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들 “조정국면 논하기는 이르다”
너도나도 올 수주목표 상향, 상장사 모두 올해 몸값 ‘급상승’
조선사, 설비증설 추진 vs 홍성인 박사 “설비증설 신중해야 할 때”
기능 인력난은 물량확보 많아질수록 심각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2007년 세계 신조선시장을 전망한 기관들은 대부분 그간 이어왔던 신조선발주 호황이 누그러들고 조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각 조선사들은 신년사 등을 통해 올해의 경영방침으로 ‘안정 경영’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하지만 역시 뚜껑은 열어봐야 제대로 알 수 있는 것. 올 상반기까지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실적은 그 어느 때 못지않았다. 조정국면일 거라는 예측을 내놓은 기관들이 무안하리만큼 계속해서 수주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최근 국내 조선사들은 세계시장에서 최고의 수주실적으로 조선대가의 진면목을 발산하면서 국내시장에서는 주식시장에서의 호가로 몸값을 한껏 올리고 있다.
특히 올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 현대중공업의 경우, 근래의 주가가 30만원 대를 호가하면서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회장이 국내 주식부자 1위로 등극, 언론의 스포트라이트 대상이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나 세상사는 음과 양이 맞닿아 있는 법. 조선사들에게 계속된 호황은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는 부분이 있다.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인력수급의 문제’와 최근에 제기되고 있는 ‘선박 건조설비 신증설에 대한 신중론’은 호황에서 유발되는 ‘골칫거리’이다. 또 조업량이 많은 만큼 매년 급등하는 임금수준은 추격해오고 있는 중국조선을 견제대상으로 볼 때 비교열위의 요소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주요 조선사들이 놓여있는 사업환경을 다각적으로 짚어봤다.
현대중·대우 월간 수주고로 ‘엎치락 뒤치락’
양사 총 수주량 중 컨선 비율이 최고
올해 대형조선소들의 수주실적은 그야말로 ‘고공행진’의 연속이다.
현대중공업이 5월 한달간만 31척·33억불을 수주하며 월간 최고액 수주를 기록했다. 한달간 31척을 수주했다는 것은 주말을 포함해 하루에 1척씩을 수주한 꼴. 이러한 실적은 세계 제1위 기업으로서의 진가가 발휘된 것이다.
월간 최고액 수주기록은 현대중공업이 5월 경신이후 정확히 2달 뒤인 7월, 대우조선해양이 29척·40억불을 달성하며 갈아치웠다. 대우조선해양은 이후에도 초대형 컨테이너선 9척 등 10척·21억 달러의 신조수주를 성사시키며 8월 20일 현재 151억원 상당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는 작년 한해 동안의 실적 110억불을 훨씬 웃도는 실적인 동시에 올해 이미 한차례 상향조정한 수주목표치 170억불 달성을 코앞에 두게 된 성과이다.
올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수주는 특히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다.
7월말 기준으로 100척을 수주한 현대중공업은 70%에 달하는 69척을 컨테이너선으로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향후에도 컨테이너선 해운시장의 물동량 증가 및 운임 개선이 전망되고 있는 만큼 컨테이너선 신조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8월까지 수주한 108척중 71척이 컨테이너선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컨테이너선에 대한 생산량 증대를 위해 전용 도크인 제2도크의 설비를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중, 올 수주목표 150억불로 상향
STX조선 수주고 이미 지난해 2배 수준
그런가하면 이미 상반기 중에 수주액 100억불을 달성한 삼성중공업은 조선업계 역사상 전례 없는 실적이라고 과시했다. 이렇게 상반기 호조세 실현한 삼성중공업은 7월말 기준으로 110억불을 수주해 놓은 상태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 해 126억불의 기록 경신을 바로 눈앞에 두고 있으며, 110억불에서 150억불로 한차례 상향 조정한 올 연간 수주목표에도 성큼 다가섰다.
STX조선의 수주신장세도 눈에 띤다. 작년 한해 40억불의 수주를 달성한 STX조선이 8월 20일 현재까지 126척·75억불을 달성했다. 작년 한해의 수주실적 2배에 상당하는 기록을 이미 달성한 것. 무서운 성장세로 수주고를 올리고 있는 STX조선은 당초 올해의 수주목표 55억불에서 100억불로 대폭 상향조정한 이후에도 이 수정목표를 초과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STX조선은 지난 2월 숙원사업이던 LNG선 수주에 성공하며 꿈을 이룬 이후 이번에는 ‘꿈의 컨테이너선’이라 불리는 1만2,400 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 고부가가치 대형선 건조의 메카로 성장하는데 한걸음 더 바짝 다가섰다.
8월 그리스 해운선사인 니키(Niki)그룹으로부터 1만2,400 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9척을 15억불 규모에 수주한 것. STX조선은 이번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기존 LNG선 수주를 계기로 진해조선소를 고부가가치선을 건조하는 대형 조선소로 본격 탈바꿈시키게 되었으며, 향후 대형유조선(VLCC), 쇄빙선, 크루즈선 등으로 사업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상반기 각 사별 영업실적 ‘이상무’
상반기 각 사별 영업실적도 작년 동기대비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의 조선사로 성장한 현대중공업은 올해 7조5,533억원을 달성하면서 작년 동기대비 30%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작년비 2.4배, 순이익도 3.7배로 대폭 개선됐다. 현대중공업의 매출이 성장한 것은 특히 건조공법의 다각화로 연간 건조능력이 대폭 상승한데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역시 각각 27%, 31%로 상반기 매출고를 올렸다.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4배, 순이익은 4.8배 오른 성과를 기록했으며, 작년 동기 저가로 수주한 물량의 건조·인도시기에 상승한 원자재가로 인해 경상이익에서 적자를 나타냈던 대우조선해양 역시 올 상반기에는 경상이익 1,255억원의 흑자를 실현했다.
현대중, 코스피 상승의 주도주 역할 ‘톡톡’
증권전문가, “현대중 여전히 매수 매력있다”
최근 몇 년간 실적호전을 나타내고 있는 조선사들의 평가는 주식시장에서도 빛을 발했다. 상장사들의 모든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
특히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그 상승폭이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리는 주도주로서도 주목받았다. 작년 초 1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던 것이 8월 20일 종가기준으로 30만원까지 올라간 것. 코스피 지수 2,000포인트를 넘어서는 강세장에서는 40만을 코앞에 둔 고지에까지 치달았었다.
이렇게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거침없이 상승한 덕에 현대중공업은 유가시장에서 시가총액 랭킹 3위 안의 그룹으로 등극했고 최대 주주인 정몽준 회장은 보유주식 평가기준으로 상위 1위를 차지하게 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CJ투자증권과 동양종합금융증권 등에서 내놓은 현대중공업에 대한 투자분석 결과를 보면, 하반기 여전히 ‘매수’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STX조선 탄탄한 계열사 덕 ‘몸값 상승’
한진중, 지주사 체제전환 등이 호재로 작용
STX조선의 주가상승 기세도 무서울 정도다. 8월 20일 종가기준으로 5만800원에 거래되고 있는 STX조선의 올 1월의 주가는 1만5,000원대 수준이었다. 7개월 만에 3배 이상 상승한 STX조선은 조선실적만으로는 영업 및 수주실적이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주식시장에서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비교적 탄탄한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는 STX계열의 실적이 모두 호전되고 있는 것이 반영된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STX조선은 빠르면 오는 10월 상장될 STX팬오션의 지분 38.9%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STX조선의 수주상승세에 힘입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STX중공업의 실적개선도 기대돼 지금보다 더 상승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선주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또 다른 기업은 한진중공업. 한진중공업은 올 상반기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정식가동에 탄력을 받은 데다 건설부문의 수익증대가 상반기 호재로 작용했으며 특히 8월 한달간 전격적으로 실시된 지주사로서의 체제전환이 주식시장에서의 성장을 이끌었다. 한진중공업의 주가는 지주사 체제전환으로 거래정지된 7월 30일 종가기준 7만8,000원. 올 1월에 비해 이미 2배 이상 오른 상태다.
대우조선해양(4만5,650원)과 삼성중공업(3만9,800원)의 주가도 작년 12월을 기준으로 현재까지 2배 이상이 상승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삼성중, 거제에 10년까지 블록공장 조성
연산 10만톤 규모로 5,500억원 창출 효과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물량에 따라 국내 조선 빅3사가 건조능력 확충을 위한 직접투자에 적극 나섰다. 가격경쟁력 등을 이유로 한동안 중국 등 해외진출로 건조설비 증설을 꾀했던 조선사들이 다시 국내로 눈을 돌렸다. 현대중공업은 포항에, 삼성중공업은 거제에 대규모 부지를 확보했고 대우조선해양은 도크증설을 계획했다.
우선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 인근 지역에 28만800㎡(약 8만5,000평) 규모의 공장부지를 확보하고 2010년까지 이 지역을 블록 조립공장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삼성중공업은 10만톤의 블록을 추가 제작하게 되고, 최근 몇 년간 수주물량의 급격한 증가에 따른 생산부지 부족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삼성중공업이 확보한 부지는 경상남도로부터 조선특화농공단지로 지정된 부지로서 거제조선소와는 약 2km 폭의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어 해상수송이 용이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중공업은 향후 이곳에서 메가블록을 제작할 계획으로 연간 5,500억원의 생산증대 효과와 함께 약 6,000여명의 직·간접 신규고용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연내에 토지감정 및 보상작업을 마무리 짓는 한편, 사업착공을 위한 최종 단계인 산업단지실시계획을 경상남도로부터 승인받아 2008년 초 공사에 착수, 2010년까지 모든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김징완 사장은 “2010년 70척 건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작업장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부지확장이 가능케 돼 큰 힘을 얻게 됐다”면서 “이번 확장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 포항에 연산 15만톤 규모 공장 설립
대우조선, 도크 확장해 연간 10척 더 생산한다
현대중공업도 포항에 약 33만㎡(10만평) 부지에 연산 15만톤 규모의 블록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를 위해 지난 4월 17일 포항시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현재 시설투자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2009년까지 제 2도크의 설비를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349m인 길이를 190m를 늘려 539m로 확장하고, 크레인의 용량도 450톤급에서 900톤급으로 늘린다. 이럴 경우 제 2도크에서만 10여척의 선박을 추가로 건조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한 매출액 증가도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성인 연구위원 “시장 수급 따라
초과수요 국면은 곧 조정국면 초래할 것"
현재 한창 조성중인 중형조선소급 선박건조설비 신증설 움직임에 대형조선소들까지 이 부문에 대한 투자계획이 전해지고 있는 최근의 동향에 대해 ‘신중론’이 제기됐다.
산업연구원의 홍성인 연구위원은 ‘선박 건조설비 신증설에 대한 신중한 접근 필요’라는 주제의 보고서를 통해 “선박 건조설비의 신증설은 초과수요가 존재하는 현 상황에서는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이지만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하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홍 연구위원은 MSI 전망자료에 근거해 향후 4년간은 단기적으로 상당 규모의 초과공급이 존재하는 데다 특히 이 기간은 중국의 대형 조선기지가 본격 가동되기 시작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국내 조선소와의 치열한 경쟁을 예상했다. 결국 2011년경에는 신조선박에 대한 수요보다 공급이 훨씬 많아지는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는 것.
홍 연구위원에 의하면 우리가 건조하는 선박이 주로 산업용으로 해운업체 등이 고도의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수요하기 때문에 일정한 수요의 법칙이 존재하므로 세계 조선시장도 중장기 경기순환 현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 수요의 변화방향이 해운산업과 유사하다는 점과 선박의 수명이 20~30년에 달하기 때문에 교체주기가 길고, 수요 변화의 유사성과 맞물려 일정한 주기를 형성한다는 점, 그리고 선박의 신규소요는 경제적 요인에 의해 일시에 다량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고 이는 수요 사이클의 변화 폭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 등에서 현재는 조선호황으로 건조능력을 확대하는 시기로 나타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선박 공급 과잉현상이 운임하락으로 이어지고 여기에 세계경제의 둔화조짐이 가중되면 조선불황으로 연결된다.
또 현재는 초과수요의 존재로 인해 건조능력이 수주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지만 상황이 반전되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격경쟁력이 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평가한다면 현재 국내 조선소들은 높은 선가, 증가하는 수주물량으로 인해 건조능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나 인력부족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원화 환율의 불리한 전개 등 국면이 전환되면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홍 연구위원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일본과 유럽의 사례를 들었다. 1970년대 이후 조선산업의 주도국으로 정점과 저점을 경험했던 양국이 세계 시장의 수요감소로 건조능력과 건조량은 60~78% 줄었고 고용도 70% 가까이 감소됐다는 것.
결국 변화하는 시장환경 속에서도 시장 내 경쟁자들에 대한 경쟁력과 수요자에 대한 교섭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생산성, 비용 및 시간관리 능력, 기술력 등을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 홍 연구위원의 주장이다.
조선사 2007 임금협상 타결
기본급 평균 5.2% 상승·성과급 300% 상회
최근 주요 조선사들의 임금협상이 이루어졌다. 조선사들의 임금협상의 특징은 대규모 생산근로자들을 안고 있는 여느 산업과는 다르게 매년 큰 파열음 없이 성사되고 있다는 점과 조선사들의 수익이 대폭 증대되고 있는 만큼 인상폭이 비교적 높다는 점이다.
하지만 홍 연구위원이 지적했듯이 가격경쟁력은 기술력만큼이나 조선시장에서 중요한 지표인 만큼 세계조선시장이 조정국면으로 전환됐을 때 기업이 이 부문에서 얼마나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각 사별 주요 협상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대중공업 - 기본급 9만2,050원 인상(5.71%), 성과급 최소 368%, 근로복지기금 50억 지원, 협력사 처우개선 등 ▲삼성중공업 - 기본급 7만1,500원 인상(5.0%), 수주초과 달성 축하금 300만원, 해외인프라 견학인원 확대, 직장보육시설 설치 등 ▲대우조선해양 - 기본급 8만원 인상(4.7%), 당기순이익 수준에 따른 성과급 지급(3,000억원 초과시 통상임금 350% 등), 회사주식매입지원금 지원, 근속수당 조정, 협력사 처우개선 등 ▲한진중공업 - 기본급 8만4,000원 인상, 경영목표달성 격려금 통상임금 300%, 노사협력 증진금 100만원 지급, 정년 57세로 1년 연장 등 ▲STX조선 - 기본급 8만4,000원(5.25%), 성과급 통상임금 300%, 정년 58 세로 1년 연장 등.
전문 기능인력, 수요급증에 공급 못 따라가
하도급 비율 높은 대기업에도 직접적 영향
수주호황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국내 조선사에게 기술 및 전문기능인력 수급에 관한 문제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산업자원부가 2006년에 ‘조선분야 기능인력 수급전망’에 대해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과부족 현상이 2007년 2,010명, 2008년 2,020명 수준이다. 이 조사는 당시 조업하고 있던 조선사들의 수급만을 파악한 것으로 신·증설조선소를 포함하면 과부족 인력의 규모는 실제로 더욱 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술 및 전문 기능인력에 대한 기업간 스카우트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이는 인건비 상승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고 있다.
대형 조선사들을 중심으로 직종별 고용규모와 인력추이를 살펴보면 기능직과 사무직은 호황국면에 진입하기 전과 후가 크게 다르지 않고 기술직과 하도급은 규모가 현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 조선소의 경우는 비교적 좋은 근무여건으로 현장근로자에 대한 수요를 큰 무리없이 충족하고 있지만 중소 기자재업체가 겪고 있는 인력난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발전연구원의 ‘경남지역 조선산업의 인력수급 방안’이란 주제의 이슈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경남도내 중소 선박기자재 업체가 생산과정에서 느끼는 큰 애로사항이 바로 인력부족(58.7%)이고 가장 필요한 인력으로는 기능인력(41.3%), 연구개발인력(21.7%), 관리인력(17.4%), 설계인력(15.2%) 순으로 역시 용접 등 기능인력에 대한 애로사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기자재 업체들이 겪는 인력난은 생산인력의 많은 부분을 하도급 형태로 충원하고 있는 조선사의 운영난으로 이어진다고 보아야 한다. 심지어 중소형 조선소의 경우는 하도급 비율이 대형조선사보다 월등히 높고, 전적으로 하도급에 의존해 생산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어 기자재 업체들이 겪는 인력난의 영향이 직접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지원으로 한국폴리텍대학 등에서 기능인력 양성에 적극 동참하고 있지만 최근 국내 조선사들이 하나같이 수주호황을 맞고 있고 신생조선소들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조선현장에서의 인력수급에 대한 문제는 호황의 기쁨과는 반비례되는 난제인 셈이다.
‘잘 나갈 때 위기를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2000년대 들어 초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이 그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 좋다.
하지만 그만큼 커지고 있는 몸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수주호황으로 인해 유발된 여러 가지의 문제와 앞으로 전개될 시황에 따른 국내 조선사들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