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해운정책·해운업 발전 이정표 제시

 
 
한국인 IMO 총장, 국제행사 유치 등 해운강국 위상 재확인
ICS·BIMCO 등 민간단체 영향력 막강…해운이슈 적극 대응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이 IMO 사무총장으로 당선된 후 국내에서 해양관련 국제기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해운업은 글로벌 산업으로서 해양안전, 해양보호 등 해사관련 이슈들은 어느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고 범세계적인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

20세기 초반부터 등장한 해양관련 국제기구들은 각 해운국들이 준수해야 하는 국제기준과 규정을 개발, 시행하면서 전 세계 해운정책 및 해운업의 발전방향을 이끌고 있다. 정부 간 국제기구 뿐 아니라 각국 선주 및 해사업계가 자발적으로 조직한 민간단체들 역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해운 규제 등의 이슈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톱 수준인 해운업과 조선업 등을 기반으로 해양관련 국제기구 및 단체에서 그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대규모 국제행사를 유치하는 등 국제 해운사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해양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해양관련 주요 국제기구 및 민간단체를 살펴본다.

IMO(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국제해사기구)
전 세계 해운 이끄는 ‘바다의 UN’
IMO는 전 세계 선박 안전과 해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해운업의 규정을 제정하고 법적, 기술적 조치를 취하는 UN산하 전문기구다. 1958년 설립돼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회원국은 171개이다. 우리나라는 1962년에 가입했다.

IMO는 해상안전, 오염과 방지, 보안 조치, 의무와 보상, 국제해상교통 간소화 등과 관련된 60여종의 국제협약과 의정서, 1,500여개의 각종 결의서를 채택하고 이를 국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협약의 제정은 IMO의 회의체인 총회, 이사회, 위원회 및 전문위원회에서 논의된다. 위원회에는 해사안전위원회MSC·법률위원회LEG·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기술협력위원회TC·간소화위원회FAL 등이 있다.

IMO는 해상안전과 해양환경보호 분야에서 수많은 국제협약을 채택하는 데 기여해왔다. 특히 1960년 ‘SOLAS(해상인명안전국제협약)’와 1973년 ‘MARPOL 73/78(선박해양오염방지국제협약)’을 채택하는 성과를 올렸다. 오는 2016년부터는 모든 회원국들이 IMO의 안전·환경 관련 국제규범 이행 여부에 대해 의무적인 감사를 받아야 하므로 기구의 영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지난 6월 30일 런던에서 열린 IMO 사무총장 선거에서 우리나라 임기택씨가 차기 사무총장으로 당선돼 내년 1월부터 4년간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ITLOS(International Tribunal fo the Law of the Sea, 국제해양법재판소)
해양분쟁 해결 국제사법기관
국제해양법재판소는 국가 간 해양관련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1995년 8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설립된 국제사법기관이다. 1982년 UN 해양법협약에 근거해 설립됐으며 통상적인 UN 산하의 국제기구와 달리 국제사법재판소와 같이 재판소장의 책임 하에 운영되는 기구로서 독립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국제해양법재판소에서는 유엔해양법협약의 해석 및 적용을 통해 해양경계 획정, 어업, 해양자원개발, 해양환경 등 국가 간 또는 민간 분야의 해양 분쟁을 해결한다. 재판은 단심제이며 분쟁 당사자에 대한 구속력도 있다. 타국의 배타적경제수역을 침범하여 어로행위를 하다가 연안국에 나포된 선박과 선원의 즉각 석방에 관한 사건이 주를 이루나 최근에는 해양환경의 보전과 관련한 분쟁은 물론 해양경계획정 사건도 회부된 바 있다.

재판부에는 21명의 재판관이 있으며, 3년마다 7명씩 유엔해양법 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비밀투표로 선출한다. 재판관의 임기는 9년이며 연임도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고 박춘호 재판관의 뒤를 이어 2009년부터 백진현 재판관이 활약하고 있다.

OECD ITF(International Transport Forum, OECD 국제교통포럼)
OECD 산하 국제교통회의체
ITF는 OECD 산하 국제교통협력기구로 매년 교통장관회의를 개최하며 교통정책 전반에 관한 국제적 논의를 해오고 있다. 1953년 설립된 정부 간 유럽교통장관회의에서 2007년 확대·개편됐다. 주요활동은 교통각료회의, 전문가세션, 전시회 등이다. 전 세계 54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2007년 정회원국으로 가입했다.

CSG(Consultative Shipping Group, 선진해운그룹)
해운·조선 선진국가간 협의체
CSG는 미국의 해운정책에 대해 유럽국가들과 일본이 공동 대응하기 위해 1960년대에 만들어진 비공식 협의체였으나, 2006년 OECD 해운위원회가 폐지된 후 선진해운국 간 유일한 정부 당국자 간 협의체로 발전하여 해운분야의 글로벌 질서를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7년 정식 가입했으며 2010년 부산에서 총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18개 회원국으로 이뤄진 CSG는 주요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미국 해사당국과 회의를 개최하고 있으며, 매달 워싱턴에서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하는 ‘코튼 클럽(Cotton Club) 회의’도 개최한다.

ReCAAP(Regional Cooperation Agreement on Combating Piracy and Armed Robbery against Ships in Asias)
2004년 출범 亞 해적퇴치협정, 19개국 참여
ReCAAP은 아시아지역 해상에서의 해적 및 무장강도 행위를 퇴치하기 위해 우리나라 등 19개 회원국으로 구성되어 있는 지역협력기구이다. 2004년 11월 협정이 채택됐고 한국은 2006년 4월 가입해 그해 9월 협정이 발효됐다. 회원국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아세안 8개국과 중국, 일본, 인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 영국, 호주 등 19개국이다. 사무국은 ReCAAP 정보공유센터(Information Sharing Centre, ISC)로 싱가포르에 위치해 있다.

<국제 해사민간단체>

ICS(International Chamber of Shipping) 국제해운회의소
세계 선주 대표단체, 국제해운연맹과 통합
선주의 이익 증진과 해운산업의 발전을 위해 1921년 런던에서 출범한 세계 선주들의 대표단체다. 설립 당시 14개국 선주협회의 모임으로 ‘국제해운동맹(International Shipping Conference)’으로 불리다가 1948년 조직을 확장하며 현재 140여개국 선주협회가 가입돼 있는 ‘국제해운회의소ICS’로 개칭했다. 우리나라는 한국선주협회가 1979년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ICS 회원들은 아시아, 유럽, 미주지역 민간선주협회들로 세계 선복량의 2/3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 민간 해운업계를 대표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매년 4월 개최되는 ICS 총회가 최고의결기구이며, 7개 상설위원회를 비롯한 소위원회를 두고 있다.

ICS는 국제 해운업을 대변하여 국제 해양 규제에 관한 기술적, 법적, 정책적 이슈들에 적극 관여하고 있다. IMO, DOALOS, UNCITRAL, OECD, WCO, WTO 등 다양한 정부 및 준정부기관에서 선주의 입장을 대표하고 있으며 지역 파트너로 아시아선주포럼ASF과 유럽선주단체ECSA를 두고 있다. ICS는 지난 2011년 국제해운연맹(ISF, International Shipping Federation)과 통합하면서 조직을 더욱 확장했다. 한편 현재 ICS 회장은 NYK Bulk & Projects Carriers 회장 Masamichi Morooka씨가 맡고 있다.

BIMCO(The Baltic and International Maritime Conference, 발틱국제해사기구협의회)
1905년 설립 세계 최대 규모 민간 해사기구
BIMCO는 1905년에 설립된 세계 최대 민간해사기구로 현재 130개국 2,300여명의 회원사를 두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회원사는 선주, 선박브로커 등 민간회원과 선주협회, P&I클럽 등을 총괄한 단체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초기에는 발틱해와 백해지역의 교역에 참여하던 선주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져 ‘발틱·백해협의회’라고도 불렸으나 후에 회원이 늘어나고 활동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1927년 조직을 대폭 확대 개편하고 국제성을 띤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됐다. 최고의결기관인 총회는 2년마다 5~6월 중 개최되며 산하에 분야별로 구성된 각 위원회를 중심으로 전문적인 사항을 다룬다.

BIMCO는 민간차원에서 해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이슈들에 대한 정보교환 및 협의를 통해 공동대처 방안을 논의한다. 또한 화주, 용선자, 무역업자, 선주 등 해운업과 연관되어 있는 이해당사자들의 협조를 바탕으로 용선 계약서를 포함한 각종 해운관계의 서식을 개발, 보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기적으로 각종 보고서를 발간하여 회원사와 관계처에 배포하고 있다. 현재 BIMCO의 회장은 프랑스 루이드레이프스社의 Philippe Louis-Dreyfus씨가 맡고 있다.

WSC(World Shipping Council, 세계선사협의회)
운송 이슈 적극 대처, 정기선사 모임
WSC는 전 세계 선복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정기선사 30여곳이 가입된 정책협의기구이다. WSC는 변화하는 국제해운 및 운송이슈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특히 해운 안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을 적극 추진 중이다. 선박 탄소배출, 화물책임, 통관강화, 컨테이너 국제기술 규정, 운송인프라 현대화 등의 이슈에도 대응하고 있다. 현재 회장은 리크머스의 Ronald D. Widdows 회장이 맡고 있다.

ASF(Asian Shipowners’ Forum, 아시아선주대표자회의)
1992년 출범, 아시아 선주 권익 대변
ASF는 아시아 해운업계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1992년 4월 발족한 아시아역내 선주협회 협의체다. 현재 아시아역내 17개국(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인도,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호주, 브르나이, 미얀마,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선주협회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5월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제 24차 아시아선주포럼은 5월 18~20일 제주도에서 열렸으며, 차기 회장은 한국선주협회 이윤재 회장에 이어 중국선주협회 마 쩌후아(Ma Zehua) 회장이 맡게 됐다.

INTERTANKO(국제유조선주협회)·INTERCARGO(국제건화물선주협회)
INTERTANKO(International Association of Independent Tanker Owners)는 1970년에 설립된 전 세계 주요 탱커선사들의 모임으로, 정회원인 탱커선주들과 준회원인 선급 및 기타 단체로 구성되어 있다. 매년 1회씩 연차총회 및 동 기간 중 회원사들에게 필요한 탱커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으며 IMO에서 NGO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40개국에 204개의 회원사를 두고 있으며 이들은 3,077척의 탱커(2억 7,000만dwt) 선대를 구성하고 있다. INTERCARGO(The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Dry Cargo Shipowners)는 건화물 운송 선주의 이익을 대변하고 관련 정보 등을 제공하기 위해 1980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됐다.

IACS(International Association of Classification Societies, 국제선급연합회)
국제적 공신력 확보 12개 선급 구성
세계해사안전기술 촉진 및 해양환경 보호를 목적으로 1968년 결성된 IACS는 세계 선복량의 95%를 관리하는 국제선급연합회이다. 전 세계 110여 선급단체 중 기술 신뢰도와 규모 면에서 국제적으로 공신받는 12개 선급으로 구성돼 있으며 해상 안전기준 제정, 해양오염방지 기술, 인증 및 연구개발 등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국선급이 1975년에 회원으로 가입한 이래 1998년에 정회원국 지위를 부여 받고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ITF(International Transport Workers’ Federation, 국제운수노련)
국제 운수 근로자 권익 대변 및 보호
ITF는 선박, 항만, 철도, 자동차, 항공 및 관광분야 등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권익을 위해 국제적으로 연합된 노동조합이다. 1896년 파업분쇄에 대항하기 위한 국제 조직의 필요성을 인식한 유럽의 선원 노조와 항만 노조 지도자에 의해 영국의 런던에서 출범했으며 현재 세계 154개국의 700개 이상 가맹조직으로 성장해 약 460만 조합원을 대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2년 가입했다. 세계적 차원에서 운수 노동자를 대표하고, 글로벌 캠페인과 연대를 통해서 운수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있다.

IAPH(International Association of Ports and Harbors, 국제항만협회)
세계 최대 항만, 관리자 국제기구
1995년 미국 LA에서 설립된 IAPH는 세계 최대 항만, 관리자 국제기구다. UN산하 6개 자문기관(IMO, ECOSOC, UNCTAD, UNEP, ILO, WCO)의 공식자문단체로 90개국 346개 회원이 가입, 활동하고 있다. 본부는 일본 도쿄에 있다. 우리나라는 1976년에 회원으로 가입했으며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등 13개 기관이 회원사로 가입해 활동 중이다.

IAPH는 항만단체들 간의 우호증진과 항만 및 해양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IAPH 총회 개최·항만건설사업 원조, 항만관련 간행물 발간·정부기관 및 민간업계 홍보 등의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제 27차 총회가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으며 올해 제 29차 총회는 6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렸다.

IALA(International Association of Lighthouse Authorities, 국제항로표지협회)
2018년 제 19차 총회 인천서 개최
IALA는 등대·부표 등 선박의 안전 운항과 관련된 항로표지 기술개발의 국제 표준화를 위해 1957년 설립된 비정부간 국제기구로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다. 회원국은 항로표지의 설치 및 관리를 주관하는 관청 및 기관으로 구성됐다. 오는 2018년에 열릴 IALA 제 19차 총회는 인천에서 열릴 예정이다. 4년마다 열리는 IALA 총회는 각국 해양전문가 600여명이 모여 항로표지 기술을 공유하고 해양안전 확보 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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