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中 유통·물류산업 발전 ‘기폭제’ 기대

 
 
전세계적인 인터넷과 스마트폰 확산은 유통·무역 거래에 있어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 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급성장하고 있는 전자상거래는 전통적인 유통·무역 거래를 넘어 소비자로 하여금 선택의 폭을 대폭 넓혀주고 있다. 과거 소비자들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 혹은 대기업 등 종합상사를 통해 수입된 품목 내에서의 선택이 가능했다면, 지금의 소비자들은 막대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세계 어디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든 클릭 한번으로 구매할 수 있고 같은 상품의 가격 비교를 통해 보다 저렴한 소비활동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획기적인 유통구조의 변화는 인터넷 강국인 국내에도 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0년 이후, 해외 상품 구매·배송서비스를 대행하는 구매배송대행 업체가 급성장하고 있으며, 해외 온라인 웹사이트를 통해 직접 소비자가 구매하는 이른바 ‘해외직구(해외직접구매)’족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전세계적인 FTA 확대로 이러한 해외직구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자상거래의 확산과 해외직구의 확대 등은 물류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택배 서비스를 포함, 우리 물류업계는 해외직구 및 해외배송대행에 특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항공 특송이 대부분인 해외직구 배송 서비스에 해운 특송 서비스도 시작돼 각광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 물류기업의 다양한 사업기회도 나타나고 있어 우리 물류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거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닷컴’..
글로벌 물류시장 판도 변화 예고
급성장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시장은 주로 B2C(기업과 소비자) 혹은 C2C(소비자와 소비자)간 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B2B(기업과 기업) 무역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2012년 기준 약 8.2조 위안으로 이 중 B2C와 C2C가 차지하는 비율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C2C가 차지하는 비율은 50%가 넘는 상황이며, C2C의 발전은 향후 온라인 소매업의 주요 쟁점으로 분류되는 상황이다. 중국 정보경제학회 전망에 따르면, 2020년에는 2010년의 10배 규모로 전자상거래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2009년 이미 미국 전자상거래 규모를 추월해 2020년에는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를 합친 것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급성장의 중심에는 알리바바닷컴(alibaba.com)이 있다. 알리바바닷컴은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2014년 9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동사의 C2C 플랫폼인 타오바오왕은 중국 C2C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알리바바는 단순한 온라인 쇼핑몰을 넘어 물류업까지 진출해 중국 물류의 판도를 뒤바꾸고 있다는 평가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2014년 3월 ‘국제물류위클리’에 따르면, 배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리바바는 중국 유수의 택배사와 공동출자해 ‘챠이나오인터넷과학기술유한공사’를 설립했으며,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 그룹의 자회사 물류기업인 르르순과 협력해 배송 효율성 제고에 나섰다. 이를 통해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당일배송 시스템을 실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알리바바닷컴은 국제 물류시장에도 진출해 그 영향력이 주목되고 있다. 동사는 올해 중국 포워딩 업체인 ‘원터치’社를 인수했다. 양사 합병에 따라 중국 내 최초로 수출입 물류와 전자상거래 물류를 병행하는 물류기업이 탄생했다는 평가이며, 원터치의 통관·운송·보험·외환·세금환급· 등 전반적인 수출입 업무를 통해 알리바바의 공급상에게 서비스 비용 면제 등 혜택을 제공해 물류비용 절감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뿐만이 아니라, 알리바바는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과 함께 미국 물류업체를 인수하는 등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사는 미국의 인터넷 물류 배송 서비스 업체인 Shop Runner社에 투자했으며, 대규모 자본력으로 물류기업의 지분을 매입하거나 전 자산을 매입하면서 자사 관련 상품의 국내 물류·유통과 국제 물류까지 일괄 처리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성장은 낙후된 중국 물류창고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신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성장으로 중국에서 최신 장비를 갖춘 창고 건설이 대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GLP 그룹은 앞으로 중국에 새 물류창고를 건설하는데 2조 5,000억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중국의 온라인 유통업 성장으로 창고업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글로벌 유통업체와 외국 투자은행들의 물류업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이처럼 전세계 유통·물류산업의 큰 손으로 떠오른 알리바바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우리 정부도 알리바바와의 협력에 나섰다. 9월 방한한 알리바바 마윈(馬元) 회장을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접견해, 양국간 전자상거래 및 디지털 콘텐츠 협력에 대해 논의했으며, 기획재정부는 알리바바그룹과 전자상거래 물류비용 저감방안 및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정부는 알리바바그룹과 국내 중소기업, 청년의 전자상거래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교육에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알리바바를 활용해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한 국내 제품을 중국 시장에 소개하기로 했다.

 
 
한미 FTA로 관세인하 면세한도액 상향.. ‘해외직구’족 뜬다
국내 시장에서도 전자상거래의 영향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직구’족들이 급격히 늘고 있어 이들을 위한 물류업계의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2014 국내외 물류산업 통계집’에 따르면, 해외특송을 통해 들여온 수입물량 건수는 전년대비 25.3% 증가한 1,772만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늘어난 해외직구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대한상의가 지난해 진행한 ‘해외 직접구매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족 4명 중 1명이 해외직구 경험을 갖고 있으며, 해외직구 건수와 이용액은 2010년 318만회·2억 4,200만달러에서 2011년 500만회·4억 3,100만달러로, 2012년에는 720만회·6억 4,200만달러로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같은 국내 해외직구족의 증가는 SNS 등을 통한 소비자의 정보습득 기회와 함께 한미FTA 발표에 따른 관세인하와 면세한도액 상향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한상의 측은 “2012년 3월 한미 FTA 발표를 기점으로 미국에서 직접구매를 할 경우 관세를 물리지 않는 구매금액 상한선이 200달러 이하로 상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항공특송 대세 속 해운특송 서비스도 등장
저렴한 배송비, 항공특송 비적합 화물도 직구 가능해져
해외직구의 방법은 보통 3개로 나뉜다. 직접 물건을 사고 해당 쇼핑몰의 배송체계를 이용하는 직접 배송, 상품은 스스로 구매하고 배송은 전문업체에 맡기는 배송대행, 사고싶은 품목만 정하면 구매와 배송은 전문업체가 진행하는 구매대행이다. 이 중 가장 많이 이용되는 방법은 배송대행이다. 해외 쇼핑몰의 국제 배송비는 비싼 편이고, 아예 국제 배송이 안되는 경우도 많다. 배송대행 업체들은 해외 쇼핑몰의 구매 물건을 배송대행 업체의 미국 집하장으로 배달시키고, 동 제품을 다시 한국으로 보내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대부분의 배송대행은 대형 배송대행 업체들의 항공특송이 이용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부피·무게가 큰 품목과 보다 저렴한 배송비 등을 장점으로 한 해운특송 서비스도 시작되고 있다. 해외 이주화물 운송기업인 현대해운의 해상특송 배송대행 서비스도 그 중 하나이다. 현대해운은 최근 해외직구의 배송비를 최대 70% 절약할 수 있는 해상특송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현대해운 측에 따르면, 해상택배 이용시 항공운송 대비 최대 70% 이상 운송비용을 절약할 수 있으며, 부피와 무게에 상관없이 어떤 물품이든 이용 가능하다. 동사는 국내 선사와의 협업을 통해 실용적인 운송비용과 운항스케줄을 확보해 기존 항공 운송서비스와 차별화를 뒀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배송대행 서비스 업체인 몰테일(post.malltail.com)도 일본, 중국 해상운송서비스를 최근 실시하고 나섰다.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배송대행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동사는 우선 가까운 지역인 일본, 중국 해상운송 서비스를 먼저 실시하고, 미국, 독일 해상운송 서비스도 연내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본 해상운송 서비스는 8~15일 소요되며 오사카-부산간 해상항로를 이용하고, 중국 해상운송서비스는 5~6일 소요되며 위해-인천항로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록 몰테일 대표는 "몰테일의 해상 운송 배송대행 서비스를 통해 부피나 무게로 인해 항공 배송료 부담이 컸던 제품과 항공 운송이 불가능한 제품에 대한 배송도 가능해짐에 따라 앞으로 해외직구 품목도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국내 물류업계도 배송·구매대행 사업 확대
국내 대형물류기업들도 배송대행과 구매대행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물류 네트워크를 활용해 직구매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또 그동안 쌓아온 물류사업 노하우를 이용해 배송에 대한 안전도과 신뢰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진은 2010년 말, 물류기업 중 가장 먼저 배송대행과 구매대행 사업인 '이하넥스' 사업을 시작했다. 이하넥스 사업을 위해 ㈜한진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해외 물류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다. ㈜한진은 미국 LA와 뉴저지, 일본 도쿄 종합 물류 센터, 여기에 200여 곳 이상의 소규모 물류 센터를 이하넥스 사업에 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하넥스' 홈페이지 개편과 해외 배송기간 단축서비스를 실시해 '해외 직구족' 수요를 선점하겠다고 나섰다. 우선 홈페이지 개편을 통해 국내 배송 소비자에게만 제공했던 물품의 배송현황 정보제공 서비스를 해외 배송 이용자에게까지 확대했다. 또 평균 1주일 이상 걸리는 해외 배송시간을 3일로 단축하는 'The 빠른 서비스'를 실시했다.

미국 LA와 뉴욕에 직구매 거점을 구축한 현대 로지스틱스도 '아이딜리버'라는 배송대행 사업을 지난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아이딜리버' 사업은 배송물품에 대한 보증과 환불 반품 서비스를 제공해 최대 50만원까지 보상하고 있다. 이밖에 국제 운송료를 최대 7%까지 할인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역시 국내 최대 해외 구매대행 업체인 몰테일과 배송계약을 맺어 배송대행 업무를 간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현재 미국·중국·독일 등 해외거점을 통해 안정적인 직구물품 취급이 가능하며 인천공항에 자체 특송통관장까지 갖추고 있어 통관이 신속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CJ대한통운은 해외 매출 비중을 50% 이상 확대하고, 해외 50개국에 200개의 네트워크를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국제택배 서비스의 역량을 끌어올려 해외직구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