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랍 17일 하림그룹-JKL 컨소시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22일 MOU 체결
총 인수가 1조600억원, 유상증자분 8,500억중 하림지주사 제일홀딩스 6,800억


 
 
구랍 16일 시행된 팬오션의 M&A 입찰에 하림그룹-JKL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참여해 17일 법원으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로써 하림그룹이 국내 벌크부문 1위 선사인 팬오션의 인수를 위한 수순을 밟게 됐다.

팬오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 컨소시엄은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12월 22일 체결하고 새해 1월부터 1개월여의 실사기간을 거쳐 3-4월경 본계약을 체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림그룹은 팬오션 인수를 위해 그룹의 지주사인 제일홀딩스를 주체로 사모펀드 운용사인 JKL 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팬오션 인수 본입찰 입찰가 1조 600억원을 써낸 것으로 확인됐다. 팬오션 입찰의 최저 입찰조건이던 8,500억원의 유상증자(3억4,000만주, 58%)에 대해서는 제일홀딩스가 6,800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함께 참여한 재무적 투자자인 JKL 파트너터스가 조달하게 된다.

하림그룹 연매출 4조 8,330억원,
자산 4조 3,505억 한기평 등급 A-
서울중앙지법 파산 4부는 지난해 11월 8,500억원의 유상증자와 회사가 신규발행한 회사채 인수를 조건으로 팬오션의 매각방식을 최종 결정했다. 이에따라 인수가액이 1조원을 넘기자 예비입찰때 참여 의사를 보였던 삼라그룹의 대한해운 컨소시엄과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콜버그카르비스로버츠KKR, 도이치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림그룹은 닭고기 중심의 식품산업체인 (주)하림을 비롯해 천하제일사료, 국내 축산과 축산식품업체인 (주)선진과 (주)팜스코, 식품전문 홈쇼핑업체 (주)엔에스쇼핑을 계열사로 두고 글로벌 종합식품 및 생활서비스 경영을 추구해온 식품그룹이다. 2013년 기준 4조 8,33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한 하림은 같은 기간 2,122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동사는 총자산 4조 3,505억원에 총자본 2조 1,911억원 규모의 그룹으로 최근 한국기업평가로부터 A-(안정적)로 신용등급 판정을 받았다.

한편 하림그룹의 팬오션 인수와 관련, 한국기업평가는 ‘하림그룹의 팬오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하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당사의 견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하림은 팬오션 인수에 따른 재무부담이 가중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대부분의 인수자금을 인수주체인 제일홀딩스가 외부조달하는 만큼 그룹 전반의 급격한 재무부담 증가가 불가피한 가운데 하림과 계열사 등이 제일홀딩스에 대해 직간접 형태로 재무적 지원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서 한기평은 제일홀딩스와 (주)하림, 팬오션의 주요 재무지표를 비교하는 한편, 하림그룹의 지분구조를 2014년 6월기준으로 제시했다.

이와관련 하림그룹 측은 “이 보고서는 하림그룹이 아닌 (주)하림을 중심으로 평가했고, 하림의 사료를 중심으로 한 곡물수입 사업에 대한 평가는 간과돼 있다”면서 한기평의 관련 분석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고, 하림그룹 국내사업장 기준 사업별 매출액에서 사료부문이 가장 높은 비중을 점유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하림그룹이 “곡물수입 유통 50년을 넘게 해왔다”면서 “따라서 해운을 모르고는 사업을 할 수 없고 해운의 전문성은 떨어질지 몰라도 해운에 대한 감각은 강하다”고 역설했다.

하림 “50여년 곡물 수입 유통해,
사료부문 연매출 1.4조원 최대사업 규모”
하림그룹은 팬오션의 예비입찰 단계에서 이미 “국내 조달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글로벌 곡물사업이 필수이며, 안정적인 수요기반과 운송기반을 갖춘 기업간의 결합 필요성에 따라 인수에 참여했다”고 공표하고 팬오션 인수를 통해 곡물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천명했다.

하림그룹은 “곡물자급율이 23%에 지나지 않고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식량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곡물에 대한 안정적 수요기반을 가진 기업과 해상운송과 항만네트워크 등 운송기반을 가진 업체가 결합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세계 7위의 곡물수입국인 우리나라는 연평균 1,700여만톤을 지속적으로 수입하고 있으나 곡물매입과 운송마저 전량 카길 등의 외국의 곡물 메이저들에게 의존하고 있다”면서 일본과 중국의 자국 곡물회사를 통한 조달 현황을 전했다. 또한 “닭고기 사업에서 출발한 하림그룹이 축산육류 식품 및 유통사업 등으로 확장해 2014년 현재 국내외 50여개 법인으로 구성된 종합식품서비스 그룹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하고, “사료부문 연매출 1.4조원 규모를 통해 국내에 안정적인 곡물수요기반을 가지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 필리핀, 베트남, 미얀마 등에도 사료업과 축산업을 진출시키며 아시아지역에 대한 수요기반을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곡물수입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실제 하림그룹의 사업부문별 매출액 비중을 보면, 사료가 34.8%로 가장 많은 포션을 차지하고 있으며, 가금류가 29.5%, 양돈 18.3%, 유통 9.9%순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동사는 “곡물 벌크분야에서 국제 경쟁력을 지닌 팬오션과 규모화된 곡물 수요기반을 갖고 축산육류 분야에서 국내외에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하림과의 결합은 곡물사업 진출에 꼭 필요한 조건이며 국가적인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라는 명분과 함께 “팬오션과 하림그룹의 결합이 업종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하는 창조경제의 모델”이라고 야심찬 사업확장의 의지를 강조해왔다.

이와관련 해운업계에서는 글로벌 식량유통업체들이 전세계 곡물시장을 거의 석권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하림의 뜻이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의구심을 표시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에대해 하림그룹 측은 “하림 측에서는 곡물과 사료 수입가격의 40-50%가 중간 유통비로 구성돼 있다. 농업중앙회 다음으로 곡물유통량이 많은 하림이 수입주도권을 가지고 FOB로 수입할 수 있다면 하림그룹의 연간 원가절감액이 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를 통해 중간 유통마진도 20-40%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팬오션 측에서도 그간 곡물 메이저들이 팬오션의 선박을 선택하지 않았던 이유가 수요기반이 없었던 것이었는데 10-20%라도 고정물량을 확보한 수요를 기반으로 한다면 이토추와 마루베니 등 일본 곡물 메이저에게 넘어간 물량(2013년기준 10%가량)이라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며 성공적인 인수 의지를 밝혔다.

법정관리를 통해 또다시 거듭난 팬오션에 대한 하림그룹의 야심찬 인수의욕에 비해 해운업계는 떨떠름한 태도로 관망하고 있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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