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부산해운정보거래센터(MEIC)가 분기별로 발간하고 있는 스페셜 보고서 중 2014년 4분기판으로, MEIC와의 협의하에 전재하는 칼럼이다.                                                    -편집자 주-
 

국제유가와 연료유가 추이
국제유가와 연료유가 추이
조사 배경
최근의 유가하락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어 온 저운임, 고유가 기조로 힘들어 했던 해운선사들에게는 단비와 같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유가하락에 따른 운영비 절감으로 수익개선에 성공한 해운선사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고 2015년에도 저유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면서 해운업에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저유가의 지속이 단기적으로는 해운업에 호재이지만 장기적으로 선대구조 개편을 늦추고 세계경제의 저성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본 보고에서는 최근 5년간 국제유가와 연료유가, 운임, 선가, 산업생산의 추이분석을 통해 국제유가의 변동이 해운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파악하고자 한다.
 

국제유가와 연료유가
연료유는 원유를 정제하여 얻는 제품으로서 그 가격 변화는 원유가격의 변화와 연동한다. 이때문에 국제유가의 변화를 통해 연료유가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두바이 원유가격은 2014년 말 USD60/bbl 수준으로 2012년 초 USD120/bbl의 50%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IFO380(싱가포르) 가격 역시 동일하게 2014년 말 USD350/톤은 2014년 초의 USD700/톤의 50% 수준이다. 국제유가와 연료유가의 이러한 상호 연관성으로 인해 국제유가 변동은 해운선사의 비용증감의 바로미터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최근의 국제유가의 하락은 해운선사들에게 자연스러운 비용절감 효과로 전이되었다.
국제유가의 변동은 산업생산에 영향을 미친다. 왜냐하면 실제 생산설비 가동을 위한 연료로 유류가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유가가 상승하면 생산원가가 증가하기 때문에 원가부담으로 인한 생산 둔화가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중국의 생산지수 추이와 OECD국가의 산업생산율 추이를 얼핏 보면 유가 변화 추이와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면밀히 살펴보면 실제로는 유가의 변화를 산업생산이 시차를 두고 부(-)의 방향으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즉 유가 상승 후 시차를 두고 산업생산이 하락하고 유가가 하락할 때 시차를 두고 산업생산이 증가하는 모습이다. 즉 유가의 변동이 산업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수개월 이상의 시차가 발생함으로써 유사한 변동을 보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즉, 다른 영향요인을 최소화하고 살펴보면 현재로서는 유가의 하락으로 산업생산이 저하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고유가 시절의 영향으로 파악되며, 유가 하락이 지속되면 중국을 비롯한 세계 산업생산이 수개월 후부터 증가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국제유가와 해상운임
국제유가가 선박연료유가의 바로미터임은 이미 파악하였다. 따라서 국제유가의 변화는 해운선사의 비용측면에서의 바로미터이다. 국제유가의 상승은 비용의 증가, 하락은 비용의 감소로 나타난다. 해상운임은 해운선사의 수익부문으로 국제유가의 변동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원가측면에서 살펴본다면 유가의 흐름에 정(+)의 반응을 보여야 될 것이다. 유가의 하락은 비용의 감소를 가져오므로 운임하락의 여지가 발생하고 유가의 상승은 비용의 증가이므로 운임상승의 요인이 발생한다. 하지만 국제유가와 해상운임의 추이를 살펴보면 벌크선과 탱커의 운임이 유가의 흐름에 부(-)의 방향으로 변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해상운임의 결정에 원가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는 앞서 유가와 산업생산의 관계에서 추정할 수 있다.
유가의 하락은 산업생산의 증가를 유발한다. 수개월의 시차를 두고 해상수요가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특히 벌크선 운임이 국제유가의 변화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실제 산업생산에 앞서 원자재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원자재 수송을 주로 하는 벌크선이 가장 먼저 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파악이 된다.
 

국제유가와 해상운임
반면 컨테이너선의 운임변화는 유가의 흐름에 오히려 정(+)의 반응을 보이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컨테이너선의 수요가 완제품의 운송으로 생산의 이후에 발생하므로 생산 이전에 수요가 발생하는 벌크선과 탱커에 비해 유가 변동으로 인한 수요가 반영되는 시차가 크다. 또한 컨테이너선은 대부분 정기선 운영을 함에 따라 유가변동에 따른 비용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유가의 변동으로 인한 비용부담을 운임에 상대적으로 빠르게 반영하기 때문에 운임의 추이가 벌크선과 탱커와는 다르게 유가와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제유가와 선가
국제유가와 선가 및 해체량의 추이는 선가는 국제유가의 흐름에 부(-)의 반응을 나타내고 해체량은 정(+)의 반응을 나타냄을 알 수 있다. 선가가 유가에 부(-)의 반응을 나타내는 것은 유가에 대한 해상운임의 반응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유가하락의 지속은 운임과 선가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노후선 해체를 지연시킬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최근의 유가하락이 2015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함으로써 유가하락이 해운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최근 5년간의 국제유가와 연료유가, 세계 산업생산, 해상운임, 선가, 해체량의 추이를 살펴본 결과 유가의 하락은 벌크선시장과 탱커선시장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컨테이너선시장은 단기적으로 비용절감으로 인한 수익개선이 나타났으나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 유가하락이 운임에 반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 해운업에 있어서는 상당한 호재로 작용될 것으로 판단되지만 중장기적으로 해운업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유가가 하락하면 운임이 상승하고 선가가 상승하고 해체량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고유가, 저운임, 금융조달의 어려움 등 힘겨운 상황속에서 고군분투했던 해운선사들이 생존경쟁의 방법으로 단행하였던 노후선 해체, 저속운항, 에코쉽 신조 발주 등이 지연될 가능성을 높인다.

경쟁력 강화에 힘쓰던 해운선사들이 단기적 수익 개선에 안도하여 선대 개편 등 경쟁력 강화를 소홀히 할 경우, 향후 유가 반등 등의 악재가 발생할 경우 지금보다 더한 공급과잉과 수요 부족으로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해운사에서 근래 100년 동안 가장 큰 변화와 위험을 최근 몇 년 사이에 직면하였던 우리 해운선사들이 그 경험과 위에서 언급한 설명을 바탕으로 유가변동과 해운산업의 경영환경 변화 사이의 명확한 관계에 대한 이해를 통해 중장기적 차원에서 차곡차곡 경쟁력을 확보하여 미래 해운시장을 준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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