로지스틱스, 한진로지스틱스 등 물류계열사에 대한 매각을 추진했으며 NOL의 경우 8월말 APL로지스틱스에 대한 매각방침을 밝혔다.

일부 물류계열사는 실적도 좋지 못한 편이다. 머스크의 담코(Damco)는 구조조정이 시행된 이후에도 포워딩 사업의 부진으로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으며, NYK라인의 유센로지스틱스도 올 1분기 적자를 나타냈다.

                  자료 : 알파라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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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L, APL로지스틱스 7억 5천불에 매각 검토
싱가포르 NOL은 전략적 사업의 구조조정을 위해 최근 물류계열사인 APL로지스틱스의 매각을 검토 중이다. NOL은 2011년부터 컨테이너 해운업의 선복과잉 등으로 계속된 적자를 냈으며 2012년에는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등 경영난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싱가포르 현지 언론에 따르면, NOL은 APL로지스틱스의 매각을 위한 인수기업 모집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매각 희망가는 7억 5,000만달러~9억달러로 알려졌다. 이는 APL의 2013년 EBITDA 7,450만달러의 10~12배 수준이다. NOL은 매각을 지원하기 위한 주관은행도 조만간 선정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NOL은 지난 1997년 미국 APL사를 8억 2,500만달러에 인수했으며 2011년 APL로지스틱스를 독립회사로 분사시켰다. APL로지스틱스는 핵심사업인 컨테이너 정기선 사업보다 높은 수익성을 거두어 왔으며 해운불황이 시작된 후 선사의 손실을 보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PL로지스틱스는 2011년 영업이익 2억 3,200만달러를 기록한 반면 컨테이너 사업부문인 APL은 10억달러 이상의 적자를 입었다. 지난해에는 APL로지스틱스가 6,4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얻었고 APL은 2억 3,100만달러를 적자를 입었다.

NOL은 수익성 있는 물류사업을 매각하여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NOL측은 “전략적인 구조조정과 사업의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APL로지스틱스의 잠재적인 매각이나 기업공개(IPO)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NOL이 정기선 분야의 지속적인 운임압박이 있는 시점에서 수익성이 있는 사업을 분리시킬지는 불확실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코스코, 코스코로지스틱스 모기업에 매각
중국의 코스코는 물류계열사를 모기업인 코스코 그룹에게 매각하기로 확정했다. 지난해 코스코는 물류계열사인 코스코로지스틱스의 지분을 코스코 그룹(China Ocean Shipping Group)에게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경영난 타개와 현금확보를 위해서다. 코스코는 2011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맞을 위험이 커지자 상해증권거래소에서 자동적으로 상장폐지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코스코로지스틱스는 내부 물류자원 통합과 글로벌 공급망 합리화 및 통합물류서비스 제공을 위해 2002년초 설립됐다. 현재 8개의 자회사와 중국 내 400개의 지점을 두고 있으며 17곳의 해외 대리점과 40개 이상의 국제 포워딩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물류, 선박대리점, 프레이트 포워딩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회사의 등기자본금은 2011년 기준 31억 8,000만위안이다.

현대상선,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으로 유동성 확보
현대상선은 올 7월 보유하고 있던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을 일본계 금융회사 오릭스에게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금액은 약 6,000억원이다. 현대그룹과 오릭스는 10월말까지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우고 현대그룹 측(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대상선, 현대글로벌, 현대증권)이 보유 중인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전량 88.8%를 매각하기로 했다. 오릭스가 SPC 전체 자본금 3,400억원 중 2,400억원, 현대상선이 1,000억원을 출자하며 경영권은 오릭스가 갖는다. 신설 SPC 지분률은 현대상선이 29.4%, 오릭스가 70.6%이다.

이번 매각을 통해 현대로지스틱스의 최대주주로 있던 현대상선은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 현대상선은 그룹 자구안의 일환으로 LNG 사업부문 매각과 보유 유가증권 매각, 부산신항만 투자자 교체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진해운, HJLK 한진해운홀딩스에 넘겨
한진해운은 지배구조 개편 및 유동성 개선을 위해 올해 3월 3자물류부문인 ‘HJLK(한진로지스틱스)’의 지분 100%를 한진해운홀딩스에 넘겼다. 한진해운홀딩스는 2009년 설립된 지주회사로, 한진해운의 적자가 수년간 지속되자 인적분할을 통해 한진해운을 한진그룹 품으로 넘기고 현재 한진그룹과 계열분리한 상태다. 한진해운홀딩스는 해운물류 IT 시스템을 개발·공급하는 싸이버로지텍, 선박관리 사업을 하는 한진SM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HJLK는 2008년 2월 한진해운의 100% 자회사로 설립됐다. 복합운송주선업과 항공·해상화물운송중개 및 3PL, 대리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2013년 매출액 521억원, 영업이익 11억원, 순이익 8억 6,000만원을 기록했다. 한진해운을 포함한 국내외 선사, 농심, 쌍용건설, 한화, 제일모직, 롯데케미칼 등 국내외 주요 화주들을 상대하여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머스크, 담코 3분기 연속 적자로 ‘위기’
머스크라인의 물류계열사인 담코는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머스크의 컨테이너 부문 수익성은 경쟁사들 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포워딩 및 운송부문인 담코는 여전히 적자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담코는 지난해 1억 1,1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올 2분기에도 3,200만달러의 적자를 입었다. 해상 물동량은 1% 줄었으며 항공 물동량은 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는 2009년 3PL부문과 포워딩부문을 합쳐 머스크의 이름을 떼어내고 담코라는 물류브랜드를 출범시켰다. 이는 선사의 오너십으로부터 회사를 독립시키기고 다른 선사들과 보다 중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담코는 기대에 못 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내놓고 있다. 담코는 2012년 이후 머스크라인, APM터미널보다 훨씬 낮은 실적을 보이며 2013년부터 추진한 글로벌 구조조정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알파라이너는 담코의 사례를 볼 때 선사와 물류부문과의 시너지 효과는 거의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머스크 측은 담코의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에 대응한 경영전략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물류를 핵심사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구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YK, 유센로지스틱스 매출 늘어도 수익은 하락
일본 NYK의 물류자회사인 유센로지스틱스는 2010년 유센에어앤씨서비스와 NYK로지스틱스가 합병된 물류브랜드로 일본 3대 포워더 중 하나로 손꼽힌다. 아시아, 미주 등지에 네트워크를 갖추고 해상 및 항공 포워딩, 3자물류, 창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유센로지스틱스는 매출은 늘어나고 있음에도 순이익은 2011년 36억엔, 2012년 25억엔, 2013년 11억엔 등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에는 5억 1,800만엔의 적자가 발생했다. 회사 측은 일본발 화물의 리바운드 효과로 항공 물동량은 점점 늘고 있으나 해상 물동량은 전체적으로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사, 물류 시너지 효과 부재 이유는?
주요 컨테이너 선사들이 최근 물류계열사를 잇따라 매각하며 내세운 주된 이유는 ‘재무구조 개선’이다. 그러나 해운과 물류를 통합시켜 시너지 효과를 얻으려 했던 선사의 전략은 주효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해운에 3PL서비스를 이른바 ‘번들링(bundling, 결합판매)’하는 것은 기대만큼 충분한 시너지를 보여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해운과 물류간 사업방식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선사들은 고정자산이 많고 자산관리가 필요한 반면, 물류회사는 고정자산이 적은 편이고 정보기술능력과 화주를 위한 혁신적인 사업전략을 개발해야하는 등 선사와 물류업체 기본적인 차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초기에는 물류사업을 통해 컨테이너 해상운송에 의존하는 선사들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으나, 경쟁력 있는 운임 제공에 실패하면서 경쟁사와 차별화된 서비스가 거의 없어져 시너지 효과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해운에 3PL서비스가 연계되면서 선사의 기존 고객들인 포워더, 3PL회사, 운송사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해운전문분석기관인 씨인텔 마리타임 애널리시스(Sealntel Maritime Analysis)는 “선사들은 선박에 컨테이너를 가득 채우길 원하지만 물류계열사의 관점에서는 그것이 수익과 연결되지 않을 수 있기에 결국 양 측의 수익성 확보에서 갈등이 빚어지는 것이 문제”라면서 “심지어 물류계열사 입장에서는 수익을 얻기 위해서 모기업이 아닌 타 경쟁 선사들과 계약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드류어리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물류사업이 선사 고객에게 친밀함을 제공하는 측면에서는 효과를 보기도 했으나 전반적인 시너지 효과는 예상보다 작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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