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일 공식 개장, 72km 새 물결 뚫려 양방향 통행 가능

 제 2 수에즈 운하
 제 2 수에즈 운하
업계 통행료 인상여부 우려, 내년 파나마 운하확장 ‘맞대결’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핵심운하인 수에즈 운하에 길이 72km의 새로운 물결이 뚫리면서 해운시장에 일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존의 수에즈 운하는 일방통행으로 대기시간이 길었으나 확장된 제 2 수에즈 운하는 선박의 양방향 통행이 가능해져 선박의 통항 및 대기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것으로 보여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운하확장에 막대한 공사비가 투입되면서 이에 따른 통행료의 인상여부가 해운업계의 우려가 되고 있다. 아시아-북미동안 항로에서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화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에즈 운하는 내년에 확장예정인 파나마 운하와 본격적인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수에즈 운하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거리 항로로 지중해 포트사이드Said항과 홍해 수에즈항Suez을 잇는다.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면 아프리카 남단의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케이프타운)을 거치는 거리보다 최대 1만km 정도가 단축된다. 한국의 경우 부산항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까지 운항할 때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면 남아공 케이프타운 경유 항로보다 6,028㎞가 줄어 7~10일을 단축할 수 있다.

145년전 프랑스 건설, 세계 물동량 7.5% 통과
작년 1만 7,148척 통행, 최대 이용자는 머스크
수에즈 운하는 1869년 11월 프랑스 외교관 레셉스가 건설했다. 전체길이 190km의 운하로 수심은 14.5-24미터, 폭은 205-225미터이다. 운항가능 선박은 24만톤dwt이며 컨테이너선은 모든 선형이 통과할 수 있다. 관리기관은 수에즈운하청이며 1956년 7월 이집트 나세르 대통령의 국유화 선포로 이집트에 귀속됐다. 수에즈 운하는 이집트 경제의 중심이자 주요 외화소득원 가운데 하나로 이집트 전체 GDP의 3%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는 전 세계 해상물동량의 7.5%가 통과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 통과 선박 수는 첫 개통 해인 1869년에는 10척에 불과했으나 1976년에 1만척을 첫 돌파했다. 2000년대 들어 수에즈 운하를 통행하는 연간 선박 수는 평균 1만 5,000~2만척 수준을 유지해 왔다. 지난해는 전 세계 103개 국가에서 1만 7,148척의 선박이 수에즈 운하를 이용했다.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 해상물동량은 약 70% 증가했다. 동 운하의 최대 이용자는 머스크로 연간 1,400척을 운항하고 8,800억원의 운임을 납부하고 있다.

 
 
제 2 수에즈 운하, 작년 8월 착공
1년만에 개통, 양방향통행 가능, 항행 11시간·대기 3시간 단축
수에즈 운하가 72km의 새로운 수로와 함께 지중해와 홍해,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최단거리의 항로로 재탄생했다. 이집트 정부는 수에즈 운하의 경쟁력 제고와 주변지역 개발을 위해 지난해 8월 제 2 수에즈 운하 개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제 2 수에즈 운하 개발 프로젝트를 새로운 이집트 건설의 상징으로 삼고 모든 역량을 집중해 사업을 추진해왔다. 당초 제 2 수에즈 운하 건설은 3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엘 시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1년만에 완공했다. 이집트 정부는 지난 7월 25일 제 2 수에즈 운하의 시험 운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1년 전 운하 착공일과 같은 날인 2015년 8월 6일 공식 개통식을 가졌다.

제 2 수에즈 운하 개발에는 약 85억달러의 막대한 공사비가 투입됐으며 이집트군, 아랍 콘트랙터, 오라스콤 건설 등 49개 기업이 참여했다. 사업비의 대부분은 이집트 기업 혹은 국민을 대상으로 한 채권발행으로 조달했으며, 채권은 12% 이율 4년 만기로 원리금과 함께 분기별 상환된다.

제 2 수에즈 운하는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기존 수에즈 운하(총 길이 190㎞) 중 일부인 72㎞ 구간에 건설됐다. 이 중 35㎞ 구간은 기존 운하와 나란하게 신규 건설했으며, 나머지 37㎞는 기존 수로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했다. 기존에는 운하 폭이 좁아 양방향 통행이 불가능한 구간이 있었으나 새 운하는 양방향 운항이 가능해져 선박 통행이 신속해지게 되면서 통과선박 적체 현상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 2 수에즈 운하 개통에 따라 운하통과 시간은 기존 18시간에서 11시간으로 줄고, 대기시간도 평균 8~11시간에서 3시간으로 크게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통항 선박도 기존 49척에서 97척으로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이용 선사들의 경우 통항시간 및 대기시간이 감소하면서 물류비 및 용선료 절감 등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정시성도 높아져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CMA CGM 등 해외선사들 반겨
운하 통과시간 단축으로 비용절감 기대
글로벌 해운업계도 제 2 수에즈 운하의 개통에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특히 운하 대기시간과 운항시간이 단축되면서 비용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에 큰 관심을 보였다. 수에즈 운하의 최대 이용선사인 머스크라인은 수에즈 운하 확장개통과 관련된 보도자료를 내고 높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머스크는 공식 개장식에도 참석했다. 지난해 머스크는 1,400여척의 선박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했다. 지난 7월 25일에는 머스크의 ‘Maersk Sheerness’호가 4,427개의 컨테이너를 싣고 운하를 통과하는 시범운항에 성공하기도 했다.

머스크 측은 “수에즈 운하는 동서항로의 핵심 통로로 머스크는 지난 90년간 이 통로를 이용해왔다”면서 “제 2 수에즈 운하는 대형선들의 신속한 통과와 운항시간 단축을 통해 우리 파트너들과 국제 무역에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 기대했다. 또한 “기존 수에즈 운하는 남행 통과가 18시간, 북행 통과가 11시간이 걸렸으나, 새 수에즈 운하가 확장개통하면서 양방향 모두 11시간이 가능하게 됐다. 차세대 선박들도 안전하고 지연 없이 빠른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MA CGM도 수에즈 운하 개통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즉각 내고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CMA CGM은 지난해 637척의 선박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했다. 올해는 프랑스-아시아 서비스를 포함하여 700척 이상이 수에즈 운하를 이용할 예정이다. 수에즈 운하는 CMA CGM 선박의 핵심 항로로 아프리카 왕복항 및 파나마 운하를 대체하는 루트를 제공한다. CMA CGM의 ‘FAL11’서비스에서 싱가포르와 로테르담간 거리가 6,000km인데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면 케이프희망봉 보다 항해시간이 9일 단축된다. 또한 ‘EPIC’서비스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Jeddah와 로테르담간 거리는 7,000km인데,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면 희망봉을 항해할 때 보다 10일이 단축된다. 싱가포르와 뉴욕은 4,000km인데,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때 파나마 운하보다 7일을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집트 정부는 제 2 수에즈 운하 개통에 따른 물동량 증가로 운하 운영수입이 2014년 55억달러에서 2023년 132억달러까지 급증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전 세계 물동량은 동기간 내 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운하 통과운임 수입이 250% 가까이 증가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수에즈운하청 측은 금융 모델링 분석을 통해 나온 수치라고 주장하며 “물동량 증가량은 전 세계 평균이므로 낮을 수 밖에 없고 특정지역 사이의 물동량이 증가하면 수에즈 통과 물동량이 전 세계 평균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수에즈운하경제개발구역’도 관심 증대
업계, 내년 운하 통행료 인상 여부 우려
제 2 수에즈 운하 개통과 함께 인근 ‘수에즈운하 경제개발구역(Suez Canal Zone, SCZone)’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제 2 수에즈운하를 중심으로 대규모 산업단지와 물류인프라를 조성하여 제 2 수에즈 운하를 유라시아를 연계하는 교역 및 해운물류 허브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에 총 사업비 약 500억달러를 투자하여 500㎢에 이르는 지역에 제조공장, 물류센터, 선박수리 등 다양한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도로, 전력, 용수 공급 등 기반시설 구축작업과 함께 항만 업그레이드도 추진한다. 현재 연간 500만teu 컨테이너 처리가 가능한 사이드(East Port Said)항 터미널을 연간 2,000만teu 처리능력을 갖도록 항만을 확충하는 사업에는 150억달러가 투입된다.

제 2 수에즈 운하 개통은 중국과 이집트 및 주변 국가간의 교역과 투자를 더욱 촉진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현재 수에즈운하의 최대 이용국으로 중국항만공정CHEC이 사이드항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는 등 제 2 수에즈 운하 및 SCZone 개발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부 중국 기업들은 이미 9년 전부터 수에즈 운하지역에 투자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 2 수에즈 운하의 확장이 해운업계는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제 2 수에즈 운하가 개통하면서 내년에 운하 통행료가 대폭 상승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수에즈 운하공사비로 약 85억달러라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었고 건설자금의 안정적 회수 등을 목적으로 내년 통행료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기존 운하 운영비는 연간 50억달러이나 제 2 운하는 운영비가 연간 125억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운하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 통행료의 대폭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수에즈운하청(Suez Canal Authority, SCA)은 아직까지 특별한 통행료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SCA의 Mamish 청장은 8월 6일 개장식에서 “새 운하의 통행료 인상여부는 현재 SCA에서 고려하고 있지 않은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하니 셀림Selim 주한이집트 대사는 “전 세계의 경기가 침체된 상황 등을 반영해도, 2023년에는 전체 해상 물동량의 20%가 수에즈 운하를 통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통행료가 비싸질 것이란 관측이 많은데, 요금은 마음대로 올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해상운송 업황과 물동량, 국제 경제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반영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제 2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는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선사들은 계속해서 통행료 인상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2014년 수에즈 운하를 이용한 우리나라 선사들의 경우 총 709척이 통과하여 수수료로 3억 2,000만달러를 지불한 바 있다. 한편 SCA는 8월 13일부로 제 2 수에즈 운하에서 대형선과 LNG선의 취소 위약금을 3,000달러로 변경했다.

단기간 물동량 급증은 ‘지나친 낙관’,

아-유럽 선박 공급과잉 심화 지적
이집트 정부는 제 2 수에즈 운하 개통으로 선박이 양방향으로 통과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 분석기관과 시장 전문가들은 수에즈 운하는 통과시간이 단축됐다고 해서 단기간에 물동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므로 제 2 수에즈 운하의 단기적인 수입증대 효과는 불확실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운하 통과 물동량은 전 세계적인 교역량의 변화, 유럽의 경제상황 등의 요인에 따라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집트 정부는 제 2 수에즈 운하에서 2023년까지 132억달러의 세수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운하 사업비 대부분이 이집트 기업과 국민에게 판매한 채권으로 조달되면서 12%의 이자와 원금상환 부담은 이집트 정부의 운하수입 증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드류어리도 이집트의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고 나섰다. 드류어리는 “수에즈 운하의 새로운 양방향 수로를 통해 단기간 물동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은 지나친 낙관”이라고 지적했다. 드류어리에 따르면, 확장된 수에즈 운하는 주 이용자인 동서항로 컨테이너 선사들에게 선박의 통항시간과 운송기일을 단축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 동서항로를 오가는 컨테이너 선박들의 규모는 더욱 대형화되고 운항비용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 교역량의 성장둔화와 함께 15년간 이어졌던 중국의 수출이 감소세를 나타내고 석유에 의존하는 에너지 정책이 변화함에 따라, 제 2수에즈 운하에서 물동량이 단기간에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제 2 수에즈 운하의 통행료가 대폭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선복량 증대 효과 등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선사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KMI의 전형진 해운분석센터장은 제 2 수에즈 운하의 개통으로 인해 아시아-유럽간 운항시간이 줄어들게 되면 공급 측면에서 선복량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유럽간 공급과잉이 심각한 상황에서 제 2 수에즈운하 개통으로 공급과잉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선복량 증가효과가 얼마나 될 것인지 명확히 알 수 없으나 아시아-유럽간 컨테이너선 시황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확장 파나마 운하와 ‘맞대결’
50억불 투입, 1만 4천teu 통항가능
내년부터 수에즈 운하와 파나마 운하의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물동량 중 15%가 파나마나 수에즈와 같은 운하를 통과하고 있다. 제 2 수에즈 운하의 확장개통으로 인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아-북미동안 항로 물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파나마 운하와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아시아에서 미국 서부로 태평양을 건너 수송되는 화물은 벌크로 미국 서부로 수송되어 내륙 철도를 통해 오하이오 밸리까지 수송됐었다. 또한 기존에 소수의 물동량만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여 미국 동부로 컨테이너를 운송했다. 파나마 통과 가능 최대 선박이 5,000teu였기 때문이다.

수에즈 운하는 최근 초대형선의 트렌드와 화주들의 수요에 대응해 아-북미동안 항로에서 파나마 운하보다 시장 점유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는 북미 동안항로에서 파나마를 경유하는 서비스가 주류를 이루어왔으나 파나마 운하가 갑문의 제한으로 운항선박의 크기가 제한되고 대형선들이 미국항로에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물량이 늘기 시작했다. 수에즈 운하를 통해 아-미동안 항로를 오가는 선박들의 크기는 2005년 이후 평균 73%까지 증가했다. 반면 파나마 운하를 통하는 선박들은 갑문의 제한으로 인해 단지 12%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수에즈 운하와 파나마 운하의 처리물량은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아시아-미국항로의 주요 정기 컨테이너선사로 구성돼 있는 TSA(Transpacific Stabilization Agreement)의 통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 아시아-미국 물동량은 29만 7,456teu이고, 파나마 운하를 통한 화물은 24만 1,371teu로 집계됐다. 양 운하의 물동량 차이는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더 벌어졌다. 작년 2분기 수에즈 운하는 23만 8,941teu, 파나마운하는 22만 6,516teu를 처리한 바 있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7월 기준 아-미동안 항로의 물동량은 전년동기 대비 20% 증가한 14만 3,000teu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4개가 증가한 총 25개의 위클리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이중 파나마 운하는 2010년초 74% 점유율에서 조금씩 하락세를 보였으며 올 2월에는 44%라는 최저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파나마 운하가 내년에 확장 개장할 예정으로 있어 물량을 둘러싼 양 운하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현재 파나마 운하는 50억달러가 투입돼 포스트 파나막스급 컨테이너선이 통과할 수 있는 확대공사를 진행 중이다. 최대 1만 4,000teu급 컨테이너선이 통과할 수 있는 규모로 확장되어 아-북미동안 항로의 선사들이 더욱 빠르고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기존 항로 네트워크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3월 이후 새 노선이 도입되고 16개의 컨테이너 서비스가 현재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면서 내년부터 수에즈 운하에게 잃었던 기존 시장 점유율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파나마 운하의 확장개통으로 미국 동안항만이 서안항만과의 경쟁에 있어서 유리한 위치에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안항만들은 초대형선을 처리하기 위한 항만시설 업그레이드에 나서고 있다.

미국동안과 서안항만간 시장점유율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2분기 미국 서안항만의 혼잡이 계속되면서 선박들의 스케줄 문제 등으로 미동안 항만으로 물동량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올 6월 마지막 주 TSA 회원사들은 8만 1,000teu를 미국 서안항만으로 처리했고 미 동안항만에서는 4만 3,000teu의 물량을 처리했다. 2014년 같은 기간에는 서안항만에서 8만 2,000teu 이상을 처리했고 동안항만에는 3만 9,000teu 이하를 처리한 바 있다.

한편 통항 가능한 선박의 크기에서는 수에즈 운하가 유리한 편이다. 수에즈 운하는 최대 1만 9,000teu 컨테이너선도 통과할 수 있는 반면 파나마 운하는 확장 이후에도 최대 1만 4,000teu 컨테이너선이 통과할 수 있다. 현재 아-유럽항로에 투입되는 1만 8,000teu급 선박을 미동안 항만에서는 처리하기 어렵지만 수에즈 운하는 운항이 가능하다. 

 

수에즈운하 개장식에서 환호하는 이집트 국민들
수에즈운하 개장식에서 환호하는 이집트 국민들
“수에즈 운하, 세계 물류 중심될 것”

8월 6일 새 운하 개장식, 이집트 임시공휴일 지정
각국 사절단 6천명 모여, 유기준 장관 특사로 참석

8월 6일 이집트 동북부 운하 도시 이스마일리아 시(市)에서 제 2 수에즈 운하의 개통식이 성대하게 열렸다. 이날 압델 파타 엘시시(Abdel Fattah El-Sisi) 이집트 대통령은 전 세계 각지에서 온 6,000명의 내외빈과 외교 사절단 앞에서 “수에즈 운하는 이집트가 세계에 주는 선물”이라며 새 운하 개통을 공식 선포했다. 약 4시간 동안 진행된 공식 행사에는 삼엄한 경비 아래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 세계 정상급 지도자 40여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특사로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등 11명이 파견돼 박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유 장관은 개통식에 참석하여 이집트 측에 “제 2 수에즈 운하 개통을 통해 이집트가 세계 해상 운송의 중심으로 발돋움하고 이집트 경제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는 박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알시시 대통령은 제 2 수에즈 운하 개통식에 한국측이 대통령 특사단을 파견한 것에 대해 사의를 표하고 박 대통령에게 각별한 감사의 뜻을 표명했다. 이어 유 장관은 알시시 대통령이 편리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하기를 고대한다는 의향을 밝혔으며, 원전 건설을 포함한 이집트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입장을 표명하면서 이집트 측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날 수에즈운하청 모하브 마미쉬(Mohab Mameesh) 청장은 “우리는 전 세계에 제 2의 수에즈 운하라는 선물을 공개하여, 더욱 풍요롭고 긍정적으로 탄생한 새로운 이집트를 선보이려고 한다"면서 “이로써 수에즈 운하는 세계 물류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제 2 수에즈 운하의 개통은 이집트 국민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기도 했다.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이날 수에즈 운하 개통식 행사를 생중계로 지켜본 이집트 국민들은 수도 카이로 등 주요 도시의 거리로 나와 '타흐이야 마스르'(이집트 만세)를 외치고 이집트 국기를 흔들었으며 밤 카이로 도심에서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지기도 했다.

수에즈 운하는 145년의 역사를 지닌 운하로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최단 해상항로이다. 제 2 수에즈 운하는 약 85억달러(약 10조원)가 투입된 거대 프로젝트로 준설 작업량은 약 2억 4,000만㎥에 달했으며 총 12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깊이 24미터, 길이 35km의 신규 수로가 탄생했다. 공사자금은 국민펀드라는 특별채권으로 조달했으며, 동 채권은 불과 6일 만에 모두 팔렸다. 이로써 제 2 수에즈 운하는 역사상 처음으로 양방향 통행이 가능해졌다. 운하의 하루 평균 운항선박 수는 현재 49척에서 2023년 97척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개통식 이후 7일간 총 374척의 선박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했으며 이중 191척의 선박이 북쪽에서, 183척의 선박이 남쪽에서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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