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발효국과 교역비중 매년 증가, 2013년 36% 확대
콜롬비아·호주·캐나다 발효 예정…한중 FTA 협상 진행

우리나라는 2004년 한-칠레 FTA 발효 이후 현재 47개국과 9건의 FTA를 발효시키면서 세계 경제영토 3위의 FTA허브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FTA 발효국과의 교역비중은 지난해 36%를 차지하는 등 매년 증가 추세다. 칠레를 비롯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ASEAN), 인도, EU, 페루, 미국, 터키 등 모든 FTA 발효국과의 교역량이 발효 이전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수입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수출품이 차지하는 점유율도 확대됐다.
콜롬비아, 호주, 캐나다와의 FTA도 발효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향후 한-중국, RCEP, TPP 등 거대 경제권과의 FTA가 체결, 발효되면 우리나라 경제영토와 수출입 물동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10년간 FTA 교역현황 및 전망을 알아본다.

FTA(Free Trade Agreement)는 국가 간의 물자 또는 서비스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양자 간 또는 지역 간의 무역장벽을 완화시키는 자유무역협정이다. 상품의 관세 철폐, 서비스 및 투자자유화를 포괄하며 최근 지적재산권, 정부조달, 경쟁정책 등 정책부문까지 대상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우리나라는 2004년 한-칠레 FTA 발효를 시작으로 적극적으로 FTA를 추진 중이며 싱가포르, EFTA 4개국, 아세안 10개국, 인도, EU 28개국, 페루, 미국, 터키 등 총 47개국과 9건의 FTA를 발효한 상태다. 콜롬비아, 호주, 캐나다 등 3개국과의 FTA도 협상이 타결돼 발효를 앞두고 있으며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뉴질랜드,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 협정 6개국),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12개국) 등과는 협상이 진행 중이다.

작년 FTA 발효국 수출 3%, 수입 2.2% 증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입 규모에서 FTA 발효국과의 교역 비중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FTA 발효국의 교역비중은 2011년 24.7%, 2012년 34.8%, 2013년 36%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우리나라 전체 수출은 전년대비 2.1% 늘고, 수입은 0.8% 줄어든 반면 대FTA 발효국으로의 수출은 2,106억달러로 전년대비 3.0% 증가했고 수입은 1,703억달러로 2.2% 증가했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의 62.7%도 FTA발효국에서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3년 FTA 발효국과의 무역수지 흑자는 453억달러로 전년대비 8.8% 증가했다. FTA 지역별로는 미국(6.0%), 아세안(3.6%), EFTA(63.3%) 등과의 수출이 증가했으나, 인도(-4.5%), EU(-1.1%), 칠레(-0.3%), 페루(-2.2%) 등과의 수출은 소폭 감소했다. 수입의 경우 EU(11.6%), 아세안(2.6%), 페루(2.1%) 등에 대한 수입은 증가한 반면, 인도(-10.7%), 미국(-4.2%), EFTA(-16.9%) 등에 대한 수입은 감소했다. FTA 혜택품목군의 수출입은 각각 7.8%, 5.3%로 FTA 비혜택품목군의 수출입(1.0%, -2/1%) 보다 크게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FTA 경제영토는 칠레와 멕시코에 이어 전 세계 3위권이다. FTA 경제영토란 세계 GDP(국내총생산) 대비 FTA 협정을 맺은 국가의 경제규모를 가리킨다. 2012년 국제통화기금(IMF) 통계 기준으로 우리나라 FTA 상대국의 GDP 총합은 43조 7,000억달러로 전 세계 GDP(69조 9,000억달러)의 62%에 달한다.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FTA활용률은 66.9%로 전년대비 4.2%p 증가했다. EU(80.8%), 미국(76.1%) 등과의 FTA는 높은 수출활용률을 보인 반면, 아세안(38.7%), 인도(42.9%) 등 아시아 국가와의 FTA에서는 낮은 수출활용률을 보였다.

 FTA체결국-미체결국 수출입증감률
 FTA체결국-미체결국 수출입증감률
한-칠레 FTA, 교역량 4.5배 증가
한국의 첫 FTA였던 한-칠레 FTA는 발효 이후 10년간 교역량이 4.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03년 한국과 칠레와의 교역량은 15억 7,491만달러였으나 10년 뒤인 2013년에는 4.5배 증가한 71억 1,908만달러로 증가했다. 대칠레 수출은 5억 1,718억달러(2003년)에서 24억 6,147만달러(2013년)로 4.8배, 수입은 10억 5,772만달러에서 46억 5,761만달러로 4.4배 증가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력 품목인 승용차의 대칠레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용차의 수입시장 점유율이 발효 전 12.4%에서 2013년 30.6%까지 확대됐으며 경쟁국인 일본 및 미국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FTA 발효 이전 수출이 미미했던 시멘트는 2005년부터 수출 증가가 본격화되면서 수입시장 점유율이 2004년 5.8%에서 2012년 39.9%까지 확대됐다.

품목별 수입은 철강금속이 전체 수입의 78.2%를, 농림수산물이 13.0%, 화학금속이 8.6%의 순을 차지했다. 특히 농수산식품의 품목수가 크게 늘었으며 이중 포도는 중량기준 5배, 가격기준 10.6배가 증가했다. 올해부터 ‘10년 철폐’ 품목의 관세가 추가로 철폐돼 양국 간 교역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칠레 FTA 발효 이후 우리 중소기업의 칠레 시장진출도 확대됐다. 연간 수출금액 1만달러 이상, 100만달러 이하의 중소기업 수는 한-칠레 FTA 발효 전 471개에서 2013년 1,249개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아세안 FTA, 교역량 연평균 11.8% 증가
한-아세안은 2007년 FTA 발효 이후 7년간 교역량이 연평균 11.8% 증가했으며, 수출은 14.4%, 수입은 8.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아세안과의 교역은 1,353억달러로 2006년 대비 119.0% 증가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아세안은 2011년 이후 미국, EU 등을 제치고 한국의 제 2위 주요 수출 파트너로 부상했다. 지난 7년간 대 아세안 수출 증가율은 13.3%를 기록해 대중국 수출(10.1%) 실적을 상회했고, 규모면에서는 2008년부터 미국을 앞서기 시작했다. 2013년 우리나라의 대아세안 수출규모는 820억달러로 2위를 기록했으며 중국이 1,459억달러로 1위, 미국이 621억달러로 3위로 집계됐다. 아세안 수출 상위 5대 품목은 석유제품, 반도체, 선박, 철강판, 합성수지 등의 산업재이며 수입 5대 품목은 반도체, 천연가스, 석유제품, 석탄, 의류 등이다.

그러나 한-아세안 FTA의 수출활용률은 낮은 개방수준, 정보부족 등으로 인해 다른 FTA에 비해 가장 낮은 38.7%를 기록했다. 이는 베트남 등 후발개도국들의 관세 인하 및 철폐가 최근에서야 본격화됐을 뿐 아니라 국가별로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등 우리 수출 주력품목에 대한 양허가 20% 또는 50% 인하에 그치거나 양허제외로 개방 수준이 매우 낮았기 때문이다. 향후 아세안 국가의 관세 인하 및 철폐가 진행되면 우리나라의 대아세안 수출이 증가하고 시장 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FTA 체결국과의 교역비중
 FTA 체결국과의 교역비중
한-미 FTA, 혜택품목 수출 연간 8% 증가
2012년 3월 한-미 FTA 발효 이후 대미 수출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FTA 발효 후 2년 동안의 대미 교역규모는 2,054억달러로 발효 전 2년 동안의 1,974억달러 보다 4.1% 증가했으며 이중 수출은 5.1% 증가하고 수입은 3.5% 감소했다.

특히 한미 FTA 발효 이후 2년간 FTA 혜택품목의 대미 수출은 연간 8.0% 씩 늘어났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부품 등 수송기계(17.0%), 전기전자(5.8%), 기계(5.2%), 금속(6.9%), 화학제품(13.1%), 석유제품(10.4%) 등이 호조세를 보였다. 미국 수입시장 내 우리나라 점유율도 2011년 2.57%에서 2013년 2.75%까지 확대됐다. 대미수입은 각각 2.8%, 4.2% 감소하며 대세계 수입보다 감소폭이 컸다. 이는 사료, 반도체, 항공기 등 FTA관세 특혜와 무관한 품목의 수입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EU FTA, 3년간 연평균 4.4% 증가
한국의 대EU 교역은 FTA 발효 이후 3년간 연평균 4.4% 증가했으며 수출은 3.0% 감소, 수입은 13.2% 증가했다. 2013년 EU와의 교역은 1,051억달러로 2010년 대비 13.9% 증가했다. FTA 발효 이후 수출이 감소한 것은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유로존 경기침체로 한국의 대EU수출 중 비중이 큰 선박 수출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수출이 호조를 보인 분야는 화학제품이며 발효 이후 3년간 매년 20% 이상 수출증가를 보였다. 자동차, 금속, 섬유·의류, 농축수산품 등도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대EU 수입은 EU산 원유, 나프타 등의 도입이 늘고 있다. 최근 EU경제가 점차 회복되고 있어 한-EU FTA의 향후 전망도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대페루 교역은 FTA 발효 이후 3년간 연평균 20.0% 증가했으며 수출은 15.1%, 수입은 24.0% 증가했다. 2013년 페루와의 교역은 34.2억달러로 2010년 대비 72.7% 증가했다. FTA 발효 후 LNG수입과 아연광, 은 등의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2010년 6월 SK이노베이션이 페루에 투자한 LNG 플랜트의 현지 생산량이 2011년부터 수입됐다.

터키·인도, 자동차부품·석유제품 수출 증가
2013년 5월 발효된 한·터키 FTA는 1년 만에 양국 교역액이 61억 9,4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한국의 대터키 수출액은 55억 6,000만달러로 38.0% 늘었으며 수입액은 6억 3,400만달러로 14.9% 증가했다. 수출은 석유화학(107.1%), 전기전자(28.2%), 자동차부품(25.8%), 기계류(25.3%), 섬유(18.5%) 등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의 대인도 교역은 FTA 발효 이후 4년간 연평균 9.6% 증가했으며, 수출은 9.2%, 수입은 10.5% 증가했다. 2013년 인도와의 교역은 175.6억달러로 2009년 대비 44.4% 증가했다. 주요 수출 품목은 자동차부품, 철강판, 합성수지, 석유제품 등이며 수입 품목은 나프타, 식물성물질, 알루미늄 등 원재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현재 중국, 뉴질랜드 등과 협상 진행 중
현재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뉴질랜드, RCEP, TPP 등과 FTA 협상을 계속 진행 중이다. 이중 한중일 FTA협상은 5차까지 진행됐으며 한일 FTA협상은 입장차가 커서 현재 중단된 상황이다. 아세안이 주도하고 16개국이 참여하는 RCEP(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는 2015년 협상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말 TPP 협상 참여에도 관심을 표명한 상태다. TPP(Trans-Pacific Partnership)는 전 세계 GDP의 약 40%를 차지하는 거대 지역무역협정으로 총 21개 APEC 회원국 중 미국,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호주, 페루, 베트남, 말레이시아, 멕시코, 캐나다, 일본 12개국이 TPP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FTA는 바로 한-중 FTA다. 우리나라는 연내타결을 목표로 중국과의 13차 공식협상을 마친 상태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상품 시장개방 범위와 관련해 양측의 입장차가 여전하다. 한국은 농수산물을 초민감 품목에 포함하자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석유화학, 철강 등의 분야를 초민감 품목에 넣자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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