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인선 ‘대성호’와 컨테이너선 ‘KMTC 울산호’ 번갈아 승선
시찰단 “남항과 인천대교 공사현장 둘러본 좋은 기회” 평가
대규모 행사 불구 수도권 선·화주의 저조한 참여도 아쉬워

 

인천항발전협의회가 주최하는 ‘인천항 시찰, 홍보설명회’가 구랍 7일 경인지역 화주·선사대표 등 관계자 1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에서 개최되었다. 이날 행사는 연안부두에 대기한 예인선에 승선해 남항, 송도신항 건설예정지, 인천대교 공사현장, 팔미도 인근 항로답사, 컨테이너선 환승, ICT 부두 접안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인천항을 둘러본 후, 만찬을 곁들인 홍보설명회로 이어졌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인천항발전협의회 이기상 회장은 “선박을 이용한 항만시찰은 자주 접하는 육상 항만시찰과는 또다른 느낌으로써 참가자들 모두에게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오늘 행사를 계기로 인천항이 국제항의 면모를 갖추고 기 수립된 발전전략을 충실히 수행해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경인지역 화주·선사 관계자와 인천항 발전을 위한 활성화 방안과 물류비 절감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KMTC울산호에서 바라본 인천 남항 모습.
KMTC울산호에서 바라본 인천 남항 모습.

 

4,500마력 ‘대성호’ 인천 최대 예인선 승선
오후 2시 인천지방해양청에 마련된 버스에는 이미 경인지역 화주 및 선사 관계자가 다수 승차해 있었다. 연안부두에 대기하고 있는 예인선을 타기 위해 40여명이 승차한 버스는 정시에 출발하고 이동중 행사진행 관계자의 간단한 설명이 있었다.


인천항발전협의회 송완섭 사무처장은 “인천항은 지난 한중회담을 계기로 항로개방을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으며 최근 컨테이너 물동량도 급격하게 늘고 있어 인천항은 제 2의 부흥기를 맞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인천 남항, 송도신항, 인천대교 건설 등 모든 일이 계획한 대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어 인천항의 대외 경쟁력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인천항의 활발한 분위기를 전했다.


연안부두에 대기하고 있던 예인선은 기자의 예상을 깨고 인천지역에서 제일 큰 규모의 ‘대성호’였다. ‘대성호’는 2004년 취항한 신조선으로 2개의 주엔진은 자그마치 4,500마력을 자랑하고 있다. 선내도 40여명의 시찰단 모두가 승선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

 

남항은 ‘컨’전용부두로 특성화돼
연안부두를 출항한 ‘대성호’는 첫 번째로 남항을 지나게 되었다. 부두에서 보던 평소 야드의 느낌과는 달리 바다에서 바라보는 남항의 전경은 비록 화려하진 않지만 인천 남항시대를 선도해나가는 시발점이라는 면에서 그 의미가 달리 전해졌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량의 대부분을 처리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ICT의 손달원 팀장은 “향후 2, 3단계 공사가 마무리된다면 ICT에서만 연간 120만teu까지 처리가 가능하다”면서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량 증가세를 감안해 개발계획이 완료된다면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처리물량의 50% 이상을 처리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건너편의 선광컨테이너터미널의 개장과 대한통운 부두의 시설확충, 석탄부두의 이전계획 등으로 남항의 향후 발전 가능성은 밝다.


학계 관계자는 남항의 활성화를 통해 갑문 시스템의 불편을 해소하고 컨테이너 물량 증가와 함께 크게는 인천항 전체의 물류흐름까지도 변화시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같은 느낌으로 바라본 ICT와 선광터미널의 크레인은 여느때보다 웅장해보였다.

 

세계 5위규모 인천대교 공사 순항중
남항을 지나 송도신항 건설예정지를 향해 가는 동안 항로를 가로지르는 인천대교 공사현장은 현재 파일(바다속에 설치하는 원통형 지지대)공사가 한창이었다. 특히 주경간을 세우기 위한 파일공사 현장을 지나며 바다에서 바라본 폭은 800m라지만 실제는 그다지 넓어보이진 않았다.

 

이 광경을 지켜본 도선사협회 관계자는 “현재 인천대교 주경간폭이 800m 이상으로 되어 공사가 진행중이지만 보시다시피 그리 넓은 것은 아니다. 또한 공사 완료 후 실제 가항수역은 600m가 겨우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선박의 교차 통항에는 여전히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대교 공사현황은 작년 11월 말 기준으로 전체공정률 대비 총 공정률은 10%가 진행된 상황이다. 공사를 진행하는 코다개발의 관계자는 “계획공정 대비 공정률은 현재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동절기 공사의 특성상 기온의 급강하로 콘크리트 작업이 지연되고 있고 10월부터 2월까지는 서해상의 파고가 높아 공사가 쉽지만은 않다”고 전하며 올 2월이 지나면 공사는 급진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대교는 공사가 완료되면 총 연장 12.3Km로서 세계 5위의 규모가 된다. 이와 함께 영국 언론계가 선정한 세계 10대 건설프로젝트에 두바이의 180층 건물, 파나마운하 확장공사, 뉴욕 무역센터 재건사업 등과 함께 인천대교가 포함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컨테이너선에 승선하는 시찰단.
컨테이너선에 승선하는 시찰단.

 

도선사의 고충 십분 이해하는 기회
드디어 컨테이너선에 승선할 차례. 해상시찰단이 승선하게 될 컨테이너선은 고려해운 소속의 ‘KMTC 울산호’였다. 해상에서 배를 갈아탄다는 것이 생각보다 위험한 일이라는 말에 도선사의 고충이 작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평소와는 달리 물결이 잔잔하다는 ‘대성호’ 선장의 말에 시찰단은 안심할 수 있었다. 간이계단을 이용해 해상환승(?)을 하는 경험은 도선사 빼고는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일 것이다.


‘KMTC 울산호’는 1997년 건조된 고려해운 소속의 1,585teu급 풀컨선으로서 다롄, 칭다오, 부산, 광양, 인천, 홍콩, 기륭 등 동남아 지역을 기항하는 선박이다. 이 선박은 ICT에 접안할 예정이며 시찰단을 태우기 위해 정박 중이었다. 시찰단의 승선이 완료된 후 평소 구경하기 힘들다는 브릿지에 올랐다. 상당한 높이의 브릿지 내부에서는 접안하기로 되어있는 ICT 부두가 한눈에 들어왔다. 마침 건너편의 선광터미널에 정박해있던 STX의 ‘Kalimanis호’가 작업을 마치고 출항하고 있었다. 준설이 완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옆의 뻘에 인접한 항로는 지식이 부족한 기자에게는 위험해보이는 한편 신기하기만 했다.


안벽에 접안하기 시작하면서 브릿지에서는 도선사의 무전이 연이어 이루어졌고 그에 따라 예인선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신중을 기해야 하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브릿지에는 이 광경을 지켜보기 위한 시찰단으로 혼잡하기만 해 미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다.

 

인천항은 더이상 고비용항만 아니다
항로 답사 후 인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는 경인지역 선·화주를 대상으로 인천항 홍보설명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안상수 인천시장, 서정호 IPA 사장, 김춘선 인천해양청장 등 인천항을 대표하는 주요인사와 초대된 경인지역 선·화주 등 110여명이 참석해 인천항의 현황과 발전방향, 물류비 절감노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춘선 인천해양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인천항은 그동안의 침체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최첨단의 시설을 갖춘 송도신항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향후 수도권 뿐만 아니라 전국의 선·화주를 대상으로 최적·최상의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선사와 화주의 고객만족에 초점을 맞춘 항만개발과 서비스 혁신에 주안점을 둔 항만운영을 유도하겠다”면서 인천해양청도 이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정호 IPA 사장은 “이렇듯 인천항이 수도권에 인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인지역 화주에 외면당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 홍보 설명회를 계기로 여러 선·화주 관계자들도 인천항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지게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 행사 진행중 보았듯이 인천항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무장해 고객을 맞을 준비가 돼 있으며 이제 마음껏 이용하는 일만 남았다. IPA도 인천항을 이용하는 고객의 편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경인지역 선·화주를 대상으로 한 초청 홍보설명회에는 실제 선·화주 관계자가 예상보다는 참석자가 많지 않았으며 또한 단체장의 축하 인사가 많아 실질적인 공개대화의 시간이 부족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만으로도 선·화주를 대상으로 한 인천항 홍보효과는 대단한 것으로 보인다. 평소 인천항을 자주 접하던 기자에게도 오늘의 경험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신선함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