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신선화물 수요 급증…2019년 2,334억불, 성장률 16% 전망
이머징 마켓 ‘중국·인도’, 국내 항만 연계 콜드체인 허브화 모델 검토

콜드체인(Cold Chain) 물류시장이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부가가치가 높은 특수물류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콜드체인 물류시장은 각국의 중산층 인구 및 신선식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4-5%의 성장세를 띄고 있으며 향후에도 고속성장이 예상되는 잠재력 높은 시장이다. 전통적 강세지역인 북미·유럽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중국·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의 신선식품의 물동량이 급증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올해부터 주요 수출입항만과 연계한 콜드체인 물류허브화 사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전 세계적인 FTA 확대추세로 해외시장이 넓어졌을 뿐 아니라 각국의 중산층 증가와 개발도상국의 삶의 질 개선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신선화물의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물류업계 종사자들에게 이미 익숙한 ‘콜드체인(Cold Chain)’이란 용어도 최근 빈번하게 등장하며 개념이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콜드체인은 일반적으로 농수산물을 비롯한 식품과 의약품 등 온도에 민감한 제품들에 대한 생산, 보관, 운송, 판매, 소비의 전 과정을 포괄하는 물류 공급망을 가리킨다. 콜드체인 품목으로는 육류, 가금류, 감귤류, 수산물, 유제품 등이 꼽히며 이중 키위, 파인애플, 아보카도 등 열대과일의 경우 매년 9.3%라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 콜드체인 물동량 기준(2013년)으로는 육류 및 가금류가 약 4,000만톤으로 최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수산물이 약 3,000만톤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2011년 757억불→2017년 1,570억불로 2배 성장
글로벌 콜드체인 시장은 오는 2016년까지 매년 4-5% 증가세를 시현할 것으로 보이는 등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드류어리Drewry는 글로벌 콜드체인 시장은 2003-2013년 연평균 3.6%씩 성장해왔으며, 2011년 757억달러에서 오는 2017년 1,570억달러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2014년 8월 ‘Reefer Shipping Market Annual Review & Forecast’ 보고서에서는 전 세계 리퍼 컨테이너 선대의 규모가 오는 5년간 22% 증가하고, 2013년 160만feu에서부터 2018년 190만feu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전체 해상 콜드체인 물동량은 동 기간 17% 증가할 것이라 보았다.

콜드체인 시장 전망치를 더 높게 점친 보고서도 발표됐다. 미국의 ‘ReportsnReports.com’의 최신 리서치 보고서는 글로벌 콜드체인 물류시장이 오는 2018년까지 연평균 15%에 이르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동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콜드체인 시장은 2013년 978억달러 규모를 기록했으며, 2014-2019년에는 연평균 15% 성장하며 오는 2019년에는 2,334억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의약품도 중요한 콜드체인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GI, (Global Insight)에 따르면, 의약품(헬스케어) 콜드체인 분야는 73억달러 규모이며 오는 2018년 114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신흥국의 중산층 증가와 노령화 현상으로 의료품의 판매가 증가할 뿐 아니라 콜드체인 기술발전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콜드체인 의약품 판매규모는 2012년 1,910억달러에서 오는 2018년에는 3,070억달러로 6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매년 10%씩 성장하는 ‘이머징 마켓’
콜드체인 물류시장은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들의 수요가 급증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북미와 유럽지역이 각각 40%, 30% 이상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신흥국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입맛과 선호도가 변화하면서 냉동 및 냉장 신선식품 소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KMI에 따르면, 오는 2017년까지 신흥개발국은 57%, 아시아는 46%, 유럽은 21%, 북미는 18%라는 시장 성장률이 예상된다.

콜드체인의 ‘이머징 마켓’으로 떠오른 중국은 최근 경제성장과 함께 중산층의 신선화물 소비 수요가 늘면서 콜드체인 물동량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1위의 채소 소비량과 한국의 40배가 넘는 육류 소비량을 가진 거대한 콜드체인 시장으로, 매년 10% 이상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오는 2017년에는 4,700억위안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주로 유럽과 북미, 아태지역 국가로부터 육류와 생선류의 신선식품을 수입하거나 야채, 과일 등의 신선식품을 아태지역에 수출한다.

중국의 콜드체인 시장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두드러질 전망이다. 연간 가처분소득 2만달러 이상 부유층이 현재 1억 2,000만명에서 2020년에는 2억 8,000만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아마존 뿐 아니라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의 브랜드몰 ‘티몰(Tmall)과 중국판 아마존인 JD닷컴의 ‘JD’ 등 굵직굵직한 전자상거래(e-commerce) 기업들이 신선식품 영업을 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은 운송손실률이 10% 이상에 달하는 등 물류시설 및 시스템이 열악한 상황이어서 장기적으로는 선진화된 물류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여진다.

글로벌 물류업계 및 식품업계의 중국시장 진출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콜드체인망을 갖춘 물류업체들은 중국에서의 전략적인 사업기회를 노리며 합작 혹은 단독 방식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글로벌 식품업계는 신선식품의 수요가 중국 등 아시아에서 급성장하고 있다고 보고 이 지역에서의 수출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2014년 11월 중국 수산식품가공업체와 일본 물류회사가 합작으로 콜드체인 물류업체를 설립하고,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의 콜드체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한 것이 있었다.

중국의 콜드체인 물류시장의 성장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우리나라에도 상당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중 FTA가 발효되면 양국의 농수산물 교역량이 증대될 뿐 아니라 중국 소비자의 식품 안전에 대한 의식이 제고되고, 중국 당국의 식품 안전 규제가 강화될 경우 우리나라 농수산물 및 가공 제품의 수출 기회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중국 콜드체인 물류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시장 진출 및 협력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식음료 및 농수산물, 가공상품 등에 대한 중국인의 기호를 철저히 분석해 상품화한 뒤, 계속 늘고 있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및 물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수출 화물을 창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도, 연평균 20-25% 성장, 2015년 90억불
중국에 이어 인도 시장에서도 콜드체인 열풍이 불고 있다. KOTRA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인도 콜드체인 물류시장 규모는 2009년 32억달러 수준에서 2015년 90억달러 규모로 증가할 전망이며 20-25%라는 높은 연평균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다. 인도 식품업계의 글로벌화, 소비자의 기호 변화, 가공식품 증가, 냉동식품 수출 증대 등의 요인이 콜드체인 물류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도의 연간 육류 생산량은 약 490만톤으로 세계 8위 수준이며, 연간 수산물 생산량은 약 690만톤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반면 저장 시설 및 에너지 인프라 등의 부족으로 과일, 채소 등 농산물 가공률은 8%에 불과하며, 인도전체 생산량의 약 40%가 매년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인도정부는 폐기되는 농산물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센티브제 도입 등 콜드체인 산업의 발전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냉장부품의 수입에 관세를 면제하고 콜드체인 네트워크에 투자하는 기업에는 세금을 우대해주는 등 글로벌 콜드체인 업체의 인도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도는 콜드체인 초기단계로 시장진출 가능성은 높지만 인프라 부족 등의 투자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국내 항만도 콜드체인 기업 유치 관심
콜드체인 물류에 대한 국내 항만들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주요 항만에서는 콜드체인을 새로운 항만 부가가치 물동량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보고 냉동·냉장창고 및 전용 장치장 구축과 더불어 중국, 일본, 유럽 등지의 콜드체인 기업 유치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의 경우 수산물 소비량이 급증한 반면 유통과정에서 신선식품 손상률이 높아 콜드체인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며, 일본은 원전사고를 겪은 자국 수산물에 대한 신뢰 저하로 우리나라에 인프라 구축을 검토 중인 업체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산항, 광양항, 인천항 등 주요 항만 배후에는 이미 냉동·냉장설비를 갖춘 창고들이 구축되어 있거나 확대되어 개장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최근 광양항 배후단지에 에콰도르 수출회사가 220억원 규모의 열대과일 저장 창고를 건립하기로 해 주목된다. 올 2월 ‘나트프레스코 아시아’는 여수광양항만공사와 광양항 서측배후단지에 냉동·냉장창고 건립 등을 위한 MOU을 체결했다. 나트프레스코 아시아는 남미 에콰도르에 본사를 두고 주로 러시아, 미국, 독일 등지에 바나나 등 열대과일을 수출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광양항 서측배후단지에 5만 4,000㎡(1만 6,000평) 규모의 냉동·냉장창고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며, 향후 광양항을 모항으로 삼고 남미 에콰도르 바나나, 파인애플 등 열대과일 저온유통체제를 구축하여 국내 유통 및 극동 러시아, 중국, 일본 등 동북아 시장을 개척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중국과 인접한 인천항의 경우 냉동·냉장화물 등 특정품목을 타깃으로 한 화물유치 마케팅을 펼쳐나가고 있으며 특히 한중 FTA체결로 높아진 인천항의 고부가가치 물류수요에 대응이 가능하도록 관련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영일만항도 최근 콜드체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북도는 재무구조가 취약해진 포항 영일만항을 활성화하기 위해 사업 재구조화를 추진키로 했으며 이의 일환으로 우선 부분 준공된 영일만항 배후단지에 극동러시아의 농수산물도 취급할 수 있는 냉동·냉장 물류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콜드체인 물류허브화 연구용역 본격 착수
우리나라에 콜드체인 물류 허브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먼저 해양수산부에서는 특수물류시장의 일환으로 콜드체인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 해운정책과는 지난해 11월 ‘특수물류시장 진출방안 연구’ 용역을 공고했으며 현재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연구기관으로 선정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콜드체인, 공공조달, 프로젝트 물류 3가지 분야가 포함된 동 연구 조사에는 분야별 시장 현황과 국내외 기업의 시장 진출 현황, 시장 진출 여건 및 가능성, 진출전략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항만 배후단지 자유무역지역을 활용한 콜드체인 물류 허브화 사업방안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정부는 한중 FTA를 계기로 한국산 신선식품의 대중 수출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항만을 연계한 중국 수출을 위한 콜드체인 시장 구축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 추진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우리나라 총 13곳의 자유무역지역과 콜드체인을 연계하는 방안을 올 초부터 추진 중이다. 산자부는 2월 ‘자유무역지역 콜드체인 허브구축 및 연계방안연구’를 주제로 한 연구용역을 의뢰하고 앞으로 5개월간 사업 가능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기로 했다. 동 연구에는 콜드체인 사업의 시장성과 사업 타당성 여부, 장단점, 기술문제, 해외기업 유치 수요 등이 담길 예정이다. 산업부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해수부, 농림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쳐 콜드체인 사업 추진방안을 본격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산자부 산업물류투자팀 관계자는 “앞으로 중국 FTA 체결로 인해 한중간 신선화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자유무역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콜드체인 허브화 가능성을 연구하고 대내외 시장환경을 분석한 후, 해수부 등 관련부처와도 조율하여 의견을 수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2018년 인천 제 2신항만 배후단지에 콜드체인 특화단지를 조성한다는 일부 알려진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검토단계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항만배후단지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 측은 콜드체인 특화단지 조성과 관련하여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해수부 항만물류기획과 관계자는 “신선화물 컨테이너 물량이 얼마나 된다고 항만배후단지에 콜드체인 특화단지를 넣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그는 “인천신항 배후단지는 아직 별도의 운영 계획이 없다”면서 “항만 배후단지는 물량창출과 고용이 먼저이다. 신선화물 처리시설은 항만 배후단지 밖에 있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확한 통계물량 확보 어려워
국내 항만에서 처리되는 냉동·냉장(리퍼) 컨테이너의 물동량은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전체 물동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편이다. 냉동·냉장 컨테이너는 부산항, 인천항, 평택항, 광양항 등으로 오가고 있으나 부산항을 제외하고는 정확한 통계가 별도로 잡히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많은 물량을 취급하는 부산항의 경우, 냉동·냉장컨테이너의 전체 수출입 및 환적 실적은 2011년 73만teu, 2012년 78만teu, 2013년 81만teu로 집계됐다. 2013년 부산항 전체 처리량 1,769만teu에 비해서는 비중이 작으나 매년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냉동·냉장화물 물동량 통계와 관련해서 “SP-IDC(해운항만물류정보센터)에 공개돼 있는 통계자료만 제공할 수 있다”며 정확한 통계규모를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고 15% 이상의 무서운 성장세가 예상되는 콜드체인 물류시장에 대한 가능성과 잠재력에 각국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뜨거워지는 콜드체인 시장은 우리나라에게도 새로운 성장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충분한 연구와 조사를 거쳐 한국의 콜드체인 물류 허브화의 청사진이 어떻게 제시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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