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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해사판례 소개
[504호] 2015년 09월 01일 (화) 10:04:21 해양한국 komares@chol.com

1.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2다115847 판결
[판결요지]

해상운송화물은 선하증권과 상환으로 그 소지인에게 인도되어야 하고 선하증권 없이 화물이 적법하게 반출될 수는 없으므로, 선하증권을 제출하지 못하여 운송인으로부터 화물인도지시서를 발급받지 못한 통지처에게 화물을 인도하면 그 화물이 무단 반출되어 선하증권의 소지인이 화물을 인도받지 못하게 될 수 있음을 예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영업용 보세창고업자가 화물인도지시서나 운송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화물을 인도하였다면 그로 말미암아 선하증권 소지인이 입은 손해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
 

[판결전문]
대법원
제1부
판결 
사건  2012다115847  손해배상(기)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W은행
피고, 피상고 주식회사 평택당진항만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2. 11. 8. 선고 2012나21722 판결
판결선고 2015. 4. 23.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A는 F와 사이에 철강코일(이하 ‘이 사건 화물’이라 한다)을 수입하는 수출입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A에게 수익자를 F로 한 신용장을 개설해 준 사실, F는 그 무렵 B를 통하여 D와 사이에 이 사건 화물에 대한 운송계약을 체결하였고, D는 송하인을 B, 수하인을 원고, 통지처를 A로 하는 선하증권을 발행하여 이를 원고가 소지하고 있는 사실, 중국 다련항에서 선적된 이 사건 화물이 평택항에 도착하자, 피고는 A의 의뢰를 받아 양하작업을 한 후 평택항서부두에 있는 피고의 영업용 보세창고에 이 사건 화물을 보관한 사실, 그 후 피고는 A로부터 출하요청서, 수입신고필증만을 교부받고 이 사건 화물을 A에 인도해 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운송계약은 양하비용을 화주가 부담하기로 하는 이른바 ‘FO(Free Out) 조건’으로 체결되었다고 인정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평택항에서는 사료, 철제코일, 원목 등 살화물(Bulk Cargo)에 대하여 FO 조건으로 운송되면 화주의 의뢰 및 비용 부담으로 피고가 하역작업을 한 사실, 평택항에서 피고는 1개월에 약 20여 건의 선박에 달하는 대량으로 운송된 FO 조건의 살화물을 하역하여 영업용 보세창고에 보관하였다가 대부분 분할 출고하였는데 그 물량이 1개월에 약 1,000회 이상에 달하여 이를 출고함에 있어 선하증권이나 화물인도지시서 없이 실화주의 출고지시서만을 징구하였고, A가 수입한 철강코일도 이 사건 화물을 포함하여 전체 물량이 FO 조건으로 운송되어 같은 방법으로 분할 출고되었으며, 이에 대하여 선하증권상의 수하인이나 운송인 및 그 선박대리점 등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사실, 그런데 2011. 3.경 원고의 배상청구가 있은 후 피고는 FO 조건으로 운송되는 살화물에 대하여도 화물인도지시서가 징구되지 않으면 화물을 출고하지 않겠다고 운송인 및 선박대리점 등에게 통지하기 시작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화물이 비록 영업용 보세창고에 보관되었다고 하더라도 운송계약의 FO 조건은 선상도 약정에 해당하고, 평택항에서는 선상도 약정으로 운송된 살화물의 경우에는 비록 영업용 보세창고에 보관되더라도 선하증권이나 화물인도지시서를 받아야만 화물이 출고되는 관행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수하인의 선하증권이나 운송인 및 그 선박대리점의 화물인도 지시서 없이 화주의 출고지시서만으로 출고되는 관행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운송인 D가 A의 의뢰를 받은 하역업자인 피고에게 이 사건 화물을 인도한 때에 그 인도의무를 다하였고, 그 이후 피고가 선하증권 등을 교부받지 아니한 채 이 사건 화물을 출고한 것은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선하증권이 발행된 경우 해상운송화물의 하역작업이 반드시 선하증권 소지인에 의하여 수행되어야 하거나 선하증권의 제시가 있어야만 양하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운송인은 화물을 선하증권 소지인에게 선하증권과 상환하여 인도함으로써 그 의무의 이행을 다하는 것이므로 선하증권 소지인이 아닌 선하증권상의 통지처의 의뢰를 받은 하역회사가 양하작업을 완료하고 화물을 영업용 보세창고에 입고시킨 사실만으로는 화물이 운송인의 지배를 떠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러한 경우 화물의 인도시점은 운송인 등의 화물인도지시서에 의하여 화물이 영업용 보세창고에서 출고된 때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0. 11. 14. 선고 2000다30950 판결,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다23320 판결 등 참조).

한편 해상운송화물은 선하증권과 상환으로 그 소지인에게 인도되어야 하고 선하증권 없이 화물이 적법하게 반출될 수는 없으므로, 선하증권을 제출하지 못하여 운송인으로부터 화물인도지시서를 발급받지 못한 통지처에게 화물을 인도하면 그 화물이 무단 반출되어 선하증권의 소지인이 화물을 인도받지 못하게 될 수 있음을 예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영업용 보세창고업자가 화물인도지시서나 운송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화물을 인도하였다면 그로 말미암아 선하증권 소지인이 입은 손해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대법원 2000. 11. 14. 선고 2000다3095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2011. 3.경 원고의 배상청구가 있은 후 선하증권이나 화물인도지시서 없이 화물을 출고하지 말라고 통보한 것은 피고가 아니라 선박대리점들로서 입항 예정인 화물에 대해 선하증권이나 화물인도지시서 수령 후 반출할 것을 요구하거나, 보세구역에서 수입화물을 반출할 경우에는 반드시 화물인도지시서가 제출되어야 함을 이유로 피고에게 각서 작성을 요구하는 내용을 통보한 사실을 알 수 있고, 여기에 관세청에서 1970.경부터 보세장치장의 설치 및 운영허가를 받은 사람들에 대하여 화물의 타소장치, 보세운송 및 반출시 화물인도지시서나 선주의 동의를 받도록 행정지도를 하여 왔으며 이에 따라 영업용 보세창고업자가 화물을 반출할 때에는 운송인의 화물인도지시서를 제출받는 관행이 형성되었던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원심이 들고 있는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는 평택항에서 FO 조건으로 운송되어 영업용 보세창고에 보관된 화물에 대하여 선하증권이나 화물인도지시서 없이 실수입업자의 출고지시서만으로 출고되는 관행이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세창고업자인 피고가 선하증권의 소지인이 아닌 통지처의 의뢰를 받아 이 사건 화물을 양하하여 자신의 영업용 보세창고에 입고한 이 사건에서, 이 사건 운송계약이 FO 조건으로 체결되어 A의 의뢰와 비용 부담으로 양하작업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이 사건 화물이 양하되는 즉시 운송인의 지배를 떠났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도 이와 달리 원심이 운송계약의 FO 조건이 곧 선상도 약정에 해당하고, 이 사건 화물이 영업용 보세창고에 보관되었다고 하더라도 평택항에서는 화물인도지시서 등을 받아야 화물이 출고되는 관행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운송인 D가 피고에게 이 사건 화물을 인도한 때에 그 인도의무를 다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의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니, 결국 원심판결에는 FO 조건의 해상운송화물의 인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원심이 인용한 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다2137 판결은 화물이 실수입업자의 의뢰를 받은 하역업자에 의하여 양하 및 보세운송되어 자가보세장치장에 입고된 사안에서 FO 조건에 따라 선상도가 이루어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이인복, 고영한, 김소영(주심)

2. 창원지방법원 2015. 7. 22. 선고 2015노168 판결
[판결요지]

선박이란 사회 통념상 물 위에 뜨거나 물속에 잠겨서 사람과 물건을 실어 나르거나 일정한 용도에 사용할 수 있는 수상구조물을 말하므로, 수밀성水密性과 부유능력浮遊能力을 가져야 하고, 수상 또는 수중을 항행하는 것이어야 하며, 항행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구조물이 항행에 사용되는 이상 추진력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특정구조물이 선박인지 여부를 판별하는 가장 근본적인 기준은 선박의 크기ㆍ형태ㆍ적재능력ㆍ종류보다 그 구조물의 건조목적과 구조물이 사용되는 용도인데, ‘항행용으로 사용하는 기구로서 선박’은 사람 또는 물건을 운반하기 위하여 이용되고 항상 이동할 목적과 능력을 갖춘 것이어야 하므로 해상에서 원하는 대로 위치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이 사건 부선은 선착장에 계류되어 육지와 배를 연결하는 승선보조용 선착장으로 사용되었는바, 이는 ‘부유식 수상구조물형 부선’에 해당한다.

[판결전문]
창원지방법원
제3형사부
판결
사건 2015노168  해양환경관리법위반
피고인 A(회사원), B(고철선박해체업)
항소인 피고인들
검사 박성진(기소), 최용락(공판)
변호인 변호사 C(피고인 모두를 위한 국선)
원심판결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14. 12. 23. 선고 2014고정510 판결
판결선고 2015. 7. 22.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부선(길이 28m×폭 8m×높이 1.5m, 무게 75톤, 이하 ‘이 사건 부선’이라 한다)은 선박이 아닌 단순한 구조물이므로 해체 시 해양환경관리법상의 신고의무가 없다. 설사 위 부선이 선박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피고인 A는 예정된 육지에서의 해체 작업 전에 부선에 구멍을 뚫어 내부 오염물질을 제거하려 하였을 뿐이고, 단속 이후 부선을 육지에 끌어올려 해체하였으므로, 신고의무가 면제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부선이 해양환경관리법상의 선박에 해당하는지 여부
1) 해양환경관리법의 규정

해양환경관리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111호 제1항 본문은 “선박을 해체하고자 하는 자는 선박의 해체작업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아니하도록 총리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작업계획을 수립하여 작업개시 7일 전까지 국민안전처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법 제2조 제16호는 “선박”의 정의에 관하여, “수상 또는 수중에서 항해용으로 사용하거나 사용될 수 있는 것(선외기를 장착한 것을 포함한다) 및 해양수산부령이 정하는 고정식ㆍ부유식 시추선 및 플랫폼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양환경관리법이 적용되는 선박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선박법상 선박에 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므로, 먼저 이에 관하여 본다.
 

2) 선박법상 선박
가) 개념

‘선박법상 선박’이란 수상 또는 수중에서 항행용으로 사용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 배 종류를 말하며, 기선[기관을 사용하여 추진하는 선박(선체 밖에 기관을 붙인 선박으로서 그 기관을 선체로부터 분리할 수 있는 선박 및 기관과 돛을 모두 사용하는 경우로서 주로 기관을 사용하는 선박을 포함한다)과 수면비행 선박(표면효과 작용을 이용하여 수면에 근접하여 비행하는 선박을 말한다)], 범선[돛을 사용하여 추진하는 선박(기관과 돛을 모두 사용하는 경우로서 주로 돛을 사용하는 것을 포함한다)], 부선[자력항행능력이 없어 다른 선박에 의하여 끌리거나 밀려서 항행되는 선박]을 말한다(선박법 제1조의2 제1항).
선박의 종류에 관한 규정은 예시규정이 아니라 한정적·열거적 규정으로 보아야 하므로, 기선, 범선, 부선을 제외한 나머지 선박(예를 들면, 뗏목, 카누, 카약, 조정 등)은 선박법상 선박으로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선박의 정의는 선박(vessel)을 ‘수상운송수단으로 사용되거나 사용될 수 있는 모든 배 기타 인공장치’로 규정하고 있는 미연방법의 규정(1 U.S.C.쪮3)이나 영국 판례(Steedman v. Scofield [1992] 2 Lloyd’s Rep. 163)의 입장보다 다소 좁고, 항해용 선박을 의미하는 ‘해상법상 선박’(상법 제740조, 제741조 본문)이나 수상항공기를 포함하는 ‘해사안전법상 선박’(해사안전법 제2조 제2호)과는 구별된다.

나) 선박의 요건
(1) 선박구조물

사회 통념상 선박이라는 구조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선박이란 사회 통념상 물 위에 뜨거나 물속에 잠겨서 사람과 물건을 실어 나르거나 일정한 용도에 사용할 수 있는 수상구조물을 말하므로, 수밀성水密性과 부유능력浮遊能力을 가져야 한다. 그러므로 부유능력을 상실한 난파선難破船이나 침몰선沈沒船은 구조 또는 인양할 수 없는 것이면 선박의 멸실에 해당하므로 선박이라고 볼 수 없으나, 구조나 인양이 가능한 동안은 여전히 선박이라 할 것이다. 건조 중인 선박은 항행의 용도와 능력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선박이라고 할 수 없으나, 건조 중인 선박이라도 진수(進水) 후 항행이 가능할 정도가 되면 비록 완성 전이라도 선박법상 선박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선박은 건조재질과 무관하므로 강선, 목선, 특수재질로 만든 선박도 선박에 해당한다.
 

(2) 수상 또는 수중의 항행
선박은 수상 또는 수중을 항행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수중을 항행하는 잠수선, 수면상에 약간 떠서 항행하는 호버 크라프트(Hover craft)나 수중익선(Hydro foil)도 선박에 포함되나, 주로 비행을 목적으로 하는 헬리콥터, 수상항공기나 비행선은 선박이라고 할 수 없다.
 

(3) 항행능력
선박은 항행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자력自力으로 항행할 수 있어야 하느냐에 관하여 과거에 견해대립이 존재하였으나, 선박법 제1조의2가 부선艀船을 선박의 개념에 포함시킴으로써 독항능력불요설獨航能力不要設의 입장을 명확히 하였다. 그러므로 구조물이 항행에 사용되는 이상 추진력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관을 사용하여 추진하는 기선機船, 돛에 의하여 추진하는 범선帆船뿐만 아니라, 자력항행능력이 없어 다른 선박에 의하여 끌리거나 밀려서 항행하는 선박[부선艀船이나 피예선被曳船, 외부에서 원격조정에 의해 항행하는 구조물]도 모두 선박에 해당한다.

(4) 건조목적과 용도
① 특정구조물이 선박인지 여부를 판별하는 가장 근본적인 기준은 선박의 크기ㆍ형태ㆍ적재능력ㆍ종류보다 그 구조물의 건조목적과 구조물이 사용되는 용도인데, 선박의 용도를 판단함에 있어 미국법원은 구조물이 이동성과 수상운송능력을 가지는지 여부, 해양위험에 노출되는지 여부, 한 지점에 고정되었는지 여부, 구조물을 선박으로 인정하는 것이 법령이나 다른 정책적 필요에 합치되는지 여부를 고려한다[Brunet v. Boh Bros. Constr. Co., 715 F.2d 196(5th Cir. 1983); McDermott, Inc. v. Broudreaux, 679 F.2d 452(5th Cir. 1982); Eastate of Wenzel v. Seaward Marine Services, Inc., 709 F.2d 1326(9th Cir. 1983); Burks v. American River Transp. Co., 679 F.2d 69(5th Cir. 1982)]. 선박법상 선박이 되기 위해서는 항행용으로 사용하거나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

② ‘항행용으로 사용하는 기구로서 선박’은 사람 또는 물건을 운반하기 위하여 이용되고 항상 이동할 목적과 능력을 갖춘 것이어야 하므로 해상에서 원하는 대로 위치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

③ ‘항행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기구로서 선박’은 일시적으로 고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동하도록 설계된 구조물로서 항행능력을 가지고 있거나 예인되어 이동할 수 있다면 선박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이동한 장소에서 작업을 하거나 물건 또는 사람의 운반 이외에 일정한 용도에 사용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준설선, 해저자원굴착선, 기중기선, 등대선, 선박계류용이나 저장용 등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수상에 고정하여 설치하는 부선(선박법이 2009. 12. 29. 법률 제9870호로 개정되면서 제26조 제4호의 단서가 신설되어 그동안 등기대상이 아니었던 ‘부유식 수상구조물형 부선’도 등기대상이 되었다) 등은 선박에 포함된다.

④ 항구에서 특별한 기능을 하는 플랫폼이나 부유구조물이 선박인지 문제 된다. 선박의 수리ㆍ건조를 위해 이용되는 부유건선거(floating drydock) 중 사용하는 동안에는 항해하지 않으며 계속 해안에 고정된 것은 항해용이 아니므로 선박으로 볼 수 없으나, 이동성이 있고 항행에 제공되는 건선거는 항해 도중에 일시적으로 특정 장소에 정박하더라도 선박으로 볼 수 있다. 더 이상 항해에 제공되지 않거나 육상의 용도로만 사용되는 사선(死船, dead ship)의 경우 완전히 항해기능을 상실하였다면 더 이상 선박으로 볼 수 없으나, 고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항해능력을 가지고 있거나, 수리를 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항해를 중지한 선박은 여전히 선박이다. 
 

3) 판단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부선은 ‘수밀성’과 ‘부유능력’을 갖춘 선박구조물로서, 다른 선박에 의해 예인될 수 있는 ‘피예선’ 내지 ‘부선’으로 수상 항행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나) 이 사건 부선은 선착장에 계류되어 육지와 배를 연결하는 승선보조용 선착장으로 사용되었는바, 이는 ‘부유식 수상구조물형 부선’에 해당한다(피고인들은 이 사건 부선은 승선 보조를 위한 것으로, 육지와 배를 연결하는 사다리와 같은 역할만 하는 단순 구조물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설령 승선 보조에 사용되는 것을 목적으로 수상에 고정하여 설치ㆍ사용되었다 하더라도,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은 예인 거리와 경위 등을 앞서 본 선박의 요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부선은 ‘일시적으로 고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동하도록 설계된 구조물로서 예인되어 이동할 수 있는 선박’에 해당한다. 한편 대법원은 2015. 3. 12. 선고 2014다21410 판결에서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은 ‘승선 보조를 위한 선착장’이 ‘부유식 수상구조물형 부선’에 해당함을 전제로 판단한 바 있다).

다) 피고인 A는 “거제 고현항에서 철 바지선(이 사건 부선이다)을 구입하였고 해체해서 폐선 작업을 하여 고철로 사용하기 위해 통영시 광도면 ??리 소재 ??조선소 앞 해안으로 예인하였다.”고 진술한바, 예인 거리가 약 20km에 이르는 것으로 보이는 등 이 사건 부선은 그 건조목적과 용도가 앞서 본 바와 같은 ‘항행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기구로서의 선박’에 해당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라) 이 사건 부선의 선박국적증서상의 기재에 의하면, ‘선박의 종류’란에 ‘부선’이라고 명시되어 있다[피고인들은 이 사건 부선의 선박국적증서상 선박번호가 부여되지 않았으므로, 선박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선박법 제26조(일부 적용 제외 선박)에 따라 일부 부선 등에 대하여 등기와 등록의 신청의무가 면제됨에 따른 결과로 보일 뿐이어서, 선박번호가 부여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을 들어 해양환경관리법상의 선박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

마) 법 제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해양환경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국민의 의무와 국가의 책무를 명확히 하고 해양환경의 보전을 위한 기본사항을 정함으로써 해양환경의 훼손 또는 해양오염으로 인한 위해를 예방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해양환경을 조성하여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한다.”는 그 입법 목적에 비추어 보면, 법 제111조에서 정하고 있는 선박 해체의 신고 의무를 부과함에 있어 이 사건 부선을 다른 선박과는 달리 취급할 별다른 이유가 없다.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부선은 법 제111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선박을 해체할 경우 신고의무가 있는 선박’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범행이 신고의무가 면제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
1) 법 제111조 제1항 단서, 해양환경관리법 시행규칙(이하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73조 제2항은 ‘오염물질이 제거된 선박으로서 총톤수 100톤 미만의 선박을 육지에 올려놓고 해체하는 경우’에는 신고의무를 면제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신고의무 면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이 사건 부선에 구멍을 뚫어 내부를 살펴보고 오염 물질을 제거한 후 육지로 끌어올리려고 하였던 것이므로, 피고인 A의 부선 절단 행위는 신고의무가 면제되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와 같이 볼 경우, 해상에서 선박을 일부 절단ㆍ해체하여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육지로 끌어올리기만 한다면 어느 경우에나 신고의무가 면제될 수 있는 것으로, 법 제111조가 규정하고 있는 선박 해체의 신고의무가 형해화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선박 해체의 신고의무가 있는 사람이 해상에서 선박을 일부 절단ㆍ해체하여 오염물질을 제거한 선박을 법 제111조 제1항 단서, 시행규칙 제73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오염물질이 제거된 선박’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해상에서 선박을 일부 절단ㆍ해체하여 오염물질을 제거한 후 육지로 끌어올려 (나머지 부분을) 해체할 경우 신고의무 면제 요건이 충족된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한편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A는 신고하지 않고 해상에서 이 사건 부선의 우현 측 50m, 좌현 측 5m 절단 작업을 하다가 단속되었고, 이후 위 부선을 육지로 끌어올려 위 부선의 내부에 고여 있거나 외부에 묻어 있는 기름 등 오염물질을 제거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을 앞서 본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결국 피고인 A는 신고하지 않고 해상에서 오염물질이 제거되지 않은 이 사건 부선의 해체 작업을 실질적으로 시작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범행이 법 제111조 단서, 시행규칙 제73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신고의무가 면제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창영(재판장), 최아름(주심), 정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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