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조선업계를 떠들석하게 했다. 시장에서도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양사의 합병은 직원들에게도 ‘충격적’이었다. 워낙 극비리에 진행된데다가 합병 작업도 회사 외부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직원들 대부분은 보도를 통해 양사의 합병소식을 들었다는 후문이다.


합병 소식과 함께 사옥 이전도 추진돼 직원들의 분위기는 더욱 뒤숭숭한 상황이다. 삼성重에 따르면, 동사는 현재 이용하고 있는 서초사옥에서 이르면 10월 중순에 현재 건설 중인 판교 삼성 R&D센터로 사무실을 이전한다. 이들이 옮겨가게 될 삼성重 R&D센터는 6,600㎡의 부지에 8층 규모로 건립되며 1,500여명의 인력 수용이 가능하다. 애초에 설계·연구 인력이 동 센터에 입주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서초사옥에서 근무 중인 500여명의 인원이 모두 동 센터로 이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황. 동사의 한 관계자는 “전 직원 모두 이전할지, 상일동 삼성ENG로 나뉘어 옮겨갈지 모르겠다”면서, “합병소식과 사무실 이전에 대한 걱정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사무소 직원의 판교 이전은 업무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경비절감 효과를 동시에 얻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서초사옥 임차 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1,00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삼성중공업은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비용 절감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합병 대상인 삼성ENG의 분위기는 더욱 ‘싱숭생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공업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의 ‘거제행’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인력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까지 도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늦더위와 변덕스러운 일교차, 환절기를 맞은 9월의 모습이다. 급작스러운 합병소식과 사무실 이전, 그리고 이를 둘러싼 많은 소문들, 삼성重과 삼성ENG 직원들에게 9월은 환절기와 같은 변덕스럽고도 불편한 한 달이 아니었을까.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