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공사, 우즈베키스탄 방적공장 인수 예정
선광, GM대우 LLP참여로 3자물류 초석 마련

 

근래 직장인들을 보아도 투 잡(Two jobs)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좀 더 많은 수익을 위해서’, ‘자신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다른 일거리를 찾아서’, ‘그냥 우연한 기회에’ 등등 다양한 이유로 한 가지 이상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마찬가지로 기업들도 하나 이상의 법인을 가지고 있거나, 그룹화, 계열화를 진행하면서 ‘사업다각화’에 매진하고 있다.
인천을 근거로 하고 있는 대표적인 항만하역업체들을 꼽으라면 (주)영진공사, (주)선광, 우련통운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 기업들도 단순히 ‘인천의 항만 하역사’라고만 칭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인천지역 하역사들의 사업다각화에 대해 조명해 보았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다양한 사업 진출한 영진공사>

영진공사 연혁 중 사업다각화 관련 내용
영진공사 연혁 중 사업다각화 관련 내용
인천의 하역 3사 가운데 가장 다양하고 진취적인 사업다각화 계획을 선보이고 있는 기업은 ‘(주)영진공사’다. “이제 인천항은 기존의 산업항이 아닌 상업항으로 변해가고 있다. 부두가 있으면 알아서 배가 들어오던 시대는 지나고, 이제는 배를 불러와야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영진공사의 이준배 상무는 사업다각화와 마케팅 강화에 대한 궁극적인 이유로 이와 같은 시대적 변화를 꼽았다.


영진공사는 비교적 일찍 해외진출에 성공한 기업이다. 바레인의 해외지사는 1977년에 개설하여 현재까지 바레인의 항만과 공항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바레인 해외지사는 우연한 기회를 잘 잡아 개설하게 되었는데, 지금까지도 영진공사의 주요한 수입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바레인 항만과 공항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바레인 내에서의 3자 물류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려는 적극적인 노력만 있었다면, 영진공사는 지금쯤 다국적 물류기업으로 성장했을 지도 모른다” 이 상무의 이러한 아쉬움을 대변하는 듯 영진공사는 사업다각화 측면에서도 단순히 항만하역의 범위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고 열린 시각으로 다양한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영진공사가 현재 진행 중인 주요한 다각화 사업들은 단순한 하역사로서가 아니라 기본적인 물류적 역량을 등에 업은 완전한 신규사업인 경우가 많다. 현재 추진 중인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평택·당진항 시멘트 사업 △청도 중앙물류센터 △우즈베키스탄 방적공장 사업 등 3가지를 들 수 있다.

 

평택·당진항 시멘트 사업
먼저 평택·당진항 시멘트 사업은 평택·당진항 서부두에 3만톤급 1선석의 시멘트 전용부두 및 운영시설을 갖추고 평택 일대의 시멘트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취지의 사업이다. 영진공사의 예측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 시장도 열처리 과정에서 쓰이는 유연탄 가격의 상승 등 코스트 측면의 문제와 환경문제 등으로 인해 시멘트 사업의 흐름 자체가 변하여 제조보다는 수입이 주를 이룰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 상무는 이에 대해 “현재 프랑스와 같은 선진국의 시멘트 회사들은 자국 내에서는 유통망만 가지고 있을 뿐 제조는 제3세계 국가에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가까운 일본의 경우도 수많은 시멘트 제조업체들이 통폐합되어 현재는 몇 군데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라 말했다.


이런 시멘트 시장의 흐름뿐만 아니라 평택은 향후 미군기지의 이전과 신도시 건설 등 반경 50km 지역 내에서 대규모 건설 사업들이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평택항을 시멘트 공급을 위한 물류기지로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부두시설은 9월 말에 착공할 예정이며, 영진공사는 향후 이 사업을 통해 1,000억~1,2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中 청도의 ‘중앙물류센터’에 합작진출, 9월 중 법인 설립
또한 영진공사는 청도에 위치한 국가급 수출산업단지 ‘중앙물류센터’에 중국기업과 파트너쉽을 통해 진출할 예정이다. 청도 수출산업단지는 60만평 규모로 수출상품 제조를 위한 공장들만이 입주하며, 중앙물류센터에는 하나의 물류기업만이 들어가서 통관을 비롯한 산업단지의 모든 물류행위를 맡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한중간 물류 크로스 투자를 위해서 인천 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시가 주관했던 민·관 합동 중국 산업시찰을 통해 중국기업들의 투자요청을 수렴하던 중 청도쪽이 가장 사업성이 높다는 판단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총 투자금액은 100억원 규모이며, 영진공사에서 70억, 중국측 파트너가 30억을 투자할 예정이다.


현재 중국측과 출자약정까지 마친 상태이며, 법무사와 변호사를 선임하여 자문을 구하고 있는 중이다. 9월 말이면 법인이 설립이 완료될 예정이며, 아암물류단지에 위치한 한중물류센터에 대한 크로스 투자도 요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즈베키스탄의 ‘방적공장’ 인수
영진공사에서 진행 중인 다각화 사업 중 가장 특기할만한 것은 ‘우즈베키스탄 방적공장’ 인수다. 영진공사의 다국적 3자 물류 사업부인 ‘영진GLS’는 CIS국가에서 많은 수출입 물류를 처리하고 있는데, 주로 중고차를 수출한 뒤 공컨테이너를 이용해 면화를 수입하고 있다.

 

면화 산업은 고급면사의 경우에는 대부분 우리나라에서 직접 제작하지만, 면장갑 등을 위한 저급면사는 가격 경쟁력이 없어서 국내 제작이 어렵다. 영진GLS가 면사물류를 통해 이러한 틈새시장을 발견하고 우즈베키스탄에서 조건이 잘 맞는 면사공장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사업은 항만물류와 완전히 관계가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이 상무는 이렇게 설명한다. “일단 이 공장의 면사와 관련된 모든 물류활동은 영진GLS가 맡아서 진행할 수 있으며, 향후 이 공장을 영진공사가 우즈베키스탄과 CIS 국가에 진출하도록 돕는 교두보 역할을 하게 할 예정이다”

 

“그래도 사업의 중심은 항만하역 - 컨부두 확보하겠다”

영진공사 이준배 상무
영진공사 이준배 상무
이렇게 다양한 사업계획을 가지고 있는 영진공사지만, 역시 가장 주축이 되는 사업으로 생각하는 것은 항만하역이다. 영진공사는 1996년에 인천 남항에 진출하여 최초로 민자부두를 건설한 기업이지만, 남항부두를 컨테이너 부두가 아닌 다용도 잡화부두로 건설한 데에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이 상무는 이에 대해 “첫 번째로 민자 부두를 건설한 의욕은 좋았지만, 산업항이었다는 점에만 충실한 나머지 인천항이 상업항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빨리 인지하지 못 했다”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영진공사도 1992년 10월부터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카페리인 골든브릿지(GOLDEN BRIDGE)호를 시작으로 현재 인천과 위해를 오가는 2만6,000톤급 규모의 뉴골든브릿지2(New Golden Bridge II : 주3항차)와 인천과 청도를 오가는 2만9,000톤급의 뉴골든브릿지5(New Golden Bridge V : 주3항차) 정기 카페리선의 컨테이너 하역작업을 통해 연평균 10만teu가량의 컨테이너를 처리하고 있지만, 정식적인 컨테이너 부두와 터미널을 갖추는 것이 숙원사업 중 하나이다. 이에 따라 인천 북항과 신항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반드시 컨테이너 부두를 갖추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이 상무는 “항만하역사업은 터프함이 있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굵직굵직한 사업들에만 의지해 왔지만, 영진GLS와 같이 섬세한 물류업을 통해서 작은 사업 중에도 쏠쏠한 이익을 안겨주는 것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앞으로는 이 두 가지 성향을 잘 조화시켜서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영진공사는 이러한 발전계획들에 발맞추어 2년 내에 상장사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서해안항만과 곡물사일로 중심 사업확장하는 선광>

선광 연혁 중 사업다각화 관련 내용
선광 연혁 중 사업다각화 관련 내용
내년에 창사 60주년을 맞는 ‘(주)선광’은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보다는 하역업과 유관한 분야로의 발전을 선호하는 편이다. 현재 인천항의 하역업체 가운데 수출·입 화물 하역실적에서 선광은 2006년말 기준으로 1,602만4,000톤을 처리하여 대한통운(1,801만9,000톤)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선광의 한 관계자는 “하역사업의 특성상 시설을 기반으로 한 독점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항만하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광의 사업다각화는 크게 서해안을 중심으로 한 항만투자와 사일로를 중심으로 한 사업들로 나눠볼 수 있다.

 

군산항 다목적부두, 인천남항 컨전용터미널·평택 PCTC 주주참여
먼저 선광은 인천에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2001년 군산에 5만톤급 2개 선석을 갖추고 있는 군산항 제6부두에 진출하여 양곡 및 다목적 부두를 운영하고 있으며, 2005년에는 인천 남항에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SICT)을 개장하여 인천항 컨테이너 물량 처리에 일조하고 있다. 또한 평택·당진항의 PCTC와 평택항만(주)의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선광의 본사가 인천항의 사일로 옆에 위치해 있듯이 곡물 벌크 하역은 선광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이다. 이미 86년도에 정선사업에 뛰어들어 연간 35만톤의 곡물을 처리하고 있으며, 관계사인 ‘선이루핀’과 연계하여 수입 곡물을 이용한 사료 생산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LLP사업자의 업무역할
LLP사업자의 업무역할


현재 선광이 새로이 추진 중인 사업은 GM대우의 LLP(Lead Logistics Provider)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다. LLP는 제4자 물류(4PL, Fourth Party Logistics)라 부를 수 있는 사업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하청업체로부터 GM대우로 납품되는 부품이 납품될 때 일어나는 Global Sourcing으로 인한 물류비증가, 다 차종 혼류 생산으로 인한 공장 내면적 부족, 사양증가로 인한 서열비 증가, 다회 납입의 한계, 업체 개별 사외 서열장 증가로 사내 교통량 증가, 납입시간 편중 및 대량납품, 납입 시간 준수율 저하, 재고·결품 및 긴급·임시 납입 증가 등의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물류체인을 관리해 주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 ‘LLP업무역할’참조>

 

GM대우 부평공장 LLP사업(4자물류) 참여
GM대우의 LLP 사업의 1단계는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 285개에 이르는 협력업체들로부터 부평과 군산·창원에 위치한 공장으로 납입되는 부품들을 4자 물류업체가 협력업체에서 상차하여 GM대우가 지정한 곳에 조달하는 과정을 대행하는 것이며, 2단계에서는 도입부품의 보세운영, 통관, 납품, 빈용기 회수, Unpacking, Repacking 등까지 맡게 된다.


이 사업에서 창원·군산 공장에 대한 LLP는 대한통운이 맡게 되며, 부평 공장에 대한 LLP를 천일과 함께 선광이 파트너쉽으로 참가하게 되며, 주로 운송부분을 맡게 된다고 한다. 이를 통해 선광은 제3자 물류 회사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선광은 LLP사업 외에도 내년에 창사 60주년을 맞이하여 올 연말부터 대대적인 신규사업 진출방안을 계획하기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우련통운, “적극적인 다각화는 잠시 보류 중”

우련통운 연혁 중 사업 다각화 관련 내용
우련통운 연혁 중 사업 다각화 관련 내용
  우련통운은 최근 사업다각화 이전에 내실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으로 분주한 분위기다. 따라서 현재는 사업다각화에 대한 노력이 활발하지는 못하며, 항만하역 외에 타 분야로의 진출은 아직 요원한 상황이라 볼 수 있다.

 

종합물류서비스 제공 ‘우련국제물류’ 설립
우련이 가장 최근에 진행한 사업다각화에는 우련국제물류(주)의 설립을 들 수 있다. 우련국제물류(주)는 2007년4월 아암물류단지 내에 우련통운이 대주주로 참여하여 설립했다. 주요업무는 인천항에서 수출입 되는 LCL & FCL 화물과 일반잡화 등 벌크화물의 반입반출작업 및 보세운송, 통관, 내륙운송 등을 일괄 처리하는 종합물류서비스 제공이며, 중·대형물류회사의 물류 아웃소싱을 전문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시설은 전체 약6,500평 규모로 2,300평의 창고2동, 3,000평의 야적장과 장비를 갖추고 연간 약30만톤의 화물처리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2001년 인천에 한정된 사업지역을 타지역으로 확대하고자 평택항 서부두 1, 2번 선석 운영에 참여하기 위해 경기평택항만공사에 지분참여를 했다. 이어서 경기평택항만공사가 (주)평택·당진항만과 분리하여 평택항 1,2번 선석의 운영권을 이양했으며, (주)평택·당진항만의 경기도 지분 공개 매각시 지분을 추가 매입하였다.


부두 운영초기에는 컨테이너 및 중국을 오가는 카페리의 하역작업을 수행하여 월평균 1만2,000teu를 처리했으나, 동부두와 연결된 잔교가 철거되면서 컨테이너선과 카페리가 동부두로 이전되어 현재는 잡화류 및 산물 하역이 주를 이루고 있어 채산성이 좋지 않은 상황이나 전체적인 물량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평택·인천북항의 부두건설도 참여
평택항 이외에도 인천 북항 2만톤급 1선석 축조공사에 지분 참여하여 현재 약 70%의 공정이 진행되고 있으며, 평택당진양곡부두 건설사업도 착공한 상황이다. 군장항 신규 부두 건설사업 등에도 진출을 시도하였으나, 인천 북항개발사업 등 인천항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일단은 보류했다고 한다.

 

인천항 변화에 따라 하역사도 변화할 때
인천항은 오랫동안 무역항이라기보다는 수도권의 산업을 위한 ‘산업항’으로서의 입지가 강했다. 아직도 철재나 목재, 양곡 등 산업자재 벌크화물은 인천항에서 취급되는 화물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항만하역업이 특성상 시설을 기반으로 어느 정도의 독점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산업자재들만을 주로 취급하다보니 마케팅의 범위도 몇몇 산업체의 주요 임직원으로 한정될 뿐만 아니라, 한 산업체와 장기간의 계약을 맺고 나면 그나마도 마케팅 활동이란 것을 할 필요도 없었다는 점이다.

 

사업다각화 측면에서도 컨테이너를 중심으로 한 무역에서는 상품들의 분류나 라벨링 등 다양한 후반 작업을 통해 부가가치를 형성할 수 있는 신규 사업의 도입이 활발할 수 있다. 반면 산업자재는 하역 후 산업체로 배송을 하면 모든 일이 완료가 되기 때문에 3자 물류 등 신규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많지 않은 편이다. 때문에 인천항을 근거로 한 많은 하역사들은 사업 다각화에 대한 노력보다는 항만의 물량 증가에 따라 천천히 같이 성장하는 길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중국과의 교역량 증대, 인천항만공사의 설립 등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인천항은 상업항으로 탈바꿈함에 따라 인천지역 하역사들도 점차 무거운 엉덩이를 털고 바쁘게 움직일 때가 왔음을 인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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