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 중국에 처지고 엔저 위협

올 한해 우리 조선산업의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고 할 수 있겠다. 연간 수주량(cgt기준)에서 2012년 이후, 중국에 계속 뒤져있는 상황에서 일본은 우리를 계속 추격하고 있다. 월별 수주실적에서도 올해 들어서만 3번이나 일본에 밀리는 등 우리 조선업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올 4월과 6월에 이어 지난 9월 우리 조선사의 시장 점유율은 중국과 일본에 이어 3위로 내려앉았다. 누적 점유율에선 크게 차이가 나지만 월별 점유율에서 밀렸다는 사실 만으로도 큰 충격이었다.

사실 세계 조선업계는 그간 한국과 중국의 2파전 양상을 띄고 있었다. 수주량cgt 기준으로는 중국이, 수주금액usd 기준으로는 한국이 세계 1위를 차지하면서 세계 시장을 양분화한 것. 전통적인 조선 강자로 군림했던 일본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총 수주금액에서 169억달러를 기록해 우리나라(460억달러)의 1/3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1년새 상황이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세계 조선산업의 수주량이 절반수준으로 뚝 떨어진 상황에서 우리 조선업이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수주금액에서도 적지않은 변화가 일어났다. 10월 누계실적에서 중국이 우리나라를 앞서있는 상황이며, 일본과의 격차도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11월 발표된 클락슨 리포트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계약금액은 중국이 265억달러로 1위, 한국이 250억달러로 2위, 일본은 115억달러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수주잔량에서는 1,027억달러로 923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중국에 여전히 앞서 있지만 신규수주 측면에서는 중국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는 뜻이다. 일본과의 격차도 지난해 3배 가까이 앞서 있었던 것에 반해 올해는 2배 수준으로 좁혀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일본 조선업의 부활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베노믹스로 일컬어지는 일본 정부의 엔저 정책으로 인해 조선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갔고,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일본 조선사의 덩치를 키우며 ‘조선 명가의 재건’을 꿈꾸고 있다는 것이다. 올 초 일본 IHI마린유나이티드와 유니버설 조선이 합병해 일본 최대규모 조선사인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가 탄생했고, 이어 4월에는 미쓰비시중공업과 이마바리조선이 MI LNG를 공동 설립했다.

결국 우리 조선업계가 살 길은 조선 BIG 3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와 수익성 제고이다. 양으로 중국에 밀리고 가격으로 일본과 경쟁하게 된 상황에서, 경쟁국 대비 앞선 기술만이 업계를 살릴 수 있는 방책이라는 것. 세계 조선산업의 흐름이 에코십과 가스운반선 등 기술력을 요하는 선박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여기에 그동안 문제돼왔던 ‘저가수주’가 근절돼야 수익성을 보장받는다는 지적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국내 조선사 사상 초유의 실적 부진, 위기와 대처

그야말로 ‘최악의 한 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버텨나갔던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은 올 상반기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 3위 삼성중공업은 부진한 실적과 해양플랜트 분야 시너지효과 창출을 위해 삼성ENG와의 합병을 추진했지만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BIG3 중 대우조선해양이 유일하게 흑자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2조원에 가까운 사상 최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1조 1,037억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조단위 적자를 냈다. 또한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삼성중공업 역시 해양프로젝트의 손실과 신규 수주 감소로 실적이 예년만 못하다.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 2,635억원, 영업이익 1,81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7%, 11.8% 감소한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무려 30.8% 급락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대우조선해양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조 2,228억원, 영업이익 1,350억원, 당기순이익 10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역시 신규 수주 감소로 빨간불이 켜진 상태여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현 상황 타개를 위해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직통폐합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조선 3사의 영업조직을 통합한 선박영업본부를 출범하고 전체 부서를 432개에서 406개로 줄였다. 해외법인과 지사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돼, 통합운영과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올 9월 ‘삼성중공업-삼성ENG 합병’이라는 초대형 뉴스를 터트리며 국내는 물론 세계 조선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나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합병을 통해 양사의 실적악화로 인한 충격을 줄이고 중장기적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삼성그룹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가 기대하고 있는 것은 LNG운반선과 에코십 발주 증가이다.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이 2017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LNG운반선, 이른바 가스선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고효율·친환경 선박으로 일컬어지는 에코십 수요도 꾸준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스선과 에코십 분야는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에 비해 우리 조선업계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부문이다.

정부지원에 대한 요구도 거세다. 중국과 일본의 경우 정부가 직접 나서 선박금융을 지원하는 등 자국 조선업 보호를 위해 나서고 있다. 중국은 ‘국수국조’ 정책을 통해 자국내 발주선박을 모두 자국 조선소에서 발주하게끔 하고 있으며, 일본도 일본내 선사의 발주량 대부분을 자국 조선소가 소화하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의 조선업 지원은 딱히 내세울만한 것이 없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잘해왔으니까 알아서 하라’는 배짱도 부려야 할때 부리는 것”이라는 한 업계 담당자의 푸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이제 정부가 손을 내밀어야 할 때이다.

불황에 맞선 중소조선소 수주전략과 경과

조선업 전체에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지만 우리 중소조선 업계는 ‘잘 버텨내고 있다’는 평가이다. 비슷한 선종을 수주해 건조 생산성 향상과 기자재 대량구매 등 비용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시리즈선’ 수주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있으며, 3분기 잠깐 주춤했던 수주가 최근들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대형사들에게 불어닥친 ‘수주한파’를 우선 피할 듯 보인다.

올 상반기 현대미포, SPP조선, 성동조선, 대선조선, 한진중공업 등 국내 대표 중소조선사의 실적은 나쁘지 않은 수준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미포는 상반기에만 18척의 석유제품선과 12척의 가스선을 수주해 35억불을 벌었고, SPP조선도 옵션분을 포함해 16척의 석유제품선 및 MR탱커를 수주했다. 성동조선은 상반기 33척을, 대선조선은 10척을 수주했다. 한진중공업도 올 7월 영도조선소가 상선 건조를 재개하는 등 활기를 되찾았고, 세계 최초로 LNG벙커링선을 수주하는 등 선종다변화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3분기 들어 약속이나 한 듯 수주가 뚝 끊겼다. 3분기 국내 중소조선사가 수주한 선박은 7척으로 잘나갔던 상반기와는 크게 대비되는 실적이었다. 그러나 3분기까지의 누적 수주금액은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3분기 누적 수주액은 24억 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전되는 국내 전체 수주금액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4분기 들어 중소조선사 수주가 재개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그간 중소조선사 실적에 혁혁한 공을 세웠던 MR탱커 등 제품선 비중이 줄어든 반면 LNG·LPG 등 가스선과 중형 상선 수주가 나타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LPG선 2척을 그리스 선사로부터 수주했고, 성동조선은 수에즈막스 셔틀탱커 2척과 함께 미국 스콜피오 벌커스로부터 벌크선 12척을 수주했다. 한진중공업은 유럽 선주로부터 1,900teu 내빙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했고, 유럽선주로부터 18만dwt급 벌크선 2척도 추가 수주했다. 모두 11월 한달동안 거둬들인 실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올해 발주량이 주춤했던 MR탱커 발주가 내년부터 재개될 것으로 보이고, 중형 탱커나 중소형 컨테이너 시장 역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MR 탱커, 중소형 상선 등은 중국 조선사들과의 직접 경쟁이 불가피한 선종들이다. 경쟁국에 비해 높은 기술력과 신뢰성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우리 중견 중소조선사들의 힘을 기대한다.

해양플랜트 부진과 저가 수주

해양플랜트는 2009년 이후 세계적인 조선산업의 불황 속에서도 우리 조선업계를 먹여살렸던 ‘구원투수’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해양플랜트의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9년부터 ‘물 불 안가리고’ 뛰어들었던 해양플랜트가 ‘부메랑’이 되어 우리 조선업계 경영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것.

올해 우리 조선업황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해양플랜트 발주 급감이다. 올 3분기까지 국내 BIG3의 해양플랜트 수주액은 전년 동기 80%까지 떨어진 수준으로, 이는 우리 조선업계의 올해 수주 목표달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야말프로젝트, 가스선 수주 등으로 수주 목표액의 70%를 달성한 가운데,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액의 56%를 달성해 절반수준에 그쳤으며, 삼성중공업은 43%에 그쳐 반타작도 못하고 있다.

여기에 이미 수주한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에도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면서 경영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 보통 해양플랜트는 발주계약에서 인도까지 4~5년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주에 들어간 해양플랜트가 올해부터 조선사 재무재표에 ‘마이너스’를 남기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해양플랜트 부작용은 크게 경험미숙으로 인한 손익계산 실패와 국내 업체간 과도한 가격경쟁이 꼽힌다. 설계는 해외업체들이 도맡아서 하고 최종 건조작업만 시행하는 현 상황에서 우리 조선사들이 건조비용 예측에 실패한 것이다. 또한 최초로 진행됐던 프로젝트들이 많았다는 점도 비용산정이 어려웠던 이유로 꼽히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국내 조선사간의 과당경쟁으로 인한 저가수주이다. 수주 초기 비용산정 실패 경험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조선사간 수주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비상식적인 저가수주 경쟁이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아직까지 해양플랜트 건조는 국내 업체들이 대부분 독식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중국과 일본 조선사들도 크게 성장하고 있어 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조선사들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수주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이고, 중국 조선소들은 자국내 해양플랜트 운영 경험 축적을 통해 여전히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그동안 세계 해양플랜트 업계를 ‘주름잡았던’ 우리 조선업의 방향 재설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무리한 저가수주로 인한 부작용을 경험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완이 우선시돼야 하고, 탑TOP 사이드 설계 능력 등 엔지니어링 기술을 배양해야 한다. 우리 BIG3 업체들이 종합 엔지니어링 능력 강화를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해양플랜트가 다시 우리 조선업계의 ‘효자종목’으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조선 新 트렌드- LNG연료선, LNG벙커링, 쇄빙LNG선

조선산업의 트렌드는 계속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새로운 사업도 나타나고 있다. LNG연료선과 LNG벙커링 시장, 그리고 초대형 프로젝트인 야말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쇄빙 LNG선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에코십 발주 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수년내에 LNG연료선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조선업계는 LNG연료선에 대한 관련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유럽을 중심으로한 항만업계도 LNG벙커링 시설 구축을 추진하면서 LNG연료선 확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1월 현재 전세계에는 48척의 LNG연료선이 운항되고 있다. 2000년 노르웨이에서 건조된 Fjord1社의 페리선박 ‘Gluta’호를 시작으로 일반 페리선과 쾌속선 등이 LNG연료를 통해 운항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반 화물선도 등장했다.

주목되는 부문은 앞으로 등장하게 될 LNG연료선이다. 현재 건조·계획 중인 LNG연료선 프로젝트는 총 53척으로 RO-RO선, 가스선, 벌크선, 컨테이너선 등 다양하다. 2018년에는 쇄빙선, 케미컬운반선, 자동차 운반선 등도 시장에 출현할 예정이다. ‘LNG연료선=소형선’이라는 인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LNG연료선 시장선점을 위한 국내 조선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우조선은 글로벌 선급 그룹인 ABS와 LNG연료 드릴십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LNG연료 상선을 넘어 LNG를 연료로 한 드릴십까지 건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한진중공업은 일본 NYK가 발주한 LNG벙커링 선박 2척을 약 1억달러에 수주했다. 범용 목적의 LNG벙커링 선박이 발주된 것은 처음으로, 별도의 접안 지원선 없이도 해상에서 직접 LNG 공급이 가능한 선박이 건조될 예정이다.

한편 대우조선은 초대형 프로젝트로 이목이 집중됐던 야말Yamal 프로젝트에서 최종 승리해 총 3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키며 쇄빙LNG선 건조에 나선다. 지난해 총 15척의 선표예약을 러시아 가스기업 노바텍Novatek과 체결한 대우조선은 올 3월 러시아 국영선사인 소브콤플로트Sovocomflt와 쇄빙 LNG선 1척을 계약했고, 7월에는 캐나다 선사인 티케이Teekay와 6척, 일본 MOL과 3척을 수주했다. 남아있는 5척은 연말로 우선 미뤄진 상태이다.

대우조선이 건조하는 선박은 세계 최초로 쇄빙 및 방한 기술이 총 망라된 쇄빙LNG선이다. 최대 두께가 2.1m에 달하는 북극해의 얼음을 스스로 깨고 나갈 수 있는 17만㎥급 ‘아크-7’ 아이스클래스 선형으로, 영하 52도의 극한에서도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방한처리 기술이 적용될 것이며, 양방향 쇄빙운항을 구현하기 위한 추진 시스템도 도입된다.

조선업계도 안전이슈 부각

올해 해사산업계에서 가장 강조됐던 것은 ‘안전’이었다. 연초부터 이어졌던 2건의 선박충돌 사고와 4월 발생한 세월호 사건은 해사산업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한껏 높이는 계기가 됐다.

조선야드에도 안전 이슈가 크게 부각됐다. 3~4월, 2달에 거쳐 같은 조선야드에서 7명의 사상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3월에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가 바다로 떨어져 사망했고, 4월에는 작업중이던 LPG선박에 화재가 발생해 노동자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같은달 선박 녹을 제거하는 샌딩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공기 호스에 목이 감겨 숨졌고, 트랜스포터 차량 신호수로 작업중이던 작업자가 2m 아래 바다로 추락해 숨졌다. 가장 최근에는 10월 26일, 울산야드에서 플래시타워 설치 도중 크레인으로 끌어올리는 실링벨트가 끊어지면서 타워가 덮쳐 하청노동자 1명이 사망했다.

이처럼 조선사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관련회사인 현대중공업은 5월 13일 안전경영 쇄신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총 3,000억원의 예산을 안전경영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동사는 △안전환경조직 강화 △협력회사 안전활동 지원 확대 △잠재적 저해요인 개선 등의 개선대책을 마련하고 안전전담요원을 기존보다 2배 이상 증원했다.

이러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조선야드 안전관리 수준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하청노동자 안전관리가 가장 우선시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의 경우, 제대로 된 안전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일정이 끝나면 바로 소속회사로 돌아가기 때문에 부실관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업 자율에만 맡기는 정부의 감독 부실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조선산업의 안전관리를 감독하는 제도인 ‘조선업 안전보건 이행 평가제’가 기업의 자율평가로만 이뤄지고 있어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과는 거리가 멀다.

한편 삼성중공업의 경남 거제조선소는 영국 해상보험회사 단체인 JHC(Joint Hull Committee)가 실시한 조선소 위험관리평가에서 업계 최초로 2회 연속 A등급을 획득하는 성과를 올렸다. A등급은 평가 최고 등급으로 '위험이 극도로 낮아 더 이상 안전이 개선될 수 없는 상태'로, 이번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한 조선소는 삼성중공업과 독일의 마이어 베르프트(Meyer Werft) 등 단 3곳에 불과하다.

동사는 2001년 조선업계 최초로 안전보건환경시스템에 대한 국제인증인 ‘OHSAS 18001’을 취득했고, 2009년부터는 작업자가 동료의 안전을 함께 지켜 주는 선진 안전관리시스템인 ‘BBS+’제도를 도입하는 등 선진 안전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너도 나도 안전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다. 공허한 다짐이 아닌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라며 새해에는 안타까운 사고소식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년만에 찾아온 수주불황

2013년 반짝했던 선박시장이 올해 다시 꽁꽁 얼어붙은 모습이다.

호황기에 버금갔던 지난해 신규 수주 급등으로 올해 선사들의 발주 물량은 크게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조선소들도 수익성을 고려해 선별수주에 나서면서 선박 수주량과 함께 인도량 모두 감소하고 있다. 벌크선,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 대부분의 선종에서 발주량이 절반 이상 감소했으며, 그나마 미국발 셰일가스 붐으로 인해 가스운반선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클락슨 집계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1,498척, 9,480만dwt로 전년 동기 대비 36% 줄었다. 올 들어 10월까지 총 832억달러가 신조선 발주에 투자돼 투자금액도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다만 올해 발주량이 증가한 가스선은 투자금액도 증가했다. LNG선은 신조에 87억달러가 투자돼 지난해 연간 투자금액의 4%, LPG선은 64억달러가 투자돼 지난해 투자금액의 29%를 초과했다.

10월말 기준 수주잔량 1위는 현대중공업으로 619만 2,000cgt를 기록했으며 이어 대우조선해양이 610만 3,000cgt를, 삼성중공업이 532만 7,000cgt를 남겨놔 여전히 국내 BIG 3가 세계 조선산업을 이끌고 있다. 그 다음에도 현대미포조선(384만 5,000cgt), 현대삼호중공업(366만 4,000cgt)가 4~5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수주불황으로 우리 조선소가 연초 설정한 수주목표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대우조선해양만이 당초 목표량과 가장 근접한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은 아직 목표치까지 격차가 크다.

연초 145억달러 수주를 목표로 세웠던 대우조선은 현재까지 105억달러를 수주해 72.4%의 목표달성률을 기록하고 있다. 5척의 수주계약이 남아있는 야말프로젝트 건과 가스공사 수주건이 연말까지 마무리되면 무리없이 목표액 달성이 가능한 상황이다. 반면 250억달러의 다소 높은 목표를 세웠던 현대중공업은 현재까지 140억달러를 수주해 56%를 달성했다. 금액면에서는 BIG3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으나 3분기 이후 대규모 수주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어 목표달성에 먹구름이 꼈다. 150억달러를 목표로 세웠던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65억달러 수주에 그쳐 43%를 기록했다. 동사의 주력선종인 해양플랜트의 부진이 컸다.

한편 이러한 수주불황은 내년부터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양플랜트 부진과 중국·일본 조선소와의 경쟁 심화가 예상돼 어려운 시장환경이 예상된다. 주목되는 부문은 LNG선과 FLNG(액화천연가스설비) 발주 증가이다. 특히 이 부문의 경우 국내 조선사들이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어 기대할 만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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