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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문예-현해탄(玄海灘)
[501호] 2015년 06월 02일 (화) 15:35:44 이재우 komares@chol.com

이웃 섬나라
일본열도를 잇는
풍광 거친 저 현해탄
불과(여덟 시간이면 닿는)
멀리 떨어지지 않은
망망한 그 바다이건만
수없이 풍운을 몰고 온
파란 많은 이 길목
너는
투명한 거울처럼, 아니
지난 시대의 역사에
장章을 펼쳐 온
침략의 교두보橋頭堡, 너 일본의 연해여…
 

그러나
우리는 그 길목에
처절한 한과 원을
바다 깊이 묻어 온 지난 날이기에
 

그리고
지금도 헤어나지 못한
암울한 저주였기에
비정하고 무모한 제국주의는, 이제
인류 앞에 사위어 가는
휴화산休火山이 되라
아니, 저 먼 시공時空에
영원히 가려진 화석化石이 되라
 

우리는
어두운 과거를 덮고
서로 신뢰를 쌓아가며
지구촌이 함께 나누는 기쁨을
가슴에 담고
평화로이
그 바다의 풍광風光을 구가하는
밝은 수평水平으로 깨어나자
그리하여
서로 즐겁게 항해하는 날
너는 얼마나 아름다운 인상이 되리
 

악의 사상과 문화는
상극을 가져오고
선의 사상과 문화는
길이 선린善隣의 길이 열으리니…
 

나는 60년 전, 1955년 봄, 조국 광복 10년 후에, 대학 4학년 때 승선 실습차 ‘시휴스 호’를 타고<현해탄>을 첫 항해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0년 후 괴멸 상태에 빠졌던 패전 국가 일본은 <사이갠(再建) 운동>을 벌이면서 눈부신 복구를 하고 있었다.
텔레비전, 라디오, 전축, 세탁기, 나이롱 제품, 화려한 비단, 맛있는 과자, 호르몬 야끼(곱창), 댄스 홀, 맥주 홀, 영화관…, 그리고 일본의 이미자, 가수 미소라 히바리가 부르는 마도로스 노래가 퍼지고, 배도 많고, 선원도 많고, 깡깡 무스매(창녀)가 도쿄 긴자銀座를 밤낮없이 서성댄다. 한마디로 말해서 황홀한 별천지로 바뀌고 있었다.

우리 배는 야간 항해 끝에 부산항 밖에 정박하여 대기하다가 새벽에 입항했다.
부산항은 어둡고 쓸쓸했다. 슬펐다….
조국 광복 70년, 지금은 굶주리고 가난하고 어두운 나라가 아니다. 우리도 재건 국민운동, 새마을운동을 벌이면서 세계에서 일곱 번째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세계 5위의 해운대국, 1위의 조선국, 일본을 앞지르고 있는 IT강국이 되었다. 실로 감개무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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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 우

<약력>
목포해양대학교 해사대학 명예교수
국제PEN클럽한국본부 회원
한국해양문학가협회 고문 역임

저서-영한대역주
     『해양명시집』,
     『해양문학산책』
      해양에세이
     『바다·배·사람』,
     『해사영어』,
     『항해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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