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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42주년 특집기획 해양경제도시 ‘부산’- 부산항 종합서비스항만 지향하다
[505호] 2015년 10월 02일 (금) 15:02:56 김승섭 komares@chol.com

부산항 수리조선, 선박급유, 선용품
항만 고부가가치, 환적경쟁력 높인다

 
   
 

시내의 대형 몰에는 늘 사람이 붐빈다. 쇼핑몰 내 대형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그 윗층 식당에서는 맛있는 식사를, 지하층에서는 싼 값에 다양한 물건을 살 수 있다. 항만도 마찬가지이다. 오직 화물을 싣고 내리기만 할 수 있는 항만은 이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세계 최고의 항만시설을 갖춘 부산항이지만 항만 서비스 수준은 여전히 낙제점이다. 항만 전문가들은 부산항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리조선, 선박급유, 선용품 등 다양한 항만서비스 산업 육성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선사들은 단 한푼이라도 운영비를 아끼기 위해 최적의 항로를 계산하고 기항지를 선택한다. 부산항에 기항하는 것만으로도 선박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선사의 기항지 선택의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이처럼 선사에게 종합적인 항만서비스를 제공하는 항만으로는 싱가포르항과 로테르담항이 대표적이다. 싱가포르와 로테르담항은 잘 갖춰진 해상·내륙 물류 인프라는 물론 수리조선, 유류중계, 선용품 등 선박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며 세계 최고의 환적항만으로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우리와 경쟁하고 있는 중국 항만들도 넓은 부지를 이용해 대규모 수리조선단지, 유류중계기지 등을 갖춰 부가가치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로테르담, 중국 항만들은 차세대 선박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LNG 벙커링 기지를 구축하거나 이미 운영하는 등 경쟁항만과의 서비스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싱가포르항, 선박급유·수리조선 세계 최고... 항만서비스의 ‘총아’
대표적인 종합서비스 항만으로 꼽히는 싱가포르항은 선박급유, 수리조선, 선용품 등 선박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원스탑(one stop)으로 처리할 수 있어 매년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싱가포르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선박급유 판매량으로 선박급유 시장의 중심이다. 2013년 기준 싱가포르는 68개의 승인된 선박급유 업체를 지정하고 있고, 주요 오일 정제 및 저장 시설을 중심으로 말라카 해협을 통한 동서 선박항로에서 탱커선과 컨테이너 선박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주요 벙커링 허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수리조선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싱가포르 주롱항은 풍부한 물동량과 높은 기술력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선박 개조가 가장 발달한 지역이며, 최대 50만톤급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야드를 보유하고 있어 연간 5억 1,000만불의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 선용품공급엽도 싱가포르 전체가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되어 연간 2조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는 등 항만에서 모든 서비스가 원스탑(one stop)으로 가능하다.
그간 부산항은 부산신항 개장과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 인프라를 갖추고 적극적인 컨테이너 화물유치를 통해 세계 5대 컨항만으로 입지를 다졌다. 이제는 화물유치 뿐 아니라 항만 부대서비스 육성이 필요한 시기이다. 싱가포르와 로테르담 등 항만서비스 수준이 높은 항만은 서비스 신뢰도와 서비스 재투자를 통해 굳건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화물유치와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게다가 압도적인 수출입 물량을 등에 업고 고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중국 항만들도 수리조선, 선박급유 등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부산항의 경우 종합 서비스 측면에서 싱가포르, 중국 등 경쟁항만에 비해 한참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수리조선단지와 유류중계기지 건립을 추진했으나 지난해 모두 무산됐고, 그나마 국제선용품유통센터가 2012년 8월 건립되며 영세 선용품 업체들의 집적화를 이뤄냈지만 미흡한 점이 남아 있다.

 

   
 

수리조선산업
수백개 수리조선업체 난립... 3만톤급 이상 수리 불가
“과거 부산 수리조선은 세계 최고, 지금은 중국과 싱가폴로 넘어갔다”
한국수리공업협동조합 통계를 살펴보면, 조합에 등록된 관련업체는 360여개, 수리조선 업체는 73개이다. 이 중 미가입업체나 더욱 영세한 업체들을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는 감천항과 영도남항에 영세업체 포함 수백개의 수리조선 업체들이 모여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감천항에는 국내 수리조선소 중 가장 큰 규모인 오리엔트조선과 동일조선 등이 입지해있으며, 영도 남항에는 영세한 업체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대형 선박이 접안할 만한 도크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과거 부산은 선박수리산업으로 큰 매출을 올렸었으나, 대표 수리조선사였던 한진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신조선 사업으로 사업을 변경하고 수리조선부문을 정리하면서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다. 부산항 관계자는 “당시 부산의 수리조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지금 싱가포르, 중국처럼 수리조선의 메카였다. 그러나 현재는 수리선박들이 대부분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영세 부품업체들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현재 세계 운항선대를 고려할 경우 2020년에는 선박수리산업 규모가 36조원으로 추정되고 부산에 중대형 수리조선소가 들어선다면 연간 3만톤급 중대형 이상 선박 100여척 이상이 유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에코십, LNG 연료선, 해양플랜트 관련선 개조수요 증가로 수리조선산업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에코십, LNG연료선 관련 설비를 기존선에 장착해 개조하는 사업이 전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리조선은 3D업종? 늘 찬밥 신세”
작년 미뤄진 수리조선단지... 빨라야 2020년 구축
한때 세계 수리조선시장을 주름잡았던 부산의 수리조선은 언젠가부터 3D업종으로 인식되며 정부의 주요계획에서도 찬밥신세를 당했다. 한 부산지역 관계자는 “수리조선업체들이 정부 지원과 수리조선단지 구축을 요구한지가 십년이 넘었지만 아직 시작조차 안되고 있다”라며, “수리조선산업의 통계조차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관심이 미미하다”라고 토로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우리나라의 신조선 시장이 세계 최고수준으로 성장하며 상대적으로 수리조선산업이 괄시를 받았다”면서, “비록 신조선에 비해 매출규모는 작지만 몇몇 업체들은 매년 2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는 등 상당한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항에 수리조선단지를 건설하는 계획은 2007년부터 시작됐으나 10년이 가까워오고 있는 지금까지 이뤄낸 것은 전무하다. 2007년 10월, 부산시와 부산해수청, 부산항만공사BPA, 부산상공회의소 등이 선박수리조선단지 건립추진협의체를 구성해 여론을 형성했고, 2009년 정부는 부산신항 건설 기본계획에 대형 수리조선소를 반영해 건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신항 동방파제 안쪽 항로 입구쪽에 건립을 추진했던 수리조선단지는 통항 안전성을 이유로 지난해 건립장소가 동방파제 바깥 남쪽인 백옥포 일대로 변경됐다. 동 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선 최소한 내년 상반기가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올 연말 항만기본수정계획에 반영돼야 하며, 민자사업자도 모집해야 한다. 예비타당성조사, 기본설계, 공사작업을 마치면 빨라야 2020년이다.


문제는 수리조선소 입지에 대한 의견이 여전히 분분하다는 점이다. 현재 지정된 백옥포 새 입지 역시 신항항로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계획 변경의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업계 “임시 수리부두 확보해달라” vs 정부·BPA “수리조선기지 구축이후 활용해야”
한국해양플랜트선박수리업조합은 현재 사용하지 않고 있는 부산북항의 우암부두를 임시 수리선박 접안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와 BPA에 요구하고 있다. 수심이 깊어 대형선박 접안에 문제가 없고, 우암-신선대 부두 통합으로 현재 우암부두가 비어있는 상황이다. 2020년 이후에나 건설될 것으로 보이는 수리조선단지 이전까지만이라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동 조합 관계자는 “국내에 3만톤급 미만 선박수리 가능 시설도 4곳에 불과하고, 3만톤급 이상은 수리할 수가 없다”면서, “연간 700여척의 선박이 검사를 받고 이 중 300척이 수리되고 있는 통계를 기준으로 하면 연간 5,300억원의 국부유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BPA는 현재 잡화 하역용으로 사용 중인 북항 1~4부두가 북항재개발사업으로 내년부터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우암부두를 잡화하역(일반부두) 및 벌크화물용으로 대체할 예정이어서 불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신항 건설예정인 수리조선단지를 향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부산시의 해양경제특별구역 지정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이용불가의 이유로 꼽힌다.


이와 관련 한국무역협회는 기획재정부에 대정부 건의사항을 제출하며 “우암부두의 선박수리공간으로의 활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해달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협 자료에 따르면, “우암부두 일원에 재개발 사업이 시행되기까지 6년이라는 시간이 남았으며, 해양경제특구 지정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향후 우암부두의 활용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만이라도 한시적으로 선박수리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선박급유산업
복잡한 유통과정·업체 영세성으로 가격경쟁력·신뢰도 낮아
급유업체 90% 10명 미만, 77.6% 자본금 1억원 이하
기본적 항만서비스 산업인 선박급유 산업의 육성도 시급하다. 2005년 8월 해수부는 부산항 선박급유업 활성화 추진 계획을 수립한 이후 BPA는 부산신항지역에 유류중계기지 구축을 추진했다. 민간투자사업자와 실시협약을 맺는 등 비교적 원활히 추진될 줄 알았던 동 사업은 그러나 지난해 6월 최종적으로 취소된 상황이다.


당장 재추진된다는 기약도 없다. 해수부는 올 상반기, 부산항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해 수리조선기지 사업을 재추진하고 부산항에 LNG 벙커링 기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유류중계기지 사업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해수부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항만기본수정계획에 반영돼야 확정되는 것이지만, LNG 벙커링 기지 사업과 유류중계기지 사업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업”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선박유를 생산하는 정유사인 SK,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SK인천정유 등 5개사는 각각 울산(SK, S-OIL), 여천(GS칼텍스), 대산(현대오일뱅크), 인천(SK인천정유)에 입지해 있다. 따라서 부산항에서 선박급유 작업이 필요하면 수송선을 통해 부산항 저유기기까지 운송하거나, 급유선을 통해 부산항에 입항한 선박에 급유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부산항의 선박급유 업체는 대부분 매우 영세한 수준이다. 부산발전연구원이 지난해 조사한 바에 빠르면, 부산항 선박급유업체는 총 128개로 이 중 62.5%인 80개 업체가 1~4명 규모의 종사자로 구성돼 있고, 25.8%인 33개 사업체가 5~9명으로 구성돼 있다. 10명 미만의 영세사업체가 전체 90%에 달한다.
 

영세한 규모의 사업체들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등록제로 운영되는 급유산업이기 때문에 업체 증가를 막을 방법이 없다. 전체 업체 중 77.6%에 달하는 97개 업체는 자본금 1억원 이하의 소규모 업체이며, 업체당 약 1.5대 선박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선박의 평균 톤수는 133톤으로, 200톤 이하의 선박이 전체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부산지역에서 급유선 용선업을 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몇달 사이에 있던 업체가 없어지기도 하고 또 새로운 업체가 생기기도 한다. 대형업체의 지점들과 용선업자들, 에이전트, 브로커 등 대부분 소규모로 운영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영세한 규모로 운영하고 있는 부산지역 급유업체와 연구자들은 부산에 유류공급기지가 하루빨리 구축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안정적인 급유 서비스 제공을 위해 대규모 저유시설이 마련돼야 하고 노후화된 급유선 개선과 대형화가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업체 관계자는 “부산항에서 급유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중간 유통과정이 많아 가격면에서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유사에서 부산 저유시설로의 운송비, 중간 유통과정에서 브로커와 에이전트의 수수료, 급유선 용선업체에 지급하는 용선료 등 구조가 매우 복잡하다”고 밝혔다.
 

IFO380 기준 로테르담 594.7$, 싱가포르 613.6$, 부산 645.8$
“유류공급기지 설립, 규모경제 이뤄서 교통정리해야”
복잡한 유통과정으로 인해 부산항은 아시아 주요항만 대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2013년 기준 세계 주요항만의 IFO380(선박 주사용연료) 가격을 비교해보면, 톤당 로테르담은 594.7달러, 싱가포르는 613.6달러인데 반해 부산항은 645.8달러이며, MDO(Marine Diesel Oil)는 로테르담 893.3달러, 싱가포르 910.8달러, 부산은 946.3달러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부산의 한 연구자는 “국내 원유 수입가격이 일단 높은데다가 정유기지와 항만이 떨어져 있어 추가 수송비용이 든다. 또한 중간 과정에서 대리점이나 소형업체에 공급업무를 위탁하는 등 유통과정이 복잡해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 업체 관계자도 “실제로 중간 유통과정에서 들어가는 수수료가 많아 오히려 실제 급유업자들은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농산물과 똑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유통과정이 복잡해질수록 가격은 올라가고 상품의 질은 오히려 하락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류공급기지 건설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대형 저유시설을 갖추고 대형선 급유선을 도입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운송비 등 제반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부산지역 연구자는 “부산항 급유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가격과 급유량의 오차 등 서비스 신뢰도이다. 대규모 유류공급기지 구축으로 영세한 규모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난립해있는 업체들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면서, “유류공급기지 설립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 높은 가격 경쟁력 확보는 물론이고 부대산업의 산업 활성화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용품산업
국제선용품센터 건립 집적화... 가격경쟁력과 신뢰도 낮은 수준
“크루즈에 선용품 공급실적 전무, 신뢰도 크게 떨어져”
수리조선기지와 유류공급기지 구축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또 다른 항만서비스 산업인 선용품 산업은 2012년 국제선용품유통센터가 문을 열며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선용품 산업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선용품유통센터는 2012년 8월 부산 영도구 남항동 2만 6,000㎡ 부지에 설립됐다. 그동안 부산항의 선용품업체 규모는 매우 영세한 반면 선용품업체 수 증가와 과당경쟁으로 수익성 저하와 경영상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BPA는 선용품센터 활성화를 통한 선용품산업 육성을 위해 선용품센터 임대료를 당초 임대료보다 55% 인하해 올 9월까지 입주율 95%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선용품산업의 경쟁력과 신뢰도는 아직 낮은 수준이다. 한 부산항만업계 관계자는 “대형 크루즈선들은 선용품을 자체적으로 컨테이너에 싣고 다닌다. 싱가포르에선 선용품을 직접 구매하는데 부산항에서는 왜 자체적으로 공수한 선용품을 사용할까. 그만큼 부산의 선용품의 수준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BPA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선용품 산업의 총 매출액은 약 7,000억원에 이른다. 이중 내국적선 비중은 4,500억원인데 반해 외국적선은 2,500억원으로 절반 수준이다. 실제로 부산항에서 취급하는 선용품의 종류는 약 3,000종 안팍으로, 세계선용품협회ISSA에서 분류하고 있는 품목 3만 9,000여 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총 3만 9,000종 선용품 중 부산취급 선용품은 단 3,000종
선용품 산업 국제화·규모화 절실, 도매법인 설립으로 규모화 추진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용품 산업의 국제화와 규모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난해 창립된 한국선용품산업협회는 우선적으로 선용품업체 도매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공동물류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규모화를 이뤄 다양한 선용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또한 복잡한 유통단계를 최소화하고 온라인 마켓을 구축하는 등 선용품업계 선진화를 이뤄내 크루즈선 등 까다로운 고객의 요구도 만족시킬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이다. 동 협회는 국제선용품유통센터 1층 중량물창고를 도매법인의 공동물류창고로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와 부산시, BPA도 선용품 시장 활성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현재 ‘선용품산업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부산시도 올 하반기 선용품산업 활성화 종합계획을 마련하고, 해외 영업 및 바이어 수출상담, 해외박람회 참가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BPA는 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세계선용품협회ISSA가입 지원, 선용품센터 선용품 전시장 설치·운영, 국제회의장 설치 등을 추진·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등록제로 인한 영세성, 업체난립 문제해결 시급,
“민자사업보다 정부·BPA 참여해 적기 인프라 구축 필요”
대표적인 항만서비스 산업인 수리조선, 유류공급(중계), 선용품 산업에 있어서 부산항의 관련산업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점은 업체의 영세성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업체를 집적화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한 것이다. 선용품업의 경우, 국제선용품센터 설립으로 기본적인 인프라는 마련됐으나 아직 업체들의 영세성은 극복하지 못한 경우이다.


항만산업 전문가들은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업계의 자구노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정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수리조선업, 선박급유업, 선용품 업계의 허가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 연구자는 “허가제 전환을 통해 업체 난립과 과당경쟁을 막고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해야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면서, “싱가포르의 경우 싱가포르항만청에서 항만 부대사업자의 면허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규정을 위반할 경우 면허를 취소시킨다. 이는 곧 업체의 신뢰성으로 연결돼 금융기관으로부터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등 인센티브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정부계획에 들어있지 않은 유류기지도 사업성이 있는 방향으로 수정해 재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미 울산항에 대규모 오일허브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실패했던 유류‘중계’기지는 사업성이 떨어진다. 중계기능을 뺀 ‘공급’기능으로 사업계획을 수정하고 LNG 벙커링 사업을 합쳐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연구자는 “실시협약까지 맺은 민자사업자가 중도에 사업을 포기했다는 것은 그만큼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반증”이라면서, “선박급유기지는 부산항 고부가가치화의 핵심이다. 유류공급기능으로 사업목적을 단일화하고 수요가 늘고 있는 LNG 벙커링 기능을 더해 사업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가급적 빠른 사업진행을 위해 민자사업보다는 정부나 BPA가 참여하는 등의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부산항의 고부가가치화와 항만서비스 육성은 정부와 BPA, 그리고 항만업계 모두의 목표이다. 그간 부산항은 관련 항만서비스가 경쟁항만에 비해 미미함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잘 갖춰진 물류체계만으로 경쟁을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명약관화하다. 이미 차이가 벌어진 경쟁 환적항만과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항만 부대서비스에 대한 정부의 빠른 정책적 판단과 적기 시행이 시급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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